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9달러 덫에 걸린 ‘울트라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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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북’으로 연말 노트북 시장이 시끄럽다. 가벼운 무게와 얇은 두께, 스마트폰에서나 볼 법한 빠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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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북’으로 연말 노트북 시장이 시끄럽다. 가벼운 무게와 얇은 두께, 스마트폰에서나 볼 법한 빠른 부팅속도를 지닌 울트라북이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매력적인 성능과 디자인에 비해 시장 분위기는 다소 싸늘하다. 바로 가격 때문이다.

1년 전 애플은 인텔의 2세대 프로세서와 SSD를 넣은 얇고 가벼운 맥북에어(신형)를 다소 파격적인 999달러에 선보였다. 이동성을 강조하면 성능이 떨어지고, 성능을 강화하면 이동성이 떨어지는 기존 노트북들과 다르게 맥북에어는 성능과 이동성 모두를 충족하고 있다. 사람들은 맥북에어를 극찬했고, ‘999달러의 괜찮은 노트북’이라 여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6월 인텔은 컴퓨텍스에서 노트북 제조사에게 울트라북을 1000달러 미만에 판매하길 권장했다. 999달러의 맥북에어를 겨냥하려는 목적이었다. 큰 이슈가 되었던 맥북에어를 이기려면 1000달러 정도는 되어야 울트라북에 승산이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울트라북은 함정에 빠졌다. 1000달러의 가격이 울트라북을 999달러의 맥북에어와 계속 비교하게 하는 덫이 된 것이다. 거기에 달러로 계산하는 맥북에어를 국내 판매가의 울트라북과 비교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울트라북에 대한 오해는 쌓여갔다.

맥북에어가 출시되었을 당시(2010년) 환율은 ‘1달러=1000원(1049원 8/1일)’으로 인식할 정도로 가치가 떨어졌다. 그래서 사람들은 달러당 1000원으로 어림잡아 맥북에어를 100만원 혹은 99만원으로 판단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더라도 999달러의 제품을 해외에서 구입, 국내에 반입할 때 8~15%가량 세금이 붙는다는 걸 감안하면 맥북에어는 100만원 이하로는 구입이 어렵다.

하지만 사람들은 140만원(세금 포함/약 1200달러)가량의 울트라북을 100만원 이하라고 여기고 있는  맥북에어와 비교하며, ‘울트라북을 비싸다’라고 말하고 있다. 사양과 디자인이 비슷한데 왜 더 비싸냐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상징이 되어버린 999달러의 맥북에어를 사양 대조 없이 울트라북과 비교하고 있다. 999달러의 맥북에어는 11인치 모델로 13인치 모델이 기본인 울트라북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 13인치의 맥북에어와 비슷한 사양을 지닌 울트라북을 비교했다. 맥북에어와 비교해 울트라북 가격은 비싸지 않았다.

 

13인치 맥북에어와 비슷한 사양을 지닌 제품을 직접 견줘봐도 울트라북은 가격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다. 인텔 i5 (1.7GHz), 128GB SSD, 4GB DDR3 등 맥북에어와 비슷한 조건을 지닌 울트라북 ‘도시바 포테제 Z830’와 비교했을 때, 울트라북은 맥북에어 보다 16만원 더 저렴하다. 울트라북 판매가는 149만원이며, 우리나라 애플 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는 13인치 맥북에어는 165만원(12월 22일 기준)으로 20만원 가까이 비싸다.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LG전자 울트라북 ‘Z330’과 비교해도 맥북에어는 5만원 정도 쌀 뿐이다.

 

노트북 제조사들은 울트라북을 홍보하며 하나같이 “맥북에어 보다 훨씬 좋은 사양을 지니고 있습니다. 라인업도 다양합니다.”라고 말할 뿐, 가격이야기는 꺼내지 않는다. 이제부터라도 울트라북은 사양과 디자인, 다양한 라인업 뿐만 아니라 가격적인 부분에서도 결코 맥북에어에게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 아니, 그 이상의 차별점과 매력을 어필해야 한다. 그래야 울트라북의 가치가 올곧이 인정받을 수 있다.

 

환율의 막연함과 오해로 출발선에서부터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울트라북이 안타깝다.

 

 

미디어잇 정소라 기자 ssora7@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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