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첫 면의 광고페이지를 열 때나 게임 매장에 갈 때마다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완벽 한글화’라는 단어. 과연 당신은 현재 국내의 한글화 수준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가? 외국어라면 자다가도 거품을 무는 판에 게임에 ‘한글’이 나오는 것 자체가 어디냐라는 질문은 구시대적인 발상. 원작을 새롭게 재창조하는 것이 현지화 작업이고 이는 영화나 소설의 번역작업에서도 역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사실을 볼 때 소비자가 보다 수준 높은 한글화를 찾아나서야 한다는 것은 게이머의 당연한 권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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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영화나 소설처럼 완벽한 스크립트를 토대로 한글화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작업의 전문성에 있어 앞서 언급한 종류보다 훨씬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일반적으로 PC 게임의 한글화는 원문 코드가 담겨 있는 일부의 소스를 국내 유통사 측에서 넘겨받아 텍스트 부문을 번역, 다시 제작사에 넘겨 작업을 거치는 순서로 진행된다. 소스 자체가 순서를 따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복잡한 대화과정을 거쳐야하는 롤플레잉이나 어드벤처 게임의 경우 문맥의 상황을 파악할 수 없어 모든 문장을 번역, 게임 내에 삽입하고 난 뒤 베타 테스트 리포팅에 의존하여 버그를 잡아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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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소설과 같은 경우 텍스트의 분량이 많다면 1~2명이 번역을 진행하고 전문가가 감수를 맡는 식으로 진행되지만 게임은 일반적으로 메인번역자 1명, 보조 2~3명, 아르바이트 3~4명 + 알파 정도의 팀을 이루어 진행된다. 이렇게 여러 명으로 나누어진 팀은 대화 인물별, 스테이지별로 업무를 분담해서 번역을 진행하며 시나리오 분석, 번역, 리뉴얼 프로그래밍, 디버깅의 순서로 한글화가 이루어지게 된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번역을 위해서는 한사람이 모든 작업을 담당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긴 하지만 작업량이 만만치 않고 항상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에 번역 작업을 나눌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일명 코미디 번역의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바로 이렇게 일원화되지 않은 인력구성을 토대로 최단 시간 내에 한글화를 이루어내야 한다는데 있다. 때문에 한글화 작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많은 실무자들은 일종의 게임 ‘용어 사전’을 비치하는 등 업무효율을 증대시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촉박한 제작일정에 맞춰 만족할만한 퀄리티를 내기가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니라고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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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현지화 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들은 게임의 기획 단계, 즉 제작 초기부터 한글화를 염두에 두고 동시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함께 하고 있다. 패키지 게임이든 비디오 게임이든 한글화 과정에 가장 큰 장애로 작용하는 요인은 제작사 측의 철저한 소스 비공개 방침 때문에 작업을 이원화시켜야만 하는 현실이다. 일렉트로닉 아츠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다양한 작품이 전 세계의 출시일에 맞춰 한글화판이 동시 발매될 수 있는 요인 중의 하나가 바로 제작 초기부터 ‘한글화’를 염두에 두고 언어체계를 나누어 함께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덕분이다. 그러나 많은 해외 게임 유통업체들은 빠듯한 제작일정에 맞춰 정해진 제작비로 최고의 퀄리티를 낸다는 것은 상당히 힘겨운 일이라며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게이머들은 하루라도 빨리 게임을 즐기고 싶어하며 이런 요구에 맞추기 위해서는 이윤을 추구하는 조직의 생리상 게임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시기 내에 작업을 마쳐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이렇게 한글화 수준이 낮은 작품을 보며 게이머들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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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화 작업을 진행한 여러 게임업체들은 초기에 영문 및 일본 게임의 번역 작업을 외국어 전문 번역사나 통역기관에 단독으로 맡겼다가 큰 낭패를 당한 경험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한글화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는 이러한 사례는 외국어 실력은 출중하지만 게임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인원에게 번역을 맡긴 업체 측의 미숙한 판단이 낳은 결과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게임 전문 번역자의 자질요건에 대해 한글화 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들은 “▶ 무엇보다 한글 표현력이 뛰어나야 한다 ▶ 게임을 잘 알아야 한다 ▶ 무슨 일이든 책임지고 끝까지 추진할 책임감이 있어야한다”라는 세 가지 요소를 필수로 꼽고 있다. 번역 실력은 기본으로 두고서라도 한글 표현력이 뛰어나야만 자연스러운 전달이 가능하고 또 다양한 게임 지식이 뒷받침되어야만 이러한 표현력 빛을 발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처음부터 일관된 통일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한글화의 경우 처음부터 끝까지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기에 ‘책임감’을 필수적인 자격요건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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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들의 취향은 다양하다. 원작의 느낌을 해친다는 이유로 음성더빙을 거부하는 게이머도 있다는 경우를 감안하면 이들의 취향을 감안한 다양한 한글화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것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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