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의 사랑스러움은 치트였다, 프래그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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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여자아이와 어딘가 위태로운 성인 남성의 조합은 유구한 전통을 지녔다. 서양에서는 레옹과 마틸다, 한국에서는 영화 '아저씨'로 대표되는 이들은 어찌 보면 늘 먹던 맛임에도 강력한 호소력을 지녔다. 서양에서는‘어른과 아이가 함께하면 명작’이라는 표현도 있는데, 당장 최근에 출시된 ‘데스 스트랜딩 2’, ‘동키콩 바난자’만 생각해도 과장은 아니다
프래그마타 시작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프래그마타 시작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어린 여자아이와 어딘가 위태로운 성인 남성의 조합은 유구한 전통을 지녔다. 서양에서는 레옹과 마틸다, 한국에서는 영화 '아저씨'로 대표되는 이들은 어찌 보면 늘 먹던 맛임에도 강력한 호소력을 지녔다. 서양에서는‘어른과 아이가 함께하면 명작’이라는 표현도 있는데, 당장 최근에 출시된 ‘데스 스트랜딩 2’, ‘동키콩 바난자’만 생각해도 과장은 아니다.

특히 캡콤의 ‘프래그마타(Pragmata)’는 출시 전부터 주인공 소녀 ‘다이애나’의 귀여움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발매 연기에는 ‘미안해요’라는 글을 써서 수줍게 드는 모습으로 성난 민심을 잡았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얼굴을 비치며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덕분에 발매 연기를 거듭한 게임임에도 수많은 게이머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렇게 실제 출시된 프래그마타는 다이애나의 매력을 뛰어넘는 높은 완성도를 선보이며 후속작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 프래그마타 메인 트레일러 (영상출처: 캡콤아시아 공식 유튜브 채널)

탁월하게 직조된 달 기지에서 펼쳐지는 모험

게임은 달 기지의 모든 신호가 끊겨,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파견된 대응팀과 주인공 ‘휴 윌리엄스’를 비추며 시작된다. 갑작스럽게 달 지진이 일어나며 대원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휴 역시 기지 깊은 곳으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본인을 ‘프래그마타’라 자칭하는 안드로이드 소녀 ‘D-I-0336-7’를 만나고, 그녀에게 ‘다이애나’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만남도 잠시, 달 기지 문제의 원흉인 인공지능 IDUS가 다이애나와 휴를 공격하고, 둘은 몸을 피한다.

이후 게임의 목표는 자연스럽게 탈출하는 흐름으로 바뀐다. 그 과정에서 휴와 다이애나는 달 기지 각 구역을 모험하며 서로와 교감을 쌓고, 서로 다양한 대화를 나누며 감정을 교류한다. 이후 섹터 3 ‘테라 돔’에서 다이애나와 똑같이 생긴 또 다른 프래그마타 ‘에이트’를 만나고, 달 기지, 프래그마타, 그리고 사라진 민간인들에 대한 비밀을 알아낸다.

▲ 휴와 만난 다이애나 (사진: 게임메카 촬영)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테라 돔에서 만난 에이트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전반적인 게임의 스토리는 그 자체로는 예측 가능한 영역에 있으며, 참신하거나 신선하지는 않다. 다만 그것을 풀어나가는 내러티브, 특히 연출은 매우 훌륭한 편이다. 캡콤의 게임답게 RE 엔진으로 묘사된 캐릭터 얼굴 묘사가 두드러지며, 이를 통해 표현되는 캐릭터의 섬세한 감정선이 감동을 더한다. 마치 권투 선수의 빠른 잽처럼, 날아온다는 것을 예측할 수는 있지만, 턱에 꽂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막기는 어려웠다.

여기에 더해 전반적인 풍경과 소품이 달, 미래, SF의 분위기를 탁월하게 묘사한다. 게임의 핵심 소재 중 하나는‘루나 필라멘트’로, 어떤 물건이든 모방해 쉽게 만드는 3D 프린터와 유사한 감각을 전한다. 이 때문인지 불완전하게 완성된 물건은 끝에 작은 삐죽거림이 남아있으며, 이를 토대로 만들어진 사물 역시 현실적이면서도 이질적인 표면과 실금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우주에서 만나볼 수 있는 우주복, 중력, 정거장, 로봇 등을 훌륭하게 묘사해 상상 속 달 기지를 탁월하게 직조했다.

▲ 루나 필라멘트로 실시간으로 재생되는 다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멋있는 달 기지 외부, 루나 디거 서식지 (사진: 게임메카 촬영)

소녀와 아저씨의 감정적인 교류

프래그마타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 포인트는 바로 다이애나와 휴의 감정적인 교류다. 둘은 처음 만난 뒤부터 계속해서 함께하며 서사를 이어 나가고, 그 과정에서 다이애나의 천진무구함과 호기심, 휴의 자상함과 부성애가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노을이 지는 바다 시뮬레이션에서 휴는 다이애나에게 지구로 함께 가자고 설득한다. 이때 다이애나가 바다를 바라보며 짓는 새로움에 대한 신비, 지구에 대한 기대감, 휴의 자상함과 안도감이 함께 느껴지며, 그 과정을 바라보는 플레이어에게 감동을 전한다. 어찌 보면 평범한 이야기를 대사와 연출로 빛낸 셈이다.

이외에도 게임을 진행하며 이어지는 휴와 다이애나의 끊임없는 작은 대화들 역시 재미를 더한다. 예를 들어 ‘벚꽃놀이’에 대한 문서를 발견했을 때 다이애나는 그것이 무엇이냐 묻고, 벚꽃나무 아래에 다 같이 모여 파티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해준다. 또 휴는 자신의 과거, 가족력, 삶에서 배운 것 등을 어린아이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다이애나에게 차근차근 전달한다. 그 배려와 더불어 다이애나의 해맑은 반응이 전투가 잦고 삭막한 달 기지를 여행하는 힘을 준다.

▲ 어린아이에게 들려주는 전래동화 느낌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함께 지구로 가자고 설득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새로운 것들을 배워나가는 다이애나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런 감정선의 백미는 ‘셸터’다. 셸터는 캐릭터를 강화하고 정비하는 전초기지로,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빠르게 휴식 아이템을 챙겨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기 위한 기계적인 공간이다. 반면 프래그마타에서는 다이애나와 대화하고 함께 놀아줄 수 있는 장소다. 탐험하며 얻은 ‘REM’이라는 수집물은 장난감의 설계도로, 셸터에 설치하면 실제 장난감이 구현된다. 장난감의 가짓수가 늘어나면 배경이 더 풍부해질 뿐만 아니라 셸터 내부에도 생활감이 더해진다. 공 설계도를 가져오면 전시 공간뿐만 아니라 셸터 바닥에 공이 보이고, 크레파스를 구현하면 다이애나가 그림을 그린다.

이런 세밀한 변화들이 더해지며 플레이어는 점점 더 다이애나라는 소녀에게 애정을 가지게 된다. 처음에는 셸터에서 무기만 리필해서 나왔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셸터에서 다이애나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 시간이 늘어난다. 나중에는 셸터를 진입할 때 다이애나가 ‘그 무기가 마음에 들었어?’라든가, ‘물건을 챙겨 돌아왔을 때가 제일 신나’라고 말하면 자신도 모르게 ‘그럼’이라고 육성으로 답하는 스스로를 확인할 수 있다. 다이애나가 서투른 솜씨로 그림을 그려오면 자신도 모르게 감동을 받는다. 진정한 의미의 출산 장려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 새로운 놀이감이 생성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셸터 바닥에 모래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그림도 그려주다니, 감동이야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호기심 많은 소녀 (사진: 게임메카 촬영)

눈과 손이 즐겁고 바쁜 해킹 전투

프래그마타의 전투는 탁월하고 독창적이었다. 과장 조금 보탠다면, 향후 퍼즐과 슈터를 동시에 결합한 후대 게임들은 ‘프래그마타라이크’라 부르게 될지도 모른다. 분명 체험판으로 플레이했을 때는 재미있지만 반복적이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본편에서는 상당히 후반부까지도 물리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프래그마타에 등장하는 모든 적들은 지나치게 튼튼한 장갑으로 무장해 일반적인 화기의 공격은 거의 피해를 주지 못한다. 이때 다이애나는 해킹을 이용해 이들이 장갑을 벌리게 만들고, 이때 내부를 공격해 피해를 줘야 한다.

해킹 퍼즐과 총기 슈터의 결합은 여타 게임에서는 없는 시도다. 한손으로는 총을 쏘고 다른 손으로는 해킹을 하는 과정은 처음에는 다소 복잡하게 느껴졌지만, 플레이할수록 쉽게 익숙해지면서 재미를 더했다. 매 순간 쉬지 않고 손을 움직이고 생각하는 과정은 몰입을 더했고, 그런 와중에도 퍼즐을 성공시킬 때마다 자신감을 얻게 해줬다. 퍼즐을 푸는 작은 성취감, 적을 쓰러뜨리는 중간 규모의 성취감, 전투를 이기는 큰 성취감을 모두 쌓아 지속적인 ‘도파민 폭발’을 선사했다.

▲ 해킹과 사격을 동시에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열 수치를 높이는 빌드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루나 디거, 큰 크기로 압박 (사진: 게임메카 촬영)

장탄수를 제한하는 점 역시 지속적인 결핍과 더불어 고민을 유도해 한계의 재미를 선사했다. 총기는 기본, 공격, 전술, 방어로 나뉘는데, 기본 총기인 ‘그립 건’과 ‘펄스 카빈’은 탄약이 고갈되면 재생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이외 공격, 방어, 전술 유닛은 탄약이 떨어지면 그대로 파괴된다. 물론 맵 곳곳, 그리고 셸터에서 수급할 수 있지만, 탄약의 제한은 퍼즐과 함께 계속해서 전투 방식을 고민하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런 섬세한 설계가 전투 뼈대를 탄탄하게 지탱했다.

빌드 다양성 역시 재미를 더했다. 전술 유닛 중에서는 해킹 미니게임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플레이어에게 유리한 코드로 바꾸는 ‘코드 제네레이터’와 해킹 가능한 지뢰를 설치하고 해킹을 통해 활성화한 특수 효과를 지속적으로 주변에 방출하는 ‘해킹 마인’이 있다. 이 둘과 해킹 피해를 증가시키는 모드 칩을 적절하게 사용하면 해킹만으로 적들을 제거하는 전투 다이애나 빌드를 구성할 수 있다. 본 기자는 스태거 수치를 쉽게 쌓는 빌드를 짰고, 그로기 상태에서 치명적인 공격을 가할 때 손맛이 상당해 애용했다.

이런 독특한 플레이에 걸맞게 적들 역시 플레이 타임에 따라 조금씩 변화한다. 초반에는 속도가 느린 적들이 주를 이루지만, 후반부에는 빠르게 움직이거나, 해킹을 방해하는 파형을 발사하거나, 기믹을 요구하는 등 다양성을 통해 전투의 단조로움을 타파했다. 작은 단점은 전반적인 전투 공간이 상당히 협소해 불편했다는 것과 4챕터 이후 보스전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패턴을 다양하게 만들면 난도가 너무 오를 것을 우려했는지 중후반부 보스는 특히 패턴이 적었다. 반면 최종 보스는 다양한 패턴을 선보였는데, 어려웠지만 그만큼 성취감을 전했다.

▲ 치명적인 공격, 큰 피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은신하는 적, 갑자기 공격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기묘한 파형에 맞으면 해킹이 막힌다

다이애나 귀여워요, 하지만...

프래그마타는 전투, 연출, 배경, 세밀함 등 어느 하나 빠지는 점 없는 훌륭한 작품이다. 다만 작지만 중요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부 플롯의 개연성과 편의주의에 가까운 전개다. 플레이어는 휴를 조작하지만, 휴는 플레이어가 아니다. 때문에 특정 상황을 플레이어가 납득하더라도 휴가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 프래그마타의 일부 구간은 편리한 사건, 성격, 생략으로 개연성을 확보했고, 이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대표적으로는 게임 초반부터 두드러진 휴와 다이애나의 관계다. 휴는 게임 시작하자마자 IDUS가 보낸 안드로이드 워커에게 습격을 받는다. 그 직전에는 ‘나는 로봇 따위 믿지 않아’라는 대사도 한다. 그런데도 다이애나를 만나자마자 상당히 신뢰하고, 자신의 등을 내주고, 이후에는 마치 가족처럼 그녀를 지구로 데려오고자 노력한다. 문제는 그녀의 외형이 인간 아이고, 실제로 선량한 마음씨를 지녔을지 몰라도, 내면은 인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둘의 신뢰 관계가 너무 쉽게 형성됐고, 귀여움과 순진무구함이라는 외적 개연성이 아니라면 근거가 부족해 다소 아쉽다.

▲ 물론 다이애나는 귀엽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함께 지구에 가는거야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후에도 일부 전개와 사건은 다소 편의주의적으로 흐르기도 한다. 마침 자연재해가 일어나거나, 회사의 간부가 일반적으로는 상상도 못할 비윤리적인 일을 갑작스럽게 자행하거나, 어쩌다 보니 새로운 힘을 얻기도 한다. 물론 게임적인 허용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상세한 설명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작위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렵다. 물론 다이애나의 파괴적인 귀여움과 순진무구함으로 단점 대부분이 눈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프래그마타는 훌륭한 게임이다. 다이애나의 귀여움을 등에 업은 빼어난 연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전투, 탁월하게 구현된 SF 세계를 토대로 자신만의 게임성을 구축했다. 비록 스토리가 신선하지는 않았지만, 엔딩에서는 상당한 감동과 함께 이후에도 계속해서 플레이할 근거를 만들었다. 후속작이 나왔으면 하는 1순위 게임으로 자리하게 됐으며, 게임과 아이를 사랑하는 모두에게 추천할 수 있다.

▲ 사랑스러운 다이애나와 함께 '프래그마타'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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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액션
제작사
캡콤
출시일
2026년 4월 17일
게임소개
프래그마타는 캡콤이 선보이는 새로운 IP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보여줄 예정이다. 차세대 하드웨어를 겨냥한 캡콤의 완...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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