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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비전 블리자드와 EA, 세계 게임계 빅뱅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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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의 모회사 비벤디가 3일 유명 비디오 게임 유통사 액티비전을 사실상 인수했다. 비벤디에서 게임 사업을 담당하던 비벤디 게임즈와 액티비전을 통합, 액티비전 블리자드라는 회사명으로 개명했다.

비벤디는 이번 인수에 98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액티비전은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비디오 게임 유통회사다.

액티비전의 비벤디 편입은 실질적으로 2008년 상반기에나 이루어질 예정이다. 현재는 양사(비벤디 게임즈, 액티비전) 이사진의 최종합의 계약서가 작성됐을 뿐이다. 때문에 실질적인 활동은 2008년에 들어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출현은 벌써부터 세계 게임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무엇이 이토록 세계 게임계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드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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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인수를 간단나타 낸 모식도

공룡 EA까지도 위기를 감지

웬만한 일에는 꿈쩍도 않는 세계 최대 게임기업 EA도 이번 인수에 적잖게 당황하는 눈치다. 두 명의 강력한 경쟁자가 힘을 합쳤기 때문이다. 그 동안 EA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해왔던 매출액 규모로 봤을 때도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EA와 동급으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라이벌이 됐다.

2006년 3월 기준으로 EA의 한 해 매출액은 약 29억 5천 달러. 같은 해 액티비전은 약 14억 6천만 달러, 비벤디 게임즈는 약 11억 7천만 달러의 매출액을 올렸다. 두 회사의 매출액을 더하면 약 26억 3천만 달러에 달하며, 현재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자체적으로 한 해 약 38억 달러의 매출액을 기대하고 있다.

또 EA매출의 대부분이 북미와 유럽에 편중되어 있는데 반해, 비벤디는 이번 인수 덕에 액티비전의 비디오 타이틀로 북미와 유럽을, 블리자드의 PC/온라인으로 아시아를 차지하게 됐다. 매출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배치가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지금 EA는 아시아 시장공략을 위해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필연적으로 맞붙어야 한다.

아시아 시장에선 온라인 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태기 때문에 EA가 아시아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선 온라인 게임이어야 한다. EA의 온라인 기대주라면 단연 ‘워해머 온라인’을 꼽을 수 있다.

또 액티비전 블리자드 매출액의 한 축을 ‘WOW’가 담당하고 있다. 매출액을 차치하고서라도 전 세계 이용자가 약 1천 만 명에 달하는 온라인 게임인 만큼 EA가 온라인 게임에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선 ‘워해머 온라인’은 반드시 ‘WOW’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따라서 `워해머 온라인`과 `WOW`을 대결은 2008년 세계 온라인 게임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최대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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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두 해외 MMORPG의 대결이 비벤디와 EA의 승부처가 될 확률이 높다

강력한 액티비전과 블리자드의 시너지 효과

비벤디가 EA를 넘어서는 매출액을 기대하는 근거는 액티비전 인수에 의한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그 시너지 효과란 바로 개발력과 유통망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큰 축은 회사명처럼 액티비전과 블리자드인데, 양사의 장단점을 살펴보면 마치 볼트와 너트처럼 딱 들어맞는다. 즉, 양사가 상호보완관계를 만들어 낸다면 더 기존보다 많은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리자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시리즈를 통해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개발사다. 특히 온라인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전 세계적으로 이용자 수가 1천만 명에 육박할 정도다. 현재 ‘스타크래프트2’와 베일에 가려진 ‘제3의 팀’이 새로운 타이틀을 개발중이다.

이렇듯 뛰어난 개발력을 가지고 있는 블리자드지만 약점은 있다. 비디오 게임을 출시한 경험이 없다. 또 액티비전만큼 강력하고 효율적인 패키지 유통망도 없다. 물론 각 국가에 지사가 존재하지만 대부분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서비스를 위한 지사기이기 때문에 패키지 유통 경험은 전무하다.

액티비전 역시 게임 개발로 기반을 쌓은 회사다. 2006년 3월을 기준으로 게임 개발 전속 인력이 1,370명에 달한다. 여기에는 ‘콜오브듀티’ 시리즈로 유명한 인피니티 워드, ‘리턴투캐슬 울펜슈타인’을 개발한 그레이매터스튜디오, ‘토니호크’와 ‘스파이더맨’를 개발한 네버소프트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콜오브듀티’는 전 세계적으로도 두꺼운 팬층을 보유한 FPS게임이며, ‘토니호크’ 시리즈는 아시아에선 인기를 누리지 못했지만, 북미와 유럽의 인기를 등에 엎고 단독 타이틀로 지금까지 1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 개발 경력이 전무하며, 자체 개발타이틀 대부분이 비디오 게임에 편중되어 있다. 특히 온라인 게임 개발 경험 부족은 현재 여러 해외 개발사와 유통사가 온라인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치명적인 단점이 아닐 수 없다.

이 외에 두 개발사를 제외한 부가적인 시너지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한 예로 이번 합병으로 세계적인 음악 기업인 유니버셜 뮤직 그룹(비벤디 소속)과 액티비전(현 액티비전 블리자드)은 사촌관계를 맺게 됐다. 이는 ‘기타히어로’ 같은 음악을 기반으로 한 게임 개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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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리자드와 액티비전, 두 개발사가 상호보완관계를 구축한다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리자드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

현재 한국 게이머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블리자드의 행보다. 특히 비디오 게임에 대한 진출 가능성이 눈길을 끌고 있다. 블리자드는 PC와 온라인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아직까지 비디오 게임 타이틀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인기 타이틀을 다수 개발한 액티비전과 형님, 아우 사이가 된 현재, 업계는 블리자드가 비디오 게임 개발을 착수하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다. 즉, 블리자드의 기획력과 액티비전의 기술력이 합쳐진다면 이상적인 게임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

한 예로 ‘스타크래프트: 고스트(이하 고스트)’를 들 수 있다. ‘고스트’는 2005년 게임의 대부분이 완성됐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이 잠정보류됐다. 블리자드 측은 “원하는 만큼의 재미를 표현하지 못해서”라고 중지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당시 전문가들은 “Xbox360 등 차세대 게임기 출시가 임박한 시점이기 때문(당시 ‘고스트’는 Xbox 타이틀로 개발되고 있다)”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이번 인수에 대해 “액티비전과 블리자드는 게임 개발측면에서 굉장히 비슷하다.”면서 “이러한 공통점 때문에 앞으로의 게임 개발에에 있어서 서로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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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블리자드에서 갑작스럽게 개발 중지를 선언한 `스타크래프트:고스트`. 액티비전의 합류로 개발이 재개 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시장은 이번 인수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속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블리자드는 이번 인수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스템 그대로 지속될 것이라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2’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리치왕의 분노’ 출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리자드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블리자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그대로 남을 것이며 앞으로 개발 스튜디오에 어떠한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로 인해 EA가 ‘워해머 온라인’의 출시 시기를 조정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현재 NHN과 서비스 판권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 중이란 점과 현지화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생각하면 정확한 시기를 장담할 순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네오위즈 게임즈가 EA의 IP(지적재산권)을 이용해 개발중인 `배틀필드 온라인`과 `피파 온라인`, 알려지지 않은 세 개 온라인 게임 역시 어느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인수로 혼선을 국내에선 개발중인 ‘퀘이크 온라인’은 개발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액티비전 코리아가 “온라인 사업은 지금처럼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국시장이 이번 인수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있지는 않다. 하지만 세계 게임계가 EA와액티비전 블리자드 양대 산맥으로 갈라진 만큼 언제 이번 태풍의 영향권 안에 들어가게 될지 아무도 단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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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블리자드
게임소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두 번째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에는 첫 번째 영웅 클래스 '죽음의 기사'가 등장한다. 춥고 접근이 어려운 노스렌드 대륙이 등장하며 새로운 기술과 능력, 공성 차량과 파괴 가능한 건물을...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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