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MMORPG로 살아남는 법

/ 1
2007년에도 수많은 MMORPG가 오픈했다. 하지만 이중 많은 게임들이 시간과 자본을 투자한 것이 비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온라인게임 최강국 한국에서 MMORPG로 살아남기란 이렇게도 힘든 것일까?

라그나로크 2, 홀릭, 레퀴엠, 풍류공작소, 이스온라인… 2007년에도 수많은 MMORPG가 오픈했다. 하지만 이중 많은 게임들이 시간과 자본을 투자한 것이 비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온라인게임 최강국 한국에서 MMORPG로 살아남기란 이렇게도 힘든 것일까?

게임메카는 힘든 고비를 넘고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MMORPG RF온라인, 카발온라인, 십이지천을 통해 살벌한 한국 MMORPG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그들만의 비법을  들어보았다.

◆ RF온라인 (CCR 사업팀 강성찬 팀장)

 
2004년 8월 오픈베타테스트를 실시한 RF 온라인은 그 해 10월 유료화 서비스를 시작하며 19,800원의 정액 요금제를 선택했다. 오픈 때만 해도 최고 동접 7~8만명이 나오던 RF 온라인은 정액제 실시 후 동접자수가 급감, 유저들의 기억 속에 서서히 사라졌다. 하지만 2년후인 2006년 9월 RF온라인은 부분유료로 요금제를 전환하며 신규 이용자가 24배 증가하고 10대의 서버를 추가로 증설하는 등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높은 난이도로 일관했던 게임, 2년간 난이도 조절에 집중

RF온라인은 CCR의 첫 MMORPG다. MMORPG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에 판단착오도 많았다.특히 가장 문제는 우리가 오픈에만 너무 많은 목표를 두어 정작 유료화 부분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다. 기존 게임들이 부분유료 요금제를 선택하는 시장상황 속에서, 우리는 자신있게 월정액제를 선택했지만 결국 급속도로 유저들이 이탈하고 말았다.

우리는 그 이유가 ‘너무 높은 난이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리니지와 같은 예전 MMORPG들은 몇 년이 걸려야 만레벨에 도달할 수 있을 정도로 고레벨 유저에 집중된 게임이다. 우리는 변화된 유저성향에 발맞추지 못하고 리니지처럼 높은 난이도의 게임으로 일관했던 것이다.

부분유료로 전환하기까지 2년 간 업데이트만큼이나 현재의 문제를 고치는 데 집중했다. 유저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고레벨 유저를 타겟으로 한 게임 난이도를 조정했다. 2006년 초반부터는 본격적인 부분유료화 작업에 착수했고, 새로 만들어진 캐쉬 아이템으로 인해 게임이 충돌하기 않도록 집중 테스트를 진행했다.

보통 정액제에서 부분유료로 전환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 게임 갈 때까지 갔구나’ 생각한다. 우리는 단순히 요금제만 전환한 것이 아닌, 게임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게임을 바꾸려는 적극적인 마인드로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밸런스 조절 위해 철저한 서버 통폐합 단행

부분유료는 6개월째가 고비다. 업데이트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뒤바뀌기도 한다. 처음에는 무료라는 이점에 많은 게이머들이 접속하지만 할게 없어지면 금방 나가버린다. 우리는 부분유료를 단행한지 6개월 후인 2007년 4월 부분유료 아이템을 전면 리뉴얼했다. 쉽지않은 시도였지만 이로 인해 신규유저 유치는 물론 매출도 급상승했다.

또한 RF온라인은 3 종족의 대결구도로 이루어진 게임이다. 우리는 인구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서버 통폐합을 철저히 단행했다. 처음엔 게이머들도 많이 반발했지만, 지금은 우리쪽에 사람이 없으니 통폐합을 해달라고 먼저 요구할 정도다.

신규유저 유치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특히 휴면유저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난 11월 신규 캐릭터를 생성하면 40레벨까지 찰 수 있는 아이템을 주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실시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많은 게임회사에서 서비스 일정에 맞추느라 무조건 밀어넣기식 업데이트를 하거나, 게임에 문제가 있어도 바꾸는데 상당히 소극적이다. 우리 게임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게임의 잘못된 점이 파악됐다면 보다 적극적인 마인드로 발 빠르게 시장의 변화에 맞춰가야 할 것이다.  

◆ 카발 온라인 (이스트소프트 마케팅팀 김응길 팀장)

 
2005년 10월 오픈베타테스트를 실시한 카발온라인은 그 해 12월 월정액 요금제(22,000원)로 유료화를 실시했다. 오픈 한달 만에 회원수가 100만을 돌파하고, 상용화 2주 만에 유료회원수가 5만을 돌파했다. 하지만 반짝 인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유저수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가운데, 카발온라인은 결국 2006년 8월 부분유료로 전환했다. 그후 1년여 간 7차에 걸친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하는 등 신규유저 유치를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 RF온라인과 함께 재도약에 성공한 대표적인 게임이 되었다.
 

국가간 전쟁 시스템 등 끊임없는 콘텐츠 추가

알툴즈 사업을 해오던 이스트소프트는 카발온라인으로 온라인게임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첫 도전인 만큼 시장상황을 너무 몰랐다. 오픈을 하고 동접자수가 7~8만 명 정도 나왔는데, 회사도 이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이 올줄 몰라 깜짝 놀랐다. 유료화 선택 과정에서 부분유료와 정액제 사이를 고민했지만, 높은 동접자수를 보며 과감하게 정액제를 선택했다. 하지만 상용화 후 동접자수가 급격히 감소하고는 것을 보고 우리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

카발온라인의 가장 큰 문제는 게임이 너무 쉬웠다는 데 있다. 처음에 키우기는 좋지만 다 키우고 나면 할 게 없다. 우리는 유저들이 만랩 달성 후 다른 캐릭터를 키울 줄 알았지만 유저들의 생각은 달랐다.

우리는 콘텐츠 부족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난이도를 높이고 레벨 제한을 계속 풀었다. 그에 따라 맵도 지속적으로 추가했다. 특히 7월에는 기존 솔로 플레이 중심의 컨텐츠에서 국가간 전쟁 시스템을 도입해 큰 호응을 얻었다. 컨텐츠 부족에 따른 지속적인 업데이트는 부분유료화 후 늘어난 유저들이 다시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부분유료로 전환하면서 신규유저가 상당히 많이 유입됐다. 여기에 가속도를 더하기 위해 신규유저 유치를 위한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실시했다. 고급 아이템을 제공하거나 친구추천 이벤트를 벌였는데, 현재 신규 유저 중 과반수 이상이 이렇게 친구의 추천으로 들어온 유저들이다.

부분유료 전환, 무분별한 캐쉬 아이템은 게임에 독

사행성이나 경험치를 높이는 아이템은 단기간에 많은 유저를 모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게임성을 망가뜨린다. 우리도 처음 부분유료 아이템을 업데이트 했을 때 게임성에 지장을 주지 않는 코스튬 아이템이 대부분이었다. 캐쉬 아이템을 사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 게임의 재도약을 위해 변화를 모색하려면 무엇보단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에게 다가서야 할 것이다.

◆ 십이지천 (기가스소프트 정성환 총괄이사)

 
2004년 7월 오픈한 십이지천은 2년후인 2006년 초반 십이지천의 열혈유저인 탤런트 김가연의 홍보활동과 기존 무협게임들의 부진에 따른 시장상황에 힘입어 동접자수와 매출이 직선으로 급상승하게 된다. 2004년 7월 2년간 2개의 서버를 운영했던 십이지천은 2006년 들어서며 4개월만에 15세 전용서버를 비롯해 4개의 서버를 오픈했다. 2년이나 지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갑자기 신데렐라로 떠오른 십이지천은 MMORPG의 부진에 허덕이던 게임계에 큰 이슈로 떠올랐다.
 

게임과 궁합 딱 들어맞는 직장인 서버 추가

2006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게임을 유지 관리하는 게 힘들어졌다. 그 해 10월 파란과 퍼블리싱 계약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초반에 파란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며 예기치 않은 오류가 발생해 동접자 수가 갑자기 뚝 떨어졌다.

그때 우리는 떨어진 동접자수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웹과 서버 오류를 고치는 것과 함께 ‘피의서약(십이지천2)’을 이슈화시켰다. 피의서약 홍보를 통한 유저들의 기대감은 우리가 다시 올라가게 해줄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07년 5월에는 신규서버로 직장인 서버를 추가했다. 직장인 서버는 직장인들이 집에 돌아와 게임을 하는 시간대에 경험치와 드롭율을 높여주는 혜택이 있다. 시행 전에는 다소 걱정했지만 기존 서버에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닌 신규서버에 만들었기 때문에 우려했던 기득권 싸움은 일어나지 않았다. 직장인 서버는 다행히 20~30대 직장인들이 많은 우리 게임에 딱 들어맞는 아이디어였던 것 같다.

세력장 입김 센 십이지천, 운영자와 윈윈 전략 추구

게임에 접속하는 유저들은 갑자기 증가했지만, 그때까지 많은 유저를 감당하기엔 시스템적으로 정비가 안된 상황이었다. 당시 운영자도 3명 정도 밖에 안됐다. 적은 인원으로 효율적인 운영을 하기 위해 우리가 생각한 방법은 `세력장`을 잡는 것이었다.

무협게임인 십이지천은 게임 특성상 세력장에 의해 게임이 좌지우지 된다. 우리는 세력장을 통해 공지를 하고, 세력장이 직접 모니터링을 해서 우리에게 신고하는 형태로 운영했다. 세력장들과는 지금도 전화통화를 할 정도로 친분이 있다.

유저와 게임사는 부부관계라고 생각한다. 밀고 당기기를 잘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세력장들과 윈윈 전략을 추구했던 것은 갑자기 불어난 유저를 관리하는데 큰 도움을 준 것 같다. 물론 지금은 20여명 이상의 운영자들이 체계적인 시스템하에 관리하고 있다.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온라인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살아있다`는 것이다. 언제든 터닝 포인트를 잡을 수 있다. 단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십이지천은 지금처럼 동접자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패치를 했고, 매출상승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재밌는 시스템을 넣을까 고민했다. 완벽한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온 기회를 확실히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0년 12월호
2000년 11월호
2000년 10월호
2000년 9월호 부록
2000년 9월호
게임일정
2026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