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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play First! 블리자드의 성공 위한 8대 핵심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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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캘리포니아 주 어바인 시에 위치한 블리자드 본사

지난 2008년, 대학 졸업을 앞둔 필자에게 “졸업하고 뭐 할 거니?”라고 묻는 선배에게 “블리자드에 갈 건데요.”라고 대답한 기억이 지금도 새록새록 나곤 한다. 그로부터 3년 후, ‘스타2’의 첫 번째 확장팩 ‘군단의 심장’의 싱글플레이 시연 취재를 목적으로 결국 블리자드 본사의 땅을 밟았다.

취재 목적으로 첫 방문한 블리자드 본사는 게임 개발사보다는 넓고 쾌적한 대학 캠퍼스 같았다. 하얗게 칠한 건물들과 군데군데에 자리한 푸른 잔디밭이 이러한 인상을 강하게 주었다. 블리자드의 본사 직원이 자신의 회사를 ‘캠퍼스’라고 부를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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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은 흰색 건물과 푸른 잔디밭 덕에 활기찬 대학 캠퍼스와 같은 분위기가 난다

모든 사람이 그러하듯 블리자드의 개발자도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시절을 거쳤다. 특히 게임이 포용할 수 있는 스토리와 기술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며 신작 개발을 위해 자신을 꾸준히 단련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만다. 따라서 이미 초보 개발자는 물론 게임 제작 작업에 굳건한 입지를 다진 베테랑도 자신의 성장을 위해 일정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연말 출시를 앞둔 ‘디아블로3’에 이번에 발표된 ‘군단의 심장’, 신작 MMO 게임 ‘타이탄’까지 줄줄이 개발 일정이 이어진 와중, 블리자드의 직원은 어떠한 방식으로 자기계발을 실천하는 것일까? 그 비결 중 하나는 블리자드의 개발 역량 중 하나인 ‘Embrace your inner geek(당신 안의 괴짜를 포용하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괴짜’는 상식에서 벗어난 괴상한 사람이 아니라, 각 개발자 내부에 내재된 영감이다. 이 영감을 외부로 이끌어내어 멋진 게임을 만드는 데 사용하라는 것이 블리자드의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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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리자드가 강조하는 8대 핵심 가치 중 하나인 `당신 안의 괴짜를 수용하라`

블리자드는 각 직원이 회사에 와서도 좋은 영감을 얻도록 돕는 취미활동을 이어가기를 권고하고 있다.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대표가 활동 중인 사내 록밴드 ‘80레벨 정예 타우렌 족장’은 블리즈컨 등의 행사에서 미니 콘서트를 개최하고, 직접 만든 음악을 선보이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 외부 팬들에게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외에도 사내식당이 위치한 건물 입구에는 사진 동호회와 피규어 동호회가 손수 만든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땀을 흘리며 쾌감을 얻는 직원을 위한 작은 비치발리볼 경기장과 헬스클럽, 조용한 곳을 걸으며 긴장감을 털고 색다른 아이디어를 뿜어내는 사람을 위한 산책로도 회사 내에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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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리자드 사내 사진 동호회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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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렬한 인상! 피규어 동호회가 손수 만든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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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블리자드 내부에 위치한 헬스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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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리자드 사내식당에서 맛본 `스페셜 저그 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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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정체는 바로 피자! 미국 피자가 은근히 입맛에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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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리자드 외부에 설치된 비치발리볼 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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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에 위치한 산책로 입구, 촬영 당시에는 봉인되어 있었다

각 직원에게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개인공간을 배정하고, 개성 넘치게 꾸미기를 권장하는 블리자드의 방침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블리자드의 직원 중에는 조명을 모두 내려 방안을 어둡게 한 후, 촛불을 켜고 고요한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이 있다. 이번에는 연말에 출시를 예정한 ‘디아블로3’를 비롯한 신작 개발이 한창인 탓에 보안 문제로 아쉽게도 각 개발자들의 자리를 취재하지 못하였다.

블리자드 사내 도서관 입구에 아케이드 게임기 2대가 딱!

‘군단의 심장’ 영상 제작을 담당하는 블리자드 시네마틱스 팀의 제프 챔버린 디렉터는 “주로 영화감상, 독서, 게임을 통해 영감을 얻는다.”라고 밝혔다. 블리자드 내부에는 개발자들이 필요한 서적 및 자료를 찾아볼 수 있는 사내 도서관이 있다. 입구에 떡 하니 자리한 아케이드 게임 기기 2기가 ‘여기는 게임 개발자를 위한 공간’임을 강하게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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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 건물 입구에 떡 하니 자리한 아케이드 게임 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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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 왼쪽에는 `사라 캐리건`의 거대 동상이 비닐을 덮고 서 있었다

도서관 안에는 서적 외의 다양한 참고자료가 보관되어 있다. 그 중에는 ‘레이싱 게임 전용 휠’ 등 각종 체감형 게임 컨트롤러와 ‘모노폴리’ 같은 고전 보드 게임, 각종 영화 DVD 등 일반 도서관에서 찾아볼 수 없는 물품도 한자리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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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적은 물론 보드 게임, 게임 컨트롤러까지 다양한 물품이 배치된 도서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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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2`의 미니 직소 퍼즐
해보고 싶은 욕구가 많았으나 바쁜 일정 관계로 바라만 봐야 했다

서적의 종류도 프로그래밍, 그래픽, 오퍼레이팅, 경영 관련 서적 등 실제적으로 업무 능력 향상에 필요한 책은 물론 ‘해리포터’와 같은 판타지 소설까지 종류가 매우 많다. 블리자드는 직원이 좀 더 편리하게 원하는 자료를 찾아 열람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블리자드의 사내 도서관을 포함한 건물 내부에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서버 이용 실시간 현황을 살펴보는 소형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다. 직원식당이 있는 건물 내부에 위치한 블리자드의 중앙통제실은 전세계 서버 이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보안 문제로 사진 촬영은 물론 출입도 허용되지 않아 외부를 향해 개방된 창문을 통해 잠깐 지켜본 중앙통제실에는 실내등을 최소화한 어두컴컴한 가운데 사뭇 진지한 분위기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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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실시간 서버 상황을 안내하는 미니 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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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리자드의 서버 이용량을 모니터링하는 중앙통제실을 표현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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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치프`를 화나게 만들고 싶지 않아 촬영을 지양했다;

거대한 오크 라이더 동상 바닥을 장식하는 8대 가치

2009년, 블리자드 본사가 어바인 시에 이전하며 회사 내부에 건립된 거대한 ‘오크 라이더’ 상은 회사의 대표 마이크 모하임이 직원들에게 선사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열정과 희생 정신을 의미하는 이 ‘오크’ 동상 바닥에는 블리자드의 직원이 갖춰야 할 8가지 역량이 새겨져 있다. 앞서 소개한 ‘Embrace your inner geek(당신 안의 괴짜를 포용하라)’ 역시 8조각으로 나뉜 둥근 바닥 한 부분을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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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리자드 본사의 상징이 된 `오크 라이더` 상

블리자드 캠퍼스를 안내한 가이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손꼽은 슬로건은 ‘Gameplay First(게임 플레이를 우선으로 하라)’이다. 게임을 만드는 회사인 만큼 본인 스스로도 재미있게 즐길 정도의 ‘완성도 높은 작품’ 제작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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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한 플레이 경험에는 게임과 게이머와의 관계는 물론 게이머와 블리자드의 관계까지 포함되어 있다. 두 번째로 소개할 ‘Play nice, Play Fair(멋지고 공정하게)’는 게임을 즐기는 고객과 함께 일하는 동료, 협력사 간의 관계를 존중하며, 신실한 마음가짐으로 상대를 대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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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자체의 질을 높이는 데 충실히 임하는 것 역시 개발자가 갖춰야 할 중요 역량으로 손꼽혔다. 이를 대변하는 어구가 바로 ‘Commit to Quality(높은 질을 약속하라)’이다. 게임을 처음 샀을 때부터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기억될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슬로건의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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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밍부터 디자인, 그래픽, 스토리, 영상 작업 팀까지 여러 인력이 달려드는 게임 제작 작업은 결코 혼자서는 이룩할 수 없는 일이다. 현재 ‘스타2’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더스틴 브라우더 디렉터는 “현재 ‘스타2’ 코어 개발팀에만 70명, 수십 명의 QA인원, 시네마틱 팀에 20명 안팎의 인원이 동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공이 많은 배’를 산이 아닌 바다로 보내기 위해서는 끈끈한 ‘협동심’이 우선되어야 한다. ‘Every voice matters(모든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와 Learn & grow(배우고 성장하라), ‘Think Globally’(세계적인 관점에서 생각하라), 이 3가지 슬로건은 같이 일하는 동료는 물론 유저와의 돈독한 협력 관계를 쌓을 것을 강조한다. 소수의 의견이라도 게임에 도움이 된다면 신중하게 귀를 기울이고 임직원 간의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더 나은 의견을 도출하며, 게임에 대한 열정을 한 지역에 정체하지 않고 전세계로 전파하자는 내용이 3개의 짧은 어구에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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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참여하는 블리자드의 직원을 보면 그 자세가 매우 당당하며, 자신이 만든 게임에 대한 책임감이 절로 느껴진다. 블리자드는 ‘Lead responsibly(책임감을 가지고 이끌자)’라는 슬로건을 통해 회사를 대표해 게이머 앞에 나서는 직원이 자신감 넘치고 자신의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갖춘 전문가다운 태도를 보일 것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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