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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모바일도 셧다운제? ”어이구 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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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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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부, 이번엔 `게임 이해도` 떨어져 뭇매

최근 게임계는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의 한마디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게임 평가계획을 고시하더니, 얼마 전에는 모바일게임인 ‘애니팡’ 이 컴퓨터와 사용자의 1대 1 대결이므로 게임물 평가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말을 하며 게임의 본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러한 여가부의 최근 행보는 단순한 블랙코미디로 웃어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가부는 오는 11월 20일까지 셧다운제 대상 게임물에 대한 범위 평가를 진행하는데요, 지난 11일 고시된 게임 평가계획안을 비롯한 여가부의 발언을 보고 있자면 현재 유예 중인 모바일게임에 셧다운제를 적용하고 싶어하는 의도가 상당히 노골적으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만약 여가부의 기준대로 셧다운제 대상 게임물의 범위가 정해진다면, 기술/사업적 문제로 유예되었던 모바일게임물에 대한 셧다운제가 내년 5월부터 시행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여가부의 게임물 평가계획 제정안을 살펴보면, 그 대상으로 현재 셧다운제 적용을 받고 있는 온라인게임과 함께 콘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든 게임 플랫폼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모든 게임물에 셧다운제를 적용시키려 했던 여가부의 당초 의도와도 부합되는 부분입니다. 즉, 이번 평가는 온라인게임에만 적용되었던 셧다운제를 모바일게임에까지 확대하기 위한 여가부의 물밑작업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11월 20일까지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업계 의견을 수렴한다고는 하지만, 현재까지 여가부의 행보를 보자면 수렴된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모바일게임에 대한 셧다운제가 우려에서 현실로 점차 다가오자, 게임메카 독자 분들은 입을 모아 우려와 걱정, 그리고 한탄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게임메카 트위터를 팔로우하는 트위터 ID Tederian 님은 “여성부가 모바일에도 셧다운제를 시행하려고 수를 쓰는 것 같다. 이게 말이 쉽지 기존에 다운받은 어플들은 어쩔 것이며, 애플이나 구글은 "아이고 알겠습니다" 라며 따를것 같나? 아마 다시 국내 게임카테고리 사라지고 해외 게임들은 들어오려고도 안하겠지. 만약 이게 진짜라면 웹사이트에서도 주민번호 수집 안하려고 하는데 모바일에선 다시 수집해야 할 것이고, 거기다 요즘엔 게임과 일반 어플의 차이도 점차 흐릿해져가는데... 어이구 돌겠네.” 라며 현실을 생각하지 못하는 여가부의 답답함을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모바일게임에 셧다운제를 적용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한 두 개가 아닙니다. 일단 청소년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업체에서는 기존에 수집하지 않던 이용자 개인정보를 받아야 하는데, 이에 들어가는 추가 비용은 물론, 애플이나 구글 등 해외 업체들이 이에 순순히 응해줄 지 역시 확실치 않습니다. 자칫하면 국내 앱스토어 게임 카테고리 삭제 사태가 다시 한 번 일어날 수도 있죠. 이밖에도 수많은 문제들이 산재하고 있어, 자칫 전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모바일게임 업계에서 한국만 뒤쳐질 염려도 있습니다.

한편, 게임메카 ID 아루지 님은 “여가부가 어이없었던 거야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더 답답한 건 제지할 수단이 전무하다는 것. 맨날 게임관련웹진이나 언론에선 뭐 이렇다 저렇다 말은 하지만 입으로만 떠들 뿐 전혀 막아내질 못하잖습니까. 이는 게임산업이 덩치가 커졌고 돈도 많이 벌지만 기반은 아직도 탄탄하지 못하단 반증이죠. 아무리 돈 벌어다줘도 구멍가게 정도로 인식하는 게 현실이고, 국익에 큰 도움이 안 된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니깐. 구차하지만 적극적인 로비공세와 사회환원 활동으로 이미지부터 바꾸는 것이 우선일 것 같아요. ‘게임=시간낭비’ 라는 인식을 바꿀 수 없으면 백날 떠들어봐야 허사예요.” 라며 여가부를 막지 못하는 게임업계의 현 위치를 비판했습니다.

현재 여가부는 다양한 자료를 배포하고 각종 간담회와 공청회를 개최해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과연 여성부가 모바일게임에도 셧다운제를 적용하려고 할 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겠습니다. 아, `애니팡` 이용자는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네요. 여가부 공식 ‘사람 대 컴퓨터’ 게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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