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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등장하는 무기, 그것이 알고 싶다 <전차편 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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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세션 3회: 경장갑차량]
보병의 발부터 특수전의 임무까지. 기동부대의 핵심 경 장갑차량

▲전쟁의 서막

인류의 역사가 시작한 이래 인류의 삶은 투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하루를 살기 위한 투쟁이 바로 인류의 역사였다. 식사를 위한 투쟁 그리고 ‘먹이감’이 되지 않기 위한 투쟁. 이러한 투쟁은 인류가 공동사회를 이루기 전까지 모든 인류의 선조들이 거쳐야 했던 행로였다.

하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인구가 늘어가고 사회자체가 공동체의 모습을 띠면서부터 모습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삶의 투쟁은 비옥한 토지들을 차지하기 위한 다툼 등 보다 나은 또 다른 삶의 투쟁으로 바뀌었다. 비옥한 땅은 많은 ‘작물’을 약속하는 보증이니 풍족하고 보다 나은 삶과 ‘부족’으로써 다른 부족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자 목표였다. 전쟁은 이런 이유에서 시작된 것이다.

▲전차(Chariot)의 탄생

전쟁이 시작될 당시 주력은 ‘Foot Soldier’인 보병이었다. 하지만 생사가 걸려있는 만큼 이들에게는 새로운 전법과 기술마련이 시급했고 이를 위해 고대인들은 적 보병을 압도할 만한 뭔가를 생각하던 중 전차, 즉 ‘Chariot’을 개발하게 됐다.

전차는 말이 끄는 수레에 병력이 탑승해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작은 마차형태로 제작됐다. 말은 사육하기만 하면 되며 능숙하게 훈련되지 않아도 대열을 갖추지 못한 보병을 상대할 때는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차가 등장했을 당시에는 말보다 이 전차에 탑승하는 기병의 존재가 더 중요시 됐다. 기병양상에는 등자, 재갈 등 일련의 보조기구가 필요한데 이 당시만 하더라도 보조기구가 개발되지 못한 상태였고 달리는 말 위에서의 전투를 숙련 시키는데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투자되기 때문이다.

전쟁에서 전술은 적의 우위를 점하려는 당시의 기술집약이라고 할 수 있다.

전술적인 용도로 쓰이던 전차는 보통 전차를 모는 마부와 전투를 전담하는 병력 1~2명이 탑승하는 형태로 운용됐으며 활 또는 투창으로 공격한 후 탑승시키고 선두의 전투력을 분산시킨 후 전투병력을 하차시켜 전투에 참여시키는 용도로 사용됐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은 숙련된 기병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고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폴리스 이전의 그리스, 고대 중국 등지에서 유일하게 기동성과 충격효과를 줄 수 있는 무기체계로 응용됐다.

▲기동성과 효율성이 고도화된 달리는 짐꾼, 지프의 출현

기술의 발전과 전술상의 문제로 기병에게 주력의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전차(chariot)의 개념은 2,000년의 시간이 흐른 후 세계대전에서 선보이게 된다. 과거의 약점을 새로운 기술과 접목시켜 ‘지프’란 강력한 카운터펀치를 가진 녀석으로 말이다.


▲윌리스

지난 기사에서 이미 전차의 파트너로서 공격력에 중점을 두고 있는 중장갑차량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중장갑차량은 전차와 버금가는 전투력과 장갑을 가지고 있는 차량이지만 전차의 중량과 크기에 버금갈 정도의 외모를 가지고 있어 순발력이 부족하고 적의 눈에 쉽게 띤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미 육군은 가볍고 기동성 있는 사륜차의 대명사인 지프를 새로운 운송수단으로 전장에 선보였다.

1910년 이후 미 육군은 모든 지형을 빠르게 정찰할 수 있는 기동성이 높은 차를 갈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미군이 독일군과 처음으로 맞붙게 된 아프리카 전선에서 연합군이 독일과 이탈리아의 동맹군에 패전을 거듭하게 되면서 ‘RECON’임무 즉 강행정찰 임무를 위한 차량의 필요성은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경장갑차량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자 미 육군은 정찰이나 연락에 이용됐던 사이드카가 달린 모터바이크 대신 새로운 소형차 개발을 당시 미국 내 모든 자동차 메이커에 요청했다. 당시 미 육군이 희망했던 차의 제원은 무게 약 1,300파운드(약 589kg. 하지만 이 수치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판단돼 후에 2,160파운드로 상향조정됐음), 4륜 구동, 적재중량 390kg, 엔진의 오버히팅 없이 낮은 스피드를 유지하기에 충분한 쿨링시스템, 최저 지상고 6.25in 등 이었다.

1941년 이런 미 육군의 제안을 받아들인 윌리스 오버랜드 사는 이 차량의 생산에 대한 사업권을 획득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미 육군은 생산능력이 부족한 윌리스 오버랜드 사에게 육군이 만족할 정도의 수량을 생산할 수 있도록 포드와의 공동생산을 명하게 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미 육군의 필요에 의해 생산된 차량이 아프리카 전선에서 미 육군이 아닌 영국군에 의해 증명됐다는 사실이다. 아프리카 전선에서 영국군의 한 사관은 롬멜 휘하의 ‘아프리카 군단(Afrika Korps)’을 무력화시키기 위해서는 보급로와 공군기지 등 전략적인 가치가 높은 시설물에 대한 교란과 기습파괴 작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으며  이를 카이로의 영국군 사령부에 건의했다.

이집트 주둔 영국군 사령부는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1941년 작전 입안자인 스털링을 지휘관으로 해 ‘코만도’와 ‘사막기습 특공대’ 등 두 개의 신종 특수부대를 발족시켰다. 하지만 ‘히트 앤 런’ 위주의 작전을 펼쳐야만 하는 부대의 작전상 특징 때문에 기동력 있는 차량이 필요했으나 연합군은 그런 차량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이때 지급되기 시작한 지프는 이들의 전투력, 행동반경 그리고 생존성을 더욱 높여준 구세주나 다름없는 차량이었다. 이들은 경량 소형의 노 외에 성능이 우수한 중기관총을 탑재하고 방사장치와 복수기 등을 사막용으로 개조해 수 일분의 물과 음료, 예비연료 등을 가득 싣고 다니며 광대한 사막지대를 무대로 뛰어난 활약을 보여 전 세계 군관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참고로 랜드로버는 이 지프를 기반으로 해 1960년대에 개발된 차량이다.


▲핑크 팬써

 제2차 세계대전 중 윌리스 오버랜드와 포드는 모두 60만대의 지프를 생산했고 이 가운데 윌리스사는 36만 8,000대 이상의 지프를 미 육군에 납품했다. 지프는 정찰용, 의료용, 카고트럭, 기관총 발사대, 무반동포 발사 플랫폼, 탄약운반 등 다목적 차량으로 사용됐으며 2차 세계대전을 연합국의 승리로 이끄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유럽전선 동맹군 측의 차량들

독일도 퀴벨바겐과 슈빔바겐 등 지프와 같은 경차량을 사용했지만 지프만큼 다양한 플랫폼으로 쓰이지는 않았다. 차량의 프레임 자체가 민수차량이였던 폴크스바겐의 ‘비틀’이어서  처음부터 디자인 자체가 오프로드용을 목적으로 한 지프와는 아무래도 성능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시 독일의 차량 생산능력은 군이 원하는 수량만큼 생산할 정도는 아니었다. 영화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도 등장했듯이 장갑기계화 군으로 잘 알려진 독일군도 실제로는 장비부족으로 많은 부대들이 물자수송과 병력수송은 수레를 이용했다. 이는 이탈리아도 마찬가지였다.

▲퀴벨바겐

▲피아트

향후 이들 경차량은 전쟁의 향방을 바꿀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보여주며 새로운 개념의 차량들을 각국에서 선보이게 될 근간이 됐다.

▲신개념의 전술 다목적 차량 ‘험비’

이를 통해 여러 종류의 경 장갑차량들이 2차 세계대전 후에 차례로 개발됐다. 개중에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하며 현재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험비’와 같은 탁월한 작전수행능력을 보이며 전장을 누빈 차량도 등장했다.


▲험비

1979년 미 육군은 ‘험비’와 같은 우수한 경 장갑차량에 대한 공개입찰을 발표했다. 미 육군은 차체의 지붕과 후드 높이, 개괄적 외형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면서 전투차량으로서의 표준화된 기동력 등을 제시했다.

차량의 외형과 엔진 그리고 구동계를 모두 새롭게 바꾼 경 장갑차량을 요구한 것이다.

미 육군이 제시한 차량의 제원은 ‘M2 Bradley IFV’와 ‘M1 MBT’에 상응하는 기동력. 16in(40cm)의 최저 지상고, 60% 경사등판, 40%의 측 방향 경사, 18in(45cm)의 계단 오르기, 30in(75cm) 깊이의 웅덩이 건너기 등 상당히 구체적이었으며 이는 이전에 등장한 험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기동력을 보유한 험비의 개발을 요구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생산되기 시작한 새로운 타입의 험비는 전쟁터와 다름없는 거친 오프로드 시험 주행장에서 6십만 마일(965,400Km)이상의 주행 테스트를 거치며 큰 돌덩이를 넘거나 모래밭, 진흙탕, 5ft(154Cm) 깊이의 물구덩이를 주행하는 등 이전 차량이 보여줄 수 없었던 기동력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강렬한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사막을 장시간을 달리는 테스트와 이와 정반대의 극지방의 추위를 견디는 테스트도 훌륭하게 통과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험비는 현재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되는 군용차량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미군의 핵심전력 중 가장 중심에 있는 차량으로 수송기로 어느 곳이나 투입이 가능하며 유지와 정비가 쉽고 믿음직해 생존능력이 뛰어난 차량으로 21세기 미군의 주력차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전운용을 통해 몇 가지 약점이 밝혀져 지속적으로 개량되고 있지만 미 육군의 요구사항을 충족시켜주는 차량으로 신개념 전술 다목적 차량의 필요성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현재 독일, 일본 등에서 유사한 차량이 개발돼 실전 배치됐으며 한국군 또한 동일개념의 차량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험비의 장점은 다양한 개조성능에 있다. 덕분에 운전병 양성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최소화돼 전투뿐만 아니라 비 전투분야에서도 상당한 이득을 미 육군에게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1983년 3월 22일, 미군 당국은 15종에 이르는 55,000대의 험비를 5년 간에 걸쳐 12억 달러에 매입하기로 했으나 미 육군의 추가주문으로 70,000대로 매입량을 증가시켰으며 1989년 미 육군은 5년 간 추가로 33,000대를 추가로 매입했다.

현재 대표적인 경 장갑차량은 지프와 험비 등 이 두 가지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실질적으로 유사한 차량과 개념자체가 다른 차량들이 많이 존재하지만 (게라엔데바겐(벤츠), 디펜더(랜드로버), 험비(AM제네럴스)는 3대 특수전 차량으로 분류된다) 이 2종의 차량이 기본적 전술개념을 보여줬기 때문에 서술해 봤다.

▲G-바겐

▲디펜더

▲게임 내에서의 경 장갑차량들

지프가 등장하는 FPS게임은 ‘메달 오브 아너’, ‘배틀필드 1942’ 등을 꼽을 수 있으며 특히 ‘배틀필드 1942’의 경우는 3국의 각종 경 장갑차량들을 간접적으로 몰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게임과 차별화되고 있다.

배틀필드 1942의 경우 다양한 모드게임이 존재하는데 그 중

‘데저트 컴뱃(http://www.desertcombat.com/)’은 2차 이라크 전을 경험해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제작사인 트라우마 스튜디오를 배틀필드의 제작사인 다이스

(http://www.dice.se)가 매입하게 됐다는 것이다. ‘배틀필드 2’가 비슷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어 ‘배틀필드 2’의 판매에 영향을 미칠 ‘데저트 컴뱃’의 업데이트를 막고 이미 기술력이 인증된 트라우마 스튜디오를 흡수해 개발을 한다면 더욱 완성도 높은 차기 작이 나오리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험비를 간접체험하기에는 이 모드게임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이외에 델타포스 ‘블랙호크 다운’에서도 그 기동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하나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로 가장 박진감 있게 몰아봤던 차량은 헤일로에 등장하는 무장 차량인 ‘Warthog’라고 생각된다. 고기동성의 능력은 험비와 비슷하나 무장형태는 윌리스 지프와 같은 개방 노출형태인데 운동성의 경우 4륜구동의 느낌을 제대로 표현했고 무게중심 표현도 상당한 수준으로 재현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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