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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방에서 게임만 한다? 게이머 '정치참여'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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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게임업계 협회 ESA가 '게이머의 정치참여'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1월 초부터 대형 사건이 이어지며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서울에서 일어난 시위와 그 진압과정에 대해 폭력시위라는 방향과 과잉진압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5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된 파리 테러에서는 IS로 대표되는 국제 테러에 대한 경각심이 일어났다. 어려운 이야기 같지만 알고 보면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 정치라는 무거운 주제에 대한 게이머들의 참여와 인식을 분석한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미국 게임업계 대표 협회로 손꼽히는 ESA는 지난 5일(북미 기준) ‘게이머들의 높은 정치 참여율에 대한 새로운 연구(New Study Finds Video Game Players Are Highly Engaged Politically)’라는 주제로 진행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18세에서 24세 유권자 중 1주일에 최소 3시간에서 4시간 이상 게임을 즐기는 미국 게이머 4,14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투표율이다. 지난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게이머들의 투표율은 79%로, 당시 집계된 전체 투표율 69%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가오는 2016년에 진행되는 대통령 선거에 대한 투표 참여 여부에 대한 질문에도 게이머들은 80%가 투표에 참여할 것이라 밝혔다. 조사를 진행한 ESA는 해당 수치는 비 게이머들이 75%가 투표하겠다고 밝힌 것보다 높다고 언급했다.



▲ 응답자 중 80%가 2016년 대선에서 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답변했다

(자료출처: ESA 홈페이지)


▲ 미국 게이머들의 정치 성향
(자료출처: ESA 홈페이지)

미국 게이머들의 정치 성향에 대한 조사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우선 보수는 전체의 48%, 진보는 38%로 집계됐으며, 기타가 14%로 나타났다. 지지하는 정당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38%로 차지하는 비중이 동일했으며, 24%는 무소속(Independent)을 선택했다.


게이머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분야는 경제와 기후다. 전체 응답자 중 61%가 미국의 빈부격차를 우려하며 부의 공정한 분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서 태양열, 풍력발전과 같은 대체 에너지 생산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전체의 67%, 국제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좀 더 적극적인 대처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76%에 달했다.


반면, 국제 문제와 교육 지원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우선 국제 부문의 경우 49%가 미국이 다른 국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힌 반면, 미국의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군대를 동원하는데 찬성한다고 답한 비율 역시 40%에 달한다. 미국 정부가 공적 자금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원하는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 바우처’ 정책에 대한 찬반 비율 역시 42:43으로 팽팽하다.


ESA가 미국 게이머를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는 게이머들이 정치 참여 및 성향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첫 연구다. 미국 공화당 전국위원회 마이클 스틸 의장은 “게이머들은 매우 영리하며, 이를 바탕으로 투표에 임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게이머들이 전쟁이나 경제, 교육, 환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깊이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번 ESA의 연구는 게이머들이 2016년 미국 정치 풍경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단초가 됐다”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게이머’라는 집단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일깨운다. 한국의 경우 게이머라 하면 ‘방에 홀로 앉아 세상과 단절되어 게임만 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기 쉽다. 이번 연구는 비록 미국의 조사결과지만 게이머들이 정치에 관심이 많으며, 다양한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음을 알렸다. 


따라서 다음 관심사는 한국의 게이머는 어떠한 사람인가로 압축된다. 정치를 비롯해 게임이 아닌 영역에 대한 게이머들의 인식을 조사하는 것은 앞으로 게임에 관련된 정책을 마련하는데도 탄탄한 밑바탕이 될 것이다. 즉, 한국에서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나 게임업계 대표 단체로 손꼽히는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와 같은 유관기관이 주도적으로 정치를 비롯해 국내 게이머들의 성향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한다면, 관련 정책 역시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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