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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리니지’를 지켜온 린저씨의 힘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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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살을 맞아 진행되는 `리니지` 격돌의 바람 프로모션 (사진 제공: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벌써 14주년을 맞았다. 많은 ‘리니지’ 유저들이 국내 MMORPG 역사의 시발점이자 최고 선배인 ‘리니지’의 14살을 축하하면서, ‘리니지’ 14년을 지탱해 온 중년의 가장들 `린저씨`의 힘을 재조명하고 있다.

‘리니지 하는 아저씨’라는 말의 줄임말인 ‘린저씨’는 게임 내 경제는 물론 오프라인 커뮤니티까지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30대에서 50대 사이의 중년 아저씨 집단이다. 이들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어떤 게임을 플레이하든지 마치 ‘리니지’를 플레이하던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며, 컨트롤 보다는 아이템에 주로 집중된 사냥을 즐긴다. 특이한 점은 스스로 자신은 린저씨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린저씨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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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저씨란? 리니지하는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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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저씨의 특징 사항

실제로 게임을 하다가 같은 그룹의 플레이어에게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린저씨’라고 불러 보는 유저들도 있다. 이로 인해 게이머들끼리 시비가 붙기도 한다. 최근에는 같은 엔씨소프트의 신작인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에서 이런 현상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실제 ‘리니지’를 플레이하는 아저씨들은 자신이 린저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리니지’ 관련 커뮤니티에선 린저씨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없다. 반면 ‘블소’와 같은 그 외 게임에서는 린저씨에 대한 정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수치적으로도 나타나 ‘리니지’ 게시판에 린저씨를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 5건이 나오는 반면, ‘블소’ 게시판에서 검색하면 서버별 게시판을 제외하고도 1,680건의 게시물을 찾을 수 있다. 분명 자신들은 자각하지 못하지만 매력적인 사용자임은 틀림없다.

도대체 린저씨의 어떠한 매력이 다른 게이머들의 관심을 끄는 것일까.


린저씨의 패기 =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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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사이트를 보면 린저씨의 패기와 관련된 글은 거의 아이템에 대한 내용들
(사진 출처: 디시인사이드 온라인게임 갤러리)

린저씨는 ‘장비’ 즉 아이템에 대한 그들의 집착이 소문을 타면서 대중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장비를 위해 소송을 불사하던 ‘집행검 먹튀 소송’이 가장 유명하다. 평소 ‘리니지’를 즐기는 노 모씨(27)는 작년 ‘리니지’ 유명 이용자들의 게임 내 정모에 참가했었고, 이곳에서 `갑부라 불러줘`(이하 갑부)라는 아이디를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됐다. 갑부는 노씨의 캐릭터에게 다가와 `거지 같은 X`이라고 놀렸고, 발끈한 노씨는 ‘리니지’ 최고의 검으로 손꼽히는 집행검(2012년 기준 거래가 약 2,500만 원)을 바닥에 내려놓고 `이래도 내가 거지냐?`라고 채팅창에 말했다.

이때 변신 아이템을 이용해 멧돼지로 변신한 공범이 몰래 다가와 바닥에 있는 아이템을 루팅하고 도주한 것. 자신을 놀리는 말에 흥분한 노씨는 채팅하느라 해당 멧돼지가 유저라는 것을 미처 눈치채지 못했고, 방심한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일반적으로 ‘리니지’ 운영정책에서는 시스템을 이해 또는 주의하지 못해 이루어진 모든 손실은 고객 스스로의 과실로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유저 본인이 직접 바닥에 내려놓은 아이템에 발생한 사고는 복구가 불가능하다.

결국 노씨는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사건은 게임 커뮤니티에서 상당한 이슈가 됐다. 현재 많은 유저들이 중형차 한 대 값과 맞먹는 게임 내 아이템을 잃은 린저씨 노씨가 민사상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

 

따뜻한 아저씨 `린저씨`

[관련뉴스] 아기 수술비 없어… 애절한 사연에 리니지유저 나섰다

이처럼 현거래를 많이 하고, 고가의 아이템을 가지고 있으며 컨트롤이 좋지 않은 게이머, 그리고 아저씨들처럼 조금은 순진한 게이머를 린저씨라고 부른다. 이런 이유로 디시인사이드와 같은 대형 커뮤니티에서는 린저씨는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린저씨들은 게임 내에서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낸 사람들이기도 하다. 특히 커뮤니티(혈맹) 활동이 활발하여 그들의 관계는 실제 현실에서도 나타나곤 한다. 지난 3월에는 장애가 있었던 아이를 키우는 유저의 이야기가 전해지자 유저들이 십시일반으로 모금활동을 펼쳐 아이 수술비를 모았다.


▲ `리니지` 유저들을 울렸던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린저씨의 끈끈한 유대관계는 실제 생활에서도 나타난다. 국내 MMORPG 1세대인 ‘리니지’는 게임 커뮤니티 일원들이 실제로 만나는 ‘현모’라는 트렌드를 만들어 낸 게임이기도 하다. 커뮤니티(혈맹) 활동이 활발한 것처럼 정이 많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구성원들을 챙기기도 하는 역할을 바로 린저씨들이 한다. 실제 ‘리니지’에서 인생의 배우자를 만나 10월 중순 결혼을 앞둔 황대영(32) 씨는 “99년부터 해온 ‘리니지’는 10여 년간 나의 소중한 추억을 함께한 인생의 동반자인데다가 여전히 좋아하는 게임”이라며, “게임의 즐거움 외에도 리니지 월드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든 추억들도 잊을 수 없는 감동이지만, 특히 리니지로부터 결혼이란 최고의 선물을 받아 고맙고 앞으로도 최고의 게임을 하고 있는 자부심으로 영원한 린저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니지’의 14년 역사는 린저씨와 같은 유저들의 참여로 한 땀 한 땀 이루어졌다. 대한민국 대표 게이머로써 린저씨들의 이야기가 앞으로 14년 더 지속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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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1998년. 09.
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엔씨소프트
게임소개
'리니지'는 만화 '리니지'를 기반으로 개발한 1세대 온라인 MMORPG다. 핵 앤 슬래쉬 방식을 채택하여 누구나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PVP부터 '공성전' 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유저 대결 콘텐츠...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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