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TRPG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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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변 본 기사는 2001년 1월에 PC파워진에 게재된 것이다. 당시 게임계 상황에 맞춰 써있기 때문에 현재와는 좀 다를 수 있지만, TRPG에 대한 원칙을 중심으로 다루었으므로 다소 차이는 있어도 틀린 점은 없다. 본 연재는 3개의 부분으로 되어있다. 첫 번째는 '장르의 원류를 찾아서‘로서, TRPG와 RPG의 역사에 대한 간단한 고찰이다. 3회동안 연재된다. 두 번째는 ‘RPG마스터 K의 TRPG여행’으로, TRPG 세상 속에 직접 들어가서 모험을 하며 TRPG의 세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본다. 12회 연재분와 1회의 외전이 있다. 세 번째는 ‘RPG마스터 K의 RPG연구실’로, 다양한 RPG와 판타지 관련 소재를 다루는 코너며, TRPG여행 종료 후 1년이 넘게 지금까지도 PC파워진에 연재되고 있는 인기코너(^^;;)다. 참고로 이 연재 시리즈는 TRPG에 대한 깊은 고찰보다는 RPG 초보자들에게 TRPG와 RPG, 전반적인 지식을 전함으로 보다 폭넓고 깊은 게임생활을 즐길 수 있는 노하우를 전달하는 것으로 TRPG를 실제 할 수 있는 방법은 알려주지 않음으로 주의. 기사에 대한 문의는 Kazer@powerzine.com으로… |
최근 들어 엄청난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는 ‘발더스 게이트 2’를 비롯해서 ‘D&D 시스템‘을 이용한다고 하는 RPG가 많다.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아이드윈드 데일'이나 앞으로 발매 예정인 '풀 오브 래디언스' 등의 RPG은 모두 AD&D의 시스템을 이용하는 게임들이다. 이쯤되면 ’AD&D가 뭔데?‘하고 의문을 갖는 게이머들이 있을 것이다.
이번 '장르의 원류를 찾아서' 첫번째 연재에서는 RPG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TRPG에 대해 알아보고, TRPG 시스템 중 가장 대중적인 시스템인 'AD&D'를 살짝 엿봄으로서 RPG의 원류가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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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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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권: 나? 난 15살의 중학생이며 호기심 왕성한 열혈 게이머! 어떤 게임이든 내 손에 마스터되지 않는 것은 없다구~! |
찬희: 얜 우리 반 찬희. 좀 이상한 애야. RPG에 나오는 괴물 이름이며 무기같은 거는 정말 많이 아는데 정작 게임하는 걸 한번도 못 봤단 말야? 알고보니…. |
혜지: 오옷~ 내 타입이야~(*^^*) 그런데… 19살의 대학생 누나라니…(T_T). 하지만 사랑에는 나이같은 건 필요없다구! TRPG란 게 뭔지 가르쳐주는 상냥한 누나. |
마스터K: 이 형은 웬지 감히 범접못할 뭔가를 풍기는 것 같아…. 얼굴은 젊은데 머리도 하얗고…. 말투도 이상해. 근데, 혜지 누나는 왜 이 형을 보면 얼굴이 빨개질까? |
RPG가 뭐길래?
승권: 찬희야! 우리 게임방 가자!
찬희: 아, 오늘은 약속이 있어서 힘든데…. 또 난 게임방 가도 할 것 없잖아.
승권: 요즘 인기 절정의 RPG '디아블로 2' 있잖아! 얼마나 재밌는데! 너 RPG 매니아라면서
디아블로도 안하냐? 바바로 훨윈드 휭휭 돌면 그냥 적들 막 쓰러지고…. 또 좋은
아이템 구하기도 너무 재미있다구!
찬희: 디아블로 2가 RPG? 뭐,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RPG가 아니라
액션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승권: 디아블로가 RPG가 아니라고? 이 녀석 무식한 소리하고 있네? 너 RPG가 뭔지
모르는거 아냐?
찬희: 그럼 넌 RPG의 약자가 뭔지 아니?
승권: RPG! 알아! 롤플레잉게임이잖아! RPG 매니아로 자부하는 내가 그걸 모르겠냐!
찬희: 뭐 그 정도야 유명한 것이지만, 그 롤플레잉이란 것의 진정한 의미를 아느냐
이거지.
승권: 어…? 롤플레잉의 의미? 으음….
찬희: 마침 잘됐다. 오늘 TRPG 모임 있는 날이거든? 한번 가서 롤플레잉이 뭔가에
대해 알아볼래?
승권: TRPG? 새로운 게임이야? 재미있겠다! 게임이라면 이 몸이 빠질 수 없지!
빨리 가보자!
(필자 본인은 디아블로도 멋진 RPG라고 생각합니다만, 당시 극적인 도입부(-_-;)를 위해 이렇게 시작해봤다.-_-;)
TRPG를 처음 접하다
찬희는 나를 데리고 어떤 카페로 갔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책을 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더군.
승권: 어? 찬희야. 여긴 게임방이 아니잖아?
찬희: 내가 언제 게임방 간다고 했냐? 여긴 TRPG 모임이 있는 곳이야.
승권: TRPG? 새로운 RPG 아니었어?
찬희: 하…하핫…. 뭐, TRPG란 것이 잘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RPG 게이머라면
이름은 들어봤을텐데…?
승권: 아니 몰라.
찬희: (-_-;) 그럼, AD&D란 건 들어봤어?
승권: 아 그거! 그건 들어봤다! 얼마 전에 발더스 게이트 2란 걸 샀는데, 거기에서
본거 같아! 근데 좀 어렵더라고…. 그래두 엔딩은 봤지!
찬희: 어, 그게 바로 TRPG야. 이 모임이 AD&D를 플레이하는 모임이거든?
승권: 그럼 발더스가 TRPG란 말이야? 그런데 왜 발더스 게이트를 컴퓨터도 없는
곳에 모여서 같이해? 여기서 모였다가 나중에 게임방 가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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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희: 아니 그건 아니고….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_-;;;;)
혜지: 찬희 왔구나?
찬희: 앗, 안녕하세요 혜지 누나.
혜지:
여기는? 친구 데려왔구나?
승권: (오옷~ 굉장히 예쁜 누나닷! *^o^*) 안녕하세요!
전 ** 중학교 3학년 4반 김승권이라고 합니다!
TRPG를 처음 접하다
혜지: 호호홋~ 인사성 바른 애구나. 찬희 친구니?
승권: (아앗~ 내가 초등학생두
아니고 몇학년 몇반은 왜 말했지 -_- 이제 그녀는 나를 어린이로만 볼꺼야…. 나의
사랑은 시작한지 몇초만에 깨져버리는건가~ T_T)
혜지: ? 얘?
승권: 아, 아앗,
네. 그게…. 아. 네. 찬희 친구여요.
찬희: 앗, 승권이 너… 얼굴 빨개졌다?
뭔 일 있어?
승권: (으 이놈이… 다 알면서 창피하게 그런 말을…!) 아, 아냐.
아무것도.
찬희: 누나. 오늘 승권이한테 TRPG가 뭔지 알려주세요. 제가 설명하려고
하니까 너무 머리가 복잡해서…. 혜지: 아, 그래? 잘됐구나. 승권이는 TRPG가 뭔지
첨 들어봤니?
승권: (사랑하는 그녀앞에서 무식을 탄로내야 하다니…T_T 오늘
사나이 김승권 망가지는구나 -_- 그래도 사나이답게 솔직하게!)네. 잘 몰라요. 가르쳐주세요.
TRPG가 뭐에요? RPG 게임의 한 장르인가요?
혜지: 호홋. 요즘은 RPG하면 CRPG를
뜻하니까 TRPG에 대해서 잘 모르는게 당연하겠지. 그럼 무엇부터 설명해야 할까…?
승권:
CRPG? CRPG는 또 뭐에요?
혜지: 그럼 그것부터 말해볼까? CRPG(Computer
Role Playing Game)는 승권이도 잘 알고 있을 컴퓨터로 하는 롤플레잉 게임을 말해.
승권: 그럼 롤플레잉 게임을 컴퓨터로 하지 다른 뭘로 하나요?
혜지: 바로
그 다른 무엇으로 하는 것이 TRPG야. TRPG는 테이블 토크 롤플레잉 게임(Table Talk
Role Playing Game)의 약자로 간단하게 말하자면 마스터와 플레이어들이 모여서 각각
자기가 맡은 역할을 연기하면서 즐기는 게임이야. 일종의 보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지.
(주: 테이블 토크 롤플레잉 게임: Pen and Paper RPG라고도 한다)
승권: 블루마블(국내판매명: 부루마블) 같은 것 말이에요? 주사위 굴리면서 말판
놀이하는 것같은….
혜지: 응, 잘 아는구나. TRPG는 주사위를 굴리면서 한다는
것만큼은 블루마블 같은 보드 게임과 같지. 하지만 TRPG는 그런 것과는 좀 달라.
이를테면…. 음, 찬희야. 그렇다면 롤플레잉이란 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아니?
찬희:
당연히 알죠! 롤(Role), 그러니까 역할을 플레잉(Playing), 즉 연기한다는 뜻이죠!
승권:
(으, 저놈이 혜지누나 앞에서 잘난척을…)쳇, 나도 그 정도 영어는 알아! 난 영어실력만큼은
좋다구! 롤플레잉 게임하려고 영어 사전 뒤져보면서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혜지:
아, 그렇구나. 승권이는 영어 잘하니?
승권: 네! 영어라면 자신 있어요!
찬희:
승권이는 수학은 못해도 영어는 잘해요. 반에서 영어만 1등 하던걸요.
승권:
(으윽, 저 녀석 내가 수학 못하는 건 왜 말하는거야!)
혜지: 그래. 어쨌든 롤플레잉이란
것은 일종의 연기를 하는거야. TRPG를 하는 플레이어들은 각자의 캐릭터를 만들어서
자신이 그 캐릭터가 된 것처럼 연기를 해. 승권이가 잘 알듯이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거지.
승권: 에… 그럼 연극 같은 거에요?
혜지: 비슷해. 하지만 연극은
짜여진 대본대로 행동하는 것이지만 TRPG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연극이라고
할 수 있어.
승권: 잘 모르겠어요…(긁적긁적).
혜지: 그럼… 한번 우리
직접 플레이를 해보도록 할까? 그게 가장 이해하기 쉬울꺼야. 하나하나씩 가르쳐주면서
할테니까…. 찬희도 도와줄래?
TRPG의 첫 걸음마
혜지: 시스템은 가장 널리 퍼진 시스템인 AD&D로 해보도록
하자. 승권이도 AD&D에 대해선 들어본 적 있지?
승권: 네! 전 발더스 게이트
1하구 발더스 게이트 2 둘 다 해봤어요! 그게 AD&D라고 하더라구요!(우훗. 드디어
아는 내용이 나왔어…^.^)
혜지: AD&D(Advanced Dungeons and Dragons)는
가장 유명한 TRPG시스템 중에 하나야. 승권이가 말한 발더스도 이 AD&D의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지. 나도 좀 해봤는데, AD&D의 시스템을 컴퓨터로 옮긴 것 중에는
최고로 잘되었다고 할 수 있겠더라고.
찬희: 그런데 마스터가 안와서 어떡하죠?
누나가 마스터를 해야 하나요?
혜지: 뭐 어쩔 수 없지. 내가 마스터를 할께. 마스터는
거의 안해봤지만… 지금은 마스터 오빠가 아직 안와서 어쩔 수 없네.
승권: 마스터?
마스터가 뭐에요?
혜지: 마스터는 CRPG로 말하자면 컴퓨터의 역할이야. 플레이어가
모르는 세상의 모든 일을 알고 있다고나 할까? PC들이 모험할 지역과 이벤트, 그리고
NPC를 관리하지.
승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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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지: 아참. PC랑 NPC가 뭔지 몰라서 그러는구나?
승권:
네…(에잇, 공부좀 하고 올껄T_T 오늘 많이 망가지는구나…).
혜지: 미안 미안.
처음 듣는 사람은 생소한 이야기인데 너무 당연한 것처럼 말을 했네. PC는 플레이어
캐릭터(Player Character)의 약칭이야. 각 플레이어가 역할을 맡아 연기할 캐릭터를
뜻하지. NPC는 그 반대로, 논 플레이어블 캐릭터(Non Playable Character)를 뜻하는데
이건 PC의 반대라고 생각하면 돼. RPG를 하다보면 상점 주인, 마을 사람, 또는 자신이
조작할 수 없는 동료들이 나오지? 그런 것이 NPC라고 생각하면 간단해.
승권:
(…어렵다…) 네!(흑흑… 잘 몰라도 그녀 앞에서는 알아듣는 척 해야 하나?)
찬희:
너 근데 왜 그리 얼굴이 뭐 씹은 표정이야? 잘 모르겠어?
승권: !!! 너 날 뭘로
보고! 다 알아들었어! 우쒸~!
혜지: 후훗, 사실 플레이를 해보면서 이해하는 것이
제일 빨라. 그럼 한번 해볼까? 그럼 우리 PC를 먼저 만들어보도록 하자. 자.
캐릭터를 만들어보자
혜지 누나는 나에게 무슨 종이 한 장을 건내줬다.
승권: 어? 이건 뭐에요?혜지: 그걸 캐릭터 시트라고 해. 그곳에다
승권이의 캐릭터 정보를 적는 것이지. 그럼, 먼저 이름을 정하고….
승권: 에…그럼…(또박
또박 김승권이라고 적는다).
찬희: 야. 거긴 니 이름 적는 곳이 아냐. 니가 플레이할
캐릭터의 이름을 적는거야. RPG 많이 해봤다며~. 승권: 난 RPG할때두 Kim Sung kwon
또는 Kim SK라고 적어!
찬희 & 혜지: -_-;;;
혜지: 자기 이름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도 좋지. 하지만, 다른 이름 한번 생각해봐. 너의 감정을 이입시키는
것도 좋겠지만 다른 인물이 된 기분을 느껴보려면 이름을 바꾸어보는 것도 좋겠지?
승권:
웅…. 좋았어! (언젠가 만화에서 본 주인공의 이름대로 도몬 캇슈라고 적어넣는다)
혜지:
그럼 이제 종족을 결정해봐. 발더스를 해봤다니까 어떤 종족이 있는지 알고는 있겠지?
승권:
인간, 엘프, 드워프, 놈…. 뭐 그리고 다른 거 여러 개 있던데, 전 인간만 했어요.
드워프나 놈은 너무 짝달막해서 기분 나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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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지: 후훗, 승권이는 역시 CRPG를 많이 해서 종족에 대해서도
잘 아는구나. 인간족이라… 그럼 직업은? 직업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겠지?
승권:
물론이죠! 당근 파이터죠! 역쉬 검을 든 전사가 짱!
혜지: 잘 선택했어. 초보자가
플레이하기에는 전사가 가장 편할거야. 그럼 능력치를 굴려보자. 자. 여기 주사위를
굴려보렴(누나는 나에게 6면체 주사위 3개를 건내 주었다).
승권: 이걸 굴려요?
나는
주사위를 예전에 영화에서 본 도박사처럼 멋지게 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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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권: 아싸! 3개 모두 6이다!
혜지: 와아! 정말 대단하구나!
마침 잘됐다. 이걸 힘 굴림으로 하면 되겠다. 전사니까 힘이 18이면 굉장히 좋아.
승권: 어? 그렇다면… 발더스에서 제일 큰 능력치가 18로 고정된 것이 6면체를
굴리기 때문이었군요?
혜지: 응, 그래. 이해가 빠르구나. 모든 능력치의 최대가
18로 되어있는 것은 그 이유 때문이야. 물론 종족에 따라 최대치가 다른 종족도 있지만….
승권: (인정받는데 성공~ ^o^)
찬희: 그나저나 너 정말 재수 좋다~! 난 18
나온 적 한번도 없는데~!
승권: 훗훗훗…. 역시 나야!
혜지: 자, 전사니까
힘이 18 나왔으니 100면체 주사위를 굴려보렴.
승권: 100면체? 에이~ 거짓말!
100면이나 있는 주사위가 세상에 어딨어요~.
혜지: 있는걸? 여기.
승권:
어어? 이거 좀 이상하게 생겼네? 하나, 둘, 셋, 넷…. 10면이잖아요?
혜지: 10면체를
두번 굴리는 걸 100면체라고 해. 굴려보렴.
(주: 사실 100면체가 따로 있긴 하지만
이해를 돕기위해 10면체를 두 번 굴려 100면체라고 썼었다)
캐릭터를 만들어보자
첫번째 굴린 것은 8, 두번째 굴린 것은 9가 나왔다
찬희: 와! 힘이 18/89! 굉장하다!
승권: 좋은거야?
혜지: 물론이지. 힘이
강한 전사가 되었구나. 그럼 다른 능력치도 굴려보자.
혜지: 지혜(WIS)가 좀 문제가 되겠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승권: 에이…
이건 능력치 더하고 빼고 못해요?
혜지: CRPG에서는 보통 그렇게 한쪽에서 능력치를
빼서 다른 하나에 더할 수 있지만, TRPG에서는 허용되지 않아. 마스터의 재량에 따라
허락해주기도 하지만….
승권: 에이…. INT를 4까지 낮추어버리면 DEX하고
CON을 최대로 올릴 수 있을텐데….
찬희: 후후훗~.
승권: 왜 웃어?
찬희:
넌 그러면 싸움밖에 모르는 바보가 되어 버리는거야.
승권: ? 내가 왜 바보야!
혜지:
찬희 말이 맞아. 승권이 너는 이 능력치에 따라 행동을 해야 해. 일단 힘이 18/89니까
힘은 정말 장사인 전사가 될꺼야. DEX가 12니까 어느 정도는 재빠르고 민첩하겠지(DEX).
체력도 어느 정도 되고…(CON). 공부는 꽤 어느정도 했지만(INT) 기본적인 지혜는
보통사람에게 못미치는 사람이지.
승권: 에에~ 내가 모자란 사람이라고~?
혜지:
네가 아니고, 너의 PC가 그런 사람이 되는거야. 나중에 이야기 해주겠지만, AD&D와
다른 겁스(GURPS)라는 시스템 등에서는 좀더 상세하게 개인의 특징을 묘사하게 된단다.
그런 건 나중에 알아보도록 하고…, 자, 승권아. 이제 또 하나 선택해야 돼. 이번엔
개인의 성향을 선택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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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권: 네? 성향?(모르는 게 너무 많다 T_T)
찬희: 너도 알껄? 로우풀(lawful),
뉴트럴(neutral), 이블(evil), 굿(good), 카오스(chaos)….
승권: 아,
알아! 난 언제나 정의의 용사! 로우풀 굿이었지!
혜지: 호호. 내가 그럴 줄 알았어.
하지만 진짜 정의의 용사라면… 나는 케이오틱 굿(Chaotic Good)을 하라고 권하고
싶어. 한번 우리 그 성향이 어떤 것을 뜻하는지 알아볼까?
성향이란 무엇인가?
AD&D의 성향은 총 9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이 성향 캐릭터의 법에 대한 태도를 나타내는 것은 Lawful, Neutral, Chaotic 과 캐릭터의 선악에 대한 태도를 나타내는 Good, Neutral, Evil을 조합해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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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 선(로우풀 굿: Lawful Good): 법과 사회 질서를 존중하며 모두가 법을 지키고 자기 본분을 다할 때 좋은 사회가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현명하고 선한 왕, 정의로운 기사, 열심히 일하는 농부 등이 이 가치관에 해당된다 ◆중립 선(뉴트럴 굿: Neutral Good): '법이 필요하다' '필요하지 않다' 라는 것보다, 오직 순수한 호의와 선행만이 진정한 사람이 갈 길이라고 믿는다.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치료해주는 의사, 자비로운 성직자 등이 이에 속한다. ◆혼돈 선(케이오틱 굿: Chaotic Good): 정의가 실현되는데 법은 필요하지 않으며 오히려 법은 악인들에게 이용되기 쉬운 것이라 믿는다. 악당을 자기의 힘으로 처치하는 미국의 영웅물 주인공이나, 황야의 개척자들이 이에 속한다. ◆질서 중립(로우풀 뉴트럴: Lawful Neutral): 사회가 유지되는데 있어서는 법이 절대적이며, 법은 어떠한 경우에도 오용되거나 불공평하게 실행되서는 안된다고 믿는다. 고문 전문가, 냉정한 검사, 주군의 선악에 관계없이 충성을 바치는 기사 등이 이에 속한다. ◆절대 중립(트루 뉴트럴: True Neutral): 균형을 무엇보다도 중시한다. 그들은 선을 너무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인 것으로 보며, 악은 너무나 이기적이고 파괴적인 것으로 본다. 이들은 이 양쪽이 양립하고 있는 상태를 이상적으로 생각한다. ◆혼돈 중립(케이오틱 뉴트럴: Chaotic Neutral): 그들은 사회의 일반적인 상식을 전혀 존중하지 않고 자신의 개성적인 삶의 방식을 가진다. 종종 그들은 중요한 사항마저도 동전을 굴린다거나 해서 결정하기도 한다. 예술가 등에 이런 타입이 많다. ◆질서 악(로우풀 이블: Lawful Evil): 그들은 법을 어기지 않으며 법을 자신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이용한다. 만약 누군가가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 해를 입었다면 그는 어디에도 호소할 것이 없을 것이다. 부패한 독재자, 악덕 상인, 사기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중립 악(뉴트럴 이블: Neutral Evil): 그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의 이익이다. 어떠한 법도 도덕도 그들에게 있어서 절대 자신의 이익 이상을 차지하지는 못한다. 돈만 주면 무엇이든지 하는 암살자들이나 강도, 산적들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혼돈 악(케이오틱 이블: Chaotic Evil): 그들은 사회에 대해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이유없는 분노와 폭력성을 내재하고 있다. 그들은 오직 힘에 의해서만 통치되며 한번 힘에 굴복했다고 해도 언제든 상대방의 뒤를 노릴 것이다. 재미삼아 사람을 죽이는 살인자등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
승권: 아항~ 그렇군요!(어려운 말이지만… 그래두! 아는 척!)
찬희:
이건 나도 잘 몰랐던 건데… 오늘 좋은 거 배웠네요.
찬희 녀석은 엘프 여성,
클레릭으로 정했다. 찬희도 주사위를 굴려 캐릭터 시트를 작성했는데… 이제 뭘 해야
하지?
혜지: 이제 캐릭터 시트를 정리해보자.
승권: 예? 능력치랑 이름이랑
성향도 다 적었는데요?
혜지: 그것만으로 끝은 아니란다. ^^ 최소한 전사라면
THAC0와 자신의 AC, 그리고 내성 굴림정도는 정리해 놔야 하는거야.
승권: 타코?
에이씨? 내성굴림?
성향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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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C0: To Hit Armor Class 0의 약자로서 상대방의 갑옷 수치(AC: Armor Class)가 0일 때 20면체(1D20)를 굴려서 그 이상이 나오면 맞는 수치를 말한다. 기본적으로 모든 클래스의 시작 THAC0는 20에서 시작하며 상대방에 대한 공격은 <THAC0-AC>이상의 수가 나왔을 경우에 성공한 것으로 본다. ◆AC(Armor Class): 갑옷의 수치. AC는 기본적으로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 맨몸 상태의 AC는 기본적으로 10이며 가벼운 가죽으로 만든 가죽 갑옷의 AC는 8, 무거운 전신 철판 갑옷(Full Plate Mail)의 경우는 1까지 떨어진다. 그 외에도 캐릭터의 민첩성이나 마법 물건, 방패 등도 AC에 관여한다. ◆내성 굴림(Saving Throw): AD&D의 내성 굴림은 총 5가지로 독/죽음. 석화변신, 마법 지팡이류, 방사형 무기, 마법공격의 5가지이다(독, 죽음의 수치는 같다). 이는 상대방에게 위에 해당하는 특수한 공격을 받았을 때 이를 버티어 내거나 잘 피했는지를 나타낸다. 각각의 클래스에 따라 내성 굴림이 좋은 부분이 있고 나쁜 부분이 있다. 전사는 당연히 독/죽음 등 육체에 관련된 내성 굴림이, 마법사는 자신의 지식이 강력한 마법에 대한 내성이 뛰어나다. |
승권: 으윽… 복잡해요 T_T
혜지: 별로 어렵지 않아. 한번만 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단다. 찬희는 성직자라 더 할게 많지만, 기본적인 것은 알고 있지?
찬희:
물론이죠. 전 그래도 많이 해봤는 걸요!
승권: (칫, 치사한 놈! 자기 혼자 잘난
척하다니!)
혜지: 그럼 힘이나 민첩성으로 바뀌는 AC나 THAC0랑 대미지는 누나가
정리해줄게. 전문화도 해야 하는데…. 일단 가장 일반적인 장검으로 하자.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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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권: 전문화요?
혜지: 전사는 다른 직업에 비해서 오직 무기만을 다루는
사람이잖아? 그래서 다른 직업에 비해서 하나의 무기는 아주 특별하게 잘 사용할
수 있단다. 그걸 전문화라고 해. 영어로는 마스터리(Mastery)….
승권: 아앗!
바로 그거구나! 디아블로 2에서도 바바리안이 무기 마스터리를 올리는데…. 그런거군요?
혜지: 후훗, 디아블로에 나오는 마스터리도 AD&D에서 따온 것은 아닐까?
이제 모험을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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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지: 그럼, 이제 모험을 떠나볼까?
찬희, 승권: 예!
혜지: 그럼, 승권이가 좀 알기 쉽도록 발더스 게이트의 처음 부분을 RPG로 재현해볼까? 발더스 게이트는 해봤다고 했지?
승권: 예!!!!!
혜지: 으음. 그러면 그 편이 이해하기 쉬울거야. 그럼, 시작해보자. 으응…. 어떻게 시작할까…. 그래. 도몬이랑 레인(찬희의 여성 클레릭 캐릭터)은 고라이언이라는 캔들 킵의 한 현자 손에서 같이 자랐어. 둘 다 고아였지. 지금까지 한번도 캔들 킵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는데 어느 날 고라이언이 느닷없이 이곳을 떠나야 한다고 짐을 챙겨야 한다고 하는거야. 자 어떻게 할래?
승권: 예? 어떻게 하다뇨?
혜지: ^^; 역시 약간 힘든가? 그냥 지금 자신이 캐릭터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할 행동을 하면 되는거야.
승권: 으음…. 그럼 일단 고라이온한테 물어봐요. "왜요?"
혜지: (중후한 목소리를 흉내내며) "음…. 일단 서둘러서 짐을 챙겨라. 나중에 가면서 얘기하도록 하마. 서두르거라."
찬희: "알겠어요. 아버님"(여자 목소리). "자 가자. 도몬"
승권: 우웃…. 닭살 돋아. 왠 여자 흉내냐?
찬희: --; 난 지금 여자 캐릭터를 연기하는 거잖아.
승권: 아아…. 그렇구나(-_-;;;).
찬희: 도몬을 끌고 각자 방으로 가자고 해요.
승권: "어어…. 끌지 마."
혜지: 그래. 그럼 각자 방으로 가서 어떻게 할꺼니?
승권: 어디 간다니까… 짐 싸야죠.
찬희: 저두요. 음…. 그리고 짐을 다 싸면 도몬을 데리러 가요. 똑똑…. "나야"
승권: 응? 아아…. "들어와"
찬희: "아버지 말씀을 보니까 멀리 갈 것 같은데 마을 사람들에게 인사나 하러 다니자."
승권: "응? 아…. 그러자"
찬희: 마스터. 바깥으로 나와서 집들을 돌아다니면서 인사를 해요.
혜지: 응…. 그래. 그럼 인사를 하고 다니고 있는데 친구 집에 들어갔더니 친구는 없고 웬 처음 본 사람이 있는데?
승권: (맞아. 게임에서 이놈은 나쁜 놈이었지?) 마스터. 칼로 공격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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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지, 찬희: 뭐? --;
승권: 이 녀석은 나쁜 놈이잖아요. 발더스 게이트에 나오는 그 적 맞죠? 그렇죠?
혜지: 그건 그렇지만…. 승권아. 너는 길거리에서 사람을 만나면 갑자기 칼을 꺼내서 때릴거니?
승권: 당연히 그런 짓은 안하죠.
혜지: 게다가 네 캐릭터는 LG. 법과 정의를 따르는 전사잖니. 근데 갑자기 사람을 만나자 마자 칼을 들고 때리려고 할까?
승권: 아! 그렇구나! 에헤헤 ^^;;;
혜지: 승권이는 지금 나온 NPC가 적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캐릭터인 도몬은 전혀 모르잖아. 그런데 그런 행동을 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지? 게임 안에서는 철저하게 캐릭터로 있는 편이 TRPG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란다.
승권: 예~~~~~~!
혜지: 그 사람이 갑자기 너희를 기분 나쁘게 훑어보더니 이렇게 말해. "너희들이 도몬하고 레인이 맞나?"
찬희: "그런데요? 무슨 일이시죠?"
전투의 첫걸음
혜지: "흠. 너희들에게 원한은 없지만 어차피 부탁받은 일이다. 200GP를 위해서 죽어줘야 겠어" 라고 하더니 느닷없이 칼을 들고 공격해와.
승권: 앗…. 놀라서 칼을 뽑고 같이 때려요.
혜지: 그래, 그럼 주도권 굴림을 하자.
승권: 주도권 굴림이요?
혜지: 간단하게 말해서 누가 먼저 공격권을 갖느냐를 말하지. AD&D의 각 무기에는 정해진 속도가 있어. 도몬이 갖고 있는 장검의 주도권 수치(Speed Factor)는 5거든, 여기서 1D10을 굴려서 장검의 주도권 수치 5를 더한 수치를 얘기해줘.
승권: 으음…. 그럼 3이 나왔으니 8이요.
찬희: 저는 4가 나왔으니 12에요. 저도 같이 공격할께요.
혜지: 그래. 그럼 이쪽은 3이 나왔으니 6이구나. 그럼 먼저 공격할게. 도몬의 AC가 6이니까…. 13이 나왔으니 명중이구나. 대미지는…. 4점.
승권: ?
혜지: 아, 4점의 HP를 원래 체력에서 빼렴.
승권: 엇? 대미지를 입은 건가요? 무적의 용사 도몬인데!
혜지: ^^그래. 피해란에다가 따로 적어놓으렴.
승권: (체력이 7로 줄었어 T_T)그럼 나도 공격하나요? 어떻게 해요?
혜지: AD&D의 공격 굴림은 아까 말했듯이 20면체로 한단다. 즉 1D20이지. 앞의 20면체를 굴려보렴.
승권: 14가 나왔어요. 그럼 어떻게 해요? 맞춘거에요?
혜지: 적의 AC는 5고 도몬의 THAC0는 17. 17 빼기 5는 12거든. 20면체를 굴려서 12 이상의 숫자가 나오면 맞춘거야. 공격 성공이지.
승권: 앗싸! 역시 나야!
혜지: 장검의 대미지는 1D8이야. 이젠 뭘 굴려야 하는지 알겠지?
승권: 8면체를 굴리는거죠? (또르륵) 와, 8이다!
혜지: 그럼…. 8에다가 기본 피해 수정치가 6점이니…. 15점의 피해를 입혔구나. 역시 힘이 좋은 전사라 강한데?
승권: 기본 피해 수정치는 뭐에요?
혜지: 너무 자세히 알려고 하는데? ^^ 농담이고, 그건 도몬의 힘이 18/89니까 받는 보너스 같은 거라고 생각해둬.
찬희: 그럼 다음은 내 차례!(또르륵) 7이네, 에이. 빗나갔다.
혜지: 그럼 다음 라운드네. 다시 한번 주도권 굴림을 해보렴.
승권: 라운드요? 권투의 라운드 같은 거에요?
혜지: 게임으로 말하면 한 턴이라고 하는 것이 이해가 빠를까? 시간상으로 1분을 얘기하는 건데 보통 하나의 행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단다. 그리고 AD&D에서 1턴은 10라운드, 즉 10분을 말하는데 쓰여. 발더스 같은 게임에서는 이 시간이 훨씬 축약되어 있지.
승권: (우웅…. 어려워 T_T)음, 일단 다시 10면체를 굴리면 되는거죠?
혜지: 그래. 응 어디…. 나는 13에서 움직이는 걸?
찬희: 10이요….
승권: 저는 7이니까 12네요.
혜지: 그럼 찬희부터 굴려야겠네.
찬희: 13…. 에이 빗나갔다. 또.
승권: 그럼 내 차례! 엣… 5가 뭐야… 12보다 작으니까 실패한거죠?
혜지: 도몬은 이번 라운드는 2번 공격할 수 있으니 한번 더 굴려보렴.
승권: 예? 하지만 찬희…. 아니, 레인은 한번만 공격했잖아요?
혜지: 도몬은 전사이기 때문에 전문화한 무기는 2라운드에 3번…. 그러니까 홀수 라운드는 한번, 짝수 라운드는 2번 공격할 수 있단다.
전투의 첫걸음
승권: 우와…. 역시 전사가 최고야! 그럼 한번 더…(또르륵) 와! 20이에요.
혜지: 그럼 크리티컬이네. 8면체를 굴린 후에 그걸 2배 한 숫자를 불러줘.
승권: 앗? 20 나오면 더 쎄게 때리는 거에요?
혜지: 으응(^^). 그걸 크리티컬(critical)이라고 한단다. 그리고 만일 1이 나오면 펌블(Fumble)이라고 해서 공격 실패에 대한 페널티가 있어.
승권: 이야! 신난다! (또르륵) 6나왔어요! 아니 그러니까 12요. 여기에다 또 +6 해요?
혜지: 응 그래. 그럼 19대미지구나. 에고고…. 상대방이 주춤한 사이에 도몬의 칼이 상대방을 정통으로 꿰뚫어버렸어요. 피를 흘리면서 쓰러지네요.
승권: 하하하. 이겼다. 경험치다. 경험치! 빠바바밤~!
혜지: ^^; 이기긴 이겼지만…. 하기야 뭐 어차피 전사이니 상관없을지도 모르겠구나.
승권: 예? 뭔가 잘못됐나요?
혜지: 으응…. 잘못된 건 아니야. 하지만 일단 눈앞에서 사람이 죽는 걸 본거니까 그렇게 좋은 기분은 아니지 않을까?
승권: 그래도 나쁜 놈이었는데요? 전 정당방위라구요! (으쓱)
혜지: 뭐 설명하자면 이래. 너는 아직 캔들 킵 밖으로 나가본 적도 없는 청년이야. 검을 사람에게 휘둘러 죽인 것도 처음이지. 그렇다면 지금 전투는 첫 살인을 한 셈이지. 과연 그런 상태에서 냉정을 유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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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권: (아참!) 그 캐릭터가 되라…는 것이군요?
혜지: 아앗,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돼. - -; 그렇게 연기하는 것이 어떨까 해서 이야기해본 거니까…
찬희: 전… 그래도 나쁜 사람이었지만 일단은 앞에서 기도해줘요.
승권: (으음… 녀석 누나 앞에서 잘난 체는…) 저두 기도할래요!
찬희: 아 그러고보니 너 아까 대미지 입었지?
승권: 응? 응. 4 대미지.
찬희: 마스터. 치료 주문을 외울께요. "잠시만 기다려 도몬. 신이시여, 저의 목소리를 듣고 이 자의 상처에 회복의 힘을 더하소서" 또르르…. OK. 8…. 4점 다 회복이네요.
승권: (아유 닭살! 녀석 여자 목소리 흉내는 왜 이리 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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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지: 주사위가 잘 나오네. 오늘. ^^. 그럼 아까 칼에 베었던 상처가 눈깜짝할 사이에 싹 다 아물었어요.
승권: 으음…. 그럼 이 대미지는 지워도 되나요?
혜지: 응 그래.
찬희: 야. 고맙다는 말 한마디 안하냐?
승권: 아 참…. "고마워. 레인"
찬희: (또 여자목소리-_-)"뭐 이런걸 가지고…."
승권: (으 닭살~!)
의문의 RPG 마스터 K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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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 흠, 다들 모였나. 혜지양과 찬희군. 뭐하고 있는가?
혜지: 어 오빠? 왔어요?
찬희: 아. 마스터. 어서와요.
K: 다들 어디가고 너희들만 있는 것인가?
승권: ???(뭐야 저 이상한 말투의 사람은…. 게다가 젊어보이는데 백발이네?)
혜지: 다른 사람들은 마스터가 늦어서 서점 갔다온다고 나갔어요. 곧 들어올껄요?
K : 엇? 그러고 보니 혜지양. 드디어 마스터를 시작하는 것인가?
혜지: 아이. 그게 아니고요. 오늘 찬희 친구가 놀러왔는데 TRPG를 한번 해보고 싶다고 해서요.
K: 아 그런가. 그럼 저쪽이?
혜지: 예.
승권: 아…. 안녕하세요. 저 찬희 친구 승권이에요.
K: (목소리를 잔뜩 깔고는)이렇게 만난 것도 모든 것이 운명…. 그렇군, 내 소개부터 해야겠군. 나는 RPG 마스터 K이다.
승권, 찬희, 혜지: -_-
승권: (소근소근) 저 형 원래 저러니?
찬희: (소근소근) 원래 좀 이상한데가 있다니까.
K: 어디보자…. 음 AD&D로군. 무난한 시스템을 택했군. 혜지양이 아는 시스템이라면 역시 AD&D 정도겠지.
혜지: 어멋, 오빠. 절 무시하는 거에요? 저도 AD&D에다가 겁스, 소드 월드 등 이것저것 많이 해봤다구요.
K: 해본 것과 마스터를 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 그건 그렇고, 오늘은 무슨 플레이를 하고 있는가?
혜지: 웃…. 저…. 발더스 게이트 앞부분을 좀 바꿔서….
K: 하하하. 거 보게나. 시나리오를 안 짜니까 잔머리를 굴리게 되잖는가.
혜지: (얼굴이 빨개지며) 하…. 하지만… T_T
승권: (??? 혹시?)
K: 하지만 그것도 좋은 시작. 기존 시나리오를 변형해서 해본다는 것은 마스터로서의 수업에 좋은 방법이기도 하지.
혜지: 그렇죠? 역시 그렇죠? *^^*
승권: (혜지 누나… 뭔가 수상해… 혹시 저 RPG 마스터 K가 나의 사랑의 라이벌인 건가!)
K: AD&D. 음. 역사가 깊은 시스템이지. 그만큼 완성도도 높은 시스템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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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권: 아…. 그러고 보니 이런 시스템들은 누가 만드는 건가요? 언제 생긴거죠?
K: 오. 소년. 좋은 점에 관심을 두고 있군. 음. 그럼 이 마스터 K가 상업적인 RPG 발생배경에 대해서 설명해주도록 하지
혜지: 와. 저도 듣고 싶어요. 오빠. *^^*
승권: (역시…. 나의 라이벌이군! RPG마스터 K!!!) 찌릿 - -+
K: 음. 어디선가 나에 대한 살기가? 뭐 일단 접어두고 얘기를 시작해보지.
승권: (움찔) 네~~!
TRPG의 역사
K: 그래. 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야 할까. 일단 아까 물어본 질문에 대해서부터 대답하도록 하지. AD&D의 전신이 되는 D&D를 최초에 만든 회사는 미국의 TSR, 만들어진 시기는 1974년이지.
승권: 우와…. 10년 아니 25년 전이네요?
K: 그래. RPG는 아주 역사가 깊은 게임인 것이지. 그 전에 있어서도 역할극이라는 비슷한 게임은 있었지만 상업적으로 개발되었던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 그 등장 배경에는 당시에 유행했던 워 게임(War Game)이 있었지.
승권: 워 게임?
K: (느닷없이 40대 굵은 남자의 목소리로) 병사. 3칸 앞으로 전진해서 적의 도강부대를 저지하라! (은 병사의 목소리로) 네! 알겠습니다!
승권: 왓! 깜짝이야. 무…. 무슨 말이시죠?
K: 하하. 적응력이 부족하군 소년.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RPG게이머라네. 하물며 마스터라면 이 정도의 연기는 가능해야 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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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권: 웃…. 너무 갑자기라서 놀라서 그랬다구요. 저도 그 정도는 할 수 있어요.
K: 하하.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다행이군. 소년. 말판과 주사위를 이용해서 모의 전쟁을 펼치는 워게임이 바로 RPG 시스템의 기초가 된 셈이지. 그리고 또 하나. 톨킨(J. R. Tolkien)의 '반지 전쟁(The Lord of The Rings)' 이라는 소설도 이러한 추세에 박차를 가했네. 실제로 D&D, AD&D는 톨킨의 소설들(호비트, 실마릴리온, 반지전쟁)의 공통 배경 세계인 '미들 어스(Middle-Earth)' 즉 중간계의 설정을 많이 가져와서 쓰고 있다네.
승권: 중간계?
K: 지구와 비슷한 공간이지만 지옥과 신들의 세계 사이에 존재하고, 수많은 이종족들이 사는 이세계를 뜻하지. 승권군은 엘프라는 종족은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지?
승권: 음…. 엘프라면 귀가 뾰족하고, 아주 오래 살고, 또 아름답고, 그리고 착한 종족 아닌가요? 드래곤 라자의 이루릴은 소설만 봐도 정말 아름다울 것 같고….
K: 음. 소년은 그래도 기초 지식은 많군.
승권: TRPG는 몰랐지만 CRPG는 잘 알고 있어요! 판타지 소설도 좋아하고요!(으쓱)
K: 그런가. (혜지 목소리로) 어머 어머 승권이는 참 많이 안다~ 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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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지: 오빠!!! -_-+++
K: 아, 각설하고, 승권이가 말했던 데로 엘프라는 종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지금은 그렇게 알고 있지. 판타지는 상상의 세계니 원래 틀리다라는 개념은 없지만…, 사실 그러한 개념은 아주 최근에 생긴 것이라네. 바로 톨킨에 의해서 말이야. 원래 엘프(Elf)는 유럽 쪽에서는 몸집이 자그마하고 아주 심하게 장난을 좋아하는 우리나라의 도깨비와 비슷한 이미지였다네. 그것에 대한 개념을 바꾼 것이 이 중간계와 D&D라고 볼 수 있지.
혜지: 어머. 저도 그건 몰랐어요. 엘프라면 옛날부터 승권이가 말한 그런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K: 말했다시피 판타지에 정답이라는 것은 없으니 어떻게 믿어도 큰 상관은 없겠지. 하지만 하나의 게임에서는 그러한 이미지가 통일되는 편이 좋은 것도 사실이야. 뭐 어찌됐건 D&D가 나왔고, D&D의 배경이 되는 미스타라라는 거대한 세계와 보조 룰북이 만들어져 판매되면서 D&D는 큰 인기를 얻으며 성장하기 시작했다네. 그리고 D&D의 개념을 더욱 발전시킨 것이 바로 지금 플레이를 해본 AD&D인 것이지.
다른 TRPG에는 뭐가 있을까?
승권: 근데 아까 혜지누나가 말한 겁스나 소드 월드라는 것은?
K: 오. 소년. 잘 듣고 있었군. 좋은 질문이야. AD&D와 같은 시스템을 하이 판타지(High Fantasy) 롤플레잉 시스템이라고 하지.
승권: 하이 판타지?
K: 일반적으로 검과 마법이 등장하고, 용과 공주, 마왕…. 뚜렷한 선과 악의 대결…. 한자루의 검으로 나라를 세우는 전사들과 도시 하나를 통째로 날려버리는 마법사, 이런 것들을 표현하기 좋은 시스템을 하이 판타지 시스템이라고 말한다고 생각하면 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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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권: 아아 그렇구나.
K: 하지만 RPG는 근본적으로 무엇이나 그 배경으로 할 수 있지. 현대물에서의 전쟁물, 전투기의 1대1 공중전, 초능력자들의 이야기, 문명이 파괴된 위에 시작되는 근미래물…. 하이 판타지 시스템인 AD&D로는 이런 것들을 나타내기가 쉽지 않았다네. 그러한 요구를 만족시키며 등장한 것이 바로 겁스(GURPS)이지.
승권: GURPS? 신기한 이름이네요.
K: 풀어 말하면 Generic Universal RolePlaying System. 즉 포괄적 범용 롤플레잉 시스템이지. 말 그대로 어떠한 룰도 포용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을 기초로 작성된 시스템이지.
승권: 으음…. 잘 이해하기 힘들어요.
혜지: 혹시 CRPG중에 폴아웃이란 것을 해봤니? 그것이 GURPS를 기본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이란다.
K: 정확히 말하자면 겁스를 기본으로 한 ‘S.P.E.C.I.A.L' 시스템이라고 한다네. 음, 혜지양도 CRPG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것 같군. 바로 그렇다네. 아까 말했듯, 판타지, 현대물, 근미래물 등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바로 겁스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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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권: 그럼 소드 월드는요?
K: 흠 소드 월드라. 소년은 혹시 로도스섬 전기라는 걸 본적이 있나?
승권: 앗. 그럼요. 옛날에 비디오로 봤어요.
찬희: 전 로도스섬 전기를 10번도 더 봤을 껄요? 어릴 때였지만…. 디드리트가 진짜 예쁘잖아요.
K: 그 로도스섬 전기는 원래 리플레이…. 아 리플레이라는 것은 실제로 플레이한 RPG를 기록하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그 리플레이를 소설화시킨 것이지. 그것이 애니메이션화 된 것이 그 로도스섬 전기고, 로도스섬은 소드 월드 세계, 포세리아의 한 섬이라네. 일본에서 발매된 첫 상업적 RPG 시스템룰이며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들어온 것이 있지.
(주: 이외에도 많은 RPG 시스템이 있지만 게임화된 적 있는 TRPG 시스템으로는 화이트 울프사의 월드 오브 다크니스(WOD)도 있다. 2002년 발매된 뱀파이어: 마스커레이드 - 리뎀션은 WOD 캠페인 중 하나를 게임화한 것이며, 2004년에는 하프라이프 2 엔진을 이용한 ‘뱀파이어: 마스커레이드 - 블러드라인’도 발매될 예정이다)
찬희: 와아…. 그렇군요! 저도 아직 몰랐던 것을 오늘 승권이를 데리고 온 덕분에 정말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역시 RPG 마스터 K는 정말 RPG에 대해서는 척척 박사로군요!
K: 아직은 맛보기뿐이라네. 이 정도는 간단한 기초 지식일 뿐.
승권: (쳇, 잘난 척 하기는)와! 정말 대단해요!(생각과 말은 따로 나가는군 -_-;;;)
혜지: 그래도 오빠만큼 이쪽 지식에 자세한 사람은 많지 않을 거에요. 저도 오늘 많이 배웠어요. 고마워요. 마스터.
승권: (역시 혜지 누나는…. 좋아! 나도 이제부터 RPG에 대해 공부를 시작할테다!!! 그래서 저 RPG 마스터 K의 콧대를 꺾어주지!)네! 저도 이제 TRPG에 대해 많이 공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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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그래. 좋은 결심이야. 그렇다면 다음에는 TRPG의 발전과 TRPG가 어떻게 CRPG로 발전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TRPG를 기반으로 한 CRPG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에 알아보도록 하자. 그 전에, 이 책을 꼭 읽어보도록 하여라.
승권: 이것은…?
K: AD&D의 플레이어 핸드북(Player's Handbook)이다. 플레이어로서 알아야할 기본적인 사항들이 적혀있으니 다음주 모임까지 꼭 한번 읽고 나오거라.
승권: 앗! 감사! (으음. 변태 형인 줄 알았더니 좋은 면도 있군…)
사랑의 라이벌 K에게 책을 건네받고 열심히 TRPG에 대해 공부할 것을 다짐하는 나였다…. 그런데, 라이벌한테 선물 받고 좋아하면 안되는데… 안되는데…데…데…(메아리).
필자 후기
2001년 1월부터 연재된 이 글은 TRPG에 대해 하이텔 RPG 동호회의 이찬희 님이 쓴 글에 본 기자가 재량껏 꾸몄던 것이다. RPG 초보인 승권이는 당시 본 기자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기자의 이름을 딴 것이며, 찬희는 원래 필자분의 이름을, 혜지는 가상의 인물, RPG 마스터 K는 만화 ‘코믹마스터 J'의 이름과 캐릭터를 따온 것이다. 본 기자의 닉네임 Kazer의 K라는 이유로 본 기자보고 RPG마스터 K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본 기자는 RPG에 관심이 좀 있는 사람일 뿐, ’마스터‘와는 거리가 먼 사람임을 이 자리를 빌어 밝히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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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시스템들을 즐겨보려면…
우선 각종 인터넷 RPG동호회의 구인/구회란을 이용해서 새로운 멤버를 찾는 팀을 찾아보거나 아니면 자신을 데려갈 팀을 찾아보는 것을 권한다. 하지만 당신이 마스터를 해보고 싶으며 또 주변의 친구들과 TRPG를 즐기기 위한다면 다음에 소개하는 자료들을 찾아 즐겨보길 권한다.
◆D&D: 국내에 번역본이 들어온 바 있다. 하지만 대형서점에서도 요즘 재고를 찾아보기 힘들다. 각종 RPG동호회의 장터란을 뒤져보면 이런 룰북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번역본이 있기 때문에 중·고등학생들이 비교적 즐기기 편하리라 생각한다. 주사위는 인터하비 등의 하비샵에서 구할 수 있다. 워낙 오래되어 아마존 등의 외국 서적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구하기가 쉽지 않다.
◆AD&D: 역시 구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에 번역본이 들어온 적이 없으며 역시 장터를 통한 구매를 권한다. 마찬가지로 절판으로 인해 인터넷 구매도 쉽지 않은 편이다.
◆D&D 3rd: 최근에 국내에 인터하비 사에서 정식 수입판을 들여왔다. 자주 매진이 되는 모양인데 인터넷 통신판매 등도 하고 있으니 신청하면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번역본은 나오지 않았으며, 몇몇 RPG 동호회에서 부분 번역을 해서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ttp://www.interhobby.com
◆소드 월드: 역시 국내에 번역본이 출판된 바 있다. D&D에 비해서는 비교적 구하기 쉬울 것이라 생각한다. 각종 대형서점, 또는 역시 장터 이용을 권한다.
◆GURPS: 현재 초여명 사에서 번역한 룰북들이 판매중이다. 아직까지 꾸준히 후속 지원룰북들을 출판할 예정으로 있으며 각종 서적이나 홈페이지를 통한 주문판매를 하고 있으니 위에 소개한 룰 중 가장 구입이 쉬울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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