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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작게임: ~초형귀~ 땀냄새 나는 보디빌더들의 근육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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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에서 3월 11일부터 `괴게임을 찾아라` 연재를 시작합니다.
이번 연재는 그동안 국내 게이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PC패키지게임과 비디오게임 중 파격적인 소재로 인해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게임들을 집중조명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총 20회에 걸쳐 주요 괴게임을 소개할 예정이니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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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과 비교하면 요즘의 국내 게임 환경은 하늘과 땅, 아니 천국과 지옥으로 표현될 만큼 좋아졌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봇물을 이룰 때면 날짜별로 발매되는 대작 게임만 골라 즐기기만도 벅차니 말이다. 하지만 국내에 발매되는 게임은 대부분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거나 인지도가 충분히 높은, 소위 검증받은 타이틀 뿐 이다. 하지만 게임의 본고장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이런 메이저급 타이틀의 수십 수백 배에 달하는 B급 게임들이 소리 소문 없이 발매되고 있다. 이러한 게임들 중에서는 대작 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참신함으로 무장한 타이틀도 발견할 수 있는 반면 도저히 돈을 받고 파는 게임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졸작들이 뒤섞여 있다.

그런 B급 게임들 가운데는 게임성이나 그래픽, 사운드 등에서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이른바 괴(怪)게임이 존재한다. 이런 괴게임들은 단순한 졸작게임들과 달리 일반인들은 범접할 수 없는 오오라를 풍기며 게임 매니아들을 열광시키곤 한다.

괴게임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슈팅 데스크림존(Death Crimson)의 경우 이를 추앙한 나머지 데스사마(さま: 일본어로 ‘님’이라는 뜻)라고 부르며 게임에 등장하는 대사 하나하나를 외우고 있는 매니아들도 다수 존재한다(물론 반쯤은 재미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ㅁ-;).

▶이것이 괴게임의 대명사이자 데스사마라고까지 불리우는 데스크림존 시리즈
발매될 때마다 구입행렬로 인산인해를 이룬다는데.. (뻥)
데스크림존 매니아들은 스스로를 크림조너라고 부른다
왼쪽부터 새턴용, 드림캐스트용, 플레이스테이션 2용 데스 시리즈

▶데스크림존의 게임 스크린샷. 스크린샷만 봐선 멀쩡하게 생겼다!

숨겨진 괴게임을 찾아서 첫 번째 시간에 소개할 게임은 괴게임의 대표작이자 나름대로 유명한(?) 타이틀인 초형귀(超兄貴:초아니키)시리즈로 시작할까 한다.

 

초형귀!!

 

이름만 들어도 범상치 않은 느낌이 전해져 온다. 근육질의 사내들이 흘리는 땀 냄새가 풍겨오는 것 같지 않은가? 사실 초형귀는 상당히 유서 깊은 게임 시리즈다. 92년 12월 25일(무려 크리스마스!) PC엔진으로 처음 발매되어 다양한 플렛폼을 거치며 지난 2003년 10월엔 PS2로도 시리즈의 최신작이 발매되었다.

▶여기까지 땀냄새가 풍기는 것 같다

초형귀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역시 우주 최고의 보디빌더 아돈(Adon)과 삼손(Samson)의 아름다운 육체미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 최초의 본격 보디빌더 육체미 게임을 표방한 초형귀는 이후 다양한 플렛폼으로 꾸준히 발매된다. 여기서 잠깐 이제까지의 초형귀 시리즈를 살펴보도록 하자.

역대 초형귀 시리즈

초형귀

92년 12월 25일 발매(무려 크리스마스)

아니키 슈팅

 PC엔진

애(愛)초형귀

95년 2월 24일 발매

육체미 횡스크롤 슈팅

 PC엔진

초형귀 폭렬난투편

95년 9월 22일 발매

공중부유 육체미 대전격투

슈퍼패미컴

초형귀 궁극무적은하최강남

95년 12월 29일 발매

실사 은하최강 슈팅

플레이스테이션

초형귀 궁극-남자의 역습

96년 3월 29일 발매

실사 우정슈팅

세가새턴

초형귀 남자의 혼찰

2000년 2월 10일 발매

카드배틀 RPG

원더스완

이토록 유서 깊은 게임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게임에 근육남들이 많이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변태게임 취급을 받는 건 조금 부당한 평가가 아닐까!

초형귀 시리즈의 제작사 메사이어는 랑그릿사 등 SRPG와 중장기병 발켄으로 유명하지만 초형귀 시리즈를 만들기 전까지는 슈팅게임의 명가로 더 유명했다. MSX용의 안드로기네아스, 메가드라이브의 지노그는 당시 손꼽히는 명작 슈팅게임 중 하나였으며, 두 게임 모두 근육질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초형귀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슈팅게임의 명가 메사이어가 만든 역작 초형귀 시리즈는 탄탄한 스토리(뜨끔)와 재치 있는 캐릭터 디자인으로 많은 게이머들의 환영을 받았지만, 이후 어찌된 일인지 메사이어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결국 96년 세가새턴으로 발매한 초형귀 -남자의 역습을 끝으로 메사이어는 슈팅게임 쪽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야 만다(어째서!!).

 

▶초형귀의 제작사 메사이어는 어찌된 일인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사진은 랑그릿사의 후속편에 해당하는 그로우 랜서

초형귀 시리즈의 최신작 성스러운 단백질 전설은 GLOBAL.A라는 의문의 제작사가 개발한 시리즈 7년만의 부활선언 신호탄이다.

▶마침내 발매된 시리즈의 최신작! 초형귀 ~성스러운 단백질 전설~

~배경 스토리~

이것은 전 우주의 보디빌더 사이에 전해져 오는 궁극의 단백질에 관한 전설이다.

열 종류의 트레이닝을 이겨내라.
그 자는 궁극의 몸을 손에 넣게 되리라.

은하계의 보디빌더 사이에서는 전설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단백질이 있다.

열 종류의 트레이닝을 이겨낸 선현의 성지에 있다고 하는 단백질.

그 단백질을 얻는 자는 궁극의 몸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한다.

도대체 그것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정말로 존재하는 것인가?

열 종류의 트레이닝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여러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가 사라져 간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남자들은 그 수수께끼를 푸는 것보다도

자신들의 몸을 단련하는 것에 열중하여 전설의 단백질의 존재는

흘러내린 땀의 수만큼이나 기억의 저편으로 잊혀져 버리고 말았다.

사람의 눈에 띄지 않게 숨겨진 존재, 전설의 단백질.

그리고 지금 망각의 저편에 있던 그것이 새롭게 전설로 나타나려 하고 있다.

언제나처럼 육체를 단련하여 기쁨을 느끼는 아돈과 삼손 형제. 그날도 여느 때처럼 트레이닝에 열중하고 있었다. 문득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땀을 닦고 나가본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은 사람이 아닌 단백질이었다.

 

 

▶언제나처럼 트레이닝에 열중하고 있는 아돈과 삼손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전설의 단백질이라고 합니다.”

갑작스런 방문객이었지만 아돈과 삼손 형제의 친절한 응대로 그들은 금새 친숙해졌고, 이 전설의 단백질은 포츠리라는 애칭도 갖게 된다.

▶그들은 쉽게 친해졌다…

“나는 얻은 자를 궁극의 육체로 만드는 전설의 단백질입니다. 지난 수 억 년간 열 종류의 트레이닝 중 가장 중요한 요소인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보디빌더를 기다려 왔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트레이닝의 존재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던 것입니다. 거의 포기하고 있던 저였지만 얼마 전 무척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보디빌더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자, 아름다운 빌더들이여 부디 저를 취해 궁극의 육체를 가지세요.”

그러나 두 사람은 이를 거절했다. 자신들이 단련해 온 그 과정이 있기에 비로소 육체는 보다 아름답게 빛나는 것이라고 말하며….

 

 

▶몸도 몸이지만 아름다운 마음씨의 소유자들. 아돈과 삼손

두 사람의 숭고한 정신에 감동한 단백질은 오히려 떠나지 않고 그들이 자신을 취하게 될 때까지 함께 있기로 결심하게 된다.

단백질의 존재는 어느 새 은하계로 퍼지고, 단 두 시간 사이에 수억 인의 보디빌더들이 습격해왔다. 그들을 간단하게 물리칠 수 있었던 두 형제였지만 이대로 간다면 빌더들이 갈 길을 잃어버린다고 느낀 두 사람은 단백질을 원래의 장소로 되돌려 놓기로 한다. 이렇게 여행을 시작하는 두 사람의 앞날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10종류의 트레이닝을 돌파하여 전설의 단백질을 원래 있던 곳으로….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아름다운 마음의 보디빌더 아돈과 삼손. 참으로 멋진 스토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인간적인 스토리의 슈팅게임을 본 적이 있는가? 남자라면 가슴으로 이해할 것이다.

게임 자체는 평범한 슈팅게임이다. 슈팅이라는 장르 자체가 희귀한 현 시점에선 장르만으로도 결코 평범하다고 볼 수 없지만, 게임의 외형적인 모습과는 달리 시스템은 철저히 정도(正道)를 걷고 있다. 다만 플레이스테이션 2의 성능을 철저히 살리려다가 완전 실패한 괴스러운 3D 그래픽 수준은 조금 아쉽다. 차라리 전작처럼 완전 실사로 제작하는 편이 나았을 것 같은데…

여기서 잠깐 이 게임을 플레이 해본 게이머들의 감상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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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바에서 체험플레이해볼 때는 훗날 설마 사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습죠.
아아… 별로 이런 취향은 아닌데, 슈팅게임이 절실히 하고 싶었던 겁니다.

훅 훅 훅 훅 !  아니키이이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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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그릿사 시리즈를만든 메사이어..훌륭한 제작사라고 생각했다

어느날 새턴…에…역겨운…표지를한…겜이 나타났다….
난 메사이어란 제작사만 보고 먼가 있겠지…하고 했는디….
오~x~냄새나게 생긴 울퉁불퉁 근육맨들이 날라다니며 엽기쇼를 하는디….

빤쭈는 상당히 타이트했고….
다시 생각하니 쏠린다….

새턴을 발로 찼지만…꽤 튼튼한지…이상이 없었다….

▶문제의 소프트로 추정되는 새턴용 초형귀 ~궁극무적 은하최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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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친구한테 새턴을 사고 루나 하다가
그넘 소프트중에 초형귀가 있더군요

아….

해본사람만이 압니다 극악한 난이도(나만그런가 ㅡㅡ;;)
파로디우슨가 그거처럼 횡스크롤 슈팅겜인데
효과음도 죽이고

다시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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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겜을 돌리는 순간 가슴에서 불이 타올랏다~

그래픽:100점
실사다~~~ 모든게 실사~~ 근데 남자만 나온다
(여자는3명 1명은 맛 간 여자 2명은 여자꼬마)

싸운드:1000점
난생 태어나서 이런 싸운드 처음 들어본다
길트기어X  보다 더 좋아~~ ( 좀 심했나 ㅡ,.ㅡ)

조작법:100점
슈팅 처음해보냐~ 보통 슈팅이랑 똑같다~~

단점
없어~~~~

지금 당장 게임장으로 뛰어가서 초형귀 달라고 외쳐라~~
변태소리 만 번 듣고 살 수 있을 것이다

▶플레이스테이션 2의 강력한 성능으로 시리즈 최초의 3D를 사용한 초형귀 ~성스러운 단백질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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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 듯 보면 비난 같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결국 칭찬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억지)

작렬! 남자의 빔!

초형귀 성스러운 단백질 전설의 백미라면 무엇보다도 멘즈 빔(Men's Beam)을 꼽을 수 있다. 멘즈 빔!! 슈팅게임으로썬 특이하게도 커맨드 입력방식으로 방출되는 강렬한 빔! 이것이야말로 남자의 로망이다.

▶받아라! 남자의 빔!!

멘즈 빔의 묘미는 그 강렬함도 그렇지만 마치 수그러드는 오줌빨처럼 빔의 파워가 줄어드는 연출도 한 몫 한다. 이것이야말로 괴게임이 갖춰야 할 필수요소가 아니겠는가!

▶남자의 빔 발사과정(?)

사실 이 게임의 주인공은 아돈과 삼손이 아니다. 아돈과 삼손은 성스러운 단백질을 수호하는 일종의 옵션 역할을 담당하며, 실제로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기체(?)는 단백질 그 자체다.

▶한마디로 정말 괴하다 -ㅁ-;

전 우주의 보디빌더라면 누구나 꿈꾸는 완벽한 육체. 그것을 손쉽게 얻길 거부하는 아돈과 삼손의 아름다운 마음씨.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그들의 자세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초형귀는 단순한 괴게임으로 치부하긴 너무도 대단한 작품인 것이다.

트윈 가디스(Twin Goddesses)

사실 초형귀 같은 실사 괴게임은 여성 쪽에도 있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발매되었던 트윈 가디스(Twin Goddess)는 실사 여성이 등장하는 격투 액션 게임이다. 스토리만 간략하게 소개하겠다.

▶트윈 가디스의 표지. 큰 얼굴의 여자가 악당

~배경 스토리~

머나먼 우주의 어느 별…

어느날 갑자기 나쁜 여자 한 명이 쳐들어와서 왕을 죽이고 그 별을 점령해버린다. 모든 희망이 사라진 순간 나타난 미모의 두 공주. 그 이름하여 니나와 시링. 전지전능한 신 제우스로부터(왜 지구의 신이 여기에 등장하냐고!!) 사랑과 용기라는 힘을 부여받고 나쁜 여자와 맞서 싸운다는데…

기괴한 외형에 비해선 꽤 할만하다!!

▶왼쪽부터 니나와 시링. 사랑과 용기의 여신들(이라고 제작사는 주장)

괴 게임도 잘 팔리는 게임 시장을 꿈꾸며

오늘날 한국의 게이머는 비슷비슷한 내용의 미소년 미소녀들이 등장하는 게임들을 편식하고 있다. 누가 말했던가. 한국은 게임 강국이라고. 비슷비슷한 온라인 게임과 발매 된지 6년도 넘은 스타크래프트가 판치는 게임시장. 패키지 게임은 설자리가 없고 미소년 미소녀가 아니면 팔리지 않는 나라의 게이머로써, 이런 괴게임조차 나름대로의 시장과 매니아층이 형성된 옆 나라가 부러울 따름이다.

사실 초형귀는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모을 수 있는 게임이다. 특히 성스러운 단백질 전설은 국내에도 널리 보급된 PS2용 타이틀이므로 정식 발매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요즘 유행하고 있는 몸짱 열풍과 맞물려 엄청난 흥행을 할 가능성도 높다. SCEK에 초형귀 정식발매를 건의하도록 하자! 그리고 발매되면 두 개 사자! (무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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