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 ‘스팀 유저 집단소송 불가’ 불만 있으면 1:1로

▲ 새롭게 수정된 이용약관 (사진 출처: 스팀)
 

밸브코퍼레이션이 자사의 디지털게임판매플랫폼인 스팀(Steam)의 이용약관을 수정하여 논란을 빚고 있다. 수정된 조항에는 스팀에 대한 집단소송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는 부분이 포함돼 있다.

밸브는 1일(현지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용약관이 변경됐음을 공지했다. 변경 내용은 이용약관 제12조로, 사용자는 분쟁해결을 위한 중재 및 법적 구속력이 있는 집단소송 참여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다는 부분이 명시돼있다.

밸브는 “많은 사례를 볼 때, 집단소송이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제공하지 않으며, 부대비용의 증가와 게임출시 연기만 발생시킨다”며, “실제로 이득을 챙기는 건 변호사들이다”라고 전했다. 따라서 집단소송이 결국 사용자 집단은 물론 자사에도 이롭지 않다고 판단하여 양자에게 효율적인 방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불필요한 비용이 줄어드는 대신 이를 이용자 커뮤니티에 환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약관은 이미 해당 플랫폼에 업데이트된 상태이며,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스팀을 이용할 수 없다. 약관에 동의한 사용자는 향후 문제 발생 시 집단소송에 참여하여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으며, 오로지 개인으로 스팀을 상대해야 한다.

공지를 접한 누리꾼들은 일방적으로 약관을 수정하고 공지한 것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사용자는 “집단소송을 한다 해도 유저들이 합당한 대가를 받는 경우는 드물지만, 이는 거대 회사에 대응하여 개인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권리를 침해당한 느낌”이라 전했다. 일부 사용자들은 “버릇처럼 ‘동의’ 버튼을 클릭했다가 낭패를 봤다”며, 이런 중요한 내용을 제대로 공지하지 않고 갑자기 실행한 밸브의 태도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하여, 작년 11월 스팀은 유저 정보가 해킹당한 사건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당시 밸브는암호화된 이용자 정보가 불법 침입에 의해 유출된 것을 발표했다. 유출된 자료는 암호화된 사용자의 비밀번호와 신용카드, 이메일주소 등이 포함되어 큰 논란이 됐었다. 밸브의 CEO 게이브 뉴웰은 조사결과 유출자료가 불법적으로 사용된 기록을 찾지 못했다며, 암호를 해독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스팀에서 이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다고 해도 사용자들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지 못한 회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를 잃었다고 분석했다.

소니, EA,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밸브까지 이용약관을 변경하고, 소비자의 집단소송 원천차단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무분별한 집단소송을 막아 어마어마하게 지출되던 소송비용을 줄이게 됐지만, 정작 피해를 보게 된 실사용자들을 위해 어떻게 서비스 보상을 실현할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