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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마스터 K의 RPG연구실: 중세의 무기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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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으로 알아보는 RPG 검술 강좌 (2) 투핸드 소드 스타일
안녕하세요. RPG마스터 K입니다. 이것저것 RPG에 대한 잡다한 이야기를 맘대로 늘어놓는 RPG마스터 K의 RPG연구실입니다. 지난 호부터 중세의 무기를 과연 실전에서 어떻게 사용했을까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이번 RPG연구실에서는 지난 번 연재에 이어 칼을 양손을 이용해 다루는 법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착각하지 말아야 할 점은 이번에 다루는 것은 트루 투 핸더(True Two Hander), 즉 정통 투핸디드 소드(Two-Handed Sword)가 아닌 검을 양손을 이용해 다루는 방법이란 점입니다.

(타이틀 음악)

K: 안녕하세요, 독자여러분(꾸벅). 이번 달의 ‘실전으로 알아보는 검술 강좌’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클레이모어와 같은 검을 양손으로 다루는 법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오늘도 도움 말씀에는 중세 무기의 살아있는 사전, 웨폰마스터 M씨가 수고해주시겠습니다.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다)

K: 어? 방금 전까지 있었는데…? 어디가셨지? 지난번처럼 분명히 어딘가 숨어서 날 노리고 있을 거야…(두리번두리번) 음? 앞에도 없고 뒤에도 없고…. 위에도 없는데….

M: 우랴!!!!!!!!

투핸드 소드를 든 M이 갑자기 K의 앞에 나타나 K가 서있던 단상을 내리쳤다. 단상은 두부를 자르듯 깨끗하게 두조각으로 갈라지고 말았다.

K: 헉!
M: 나를 찾았나?
K: 으… M씨. 지난 번에 이어 과격한 등장이로군요.
M: 아무래도 이번에 소개하는 검술은 진정한 검사들의 혼이 담긴 투핸드 소드 스타일 아닌가. 그래서 등장도 박력있게 해봤지.
K: 제발…. 저 요즘 약 먹고 있단 말입니다(아직도 가슴이 벌렁벌렁하네-_-).

1. 투핸드 소드의 개요
K: 이번엔 예고하신대로 투핸드 소드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는데요, 일단 투핸드 소드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주시죠.

M: 주의해야 할 점은 투핸드 소드와 투핸디드 소드를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일세. 이번에 소개하는 ‘투핸드 소드 스타일’은 롱소드 정도의 검을 양손을 이용해 사용하는 방법일세. 보통 알고 있는 ‘투핸디드 소드(Two-Handed Sword)’나 ‘쯔바이핸더(Zweihander)'처럼 양손 전용의 검을 사용하는 방법은 아니라네.
K: 아, 그렇다면 ‘바스타드 소드’처럼 양손과 한손을 번갈아 가며 사용할 수 있는 검에 대한 이야기로군요? M: 그렇다네. 이렇게실드 없이 싸우는 방식은 군대같은 곳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것이었지.
K: 왜 그렇습니까?
M: 소드 & 실드 스타일보다 익히기 어려웠고 그만큼 병사의 기량이 높아야 했기 때문이지. 숙련된 검사만이 투핸드 소드 스타일을 쓸 수 있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중세 말에는 이 투핸드 소드가 많이 쓰이게 되었네. 중장을 한 중세 말기의 병사와 기사들을 한손의 힘만으로는 적을 쓰러뜨리기 어려웠기 때문이지.

K: 음… 그렇다면 갑옷이 발달함에 따라 투핸드 소드 스타일이 많이 쓰이게 되었단 말인가요?

M: 정확한 지적이네. 한 손 만으로는 갑옷을 입은 상대에게 효과적인 타격을 주지 못했지. 그래서 부족한 파괴력을 보충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던 것이지.

M에게 알아봅시다: 투핸드 소드의 종류

앞서 말한 것처럼 한손과 양손을 때에 따라 변환해가며 사용하는 검에는 1200~1350년 경의 롱소드(Long Sword), 워소드(War Sword), 그레이트소드(Great Sword), 1300~1400년 경의 스패던(Spadone), 비덴핸더(Bidenhander), 1400~1500년 경의 바스타드 소드(Bastard Sword) 등이 있다(물론 클레이모어나 쯔바이핸더 같은 양손 전용의 검이 있긴 하지만 이런 검들은 트루 투 핸더(True Two Hander)라고 해서 르네상스 시대의 검이므로 예외로 둔다. 이들은 위에 나열한 검들보다 더 무겁고 더 느린 무기들이다). 이런 검들은 칼날의 길이와 날카로움, 손잡이의 형태 등이 모두 달랐지만, 사용방법은 대단히 유사했다.

2. 투핸드 소드를 잡는 방법
K: 그렇다면 소드 & 실드 스타일과 비교했을 때 실드의 방어력을 희생하고 얻는 장점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M: 실드에 비해 방어력이 떨어질지는 몰라도 양손으로 한 자루의 검을 사용하는 것은 공격과 방어 모두에 균형잡힌 사용법이라네. 한손으로 사용하는 것에 비하여 더 강한 공격을 할 수 있으며 손잡이에 지렛대의 원리가 작용되므로 더 빠르고 정교하게 검을 휘두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특히 롱소드처럼 가벼운 검을 양손으로 사용할 경우 다채로운 공격으로 상대방을 혼란시킬 수 있으며, 언제든지 오른손만으로 검을 쥐고 왼손으로 상대방을 잡아당김으로서 전투를 유리하게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 자, 이제 실습으로 들어가 볼까?

K: 실습!
M: 왜? 싫은가?
K: 아아… 아닙니다(지난달에 소드 & 실드 연습하다 전치 4주의 부상을 입고 겨우 퇴원했건만…). 그럼 설명해주시죠.
M: 일단 내 자세를 잘 보고 따라해보게. 이렇게 검을 들고 선 기본자세는 현대 검도의 중단세와 비슷하지만 자세가 전체적으로 좀 더 느슨하다고 보면 정확할 걸세. 대신 검도와는 검을 쥐는 방법이 다르다네. 검도는 검을 쥘 때 오른손과 왼손이 주먹 하나 정도 떨어진 상태로 잡지. 하지만 서양의 투핸드 소드 스타일은 이렇게 양손을 딱 붙여 잡는다네.
K: 음, 비슷한 검을 쓰는데도 차이가 크네요.
M: 또 검도와 다른 점이 있지. 검도에서 검을 휘두를 때의 중심은 왼손이 되며 오른손으로는 이를 컨트롤하는 식이지. 하지만 서양검술에서 중심점은 양손이 맞닿는 곳이 된다네. 또 찌르기를 할 때는 왼손을 뒤로 빼 폼멜을 감싸 쥐고 체중을 실어 찌르지. 검을 잡은 자세 그대로 찌르는 검도와 다른 점이지.

3. 투핸드 소드 스타일 자세 잡기
M: 저번에 말했던 소드 & 실드 스타일의 3가지 자세를 기억하나?
K: 높이 쳐드는 하이(High), 중간 쯤 드는 미들(Middle), 그리고 검을 든 손을 뒤로 젖혀 잡는 백(Back) 스타일이 있었죠.
M: 후후… 역시 맞으면서 배운거라 확실하게 기억하는군.
K: …-ㅅ-
M: 이번엔 좀 더 자세가 많다네. 일단 기본적인 자세는 5가지, 좀더 세분화 하면 14가지 자세가 있지만 14가지 자세에 대해 모두 다루려면 시간이 없으니 기본적인 5가지 자세만을 다루도록 하겠네. 소드 & 실드 스타일과 마찬가지로 이 모든 자세들은 서로 연계되어 움직인다는 것을 기억하도록(주: 남코의 소울칼리버(Soul Caliber)에 등장하는 나이트메어와 지크프리드를 연상하면 쉬울 것이다).

투핸드 소드 스타일의 기본적 5가지 자세

하이 가드(High Guard)
하이가드는 공격에 유리한 자세이다. 높은 위치에서 아래로 내려베는 공격에 적합하지만, 찌르기 공격에 상당히 취약하다. 백가드, 미들가드, 행잉가드로 연결된다.

미들 가드(Middle Guard)
미들 가드는 모든 자세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찌르기 공격에 적합한 자세이며 공격과 방어 모두에 적합하다. 다른 자세로 전환이 자유롭다.

로우 가드(Low Guard)
로우 가드는 중세검술에서는 다른 자세로 옮겨가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하이가드 자세에서 내려베기를 하면 자연스럽게 로우 가드가 된다. 방어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와 대치하는 상황에서의 자세로는 잘 쓰이지 않는다. 미들가드, 행잉가드, 백가드로 연결된다.

백 가드(Back Guard)
백 가드 자세는 주로 카운터 어택에 사용되는 자세이다. 검을 뒤로 빼고 있으므로 방어에 취약하지만, 상대의 사각을 공격하기 적합하다. 로우 가드, 하이 가드로 연결된다.

행잉 가드(Hanging Guard)
행잉 가드는 하이 가드에 대항하는 자세로, 내려베기 공격을 방어한 후 반격하기에 가장 적합하다. 하이 가드와 로우 가드로 연결된다.

4. 투핸드 소드 스타일: 실전편
M: 자! 이제 기다리고 기다리던 실전편이 왔다네!
K: 으악!!!!!! (허둥지둥 도망간다)
M: 어딜!(품속에서 낫이 달린 쇠사슬을 꺼네 던져 도망가는 K를 잡는다)
K: 으흑… 한번만 살려주세요. ㅠ.ㅠ
M: 말로만 아무리 들으면 뭐하나! 실전을 해봐야 몸에 숙달되지 않겠는가?
K: 흑… 독자분들을 위해 제 한몸 희생하지요(-_-). 뭐. 그럼 뭐부터 시작할까요?
M: 투핸드 소드 스타일은 상당히 다양한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복잡하다네. 한정된 지면에서는 여러 가지 무기와 싸우는 방법을 다루지 못하기 때문에 안타깝군. 이번엔 기본적으로 투핸드 소드 대 투핸드 소드로 싸울 경우에 대해 알아보겠네. 자, 자세를 잡고!

K: 네 ㅠ.ㅠ
M: 양측 모두 투핸드 소드 스타일로 싸우는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거리를 조절하는 것, 그리고 카운터어택이지. 이렇게 자세를 변환하며 움직이고 끊임없이 다리를 움직여 공격에 적당한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네. 이 상태에서 공격에 가장 적합한 거리는 바로 검 끝이 상대에게 아슬아슬하게 닿을 만한 거리라네. 이 거리에서는 상대가 선제공격을 해 올 경우 쉽게 공격권을 벗어날 수 있는 반면, 스스로 선제공격을 할 때 거리를 빠르게 좁혀들어갈 수도 있는 것이 장점이지.

K: 역시 어떤 싸움에서든 거리 조절이 가장 중요하군요.

M: 그렇다네. 격투게임에 익숙한 독자라면 거리 조절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걸세. 하지만 현실의 전투는 격투게임처럼 2차원 공간에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네. 뒤로 피하는 것은 결국 상대방이 공격해 오기 전과 같은 거리가 될 뿐이므로 공격을 피할 때는 되도록 좌우로 이동하면서 피하도록 해야하지. 그럼 투핸드 소드 스타일의 실전 활용법을 좀 더 본격적으로 알아보세.

투핸드 소드 스타일 VS 투핸드 소드 스타일

1. 카운터어택
카운터어택이란 상대의 공격을 방어하거나 피한 다음 공격하는 것을 말한다. 공격과 방어를 모두 검 한자루로 해야 한다는 것은, 바꾸어 말하면 방어만을 계속 하면 공격할 수가 없다는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격과 방어는 언제나 같은 순간에 행해진다.

카운터어택의 가장 기본적인 예는 상대가 공격하는 순간, 혹은 공격한 직후에 손을 공격하는 것이다. 대단히 방어하기 어려운 공격이면서도 그 효과는 대단해서, 이 반격이 성공하면 승부는 끝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느린 상대방이나 팔을 앞으로 많이 내민 상대에게 유효하다. 또 다른 기본적인 카운터어택은 상대방이 공격해 올 때 몸을 돌려 공격을 피하면서 동시에 공격하는 것이다. 단순한 내려베기에 대응하는 방법이며, 상대방의 검의 궤적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방어와 동시에 공격하는 카운터 어택의 대표적인 예는 상대의 공격을 방어하자마자 그대로 상대방을 찌르는 것이다. 상대방의 찌르기를 옆으로 피하며 상대의 팔을 공격하는 것도 간단하지만 위력적인 반격이다.

상대방의 공격을 옆으로 쳐 내며 검을 한바퀴 돌려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은 대단히 화려하면서도 좋은 공격이다. 숙련된 검사들은 상대방의 카운터어택을 방어하며 다시 카운터어택을 시도하기도 한다(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지 않은가! 그게 괜히 도는게 아니다-_-). 이런 테크닉은 오랜 기간 검술을 연습해야 익숙해 질 수 있다.

2. 페인팅
소드 & 실드 스타일의 스타일과 마찬가지로 투핸드 소드 스타일에서도 페인팅(Fainting), 즉 눈속임은 기본이다. 지난달에 설명했던 상단으로 위장한 하단 공격, 하단으로 위장한 상단공격 등이 대표적이다.

3. 근접전투의 노하우
긴 칼을 가지고 싸우는 것인 만큼, 투핸드 소드 스타일간의 싸움의 승패는 서로 몸이 딱 붙을 정도로 가까워진 상태에서의 공방에서 갈리기도 한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는 검을 제대로 못 휘두르기 때문에 크로스 가드(Cross Guard)와 폼멜(Pommel)을 이용한 전투방법도 효과적이다. 서양검이 동양검보다 크로스 가드, 폼멜이 대형화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일단은 크로스가드나 폼멜로 상대의 얼굴을 가격하는 것이 기본적인 근접 전투법이다. 특히, 한 손으로 상대의 무기를 쥐어 상대방의 행동을 방해하는 것은 대단히 효과가 좋은 방법이다. 한 손으로 상대의 손을 붙잡아 눌러 검을 못 휘두르게 함과 동시에 방어를 풀고 다른 손에 든 검의 폼멜이나 가드로 상대의 안면을 가격한다.

또 다른 테크닉으로는 주먹을 이용한 가격법이 있다. 일단 검으로 공격해서 방어하게 만든 다음 재빨리 검을 쥐고 있던 한쪽 손을 빼서 주먹으로 상대의 얼굴을 가격한다. 이 때, 상대방의 검을 밀어내거나 검끼리 엮어 상대방이 칼날을 빼내거나 주먹을 피할 여유를 주지 않으면 더욱 효과적이다.

이때 건틀릿(Gauntlet)을 끼고 있다면 좀 더 변칙적인 여러 동작들이 가능하다. 건틀릿을 끼고 있다면 상대방의 칼날을 잡아도 손을 다치지 않는다. 기회를 봐서 상대의 칼날을 잡을 수 있다면 전투를 상당히 유리하게 진행할 수 있다.

근접 전투시에는 칼을 이용해 방어를 하기 힘들다고 생각되지만, 건틀릿을 끼고 있을 땐 칼날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또 새로운 방어법이 있다. 바로 검의 양 끝을 쥐고 칼날의 가운데로 방어하는 것이다. 이렇게 방어한 후에는 검을 그대로 휘둘러 폼멜로 후려치거나 칼끝으로 찌를 수 있다.

발차기 역시 근접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발은 주로 상대의 샅, 무릎, 배를 찬다. 발은 칼보다 조금 빠르며, 검을 휘두름과 동시에 발로 참으로서 상대의 방어를 교란할 수도 있다. 주의할 점은, 상대방은 당신의 칼을 방어하는 것보다 발을 방어하는 것을 좋아할 것이라는 것이다. 숙련된 검사를 상대로 섣불리 차기를 시도했다가는 당신의 발을 잃게 될 것이다.

K: 음, 지난달보다 상당히 어렵군요. 역시 숙련을 요하는 무기라서 그렇겠죠?
M: 물론이지. 특히 근접전투시에는 변칙을 요하는 경우가 많지. 투핸드 소드 스타일의 전투는 검도와 같은 정신수련이나 그런 것이 아닌 진짜 목숨을 건 실전일세. 어떤 상황에서도 창의적인 전투법을 연구해내야 하지 않겠나.

K: 그나저나 아이고오… 살살 좀 때리세요.
M: 음, 아펐나?
K: 지난 달 맞은 것 때문에 어제 퇴원했다구요!
M: 후후…. 그걸 가지고 뭘 그러나.
K: -_-+ 그럼 한번 맞아보실까요? (검을 하이 가드 자세로 든다)
M: 아…하…하…. 독자 여러분. 그럼 다음 달에 뵙죠!

(M은 말을 끝내자마자 부리나케 K를 피해 도망친다)
K: 거기 서라!!!!!!!!!!!!
M: 서면 때릴 꺼잖아?

-다음달에는 투핸드 소드 스타일로 다른 무기를 상대하는 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RPG마스터 K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TRPG, CRPG, MMORPG 등 RPG를 하다가 생기는 모든 궁금증… RPG마스터 K에게 물어보세요! 이건 왜 그럴까? 이것은 무엇부터 유래된 것일까? 같은 원론적인 질문에 대해 특히 환영합니다(단, 특정 RPG의 해법에 대한 질문은 받지 않습니다. RPG마스터 K라고 모든 RPG를 다 해본 것은 아니니까요 ^^;)

Q. 플레이할 때 실감이 나지 않아요!
제가 친구들과 TRPG를 할 때 마스터를 맡고 있는데요, 그게 도저히 실감이 안나요. 제가 주변의 모습을 설명한다든가, 전투 시에 뭐 데미지를 입었다. 그런 등의 말을 하면 플레이 하는 사람들은 시시하다, 딱딱하다, 재미없다 같은 말을 합니다. 한마디로 플레이하는 분위기가 조성이 안되요.  

그렇다고 제가 목소리를 바꿔서 “난 오크닷! 돈 주면 보내주지!” 뭐 이런 식으로 계속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모든 마스터들의 골칫거리라고 생각을 합니다만 대체 어떻게 해야 플레이어들이 지루하지 않고, 또 정말 재미있게 TRPG를 즐길 수 있게 되는거죠?

저는 D&D 북의 마스터 북 부분을 그대로 읽어가면서 하거든요. 글로 보면 참 재미있는데, 막상 저나 다른 사람이 읽으면서 해주면 너무 재미없어요. 그러니 마스터가 지켜야 할 수칙이라든가, 해야 할 것들 좀 자세히 설명 해주세요. 또 어떻게 하면 TR을 더욱 실감나며 3~4시간이 후딱(-_-) 가 버릴 정도로 진행을 잘 할 수 있는지도 알려주시구요…. 제발~!!

-저에게 다시 메일을 보내주세요. 주소가 없어요~ 그래야 상품을 드리죠 ^^;

A. RPG마스터 K의 답변
참 어려운 질문을 하셨습니다. 말씀하셨듯이 시나리오에 맞는 분위기를 창출해내는 것은 대부분의 마스터들이 닥치게 되는 어려움이죠. 이 부분은 RPG 동호회 같은 곳에서 먼저 그러운 어려움을 겪었고, 그를 극복한 현명한 마스터분들에게 묻는 것이 더 빠를 것입니다. 이 좁은 지면상으로 설명하기도 힘들구요.

여기서 제가 생각하는, 그리고 다른 마스터들이 생각하는 마스터링(Mastering)을 잘하기 위한 요소를 간단히 나열해보도록 하지요.

1. 연기를 부끄러워 하지마세요. 독자님이 연기를 하는 것을 플레이어들이 재미없다고 하면 그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재미없다는 것이 아니라 연기의 내용이 재미없다는 것일 수도 있죠.

멋진 연극배우가 앞에서 연기를 하는 것이 왜 재미없겠습니까? 뻔한 말보다는 자신이 그 캐릭터의 성격이 어떤지를 생각하고 연기를 해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 독자님이 예를 들으셨던 오크의 경우, 오크의 지능과 지혜는 각각 9와 8입니다. 9와 8이면 각각 지능과 지혜 체크에서 페널티를 받는 상태죠. 언어 기능에 약간 문제가 있으며 머리를 굴리는 것에도 좀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이렇다면 말도 어눌하게 해야 정상이겠죠? ‘나 오크, 돈 내꺼!’ 뭐 이런 대사는 어떨까요?

단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꼭 연기를 해야 TRPG라고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TRPG를 즐기는 사람들 모두가 연극배우가 아닌 이상 어설픈 연기는 용납될 수 있는 것입니다. 감정을 살려서 자신의 캐릭터 대사를 할 수 있다면 몰라도 안 그렇고 자신이 없다면 이런 연기 부분은 생략하고 플레이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2. 모험의 상황을 묘사할 때에는 그 ‘느낌’을 살릴 수 있도록 하세요. 예를 들어서 “방안에는 책상이 하나, 책장이 하나, 의자가 하나 있어요. 그리고 책장 안에는 물약이 하나 놓여져 있어요.”라고 하는 것과 “방 안에는 책상과 의자, 책장이 놓여져 있어서 서재로라도 쓰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구들은 전부 조금은 오래되어  보이고, 책상 위에 는 종이 쪼가리 들이, 책장 안에는 물약병이 몇 개 놓여져 있습니다.” 이렇게 묘사하는 것을 비교해봅시다. 묘사를 할 때에는 1)캐릭터들에게 전달해야 할 내용 - 증거나 힌트의 위치, 중요한 물품의 위치 등 - 과 함께 2)분위기 창출을 위한 내용 + 증거를 눈에 안 띄도록 가려주는 역할의 내용이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 문장에는 이 두가지 내용이 적절히 섞여있죠. 물론 플레이를 하는 도중 모든 묘사를 이렇게 하다가는 마스터가 먼저 지쳐버릴 겁니다. 그냥 간단하게 설명만 하는 정도의 묘사도 하고, 자세한 묘사도 적절히 섞어나가며 플레이를 이끌어주세요.

간단하게 두가지만 알아보았는데요, 말로는 쉽게 설명했지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플레이어들이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에는 플레이어의 상상력 부족일 수도 있지만 마스터의 연구 부족일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가지 소설을 많이 읽으시면서 묘사하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액션영화를 보고 전투 장면을 어떻게 묘사해야할지 연구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마스터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플레이어보다 몇배의 노력이 들어가야 멋진 마스터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일단은 이정도로 답변을 마쳤습니다만, 앞으로 여러 독자분들이 이런 마스터링에 대해 관심을 가지신다면 이를 주제로 RPG연구실을 꾸며보도록 하겠습니다.

<글: 이종우 기자 Kazer@powerzine.com, 심수민 jeyerd@hitel.net>
<감수: 심수민 jeyerd@hi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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