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 전체

요새 PC 튜닝이 유행이라는데... 나도 한번 도전해봐?

/ 2

요새 PC 튜닝이 유행이라는데... 나도 한번 도전해 봐?

PC는 그 탄생배경이 ‘업무’에 있었기 때문에 발명된 지 수십 년이 지나도록 내부는 눈부시게 발전해 왔지만 그 겉모양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이물질이나 때가 묻으면 잘 보이도록 유백색의 케이스에 전선을 뽑아낼 수 있는 구멍만 뒤에 달려있으면 기능상 아무런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PC가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PC를 단순한 업무도구가 아닌 생활필수품이나 가구의 일종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PC도 하얀색 가운을 벗고 화려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PC 내부에 실제 물고기가 살고 있는 어항을 배치하기도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만화영화 캐릭터인형들을 집합시켜 디오라마를 만들기도 한다. 요새 컴퓨터 매니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튜닝 PC에 대해서 알아보자.
 

pc 튜닝, 튜닝 pc란 무엇인가

튜닝의 튠(Tune)이 일반적으로 피아노 선율 등을 조정, 조율하는 의미로 쓰이는 것처럼 원래의 PC 튜닝은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시스템의 성능을 빠르게 하거나 아니면 보다 편리하게 PC를 사용하게 개조하는 것을 뜻했으나 요즘에는 많은 돈을 들여서라도 자기만의 독특한 PC를 만드는 것으로 변해가고 있다. 특히 요새는 1가구에 2~3대씩의 PC를 보유하고 있는 가정도 드물지 않기 때문에 1대는 PC 본연의 임무(?)에 종사하도록 하고 나머지 PC는 자신의 개성대로 개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PC 튜닝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가? 이것에 대한 정답은 없다. 자기가 원하는 개성대로 만들면 되기 때문이다. 다만 남들이 볼 때 감탄을 자아낼 만큼 멋진 모양이나 성능을 가진 PC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이 소요된다. PC 튜닝이 자기 맘대로라고는 하지만 크게는 성능을 중요시하는 튜닝족이 있고 보기에 좋은 것을 추구하는 튜닝족이 있다.

이중에서 성능을 중요시하는 튜닝족들은 단 1MHz라도 PC를 더 빠르게 쓰기 위해 여러 가지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오버클러킹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용자들로서 CPU에 엄청난 냉각 능력을 가지고 있는 쿨러를 장착하고 케이스와 모든 PC 부품에 쿨러를 장착함으로써 엄청난 성능의 오버클러킹 PC를 만들어 낸다. 경우에 따라서는 0도 이하의 냉각능력을 가진 쿨러를 장착하기도 한다. 시스템이 비약적으로 빨라지지만 시스템의 안정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때론 비싼 쿨러 가격 때문에 상위 CPU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보다 쿨링 가격이 더 드는 경우도 생긴다. PC에서 나는 소음이 귀에 거슬린다고 무소음 PC에 도전하는 사용자들도 있다.

아무리 나만의 개성이라도 이런 식은 튜닝이 아니다 -_-;;

하지만 대부분의 튜닝족들은 오버클러킹보다는 좀 더 나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PC를 만들기 위한 튜닝족이다.


요새 PC 튜닝이 유행이라는데... 나도 한번 도전해 봐?

pc 튜닝을 하는 사람은?

예전에는 PC 튜닝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축에 속한 일이었고 PC를 오래도록 다뤄온 전문가들만 시도했으나 요새는 PC 조립에 관심이 있는 일반 사용자들도 자기만의 PC를 꾸미기 위해 PC 튜닝에 도전하고 있다. 심지어는 컴맹도 케이스 튜닝에 도전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최근에는 튜닝을 겨냥한 컴퓨터 케이스가 다량으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컴퓨터 초보라고 할지라도 몇가지 주의사항만 잘 지키면 튜닝 PC를 만드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튜닝 PC를 3대째 직접 만들었다는 김모씨(32)는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PC를 보면 어떻게 저런 것들을 만들 수가 있는가 하고 도저히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직접 만들어 보면 사실 그다지 어렵지 않은 것들이 많다”며 “PC를 조립할 수 있는 정도만 되면 누구나 튜닝 PC에 도전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끈기있게 매달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른 케이스에 비해 비교적 쉽게 모양을 만들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는 아크릴 케이스

이렇게 깔끔하게 만들어 놓은 튜닝 PC를 보면
누구나 한번쯤 도전하고 싶어진다

튜닝 PC 동호회에 있는 한모씨(25)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처음 시작하려면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지만 동호회나 인터넷 게시판을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정보를 얻고 PC 튜닝 전문점에서 여러 가지 부품이 편리하게 조립하도록 제작되어 있기 때문에 일단 시작하면 별로 어렵지 않다” 며 “다만 중간에 설계를 바꾸거나 남이 만들어 놓은 것의 장점만 이것저것 따오다 보면 나중에 이상한 방향으로 출력물이 나오기 때문에 사전에 계획을 잘 세우고 될 수 있으면 변경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용산에 있는 한 PC 튜닝 전문점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전체적인 PC 시장은 지금 심각한 불경기지만 튜닝 PC에 관한 일반인의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라면서 “평균적으로 1일 1건 이상의 주문을 받고 있는데 갈수록 사용자들의 주문이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 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요컨대, 예전에는 일부 PC 매니아들만 PC 튜닝을 시도했지만 지금은 일반인들도 자기의 개성에 맞는 PC를 제작하고 있는 말이다.


요새 PC 튜닝이 유행이라는데... 나도 한번 도전해 봐?

pc 튜닝은 어떻게 하는가

그렇다면 PC 튜닝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PC 튜닝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처음부터 너무 겁을 먹어서도 안되지만 너무 어려운 것을 시도하려 해서도 안된다고 한다. 처음에는 기본적인 것부터 익혀나가다가 어느 정도 감이 오면 자기만의 독특한 튜닝 PC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PC 안에 어항을 집어넣은 튜닝 PC. 어두운 곳에서 보면 환상이다

튜닝족들에게 수냉식 쿨러는 거의 필수

“케이스 튜닝 연습을 하는 거라면 집에서 굴러다니고 있는 중고 PC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중고 PC를 이용해 케이스 튜닝을 해서 거실에서 DIVX 감상 전용 PC를 만들었다는 권모씨(30)는 “튜닝 PC라고 해서 모두 예술작품 수준의 멋진 작품을 만들라는 법은 없다. 케이스에 구멍을 뚫어 추가 팬을 장착하고 케이스에 페인트 칠을 새로 하는 정도라도 훌륭한 튜닝 PC”라고 말한다.

중급 수준의 PC 튜닝을 하기 위해서는 고휘도 LED를 달고 케이스에 직접 구멍을 뚫고 패러럴 LCD를 장착하고 간단한 전자회로 조작 등의 작업은 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기계나 전자에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동호회에 가입해서 조언을 받거나 PC 튜닝에 관련된 책을 참조하면 중급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도 그다지 어려운 작업은 없다고 한다.

튜닝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29)는 “전자회로나 납땜기술, 조립기술, 커팅기술도 중요하지만 중급 수준의 PC 튜닝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메인보드 기판위를 실리콘으로 덮어 그 위에 모래를 깔고 어항을 만든 작품이 있었는데 이런 아이디어는 PC에 어항을 넣는다기보다는 어항 속에 PC를 넣는다는 개념으로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가능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엔진이 생각나는 페라리 케이스

지저분한 내부 배선도 저렇게 묶어 놓으면 예술이다

용산에서 튜닝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예전에는 케이스 커팅에서부터 내부 회로 구성, 고휘도 LED 제작, 배선 정리까지 모두 튜닝 매니아들이 직접 만들어서 제작했지만 요새는 다양한 응용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모양을 마음대로 변형할 수 있는 튜닝용 케이스나 제품들이 따로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요새 PC 튜닝이 유행이라는데... 나도 한번 도전해 봐?

속속 등장하고 있는 pc 튜닝 전문점

이렇게 PC 튜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용산 선인상가에만 해도 3~4개 이상의 튜닝 전문 매장이 성업 중이고 용산 전체에는 10~20개 정도의 매장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용산에 있는 튜닝매장들은 온라인으로 튜닝 방법과 튜닝 노하우를 전수하거나 커뮤니티를 형성해 저마다의 튜닝 정보를 공유하고 오프라인으로는 튜닝 케이스 주문 제작이나 튜닝 부품, 튜닝 공구 등을 파는 형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었다.

마치 전자렌지를 연상하게 하는 수냉식 쿨러를 단 PC

직접 제작한 거대한 쿨러를 달고 있는 수냉식 시스템

용산 선인상가에 있는 PC 튜닝 전문점들은 “고객이 주문하면 어떻게 해서든지 주문하는대로 제작이 가능하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케이스 옆을 투명하게 처리해 안쪽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거나 홀 튜닝(케이스에 구멍을 내서 팬이나 쿨러를 다는 작업)같은 간단한 작업은 하루 정도가 걸리고 도색을 새로 한다거나 고난이도의 형태를 주문하는 경우 1주일에서 10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케이스에 도색을 새로 하는 경우에는 케이스 전체를 페이퍼로 밀어 내고 도색과 코팅까지 해줘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드는 편이다.

용산에는 이런 튜닝 PC 전문점이 성업중이다

온라인으로 튜닝 관련 부품을 파는 곳도 있다

초보자들이 처음에 튜닝 PC에 도전할 때는 이런 PC 튜닝 전문점을 이용하는 것이 여러 가지 면에서 좋다고 한다. 일단 튜닝의 기본 개념을 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튜닝에 관계된 물품을 구입하면서 직, 간접 적으로 튜닝에 대해서 배우는 게 많아지기 때문이다. 한집을 집중적으로 이용해 단골이 되면 여러 가지 튜닝 부품을 싸게 살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용산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부품을 직접 팔기도 하기 때문에 다리품을 팔거나 무거운 부품을 들고 왔다갔다 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다.

용산 튜닝 매장을 이용할 때는 예전에는 부르는 것이 값이었지만 요새는 가격이 거의 정찰화가 되었다고 한다. 옆에 투명판을 대는 것은 2만원, 홀 튜닝을 하는 데는 1~2만원, 고휘도 LED를 달아주는 데는 얼마, 디지털 온도계를 달아주는 데는 얼마 이런 식으로 가격이 매겨져 있기 때문에 쉬운 작업은 본인이 직접하고 어려운 작업만 매장에 와서 해결할 수도 있다고.


요새 PC 튜닝이 유행이라는데... 나도 한번 도전해 봐?

pc 튜닝 때 알아두어야 할 것들

그렇다면 이제 잘 쓰고 있던 내 컴퓨터를 들고 용산 튜닝 전문점에 가서 이것저것 사고 내 컴퓨터를 새롭게 탄생시키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 물론 가능하다. 하지만 PC 튜닝에 도전하기 전에 몇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들이 있다.

일단 PC 튜닝은 아직까지는 광범위하게 자리를 잡은 취미활동이 아니기 때문에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일반 PC 케이스의 가격은 대략 5~7만원 선이나 튜닝 PC용 케이스의 가격은 보통 10만원을 훌쩍 넘고 40~50만원을 호가하는 제품도 적지 않다. 그리고 도색장비와 도색료에 추가로 비용이 들며 여러 가지 공구를 구입하는데도 돈이 장난 아니게 든다. 그리고 한정된 공간에 제대로 된 기능의 PC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일반 PC 부품이 아닌 특수한 부품을 장착해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들게 된다고 한다. 실제로 튜닝한다고 이것저것 붙이다가 컴퓨터 한대 값이 들었다고 하는 사용자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오디오를 연상하게 하는 튜닝 PC

또 한가지 초보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점은 너무 겉모양에 신경 쓴 나머지 PC 본연의 기능을 내지 못하는 반쪽짜리 튜닝 PC가 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PC를 튜닝하다 보면 이렇게 저렇게 부품을 깎아내든가 다른 전선을 연결하든가 부품사이에 도색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다가 PC 부품에 악영향을 미쳐서 자칫 기껏 만들어 놓은 PC에 부팅이 안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는 PC 튜닝도 중독의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한 취미활동이라는 점이다(-_-;;). 실제로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PC 튜닝에 도전하겠다고 하고 있고 튜닝만을 하기 위해 하드웨어를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나만의 개성이 담긴 PC를 직접 만드는 수준을 벗어나서 아무 이유 없이 케이스에 톱질부터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만의 ‘뽀다구 나는’ PC를 직접 만든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인 일이며 실제로 많은 튜닝 매니아들이 튜닝을 하면서 PC를 더욱 아끼게 되고 PC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할일 없이 방학생활을 보내고 있는 PC 사용자라면 과감하게 나만의 튜닝 PC를 제작하는데 겨울밤을 불태워 보는 것은 어떨까?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6년 8월호
2006년 7월호
2005년 8월호
2004년 10월호
2004년 4월호
게임일정
202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