한국 게임사를 논하는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 한명이 손노리의 이원술 대표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강철의 제국’, ‘악튜러스’, ‘화이트 데이’로 이어지는 손노리의 패키지 게임은 한국 게임의 ‘자존심’ 그 자체였다.
손노리는 2005년부터 그라비티와 손을 잡고 온라인 게임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또 지난 4월에 온라인 게임포털 ‘스타이리아’를 출범시켰다. 패키지 게임만을 취급하던 손노리가 온라인게임 개발에 뛰어든지 어언 1년. 손노리의 이원술 대표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장마 비가 오락가락하던 2006년 여름의 어느 날, 이원술 대표를 만나기 위해 강남에 위치한 손노리 사무실을 찾았다.
피규어 매니아 이원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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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TOMY)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요” 일본 토미사(社)의 조립완구 ‘조이드’ 시리즈로 꽉 찬 사무실에서 이원술 대표를 만났다. 그는 이제 조이드 수집도 싫증났는데, 자꾸 신제품이 나와 어쩔 수 없이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저기에 들인 돈만해도 수천만 원 이에요. 집에 가면 여기 있는 것의 10배 가까이 있죠. 사놓고 안 뜯은 것도 많고. 아. 이런 모습 나가면 미친X 같아 보이는데(웃음)” 그는 대표실 한 구석에 있는 문을 열어 기자에게 그 안을 보여줬다. 안에는 조이드 제품이 상자째 쌓여 방안을 꽉 채우고 있었다. |
인터뷰 도중 이원술 대표에게 전화가 온다. 옆에서 들어보니 영화 ‘한반도’의 VIP 시사회에 초대받은 모양이다. 전화를 끊은 그는 강우석 감독과 친분이 있어 가끔 만난다고 했다. 강우석 감독과 이원술 대표는 ‘플레너스’ 시절 한솥밥을 먹은 경험이 있다. 덕분에 강우석 감독과 친한 영화배우들도 여럿 만났다고 한다.
“영화 배우들은 게임을 잘 안해서 그런지 절 잘 몰라요. 그냥 게임 만드는 사람인가보다 그러고 말지(웃음)”
<참조>
* 조이드는 일본 토미사(社)에서 만든 조립식 완구. 조립 난이도가 나눠져 있으며 종류에 따라 건전지로 구동이 가능하다.
* 손노리는 2001년 로커스 홀딩스(CJ인터넷의 전신)에 합병됐다가 2003년 분사했다. 강우석 감독 역시 2004년까지 플레너스(로커스 홀딩스의 변경 사명)에 소속되어있다가 시네마 서비스가 독자법인으로 분리 되면서 함께 나왔다.
기대되는 콘솔은 단연 Wii! 하나만 가지라면 PS3!
이원술 대표에게 차세대 콘솔 게임기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물어봤다. 이 대표는 가장 흥미있는 기종에 대해 ‘닌텐도의 Wii’라고 명쾌하게 대답했다. 손노리 게임의 플랫폼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기종도 역시 Wii.
“이번 E3를 보면서 역시 ‘닌텐도’란 생각이 들었죠. PS3요? 좀 실망이에요. 변화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 기종은. 아, 누가 Wii, Xbox360, PS3 중 하나만 준다고 하면 PS3를 택하겠어요. 그게 제일 비싸니까 (웃음)”
그렇다면 손노리가 Wii의 타이틀을 만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 이원술 대표는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일단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더라’며 `손노리 표 Wii 타이틀`에 대한 섣부른 짐작을 견제했다.
이젠 ‘성공’한 게임을 만들고 싶어
이원술이란 이름 석자는 한국 게임 매니아들 사이에서 결코 낯선 이름이 아니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이 시류가 된 한국에서 이제 그의 이름은 조금씩 낯선 축에 편입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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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요새 이 대표는 게임을 잘 모르는 누군가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약간의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화이트데이`, `악튜러스` 등 한국 게임사에 남을 게임들을 만들어온 이 대표지만, 이렇다 할 차기작이 나오지 않아 본인도 초초한 마음이 있다는 것. “아까 영화배우들 있잖아요. 제가 ‘게임 만드는 이원술입니다’ 라고 소개하면, ‘무슨 게임 만드세요?’라고 다시 물어봐요. 근데 그때 대답할 적당한 말이 없거든요. 그 사람들에게 옛날 손노리 게임 말해봤자 잘 모르니까. 그래서 게임을 성공시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개발자로서 나 자신을 떳떳이 소개할 수 있는 타이틀을 가지고 싶어요” |
▲ 손노리의 패키지 게임들 |
이원술 대표는 이제 ‘성공’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자신이 목표로 하는 `성공`의 의미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90년대 PC 패키지 게임을 만들던 시절에는 게임에 열광하던 사람들은 많지 않았죠. 한정돼 있었다고 할까. 손노리도 그 시장에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이제는 판이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고, 게임이 주요 여가생활중 하나죠. 손노리도 그 시장에서 성공해 보고 싶다는 이야깁니다”
그는 또 그런 의미에서 ‘손노리 대표 이원술’보다는, ‘한국의 게임 개발자 이원술’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냥 게임 개발자 이원술이면 모르겠는데 한국의 게임 개발자 이원술은 굉장히 듣기 좋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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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노리 개발실의 전경, 구석에 있는 게임기와 간이침대가 게임 개발사의 향기를 짙게 풍긴다
연말에 PSP용 신작 타이틀 선보일 계획
이원술 대표에게 준비하고 있는 신작에 대해 물어봤다. 이대표는 지난번 게임메카에서 신작 패키지 게임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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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용으로 신작 게임을 준비 중입니다. 연말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고요. 더 이상은 비공개입니다”
이 대표는 신작게임이 항간에 알려진 것과 같이,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나 ‘화이트 데이’ 같은 기존 손노리의 게임의 속편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신작 게임은 손노리의 전작과 상관없는 100% 새로운 게임이라는 것.
신작이 발매되면 2001년 화이트 데이 이후 끊겼던 손노리의 패키지 게임이 다시 한번 부활 되는 셈이다.
“글쎄요. 지금은 일단 신작과 스타이리아에 붙일 게임만 고민하고 싶어요. 이것 저것 손대기보다는 한 곳에서 ‘성공’한 게임을 만들고 나서 다음으로 넘어가야지요”
마지막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게임산업에 대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대형게임업체들이 온라인시장에 덤비고 있지만 대상도 다르고 시장도 다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쉽게 성공하기는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요새 한국 게임 중 성공하는 것이 없다고 말들 하지만, 작년만해도 몇 가지 타이틀은 성공했거든요. 그것이 캐쥬얼 게임이든 무거운 게임이든 그건 상관 없죠. 많은 사람들이 게임내용에 공감하고 또 참여한다면 그것 또한 ‘성공’의 범주에 들어가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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