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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일본 성인 게임계의 스퀘어 - 엘프 (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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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성인용 게임 : ① 일본 성인 게임계의 스퀘어 - 엘프(Elf)


링컨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말을 이 한마디로 표현했다. “국민의 국민에 국민을 위한”. 게임계에도 분명히 성인을 위한 문화가 존재하고 이를 위한 게임들이 등장했으며 지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부터 게임이라는 것이 어린애들의 단순한 유흥거리로 생각한 탓인지 이런 성인게임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과연 이 성인게임들이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일까? 물론 성인이 아닌 게이머가 손을 대었을 때는 심각한 우려를 금치 못하겠지만 성인이라는 대전제 속에서 성인을 위한 권리를 되찾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성인의 권리를 찾는다고 해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 또는 편식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있다면 좁은 우물이 세상의 모든 것인 줄 아는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될 것이다. 따라서 기자는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 이 게임들이 단순한 ‘벗기기’ 류의 게임으로서가 아니라 ‘게임’으로서의 면면을 살펴보기 위해 이 글을 쓰게된 것임을 밝힌다. 앞으로 쓰게 될 내용은 일본의 성인용 게임 제작사를 한개씩 선택해 이들이 만든 게임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18금 게임개발사의 스퀘어라 불린다 - 엘프 (Elf)

엘프라는 이름은 익히 들어서 많은 게이머들이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업체는 92년 국내에 퍼지기 시작한 ‘동급생’ 시리즈를 만들어 유명해진 업체. 동급생으로 대표되는 이 업체는 90년대 일본은 물론 국내에 퍼진 18금 게임의 대부분, 즉 동급생, 드래곤나이트, 유작(遺作), 취작(臭作), 유노 등을 제작한 회사로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원작의 패러디 그리고 사실적인 등장인물의 심리묘사를 살려 무의미한 그림들로 대변되는 기타 성인용 게임과는 달리 보기드문 수작(?)을 만들어내었다. 물론 이 게임들이 국내에 들어와서는 주 이용 대상이 청소년이었다는 점과 그 배포 경로가 비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들어와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18금 세계의 스퀘어라고 비고하면 화낼 게이머도 많겠지만 그만큼 엘프라는 업체는 게임의 작품성(?)으로 승부해 인지도가 높은 일본 성인게임의 대표적인 개발사다.



엘프의 회사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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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의 인지도를 높였다 - 동급생 시리즈

동급생 시리즈는 한마디로 말해서 엘프를 대표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의 내용은 기본적으로 1과 2가 일맥상통하고 있다. 주인공이 방학동안 여자를 사귀는 것을 기본 줄거리로 하고 있지만 그 인물들의 코믹한 대사와 절묘한 패러디는 일본어를 아는 사람이라면 배를 잡고 뒹굴렀을만한 내용들로 꽉차있다. 동급생 1에서는 단지 여자를 사귀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렸고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여성캐릭터를 공략(?)가능했을 뿐이지만 동급생 2에 들어와서는 동급생 1에서 봤던 코믹한 대사와 패러디외에 사실적인 심리묘사와 주인공의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스토리로 뇌리에 남는 게임이 된다. 특히 전작에 출연했던 캐릭터를 1~2명 다시 출연시켜 시리즈를 이어나가는데 있어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는 등 시리즈 중에서 1편을 능가하는 속편은 없다라는 영화계 및 게임계의 속설을 비켜가는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동급생 시리즈는 하이텔, 나우누리 등의 게임동호회 소모임에서 자체적으로 한글화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이후 동급생 2의 경우 게임박스라는 업체에서 한글화해 정식으로 국내에 발매하기도 했다.



동급생 2의 애절한 스토리의 주인공



동급생 2의 히로인 유이



동급생 1의 게임화면



유일하게 1편과 2편에 출연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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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플레잉의 재미만으로도 즐겁다 - 드래곤나이트 시리즈

드래곤 나이트는 모두 4편까지 존재한다. 하지만 국내에 소개된 게임은 3편과 4편으로 3편은 도스용으로 소개되었으며 4편의 경우 PC98시리즈 게임을 국내의 한 프로그래머가 도스에서 실행 가능하도록 개조해 소개되었다. 이후 드래곤나이트 3편은 메가테크에서 컨버전해 ‘젠타의 기사’라는 제목으로 발매되었다. 물론 드래곤 나이트 4도 동급생 2를 발매한 게임박스에서 한글화해 국내에 정식 발매되었다. 드래곤나이트 3의 경우 미국에서 컨버전한 것을 국내에 한글 패치로 발매한 것으로 당시로는 충격적인 무삭제 버전이었다. 다만 사운드블래스터 계열의 카드를 이용하는 게이머는 게임도중 다운되는 사태가 벌어저 사운드를 끈 상태에서 게임을 해야했다. 하지만 드래곤 나이트 4의 경우 12세 이용 가능 버전으로 야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삭제 또는 특유의 옷입히기 등으로 발매되었으나 게임의 진행상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큰 문제가 없었다. 이는 드래곤 나이트 시리즈가 엘프의 특징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던 게임으로 엘프의 주력 장르인 비주얼 노블이 아닌 장르 자체가 롤플레잉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엘프라는 회사의 특징상 성인용을 위한 서비스 그래픽이 들어갔을 뿐 롤플레잉게임 그 자체만으로 본다면 큰 재미를 살리고 있다. 4편은 슈퍼패미콤으로 역시 롤플레잉 부분만 살려서 발매되었다.



드래곤나이트 1은 8 컬러의 예술



하지만 게임은 단순하기 그지없다



드래곤 나이트 2는 16컬러의 예술



게임은 점점 진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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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나이트 3는... 할말없다



빨간두건 소녀의 패러디 등 다양한 패러디가 등장



드래곤 나이트 4는 동급생의 그 사람 작품



게임도 롤플레잉으로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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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구세주 전설(?) - 유노

유노를 플레이해본 사람이라면 왜 엘프가 성인게임계에서 스퀘어만큼의 인지도를 갖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세상 끝에서 사랑을 노래한 소녀 - 유노’는 PC9801 버전으로만 등장해 국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해보지 못한 비운의(?) 게임이었으나 18금 장면을 삭제한 세가새턴버전으로 등장해 이후 많은 사람들이 접해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한참 뒤에 ‘엘프- 어른들을 위한 깡통’에서 엘프에서 내놓은 게임중 PC9801 게임을 윈도우용으로 컨버전해 등장한다. 유노가 대단한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게되는 것은 엘프 특유의 치밀한 시나리오 덕분이기도 하지만 정말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멀티패러럴 시점 일명 ADMS 시스템을 탑재해 치밀한 두뇌싸움을 벌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두뇌싸움이라고 평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단 ADMS 시스템에 의한 시간의 되돌림으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진행한 스토리 분기를 시간의 구슬을 이용해 다시 또한번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A라는 시나리오에서 등장한 수수께끼가 B라는 시나리오와 연동되는데 시간의 구슬을 이용해 다시 A라는 패러럴 월드로 이동해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마치 모 영화에서 봤던 하루가 지나면 다시 전날로 돌아와 자신이 했던 실수 등을 반복하지 않고 모든 비밀을 풀어나가면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뛰어난 기억력을 요구한다. 그리고 정말 머리 아픈 퍼즐이 게임의 진행에서 열쇠가 된다. 네모네모로직 같은 고난이도의 퍼즐이 게임에 등장해 이 게임이야말로 진정한 성인을 위한 게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가 된다.

유노의 히로인으로 밝고 명랑한
분위기가 물씬 난다
게임은 시간의 연결과 흐름의 결정체

충격의 변신 - 유작 (遺作)

1996년 새해아침 어둠의 세계(국내 18금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18금 게이머를 이쪽세계 또는 어둠의 세계라 부른다)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게임이 등장한다. 그것이 바로 국내에서 큰 반향을 불러온 유작이라는 엘프의 신작이었다. 유작의 경우 기존 엘프게임에서 보여주던 분위기를 180도 바꾸어 ‘과연 엘프에서 만들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게 만들정도로 밝은 분위기가 아닌 어두운 분위기의 미스테리물로 제작되었다. 특히 평범한 비주얼 노블이 아닌 던전방식을 도입해 게임의 긴장감을 높여주고 있다. 게임의 줄거리는 학교 잡역부인 유작에 의해 구교사에 갇힌 학생들이 유작의 음모에 맞서 탈출한다는 내용으로 정상적인 게임 즉 모두 무사하게 탈출하면 문제(?)의 그래픽은 전혀 볼수 없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었다. 전체적으로는 어두운 색감의 그래픽과 음산한 음악, 짜임새있는 구조의 스토리와 시나리오 구성으로 엘프의 특징을 잘살리고 있는 게임이다. 다만 정상적인 플레이에서는 볼 수 없는, 다시 말해 배드엔딩으로 이끌어나가면 보게되는 그래픽은 지금까지의 엘프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변태성’으로 국내외적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유작은 역시 국내 아마추어 한글화팀에 의해서 한글화 되었으며 다만 논란이 되었던 부분은 한글화 되지 않았다.



유작의 표지



이 학생들을 무사히 탈출시켜야 한다



해피엔딩은 그야말로 건전무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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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시나리오 대신 스케줄 관리 - 취작(臭作)

유작 발매 이후 엘프는 점점 어둠의 세계로 빠져버린 듯한 인상을 내뿜는다. 기본적으로 유작 시리즈가 되는 취작은 전편의 주인공 유작의 형제로 이번에도 역시 게임의 배경은 여학원 경비로 등장한다. 문제는 게임의 방식인데 일본에서도 범죄행위인 도촬(일명 몰래카메라)을 통해 등장하는 여성의 약점을 잡아 이용한다는 내용이다.
스토리 자체는 한마디로 말해서 변태성이 농후해 예전부터 보여준 엘프 특유의 치밀한 스토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그 치밀함이 이제는 등장하는 여성의 스케줄을 파악해야 된다는 점으로 변해버렸다는 점이다. 물론 그래픽도 유작 이후 점점 자극적이 되어가서 국내에 이 게임이 비공식적으로 유포되어 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필자의 견해로는 이 게임은 비록 성인용이지만 왠만한 성인도 피해가야 할만한 문제작이라는 것이다.
게임의 스토리도 구성도 국내에 살고 있는 성인이라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그야말로 ‘변태게임’이라는 말이 생기게 되는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취작이 던져주는 메시지가 ‘망상과 현실의 사이에서 당신은 무엇을 보고 있습니까? 이제 어두운 세상에서 나와 밝은 세상의 현실을 살기 바랍니다’였다.



취작의 플레이 화면. 차마 이 그림 외에는 보여줄 수가 없다

이외의 엘프의 게임들

위에서 소개한 게임 이외에도 엘프에서 선보인 게임은 다양하다. 일단 코믹 탐정물이었던 노노무라 병원의 사람들의 경우 원래 엘프가 아닌 실키즈라는 개발사에서 제작했으나 윈도우 버전은 엘프에서 발매했다. 주인공이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병원에서 발생한 원장 살해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으로 개연성있는 스토리와 풍부한 사건전개로 마치 한편의 잘된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세가새턴용 게임으로 잘 알려진 리플레인 블루(리플레인 러브가 아니다)의 경우도 남녀의 절묘한 심리묘사와 운명적이라는 컨셉의 시나리오가 아주 절묘하게 이루어진 대표적인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엘프에서 보여줬던 치밀한 스토리 등은 한때 일명 ‘작(作)’ 시리즈로 사라질뻔 했으나 2000년에 들어와서 다시금 밝은 분위기의 코미디물로 변해가고 있다.



리플레인 블루의 이미지 컷



운명적인 만남과 절묘한 심리묘사



물론 운명은 여러갈래

엘프게임은 그 내용적인 구성이나 치밀한 스토리 등 성인을 위한 재미를 다양하게 선사한다는 점에서는 큰 문제삼을 만한 부분이 안보인다. 몇몇 게임에서 보여준 짙은 변태성과 비현실적인 망상을 빼면 말이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스토리나 구성 등은 게이머가 성인이라는 전제 그리고 게임을 이해할 수 있는 언어적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비로서 성인을 위한 게임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일본에서 개발되는 모든 성인용 게임에 적용되는 것이겠지만 엘프게임에 있어서 스토리를 모르고 단지 그림감상용으로 변질되는 것은 그야말로 아쉽다는 말 외에는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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