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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일본의 이색게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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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의 전세계 판매량 중 절반 정도가 한국에서 팔렸다고 한다. 그리고 비교적 작은 땅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지만 3대 콘솔게임기인 X박스, PS2, 게임큐브가 모두 정식 판매되고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전세계의 게임관련 업체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놓쳐서는 안 되는 주요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특히 초고속 인터넷망이 거의 완벽하게 구비된 시장으로 앞으로 등장할 온라인게임(PC, 비디오게임 포함)들의 테스트 시장이 될 수도 있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이머들이 빠르게 최신 게임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 가지고 있지 않다. 물론 영원히(?) 정식으로 구입할 수 없는 게임들도 상당 수 있다. 최근 일본을 갔다 온 기자의 체험을 바탕으로 과연 어떤 게임들이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지... 아니 보기도 힘든지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해봤다.

다작, 저가 그리고 밀리언셀러 - 심플 시리즈
일단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 게임들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한국에서는 팔릴 것 같지 않은 게임들이라는 것이 가장 크다. 과연 왜! 한국에서는 팔릴 것 같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일까? 이유는 취향에 안맞거나 문화코드가 틀리기 때문이다. 설마 국내에 마작게임이 들어온다고 하면 이 글을 보는 독자 중 얼마나 구입을 할 것인가? 아마 100여명도 안될 것이다. 그런데 일본의 경우 마작이 한국의 고스톱이나 포커만큼이나 인기있는 놀이다. 그만큼 마작게임이 상당수 나오고 있으며 그중에는 성인 취향의 게임이 다수 나오고 있다.

▶설마 마작룰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D3퍼블리셔에서 개발한 심플 시리즈에 포함되어 있다. 심플 시리즈는 국내에서 거의 보기 힘든 게임 시리즈 중 손꼽히는 게임으로 D3퍼블리셔의 모토인 다양한 장르, 부담없는 가격을 제시하고 있어 많은 일본 게이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일본 매장에서 가장 눈에 많이 띈 게임도 바로 이 심플 시리즈들이다.

심플 시리즈는 뜻 그대로 간단함을 나타낸다. 심플시리즈는 현재 104개의 보드게임을 PS1 타이틀로 판매했으며 시리즈 1인 마작은 100만장 판매라는 성과를 보이면서 대 히트를 쳤다. 바로 심플의 첫 뜻인 간단함을 통해 밀리언셀러를 만들어 낸 것이다.

심플 시리즈의 2번째 의미는 저렴함이었다. 2000엔에서 1500엔의 저렴한 가격. 일반적인 게임 타이틀이 일본에서도 5000~7000엔대를 형성하고 있음을 살펴보면 황당할 수준의 가격을 취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퇴근하는 아버지나 장을 보고 지나가는 어머니들이 주머니에 남을 돈을 가지고 온 가족이 한번 게임을 해볼까? 하고 게임을 구입하는 것이다.

▶온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소재

그리고 마지막 심플 시리즈 뜻은 바로 허를 찌르는 소재의 다양함이다. 같은 마작게임이라도 여러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하게 시리즈를 계속 등장시킨다. 심플 1500 시리즈 1번 ‘마작’은 말 그대로 평범한 마작게임이다. 하지만 심플 2000 울티메이트 시리즈 5번 ‘러브 마작’은 그라비아 마작으로 등장하는 캐릭터와 승부에서 이기면 수영복 쇼(DOAX처럼)를 볼 수 있는 게임으로 등장시켰다. 그리고 심플 2000 울티메이트 4번 ‘속임수 마작’의 경우 정식 마작이 아니라 타짜와 같이 속임수를 사용해 마작을 플레이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칵테일을 만드는 게임도 있다

그렇다고 심플 시리즈가 허접한 게임은 아니다. 오히려 일반 게임보다 게임성을 갖추고 있는 시리즈가 대부분이며 그것은 판매량으로 증명된다. 모두라고 할 수는 없지만 100만장을 넘긴 밀리언 시리즈가 있고 50만장을 넘긴 하프밀리언 시리즈가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 수많은 심플 시리즈 중에서 간단한 몇몇 게임을 살펴보자

1) 심플 1500 시리즈 1번 ‘마작’
말 그대로 정통 마작게임이다. 게임에서 이기는 것이 목적일 뿐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특히 상대 CPU의 패턴이 다양해 실제 사람과 같이 게임을 즐기는 것과도 같은 느낌을 주고 있어 일본 게이머들에게 호평을 받았고 그 결과 100만장을 판매해 밀리언셀러에 올랐다.

▶밀리언셀러의 그 작품

2) 심플 2000 울티메이트 시리즈 1번 ‘러브 스매시’

스매시가 제목으로 포함되었으니 눈치 챘을 것이다. 바로 테니스 게임이다. 하지만 단순한 테니스 게임이 아니라 뒷세계 테니스계의 최고봉을 선발한다는 다소 황당한 설정으로 게임을 개발했다. 일반적인 기술로는 서브 , 발리, 스매시 등이 있지만 뒷세계라는 이름은 괜히 붙어있는 것이 아니다. 각 캐릭터의 능력은 파워타입, 테크닉, 스피드 등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파워 게이지가 충전되면 고유의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그러나 제목에 ‘러브’가 들어가 있는 것도 눈여겨 봐두기 바란다. 바로 캐릭터들이 쭉쭉빵빵한 아가씨들이며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면 모두 26개의 코스츔을 획득할 수 있다. 마치 테니스계의 DOA 시리즈라고나 할까...

3) 심플 2000 울티메이트 시리즈 5번 ‘러브 마작’
심플 1500 시리즈 1번이 정통 마작이라면 ‘러브 마작’은 뒷세계 이른바 눈요기 마작이다. 게임의 승부는 그라비아(수영복 모델) 아이돌과 벌이며 승리하면 수영복을 입은 모델의 모습을 실컷 감상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수영복의 종류도 다양하다. 참고로 이 게임에 등장하는 모델은 실제 인물을 3D 폴리곤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심플 시리즈에서도 그라비아 모델계에서도 유명한 인물이다.

4) 그 외의 러브 시리즈
심플 시리즈에도 또 하나의 시리즈가 있었으니 바로 러브 시리즈다. ‘러브 스매시’, ‘러브 마작’을 비롯해, ‘러브 어퍼’라는 복싱게임을 비롯해 특히 러브 어퍼는 권투를 소재로 했으나 캐릭터는 여성이며 승리할 경우 다양한 코스츔이 등장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그러나 이런 소재를 정통 스포츠로 즉, 정식 테니스, 권투 등을 게임으로 만든 시리즈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등장시키고 있어 수많은 게이머의 취향을 만족시켜주는 것이 심플 시리즈의 매력이다.

찾아가본 일본 게임매장에서 살펴본 게임들
한국에 용산이 있다면 일본에는 아키하바라가있다. 현재 아키하바라에는 우리가 국내에서도 손쉽게 볼 수 있는 게임이 있는가 하면 찾아보기 힘든 미소녀 게임들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어차피 미소녀 게임이 18금이든 전연령 버전이든지간에 국내에서는 일반 게이머에게 큰 인기를 끌지 못해서 발매 자체가 안 되므로 여기서는 논외 대상으로 미뤄두자.

▶신주쿠에 위치한 빅 카메라와 사쿠라야

기자가 찾은 일본 매장은 아키하바라와 맞먹는 규모를 가진 빅 카메라와 사쿠라야로 일본 거리에 산재해있는 용산과 같은 쇼핑센터들이다. 이곳에 게임매장에 들렀을때 눈에 띈 것은 다름아닌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더 게임들인데 과연 어떤 게임들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1) 파칭코 계열 게임들
마작이 한국에서 고스톱과 같은 전 국민적 오락이라면 파칭코 역시 일본의 대표적인 놀이문화라고 할 수 있다. 그 파칭코 계열의 게임들이 무수하게 발매되는 곳이 바로 일본이다. 물론 게임 원리는 다양하지만 그 내용은 천차만별. 내용이라고 해도 게임의 그림이 다를 뿐 하는 방식은 모두 같다. 즉 그림 모양이 꽃인지, 물고기인지, 아니면 미소녀인지에 따른 차이가 있을 뿐이다.

▶저 게임들이 전부 파칭코 게임들이다

2) 다양한 미소녀 게임들
논외로 한다고 하지만 너무나 많은 미소녀 관련 게임이 등장해 어쩔 수 없이 잠깐 언급만 하겠다. 원래 PS2는 전 연령게임만을 발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SCEK 등에서 PS2를 소개할 때 ‘온가족의 게임기‘를 강조하는 것도 그 이유중 하나다. 따라서 미소녀 게임이 등장하는데 약간의 칼질이 있는 것은 어느정도 당연하다(설마 일본이라고 칼질 안한다고 생각한 게이머가 있다면 틀린 생각이다).

▶이름도 못 들어본 미소녀 게임들이 수두룩

미소녀 게임의 원작은 대부분 PC로 발매되었고 당연하다시피 18금 게임들이다. 설마 온가족의 게임기에서 성인물을 즐기기를 바라는 소니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게임들은 모두 순수한 연애를 가상체험할 수 있도록 전연령화 되어 등장했다. 그 대표적이 게임들이 바로 ‘카나리아’, ‘피아캐롯’ 시리즈 등 이미 PC로 익히 즐겨본 게임들이다. 물론 표지는 야시시한 것도 있지만 내용은 전혀 아니다.

3) 본격 성인게임을 지향한다
그렇다고 PS2가 성인을 위한 타이틀이 없는 것은 아니다. 18금이라고까지는 안하겠지만(물론 국내에 들어오면 18금이 되겠지만) 다양한 성인취향의 게임들도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성인용 애니메이션과 화보집으로 국내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G-TASTE'라는 게임이 PS2로 등장한 것을 눈으로 목격했다.

이... 이것은!!!

한정판 특전으로 피규어가 동봉되어있는 것은 PS2가 온가족의 게임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기자에게 약간의 쇼크로 다가왔다. 게임은 마작게임으로 승리하면 캐릭터가 등장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D3퍼블리셔의 ’러브 마작‘과 같은 계열이라고 할 수 있다.

▶정말 판매 되고 있었다니...

그러나 마작과 같이 승부에서 이겼을 때만 눈요기 되는 게임이 아닌 본격 눈요기 타이틀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바로 본격 그라비아 시리즈가 등장한 것이다. 4명의 그라비아 모델을 등장시켜 DVD한장에 이들의 모든 것을 담아 PS2로 감상할 수 있게 타이틀화 한 것으로 역시 다양한 취향(?)을 맞추기 위해 4명의 모델은 각기 개성적인 모델을 선발했다.

에이~ 설마 합성 사진이겠지?

게임 방식은 단순한 포토 데이터를 수록했을 뿐이다. 게임(?) 제목은 ‘모션 그라비아’로 하이비전 이상의 화질을 재현한 디지털 사진집이며 PS2 컨트롤러를 이용해 원하는 각도에서 줌업이 가능하다. 그 외 원하는 장면만을 모아 반복재생도 가능한 것은 물론이다.

▶정말로 판매 중이다

DVD한장에 이들의 얼마나 많은 자료가 들어 있을까? 무려 통상 사진집 1000권에 해당하는 데이터가 들어있다. 특히 특전 영상이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로 이 타이틀을 발매한 개발사는 다름아닌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이다. 따라서 소니 프린터에 대응해 포토 데이터를 출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때 일본에서는 ‘X박스에 DOAX가 있다면 PS2에는 이 타이틀이 있다’라는 농담도 유행했다고 한다.

4) 게임은 아니지만 부러웠던 다양한 게임관련 서적
한국에는 게임매장에 게임 관련 서적이 거의 없다. ‘패미통PS2’ 같은 게임 잡지외 약간의 공략 단행본만 있을 뿐이며 그 수도 한손으로 꼽을 정도다. 하지만 일본은 게임왕국 답게 수많은 게임잡지와 관련 서적이 매장 한쪽에 자리를 잡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볼 수 있는 X박스 관련 전문잡지는 '패미통 XBOX' 뿐이지만 3기종을 다 포함하고 있는 잡지와 PS2 전문 잡지, 각종 게임 공략본 등을 합치면 그 수는 엄청나다.

▶정말 부러웠던 책의 종류

특히 하나의 게임을 120% 분석한 서적이 유명 타이틀에 대해서는 대부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게임 화면을 이용한 화보집까지 등장할 정도다. 그중 하나가 307가지의 수영복이 등장해 한때 일본에서도 X박스 붐을 일으켰던 DOAX 수영복 화보집 ‘BEST SHOT'이다.

안사고는 못배길...

5) 게임인가 일반 DVD인가!
게임인 듯 하면서 게임이 아닌 소프트도 상당수 있다. 바로 온가족이 누구나 PS2를 활용할 수 있게 만든 타이틀들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꼭 종이로 된 종이사전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발상을 전환하면 게임기도 사전으로 이용할 수 있다. 바로 일본어대사전을 보면 알 수 있다. 만약 일어사전에도 안나오는 신조어를 알고 싶다면? 그럴때는 현대용어 기초지식이라는 PS2 타이틀을 구입하면 된다. 물론 일본에서...

▶PS2용 일본어 대사전

▶현대용어 사전

일본어 대사전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이 지긋하게 먹으신 중년이나 영화 매니아라면 과거의 미국영화 등에 대해서 다양한 정보를 알고 싶을 것이다. 그런 이들을 위한 서양영화 대전집도 PS2 타이틀로 나와 있다. 미국 영화를 보고난 뒤 미국을 횡단하고 싶은 충동이 생길때는 어떤 게임을 플레이 하면 좋을까? 그럴 때는 ‘미국횡단 울트라 퀴즈’라는 게임을 PS2에 넣으면 된다.

▶영화팬을 위한 영화 사전

▶아메리카 횡단 게임이라는 것은...

과연 이 게임들이 한국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인가?
위에 소개한 게임은 일본에서는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게임들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날은 올까라면 조금은 부정적이다. 다만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국내 게임 개발사들이 다양한 게임을 제작해 활로를 모색해 보면 어떨까 라는 것이다.

심플 시리즈를 통해 싼가격, 풍부한 소재를 통한 게임의 개발은 ‘성공할 수 있다’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수많은 파칭코 게임과 마작게임을 통해 한국에 맞는 보드게임을 개발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도 부루마블을 찾는 사람은 많지만 제대로 된 PS2용이나 PC용으로 부루마블은 등장하지 않았다.

대작을 만들기보다 한정된 자금을 가지고 누구나 손쉽게 또는 특정한 대상만을 노리고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오히려 파이를 키우자는 말에 어울리는 것이 아닌가 한다. 똑같은 파이를 키워봤자 먹는 사람은 질릴 뿐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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