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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VR 기술력 자랑, 펀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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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VR펀하우스(VR Funhouse)를 PC게임 다운로드 플랫폼 스팀에 공개했다.

 

VR펀하우스는 엔비디아 라이트스피드 스튜디오가 언리얼 엔진4 기반으로 제작한 VR 게임. 가상의 카니발 축제 속으로 들어가 여러 가지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래픽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엔비디아가 만든 만큼 현실감 넘치는 그래픽을 표현한 것이 특징. 마치 야시장을 돌며 게임 하는 기분이다.

 

 

VR펀하우스의 핵심 요소는 물리 효과를 적용한 3차원 시뮬레이션이다. 나무 조각이나 폭발 등의 물리 작용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피직스 디스트럭션, 커튼이나 액체를 현실과 흡사하게 구현하는 플렉스, 흩날리는 색종이와 기류의 움직임을 현실적으로 반영하는 플로우, 머리카락이 살아 움직이듯 찰랑대는 헤어웍스 등의 기술을 넣어 생동감을 더했다.

 

물론 막대한 연산 작업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VR웍스와 픽셀 밀도에 최적화한 해상도로 렌더링하는 다중 해상도 쉐이딩, 좌우 화면의 이미지를 다른 GPU가 렌더링하는 VR SLI 등 여태껏 공개했던 VR 관련 기술도 총 집약했다.

 

 

현재 공개한 미니게임은 모두 8가지. 스팀에서 게임을 실행하면 로딩 화면 후 커튼이 열리자마자 바로 게임을 시작한다. 축구공, 야구공, 야구 배트로 앞쪽에 있는 도자기와 인형 등을 깨는 간단한 방식. 단 게임 이름도 따로 없고 점수 체크도 안 된다. VR펀하우스에 대한 튜토리얼 개념으로 보면 되겠다.

 

메뉴 버튼을 한 번 누르면 다음 게임으로 넘어간다. HTC 바이브가 공개한 더 랩(The Lab)의 경우 특정 공간에 들어가 게임이 있는 방으로 이동하는 동작을 거쳐야 하는데 VR펀하우스는 그 과정 없이 바로 다음 게임을 진행한다.

 

 

두 번째 게임은 Clown Painter. 이 게임에선 양손에 있는 컨트롤러가 페인트를 담은 물총으로 바뀐다. 미션은 정해진 시간 안에 앞에 있는 광대 입을 정확히 겨냥해 쏘는 것. 입으로 들어간 페인트는 위에 있는 풍선으로 들어가고 풍선이 터지면 광대머리 위로 쏟아진다. 여기서는 액체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생생하게 살린 것이 포인트. 울퉁불퉁한 형체를 타고 흘러내리는 모습과 포물선을 그리며 분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음 게임은 Fire Archer다. 역시 정해진 시간 안에 오른쪽에 있는 화살을 들어 앞에 있는 과녁에 쏘는 방식. 과녁의 난이도에 따라 점수가 다르다. 4점짜리 과녁은 상하 또는 좌우로 계속 움직인다. HTC 더 랩처럼 왼쪽에 있는 화로에 화살을 대면 불화살로 변한다. 여기서는 화살의 움직임과 과녁에 옮겨붙은 불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볼 수 있다.

 

 

네 번째 게임은 Balloon Knight. 사방에서 부풀어져 나오는 풍선을 양손에 있는 칼로 터트리는 게임으로 풍선을 터트릴 때마다 그 안에 있는 색종이가 사방으로 퍼진다. 색종이를 향해 칼을 휘두르면 그 움직임에 따라 색종이가 퍼지는 방향이 바뀐다. 고체와 기류의 움직임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

 

 

메뉴 버튼을 누르면 Whack a Mole로 넘어간다. 우리가 알고 있는 두더지 잡기 게임이다. 특이한 것은 튀어나오는 두더지들의 머리카락. 두더지의 움직임에 따라 풍성한 머리카락이 사실적으로 움직인다.

 

 

여섯 번째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은 Mole Boxing이다. 이번에도 앞서 등장했던 두더지들이 나온다. 게임을 시작하면 저 뒤에 있던 두더지들이 앞으로 튀어나온다. 이때 글로브로 변한 컨트롤러로 펀치를 먹여 뒤로 밀어내면 된다. 두더지가 움직일 때마다 찰랑거리는 머리와 두더지 아래 스프링의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다음 게임은 Shooting Gallery다. 권총으로 변한 컨트롤러를 이용해 앞에 있는 사물을 쏘는 방식. 야시장이 들어서면 어김없이 만날 수 있는 바로 그 게임이다. 여기서는 총알을 맞고 부서지는 접시와 도자기, 인형의 파편을 주목할 만하다. 각 파편이 여러 가지 방향과 힘으로 튀어나가는 것이 인상적이다. 총을 쏜 후 총구에서 나오는 연기 또한 볼만하다.

 

 

마지막 게임은 Cannon Skeet. 움직이는 대포가 쏘는 인형을 총으로 쏘는 게임이다. 여기서는 앞의 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파편의 움직임과 함께 대포, 총에서 피어나는 연기를 봐야 한다. 부드럽게 퍼져나가는 연기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이렇게 모든 게임이 끝나면 게임별로 획득한 점수를 보여준다. 그 좌우에는 플레이한 게임의 홍보판이 늘어 서 있다. VR펀하우스는 여느 미니게임처럼 한 가지만 계속할 수는 없다. 만약 다시 하고 싶은 게임이 있다 해도 처음부터 모든 게임을 한 번씩 돌아가며 해야 한다.

 

VR펀하우스는 하나같이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간단하다. 게임마다 사용법이 나와있기는 하지만 혹여나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컨트롤러 한두 번만 휘두르면 금방 알아챌 수 있을 정도다. 솔직히 재미는 없다. 난이도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인 데다 금방 질리는 단순 반복일 뿐이다. 중독성과도 거리가 멀다. 이미 스마트폰과 PC로 난이도 있는 게임에 길들여진 우리에게 재미 요소를 찾으라고 강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심지어 다른 VR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더더욱. HTC가 만든 더 랩에 비해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그렇다고 마냥 실망스럽다는 이야긴 아니다. 엔비디아의 VR 기술력을 드러내기에 부족함 없는 게임인 것만은 확실하다. 특히 3차원 시뮬레이션까지 커버하는 물리 효과는 현실 못지않은 가상 현실을 체험하기에 충분하다. 역시 그래픽에 있어서는 상당히 완성도 있는 모습이다. 차라리 게임 룰에 충실하기보다는 게임마다 제작자가 보여주고 싶은 효과가 어떤 것인지를 찾고 집중하는 편이 훨씬 더 재미있겠다. 물론 이것이 VR펀하우스가 탄생한 이유겠지만.

 

 ▲ 재미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픽이나 물리 효과는 말 그대로 탁월하다.

 

현재 스팀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가격은 무료. 단 HTC 바이브와 지포스GTX 그래픽카드 기반 PC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엔비디아는 VR펀하우스를 개발자의 VR 콘텐츠 개발 장려와 가상 현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여름내 오픈 소스로 전환할 예정이다.

 
 

한만혁 기자 mhan@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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