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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방수로 더욱 완벽한 무접점 키보드 ‘ABKO HACKER K985P 무접점 리얼 RGB PBT 이중사출 생활방수 (화이트, 5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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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는 비슷한 키보드. 하지만 키 스위치의 동작 방식에 따라 가격도, 키감도 천차만별이다. 천하통일을 이룬 듯 멤브레인 키보드가 한때 시장을 잠식했으나 시저(펜타그래프) 방식이 등장해 획일화된 키감에 변화를 줬으며,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 여겼던 기계식이 대중화되면서 소비자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키보드를 고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기계식 키보드는 빠른 반응 속도와 긴 수명, 일관된 키감 등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어 점차 사용자층을 넓혀가는 추세이다.

 

그런데 최근 또 다른 방식의 키보드가 하드웨어 마니아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무접점’이라 부르는 것이 그 주인공이다. 멤브레인, 기계식 등 기존 키보드는 모두 키를 눌러 회로 기판에 직접 접촉해 전기가 흐르는 접점 방식이지만, 무접점은 키를 누르는 압력에 따라 발생되는 전류로 키 입력이 이뤄진다. 실제로 눌러보면 기존 접점 방식과는 확실히 다른 키감과 타건감을 주며, 소음도 높지 않고 부드럽게 동작한다. 키를 완전히 누르지 않아도 입력이 되므로 그만큼 장시간 타이핑을 해도 손끝 피로가 덜하다. 빠른 입력이 필요한 게임 환경에서도 선호되는 방식이다. 사용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기계식보다 장점이 더 많아 키보드의 끝판왕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다만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다. 무접점 방식 키보드의 대명사인 리얼포스나 해피해킹 제품의 경우 20~3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앱코가 프리미엄급 무접점 키보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앱코 해커(ABKO HACKER) K9 시리즈’ 9종을 내놨다. 키 입력시 손의피로도를 최소화하는 정전 방식을 사용했지만 해외 브랜드 무접점 키보드의 약 60% 가격으로 가격대비 성능을 크게 올린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생활 방수 기능을 더해 실수로 음료수를 쏟아도 문제가 없도록 했으며, 일부 제품의 경우 각 키마다 개별 LED를 적용해 화려한 키보드 튜닝까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앱코는 세부 사양에 따라 9만원대 보급형 키보드부터 최고 사양을 지닌 14만원대까지 다양하게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소비자 선택의 폭을 더욱 넓혔다. 본 기사에서는 최상위 제품인 K985P 모델을 통해 앱코의 무접점 키보드에 대한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화이트 컬러로 이중사출 키캡에 PBT를 적용하고, 리얼 RGB LED를 쓴 K985P는 키압에 따라 55g과 45g 두 제품이 나온다. 키압 차이로 인한 키감 차이만 있을 뿐 그 외에 차이는 없다. 묵직한 키감보다는 가볍게 통통 누를 수 있는 키보드를 찾는다면 키압이 45g인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앱코가 이번에 출시하는 무접점 키보드는 아래와 같이 총 9가지이다. 모두 동일한 정전식 키 스위치를 사용했지만 디자인과 컬러, 그리고 RGB LED 적용 여부, 키캡 재질 및 키압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순수하게 무접점 키보드를 경험하고자 한다면 어떤 제품을 골라도 무방하다.

 

ABKO HACKER K960 무접점 이중사출 생활방수 (블랙, 55g)
ABKO HACKER K965P 무접점 PBT 생활방수 (화이트, 55g)
ABKO HACKER K970 무접점 레인보우 LED 이중사출 생활방수 (블랙, 55g)
ABKO HACKER K970 무접점 레인보우 LED 이중사출 생활방수 (화이트, 55g)
ABKO HACKER K975P 무접점 레인보우 LED PBT 이중사출 생활방수 (화이트, 55g)
ABKO HACKER K980 무접점 리얼 RGB 이중사출 생활방수 (블랙, 55g)
ABKO HACKER K980 무접점 리얼 RGB 이중사출 생활방수 (블랙, 45g)
ABKO HACKER K985P 무접점 리얼 RGB PBT 이중사출 생활방수 (화이트, 55g)
ABKO HACKER K985P 무접점 리얼 RGB PBT 이중사출 생활방수 (화이트, 45g)

 

‘ABKO HACKER K985P 무접점 리얼 RGB PBT 이중사출 생활방수 (화이트, 55g)’ 이름이 꽤 길다. 제품의 주요 특징을 직접 제품명에 넣어 구분이 쉽도록 하기 위함이다. 무접점 키 스위치(키압 55g)를 썼으며, RGB LED를 내장하고, 이중사출에 의해 제작된 화이트 컬러 하우징에 PBT 재질의 키캡을 쓴 생활방수 지원 키보드라고 풀어 쓰면 될 것 같다.

 

  

깨끗하고 깔끔한 이미지의 ‘올 화이트 룩’으로 모던하지만 세련된 멋이 느껴진다. 상판은 실버에 가까운 컬러로 변화를 줬으며, 그 위로 투명 재질의 하우징을 덧씌워 마치 키보드를 케이스에 끼운 것 같다. 기존 키보드와는 다른 심플하지만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풍겨진다.

 

 

게이밍 혹은 하이엔드 키보드하면 대체로 큰 편인데, 이 제품은 일반 키보드 차이가 거의 없다. 불필요한 키와 기능은 모두 없애고, 대신 크기를 줄여 좁은 공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요즘 키보드 디자인의 또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비키(Viki) 스타일을 적용했다. 스위치 모듈이 위쪽으로 노출된 비키 스타일은 입체적이며 다이내믹함을 강조하고, 키캡을 쉽게 분리할 수 있으며, 상판이 그대로 드러나 청소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키캡 밑으로 먼지가 쌓이거나 이물질이 들어가도 제거가 간단하다. 앱코는 비키 스타일의 이와 같은 장점을 살리기 위해 청소용 솔을 함께 제공한다. 오염된 부분의 키캡을 빼내고 솔로 털어내면 먼지를 깔끔하게 없앨 수 있다.

 

 

 

또한 앱코는 키캡 분리를 위해 전용 키캡 리무버도 제공한다. 키캡 밑으로 끼운 후 들어올리기만 하면 손상 없이 분리할 수 있다. 참고로 체리 MX 스위치 키캡과 호환이 되므로 키캡 교환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키보드 구성이 가능하다.

 

 

물이 쉽게 키 내부로 침투되지 않도록 하는 생활방수 설계를 적용해 오염 물질로 키보드가 오작동하거나 고장 날 위험이 적다. 키보드 위로 액체를 쏟아도 상판을 따라 그대로 흘러내린다. 따라서 게임이나 PC 작업 중 커피나 음료를 흘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특히 앱코는 1년여 개발 기간을 통해 키보드의 실린더와 보강판을 일체형으로 설계하고, 다시 내부 러버돔이 PCB 상부 및 측면부를 감싸도록 2중 방수 구조를 만들어냈다. 키보드를 물 속에 담그지 않는 이상 키 스위치 안쪽으로 물이 들어가기 힘든 구조이다.

 


 
손목피로가 덜하도록 배열마다 키캡의 높이와 각도를 달리한 것도 눈에 띈다. 여섯 줄로 배치된 키는 계단처럼 층을 이루고 있으며, 손목과 손가락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보다 편한 자세로 타이핑할 수 있도록 스텝 스컬쳐 2 디자인을 적용했다.

 

 

각각의 키캡은 곡면 설계로 손끝에 닿는 충격을 줄여 줌으로써 장시간 타이핑에도 피로감이 적다. 또한 이중사출 방식으로 제작해 백라이트에 의한 키캡 위 문자가 선명하게 표시되며, 키캡의 품질 또한 뛰어나 우수한 내구성을 보여준다. 또한 키캡은 일반적인 ABS 대신 PBT를 사용함으로써 내마모성과 내열성을 높였다. 기존 키보드는 사용하다 보면 마모에 의해 키캡 표면이 번들거리는 문제가 있으나 PBT는 내마모성이 더 우수해 번들거림을 늦춰준다. 스페이스, 엔터와 같은 넓은 면적의 키는 마제식 스테빌라이저를 적용하여 누르는 위치에 따른 축의 튀틀림을 제거했다. 어느 부분을 누르더라도 부드럽게 동작하며, 이질감과 철심 소리를 줄이기 위해 안쪽에는 윤활 처리를 했다.

 

 

바닥은 5개 부분에 미끄러짐 방지 패드를 부착했다. 게임 중 다소 과격하게 키보드를 다루더라도 키보드가 쉽게 밀리지 않도록 잡아준다. 또한 높이 조절 받침대가 있어 원하는 각도로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다.

 

 

 

가운데 혹은 좌우로 키보드 케이블을 고정할 수 있는 3방향 케이블 가이드를 적용했다. 테이블 위한 어떻게 구성하더라도 키보드 케이블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투명한 키커버를 함께 제공하므로 PC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키커버를 덮어둠으로써 키보드 위로 먼지가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케이블은 패브릭 소재를 사용해 단선이나 꼬임 문제를 극복했으며, 중간에 불필요한 신호를 차단하는 노이즈 필터를 달았다. 길이는 170cm가 조금 넘어 PC본체를 어디에 둬도 충분한 길이로 사용할 수 있다.

 

 

무접점 사용해 조용하고 부드러운 키감 제공
언급한 바와 같이 키를 눌러 회로 기판에 직접 접촉하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키를 누르는 압력에 맞춰 전류를 발생시키는 정전식(무접점)을 사용했다. 접점이 닿아야만 하는 멤브레인이나 기계식과는 달리 커패시터의 축전량으로 키가 눌렸는지 감지한다. 기계식 접촉부가 없기 때문에 소음이 적고,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부드러운 키감을 제공한다.

 
(이미지 = 앱코) 

 

구동부에서 소리가 나지 않아 조용하고, 일관된 반발력으로 타건감은 기존 기계식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기계식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기 때문에 이 둘을 비교하는 것조차 모순일 수 있지만 대부분 기계식보다 부드러워 타이핑이 많은 환경에서 업무 효율을 위해 무접점을 선호하기도 한다. 그만큼 오랜 시간 입력 작업에도 피로가 적다. 또한 키 반응 속도도 매우 빨라 찰나의 순간도 매우 중요한 게임에서 효과적이다. 키 수명은 기존 기계식에 비해 2~3배로 길며, 키 동작 신뢰도가 매우 높아 오랜 기간 사용해도 균일한 키감을 보여준다. 참고로 이 제품의 키압은 55g이며, 보다 가벼운 키감을 원한다면 45g 키압을 지닌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타이핑 영상. 밀폐된 공간에서 촬영을 해 다소 소음이 크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매우 부드럽고, 조용한 편이다. 가볍게 누르는 것만으로도 키 입력이 되므로 사용자에 따라서는 정숙한 분위기에서 타이핑 작업이 가능하다.

 

내부적으로는 실런더와 보강판 프레임을 일체형으로 구현해 개별축의 흔들림을 최소화한다. 빠른 입력에도 안정적인 타건감을 보여준다. 또한 일체형 구조는 내부구조물에 액체나 먼지 등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RGB LED로 화려함 더해
최근 하이엔드 키보드의 트렌드 중 하나인 RGB LED를 넣었다. 단일 컬러 또는 7가지 컬러로 제한적인 빛을 낼 수 밖에 없었던 기존 제품과는 달리 1680만이라는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리얼 RGB로 시선을 끌어당긴다. 특히 완성도 높은 이중사출 방식의 PBT 키캡은 문자도 선명하게 나타낸다. 각각의 키마다 모두 RGB LED가 있어 화려한 빛의 향연은 데스크 분위기를 180도 바꾸기에 충분하다.

 

 

 

앱코는 간단한 조작만으로 멋진 LED 효과를 내기 위해 몇 가지 모드가 제공된다. 7개의 단일 컬러로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단일 컬러 모드, 키 입력에 따라 해당 키가 발광되는 유성우 모드, 누른 키를 기준으로 좌우로 LED가 발광하는 리플 모드, 점차 밝아졌다 어두워지기를 반복하는 숨쉬기 모드, 그리고 빛을 서서히 바꿔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모드도 제공된다. 이 외에 10가지 각기 다른 데모 모드가 있어 마치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는 듯한 효과를 마음껏 낼 수 있다.

 

 

 

 

또한 LED는 단계별로 밝기를 조절할 수 있으며, 애니메이션이 첨가된 LED 효과의 경우 빛의 이동 또는 깜박임 속도도 조절이 가능하다.

 

 

 

 

게임에서 자주 사용되는 키만 밝혀 게임을 더욱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커스톰 모드가 제공된다. FN키와 함께 R1~R6까지 버튼을 누르면 FPS, RTS와 같은 주요 게임에 맞게 LED가 셋팅된다. 물론 이러한 설정은 사용자가 직접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게임 뿐만 아니라 이미지/동영상 편집과 같은 전문적인 작업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각 키마다 자신이 원하는 빛으로 LED 구성이 가능하다. 키보드 키 하나하나에 원하는 LED 색상을 지정하거나 점멸할 수 있어 완벽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전용 소프트웨어는 매크로 설정 및 멀티미디어 키 설정, 마우스 기능 펑션 키 지정도 가능하다. 기능 개선 등 새로운 펌웨어가 나올 경우 전용 소프트웨어로 최상의 상태를 유지시킬 수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 게이밍 키보드로서 당연히 요구되는 무한동시 입력 기능을 제공한다. 어떠한 조합으로 누르더라도 문제 없이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다. 공공기관 홈페이지나 인터넷 뱅킹 등 키보드 보안이 요구되는 환경에서는 간단한 조작만으로 6키 모드로 변환해 일상적인 사용에도 문제가 없도록 했다. 1000Hz 폴링레이트를 지원해 빠른 움직임과 정밀함이 필요한 게임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며, 웹브라우저와 계산기, 이메일, 검색 등을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단축키도 갖고 있다. 멀티미디어 콘텐츠 이용시 볼륨 및 재생 컨트롤도 단축키로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다.

 

 

게임 중 실수로 윈도우 키를 누를 것을 막기 위해 윈도우키 잠금 기능이 있으며, 중요한 작업시 실수로 키보드를 건드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전체 키 잠금 기능도 제공된다.

 

 

무접점 키보드는 물을 쏟을 경우 PCB가 쉽게 손상되는 문제가 있다. 또한 가격도 20~30만원이 넘어 부담스럽다. 특히 가장 수요가 높은 PC방은 이와 같은 두 가지 치명적인 단점으로 보급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앱코는 커피나 콜라 등 액체를 쏟아도 흐르는 물에 쉽게 씻어낼 수 있는 생활방수 기능이 결합된 무접점 키보드를 만들어냄으로써 앞으로 PC방을 중심으로 무접점 키보드가 크게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격도 크게 낮춰 PC방 업주의 부담을 크게 덜어줄 뿐 아니라 소비자도 고품질의 키보드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어 하이엔드 키보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기획, 편집 / 다나와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 테크니컬라이터 이준문(news@danawa.com)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www.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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