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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컬럼에서는 외래어의 차용을 최대한 줄이고 텍스트를 모두 ‘한국화’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한글화팀 김지웅 과장의 소견과 그 이유를 들어보도록 했습니다.
글: 비벤디유니버셜게임즈코리아 한글화팀 김지웅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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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어떤 게임을 즐기거나 평가할 때 기준이 되는 요소에는 게임에 사용된 핵심 테크놀로지 같은 기술적인 측면, 음악과 영상을 포함하는 예술적인 측면, 게임성이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유희적인 측면 등이 있겠지만 특히 판타지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RPG의 경우 해당게임의 배경이 되는 세계관과 스토리 등의 요소도 중요한 평가의 기준이 된다. 이러한 세계관과 스토리는 주로 텍스트를 통해 드러나게 되고 MMORPG의 경우 그 분량이 방대한 경우가 일반적인데, 국내에서 기획된 게임이든 외국 게임이든 이러한 텍스트를 사용자에게 얼마나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전달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고민과 논의는 별로 이루지지 않고 있다. |
국내 온라인게임과 한글화된 외국 온라인게임을 텍스트의 관점에서 관찰해 보면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영어를 음차한 단어가 게임전체에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이름에서 몬스터, 마법 및 기술 이름, 직업 등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의 용어들이 영어를 음역한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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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역된 용어의 가장 큰 문제는 소수의 사용자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그것을 '의미'가 아닌 '기호'로서 받아들이게 되고, 텍스트를 통해 사용자에게 전달하려고 했던 의도는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채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결국 사용자들은 해당 게임에서 마땅히 전달받아야 할 느낌과 경험의 절반도 전달받지 못한 채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필자는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이 판타지라는 장르가 아직까지 마니아의 영역에서 대중화의 영역으로 전이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한다. |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서양의 판타지는 D&D라는 TRPG를 통해 엔터테인먼트화 되었고 이후 RPG라는 장르로 컴퓨터 게임화 되는 과정을 거쳐 왔다.
이것이 국내에서는 소수의 하드코어 매니아들에 의해 TRPG의 개별 용어들이 음역된 형태로 사용되었고 이것이 일반화되는 과정을 밟게 된 것이다. 경험적으로 학문 분야든 산업 분야든 간에 새로운 분야의 문물이 출현할 때는 해당 분야에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처음 그것을 접하게 되고 용어 역시 원어를 차용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RPG 분야에서의 이러한 과정 역시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마니아 영역에서 대중의 영역으로 넘어간다는 것은 모국어가 아니면 용어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도 그것을 향유하는 대상에 포함되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시기는 곧 텍스트에 대한 고민도 함께 시작되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느 누군가의 선구자적인 움직임을 통해 비교적 조직적으로 텍스트의 표준화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고 또는 여러 사람들에 의해 문제가 제기되고 지루한 브레인스토밍과 피드백 과정을 걸쳐 서서히 표준화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든 결과는 모국어를 사용하는 대중에게 이로운 것이며, 학문, 산업, 문화 영역의 여러 분야를 관찰해 보면 이러한 과정이 비교적 잘 진행된 분야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야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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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예를 들면 "더스크우드에서 벤트 스태프를 든 메이지가 페티드 콥스에게 프로스트 볼트를 사용하고 있다"라는 문장 대신 "그늘숲에서 구부러진 지팡이를 든 마법사가 악취 나는 시체에게 얼음화살을 사용하고 있다"라는 문장을 사용하는 예에서 드러나듯 게임에 등장하는 지역 이름, 몬스터, 아이템, 마법 및 기술 등 거의 모든 용어에 대해 누구나 보는 순간 의미와 의도를 알 수 있도록 우리말로 옮김으로써 북미권 사용자들이 북미판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플레이하면서 경험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때로는 이미 워크래프트 RTS 시리즈를 통해 음역된 형태로 사용자들에게 친숙해진 용어들도 해체의 대상이 되곤 한다. |
아직까지 국내 온라인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이러한 시도를 하면서 처음에는 기존 방식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의 반응을 염려하기도 했으나 올해 3월에 시작되어 6개월째 진행되고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로즈베타테스트에 참여한 사용자들의 반응을 지켜본 결과,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이러한 새로운 접근 방법과 시도에 동의를 보내주고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는 것을 보면서 대원칙의 관점에서 우리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끼게 된다.
실무에서 느끼는 한계
실무적인
각론으로 들어가면 이러한 작업에 어려움과 한계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언어는 그
사회의 문화와 역사적 배경에 따라 형성되어 변화하는 것이므로 우리말과 서양의
언어 간에는 교집합과 차집합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특히 한글화 작업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앞에서 차집합이라고 표현한 부분인데 서양 언어에서는 쉽게 표현되는 용어의 차이가 우리말에서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Forest, Grove, Glades, Wood'는 모두 '숲'을 의미하는 단어이지만 서로간의 의미 차이가 있고, 'Castle, Keep, Hold, Fortress' 역시 모두 규모가 다른 '성'을 나타내지만 역사적으로 이러한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던 우리말에서는 이 차이를 설명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는 곧 경우에 따라 의미 전달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한계가 있음을 말한다. 하지만 전체 텍스트에서 이러한 어려움과 한계가 개입되는 것의 비중은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낮은 편이며, 이로 인한 손실보다는 완역으로 인한 의미 전달이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상의 논의는 RPG에서 텍스트라는 요소에 대한 시각과 현실적 상황, 그 원인와 대안, 한계 등의 주제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의 피력이다. 짧은 글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논의가 커진 감이 없진 않지만 이 글이 서양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사와 이를 즐기는 사용자들이 MMORPG 게임에서 그동안 큰 고민 없이 다루고 대했던 텍스트라는 측면에 대해 생각해 보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플랫폼
- 온라인
- 장르
- MMORPG
- 제작사
- 블리자드
- 게임소개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토대로 개발된 온라인게임이다. '워크래프트 3: 프로즌 쓰론'의 4년이 지난 후를 배경으로 삼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플레이어는 얼라이언스와 호드, 두 진...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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