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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신제품 NDSi LL, ‘PSP go’와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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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9일, 닌텐도는 자사 사이트를 통해 신형 닌텐도 DS인 ‘NDSi LL’을 공식 발표했다. NDS의 최신 버전인 NDSi를 발표한 지 1년만에 새로운 모델을 발표한 것이다. 휴대용 게임기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NDS이기 때문에 ‘NDSi LL’에 대한 게이머들의 관심은 매우 뜨겁다. 하지만 ‘NDSi LL’의 자세한 내역이 공개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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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DSi와 NDSi LL의 비교

‘NDSi LL’의 특징과 장점

‘NDSi LL’의 가장 큰 특징은 ‘크기’다. 최신 닌텐도 DS인 ‘NDSi’와 현재 한국에 정식 발매되고 있는 NDSL에 비해 ‘NDSi LL’의 크기는 가로 28mm, 세로 18mm가량 커졌고 액정 역시 4.2인치로 넓어졌다. 무게 역시 100g 정도 늘어났으며 이와 함께 일반 펜과 비슷한 크기의 새로운 터치펜도 포함되었다.

닌텐도 이와타 사장은 “지금까지 휴대용 게임기는 혼자 플레이하는 것을 기준으로 개발되었으나 ‘NDSi LL’는 주위의 사람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최초의 휴대용 게임기다. 액정이 크고 시야각을 상향 조정하였으며 거치할 수 있어서 옆 사람도 같이 즐길 수 있다.”며 ‘NDSi LL’의 장점을 설명했다.

성능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NDSi LL’의 액정 화면은 넓어졌지만 ‘NDSi LL’의 해상도(256X192)는 기존 NDS와 같다. 즉, 액정이 커져도 해상도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글자는 잘 보일지 몰라도 그래픽의 도트는 더 튀어보인다. 액정 크기 증가 및 시야각 상향 조정은 먼저 기기의 그래픽 성능부터 개선한 뒤에 도입해야 하는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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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라리 시력이 나쁜 어른들을 위한 기기라고 했으면 설득력이 높았을지도 모른다

이와타 사장은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기기’라고 했지만 ‘NDSi LL’로 다른 사람과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기기 위해서는 멀티미디어를 이용하거나 누군가 하는 게임을 옆에서 지켜보는 방법 뿐인데 멀티미디어 기기로 사용하기에는 ‘NDSi LL’의 성능이 떨어지고 다른 사람이 게임 하는 것을 지켜보느니 유저들은 Wi-fi를 이용해 같이 즐기는 편을 선택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지금까지 NDS가 PSP를 제치고 휴대용 게임기 시장의 정상을 차지한 것은 소프트웨어의 힘이었다. 그러나 애플의 ‘아이폰’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배치하면서 NDS의 대중성이라는 장점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의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기의 성능이 받쳐줘야 하지만 ‘NDSi LL’의 성능은 ‘아이폰’은 물론이고 PSP에도 한참 뒤쳐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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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아이폰

가격에서도 ‘NDSi LL’의 경쟁력이 떨어진다. 가격을 2만엔으로 책정한 ‘NDSi LL’에 비해 소니의 ‘PSP-3000’의 가격은 16,800엔에 불과하다.

‘닌텐도64’의 전철을 다시 밟고 싶은 것인가?

현재 닌텐도는 4년만에 매출과 이익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판매 목표 역시 당초 목표를 유지하는 것은 NDS뿐, Wii와 Wii 소프트웨어, NDS 소프트웨어의 판매 목표는 15 ~ 25% 줄어든 상황이다. 이에 닌텐도는 Wii의 가격을 지난 10월 1일 2만5천엔에서 2만엔으로 인하하고 ‘NDSi LL’를 발표하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닌텐도는 먼저 자사 기기들의 성능부터 개선해야 한다. 지난 10월 소니의 ‘PSP go’에 대해 닌텐도 미국 지부 레지 사장은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말은 ‘NDSi LL’에 그대로 적용된다. ‘슈퍼패미콤’의 영광에 취하여 소니의 PS에게 비디오게임 시장의 왕좌를 내주었던 ‘닌텐도64’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NDSi LL’의 근본적인 문제를 되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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