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6일, 코엑스에서 열린 '맥스서밋' 2015 현장
2015년 국정감사에서 게임 부문에 주로 언급된 단어는 '위기'다. 중국 영향력에 밀리고, 업체와 인력이 동시에 감소하며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침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정치권에서 이야기된 '게임산업 위기론'이 자본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국내 스타트업의 경우 외부 투자와 퍼블리싱 계약, 양쪽이 동시에 줄어들며 '자본 혹한기'를 맞이하고 있다.
10월 6일, 코엑스에서 열린 '맥스서밋 2015' 현장에서는 색다른 타이틀을 내건 강연이 열렸다. '한국 게임사업 위기 진단: 투자자의 관점', 즉, 투자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게임산업 위기론'이다. 주제에 걸맞게 현장에는 전문 투자사 케이큐브벤처스와 캡스톤 파트너스, 모바일게임 퍼블리셔 네시삼십삼분 관계자가 자리했다. 여기에 스타트업 기업이 많은 모바일게임업계를 대변하는 입장으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이 자리했다.
현장에서 공통된 의견은 중소 게임사에 대한 투자가 얼어붙어 있다는 것이다. 네시삼십삼분 박영호 투자이사는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게임 부문 벤처투자규모는 1,8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2015년의 경우 9월까지 900억 원도 안 된다. 아직 4분기가 반영되지 않았으나 작년과 비교하면 투자 규모가 반 토막 수준이다"라고 언급했다.

▲ 네시삼십삼분 박영호 투자이사
여기에 기존에는 되도록 많은 업체에 적은 돈을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2015년에 들어서는 적은 업체에 보다 큰 금액을 유치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캡스톤 파트너스 정상엽 팀장은 "자사 역시 2년 동안 1억에서 5억 규모를 여러 업체에 분배하는 식으로 투자를 해왔는데 최근에는 건당 투자금액을 늘리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게임에 투여되는 리소스와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며 자본 역시 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된 프로젝트에 집중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블레이드'와 '레이븐'이 성공하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는 RPG가 대세로 자리했다. 핵심은 모바일 RPG 경쟁에 뛰어든 것이 비단 대기업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도전정신'이나 '새로운 콘텐츠'를 원하지만 정작 투자는 시장에서 잘나가는 RPG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중소 개발사 역시 벤처캐피탈이나 대형 퍼블리셔에 간택되기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RPG를 만들어 보여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
다시 말해 RPG가 대세로 떠오르며 중소 개발사 역시 예전처럼 10인 이하로, 적은 자본을 발판 삼아 시작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케이큐브벤처스 신민균 상무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스타트업 업체 감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5명이 한 회사를 차리던 것에서 이제는 20명이 한 회사를 차리는 시대가 왔으니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회사 수가 4분의 1로 줄어드는 셈이다. RPG가 대세로 자리잡으며 투자자나 퍼블리셔 입장에서도 개발사 인력 기준을 높인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문제로 지적된 '중국자본 잠식 우려'에 대한 투자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어디서 돈이 왔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게임이 외국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다'를 보여주는 신호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캡스톤 파트너스 정상엽 팀장은 "기본적으로 돈에 이름이나 색은 없다. 창업에서 '총알'이 어디에서 왔느냐를 따지는 것은 현장 이해도가 부족한 인식이다. 도리어 중국이 한국게임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자본을 투자하지 않는 순간이 최대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한국 게임이 퍼포먼스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는데, 중국이 과연 언제까지 한국 게임에 매력을 느껴 투자할 수 있을까가 의문이자 해결할 과제다"라고 말했다.

▲ 캡스톤 파트너스 정상엽 팀장(하)
도리어 투자자들은 외국자본이 들어오는 한국 게임에 국내 업체가 둔감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국은 한국 게임에 투자하는 반면, 국내 대형업체는 중국 게임을 수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케이큐브벤처스 신민균 상무는 "중국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한국 게임에 왜 국내 자본이 들어가지 않는가를 따져봐야 할 때다. 중국에서는 한국 게임을 찾아 투자하는데, 국내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은 한국 업체는 투자하지 않는 것이 더 근본적인 문제인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 역시 해외 게임 수입에 집중하는 국내 대기업의 투자 방향을 지적했다. 황 회장은 "소위 거대 회사들에서 20억, 30억을 들여 중국 게임을 가져와 서비스하고, 이를 앞으로의 사업 전략이라 외부에 발표하는 것을 보았다. 20억 원을 국내 중소 개발사에 투자하면 좀 더 다양한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업계를 이끌어간다는 선도업체가 보여줘야 할 리더십이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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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을 잃지 말자. 하나하나 꼼꼼하게.risell@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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