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승부조작 마재윤, 집행유예 2년 선고

▲ e스포츠 승부조작 및 불법 배팅으로 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받은 마재윤

불법 배팅과 연계된 승부조작으로 기소된 마재윤이 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 받았다.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e스포츠 승부조작 최종판결에서 마재윤, 원종서를 비롯한 모든 피의자들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피고인 8명 중 가장 무거운 벌을 받은 것은 원종서이다. 원종서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300만원 형을 받았다. 여기에 사회봉사 120일 및 도박 중독을 치료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40일 간 들어야 한다. 한편 마재윤은 타 선수를 승부조작에 끌어들이고 이를 통해 도박과 다름 없는 불법 배팅을 조장한 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일 형을 선고 받았다.

이 외에 원종서와 함께 승부조작 및 불법 배팅의 브로커로 활동한 박훈서는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20일 형에 처해졌다. 마재윤과의 협의 하에 다른 선수를 끌어들여 승부를 고의로 조작하고 배팅으로 이득을 챙긴 축구선수 정명호는 징역 10개월과 집행 유예 2년 형을, 원종서에게 승부조작에 대한 사전 정보를 얻은 뒤 이를 불법 배팅에 활용한 은행원 박명렬은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형을 받았다.

원종서를 통해 불법 배팅에 가담한 전직 프로게이머 정진현, 최가람, 자영업자 이상길은 모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형을 선고 받았다. 정명호를 포함한 피고인 5명 모두는 40일 동안 도박 치료 프로그램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로써, 지난 5개월 간 끌어온 승부조작 법정 공판이 모두 종료되었다.

원종서의 형량이 가장 무거운 이유는 승부조작과 불법 배팅은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사전 정보를 금품을 받고 판매한 행위가 죄목으로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같이 판결을 받은 피고인 중에도 원종서에게 정보를 구입한 사람이 다수 있다.

재판부는 현역 선수였던 마재윤과 원종서 두 사람에게 모두 “성실하게 게임에 임해야 하는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승부를 조작해 국내 e스포츠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팬들을 실망감에 빠뜨렸다. 또한 다른 프로게이머를 승부조작에 끌어들여 수많은 선수가 그 동안 몸담아온 e스포츠계에서 퇴출당했다. 이러한 점을 모두 고려해 죄인을 엄중히 처벌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최가람을 제외한 대부분이 초범이고, 현재의 죄를 모두 인정하며 대학 진학, 입대 등 죄를 뉘우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점을 참작해 모든 피고인에게 집행유예 형을 내렸다. 마재윤에 대해 재판부는 “어린 나이에 선수 생활을 하느라 학교를 중퇴해 올바른 사회윤리를 배울 수 없었던 점과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각오를 다지고 있다는 사실을 정상 참작했다.”라 전했다.

각 피고인의 형량은 지난 6차 공판에서 모든 피고인을 징역형에 처해야 한다고 제시한 검사 측 구형보다 가벼운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