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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탈출 - 게임 연애박사의 생생한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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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시작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단풍이 떨어지는 ‘가을의 핵심부’에 들어서 버렸다. 게다가 강원도 지역에서는 며칠 눈까지 내린다고 하니 가을의 낭만을 즐기기는커녕 이제 조금씩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해야 할 판이다.

겨울에는 솔로게이머 최고의 적, 크리스마스가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모든 것을 체념한 채 혼자서 크리스마스를 보낼 생각만을 하는 거기 당신! 설마 올해도 솔로잉만을 고집한 채 혹독한 겨울바람을 맞이할 생각인가? 그건 너무나 가혹하다!

▲아직까지 이런 솔로부대 놀이나 하고 있을 셈인가!

▲파티플레이야 말로 즐거움의 시초! 답답한 솔로잉따윈 집어치우자

하지만 날도 춥고 시간도 없는데 어디서 짝을 찾느냐고? 모르는 소리! 우리에게는 ‘모든 일이 가능한 꿈의 세계’ 온라인게임이 있다! 언제나 말하는 것이지만 ‘이럴 때 써먹으라고 있는 온라인게임’이 아닌가!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애매한 경계

디아블로를 하다 짝을 만났다. 헤어진 옛 연인을 온라인게임에서 다시 찾았다. 얼핏 듣기엔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지만 어디까지나 현실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온라인게임에서 만나 결혼 좀 했어요’정도로는 주목조차 받지 못할 만큼 흔한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일을 당신만 겪지 말라는 법은 없다. 어쩌면 당신에게도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 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장난삼아 한 게임 내 결혼이 실제 결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넋 놓고 게임만 즐기는 것으로는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들을 얻을 수 없다. 아니, 얻는다해도 게임에만 몰두해있는 당신을 보고 그녀, 혹은 그가 호감을 가져줄리 만무하다.

이에 필자는 연인의 탐색부터 발굴까지 온라인게임을 이용한 솔로탈출에 대한 모든 지식을 전수하려 한다. 혹시라도 이번 크리스마스에 집에서 게임기와 놀고 있을 생각만하고 있었다면 이 글을 잘 읽고 실천해보도록 하자. 혹시 아는가, 당신에게도 영화와 같은 인연이 찾아올 지 말이다.

 ※본문은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글입니다. 고로 남성게이머의 관점을 위주로 담고 있습니다. 여성게이머 분들은 이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1단계 - 전방에 목표 발견!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역시나 대상을 찾는 일이다. 우선 ‘여성캐릭터를 사용하는 적당히 귀여운 유저’를 찾아보자. 물론 남자 캐릭터를 사용하는 여성게이머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유저는 대부분 연애의지가 없거나 이미 남자친구가 있는 경우이기 때문에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솔로잉에 지친 여성게이머’임을 잊지 말도록!

▲대규모 레이드나 전쟁에서 찾는 것은 포기하자. 사람이 많아서 집중도 안 될뿐더러 괜한 짓 하고 있다고 욕만 먹기 십상이다

▲역시 제일 좋은 것은 여성 캐릭터와의 오붓한 파티! 대화를 이끌어 내자

중요한 점은 단 한 명을 찾는 것으로 그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이후의 과정에서 100%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여기서 최대한 많은 명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의 조건에 맞는 캐릭터를 찾았으면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은 그 유저가 여성인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이 과정은 매우 전문적이기 때문에 이후에 나올 ‘뒷조사를 하자’ 편에서 따로 다루겠다. 다만 ‘너무 귀여운 척’을 하는 유저는 대부분 남성게이머라는 것만 알아두자. 어디까지나 ‘적당히 귀여운’ 유저가 진짜 여성유저일 가능성이 크다.

▲주민등록번호에 따라 구분을 할 수 있는 게임은 그나마 좀 낫다. 물론 여기에도 가짜는 있으니 주의할 것

이렇게 발견한 여성은 일단 그 아이디를 명단에 적어 놓자. 이제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할 시기다.

2단계 - 목표에 접근하라!

마음에 드는 이성을 찾았다면 이제부터 ‘어떻게 하면 그녀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생각해보자. 여기에는 정말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그 수많은 방법들을 모두 옮겨 적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으니, 여기서는 그 중 제일 효험 있기로 소문난 ‘백마 탄 왕자’ 전법만을 다루도록 하겠다.


1. 그녀보다 레벨이 높다면? - 스토킹 도우미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백마 탄 왕자님이 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다. 단, 이 방법은 주로 대상의 레벨이 나보다 낮고, 솔로잉 플레이를 즐길 때 활용할 수 있다.

먼저 명단에 있는 사람들의 로그인/아웃 시간을 체크한다. 그리고 그녀가 자주 가는 사냥터를 파악한 후 로그인 시간에 맞춰 미리 도착해있자. 이때 몹을 몰아줄 미끼 캐릭터가 하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몰아오자!

그녀가 도착하면 미리 준비한 캐릭터를 이용해 그녀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몹을 그녀 부근으로 몰아가자. 그리고 그녀가 한창 사냥에 몰두해 있을 때 미끼 캐릭터를 로그아웃(불가능하다면 사망) 시키는 것이다.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에서 목표를 잃은 적은 가까운 유저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사냥 중인 그녀는 곧바로 사면초가의 상황! 게다가 이미 다른 몬스터를 사냥 중이니 도망가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럴 때 주변에서 지켜보던 당신이 그녀를 돕는 것이다. 자신을 때리는 몹을 그대로 놔둔 채 그녀를 노리는 몹만을 정리한다면 효과만점! 더욱 훌륭한 연출이 될 수 있다. 그 다음 대규모 몬스터의 출현에 겁을 먹은 그녀를 안심시켜 주면서 자연스럽게 파티를 맺으면 된다.

물론 몰아온 몬스터가 너무 많으면 안 된다. 자칫하다가는 구해보기도 전에 그녀가 쓰러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사이좋게 누워버릴지도 모른다

다소 유치한 연출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몹을 몰아온 사람과 도와준 사람이 같은 패거리라는 것을 눈치 챌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의심을 사지 않고 호감을 얻을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2. 그녀와 비슷한 레벨이라면? - 희생정신으로 감동시켜라!

위의 방법을 사용할 정도로 당신의 레벨이 높지 않다면 그녀와 파티플레이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식상하다. 여기서도 약간의 ‘연출’을 꾀해보자.

처음부터 연출이 들어가면 의심을 살 수 있으니 우선 평범한 파티를 가장해서 사냥을 시작하자. 그러면서 파티원들이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조금씩 위험한 지역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때 파티원 중 한 명이라도 눈치를 채면 모든 일이 허사가 되므로 주의하자.

▲조금씩 전진! 은근슬쩍 깊은 곳으로 가자

위험한 지역에 파티원 모두가 들어왔다면 계획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세 치 혀를 이용해 파티장을 구워삶아서 평소보다 조금 무리한 사냥을 시작하자. 파티의 능력에 비해 어려운 곳에 들어왔으니 아무래도 사냥 도중 위험한 순간이 생길 것이다. 이때 결정적인 실수를 하나 저지르자. 예를 들어서 힐을 조금 늦게 한다던가, 마법사에게 가는 몬스터를 하나 놓친다던가 하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파티는 아비규환, 엄청난 위기에 빠져버린다. 이 와중에 당신의 희생정신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른 모든 파티원을 무시하고 그녀만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자. 그녀에게 달려드는 몬스터를 모두 짊어지고 반대방향으로 달려가면서 ‘도망가!’ 라는 외침을 남기는 것이 베스트! 가장 보기 좋은 상황이다. 물론 가슴은 아프지만 당신 역시 죽어버리는 편이 좀 더 극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연출되어야 한다

▲바로 이런 것이다!

결과적으로 당신의 희생으로 인해 그녀가 살아난다면 성공이다. 여기서 감동적인 멘트 한 두 마디를 날려주는 것으로 그녀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을 수 있다!

단, 그녀가 전사계열이거나 혹은 희생정신이 투철하다면 오히려 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실제로 필자가 이 방법을 써먹었을 때 목표로 하는 여성이 ‘뒤를 부탁해!’라는 말을 남기며 몬스터 무리 속으로 장열 하게 뛰어 들어간 적이 있다. 이런 경우라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하다.


3. 그녀보다 레벨이 낮다면?

그냥 솔로로 버텨라. 백마 탄 왕자님도 ‘백마를 살 능력’ 정도는 있어야 해먹는 거다.

▲와우의 백마는 비싸다. 무려 천골드!

3단계 - 접근 후에 해야 할 일

그녀의 호감을 사는 것만으로 모든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계속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후에도 지속적인 이미지 관리를 해줘야 한다.


1.패션은 생활이다!

그녀를 만나러 가기 전에 지금 입고 있는 옷을 한 번 살펴보자. 호감이 갈 정도로 멋진 옷은 기본! 전설의 방어구를 얻어도 디자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과감히 버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비록 벗느니만 못한 방어구를 입고 싸우는 한이 있더라도, 죽을 때조차 패션에 신경을 쓸 수 있는 그런 센스를 가지자.

▲잘 꾸미면 이렇게 멋있어 진다!

▲죽을 때도 멋스럽게! 최후의 저항 따윈 하지말자!


2.지적인 이미지는 필수

단순히 옷만 잘 입고 싸움만 잘한다고 호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은 현실상의 커플, 고로 게임 내의 부와 능력을 보여주는 것 보다는 현실상의 자신이 얼마나 멋있는지를 알려주는 편이 좋다.

먼저 과도한 채팅용어나 인터넷 속어 등의 사용을 금하자. 최근에는 채팅용어를 쓰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이기 때문에 맞춤법을 지키고, 채팅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만으로 지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다음으로 게임 내의 배경스토리를 외우자. 둘이서 몬스터 하나를 잡더라도 이 녀석이 뭐 하는 몬스터인지 왜 이곳에 등장하게 되었는지 등을 낱낱이 읊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거기에 관련된 퀘스트의 내용까지 설명해 준다면 금상첨화!

▲이런 내용 정도는 달달 외우자!

이 두 가지 방법만 잘 지켜도 그녀가 당신을 보는 눈은 180° 달라져 있을 것이다.


4단계 - 뒷조사를 하자!

이미 그녀에게 충분한 호감을 얻었다면 이제 본격적인 뒷조사에 들어가자. 자고로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산의 높이를 알아야하고,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그 강의 깊이를 알아야한다고 했다.

이는 연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NPC와의 연애를 꿈꾸는 것도 아닌데, 최소한 상대의 기본적인 스탯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 할 것 아닌가.

▲NPC와 사귀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별 상관없다. 조사고 뭐고 당신 마음대로 알아서 해라! 안 말린다!

▲이런 구성 요소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온라인게임에는 ‘여성지향형 남자게이머’라는 복병이 숨어있기 때문에 조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만에 하나 지금껏 당신이 노력을 기울인 그녀가 ‘순진한 남성게이머를 벗겨먹기 위해 완벽한 여성을 연기하는 남성’이었다고 생각해 보라. 당신은 연애는커녕 엄청난 쇼크와 자괴감만을 가진 채 솔로부대의 늪 속에 영원히 빠져버릴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뒷조사가 필요하다. 먼저 그녀가 눈치 채지 못하게 주변인물에 대한 파악을 시작하라. 그녀가 자주만나는 다른 게이머도 좋고, 그녀가 속한 길드원을 꼬드겨도 좋다. 그리고 그들에게 그녀에 관한 정보를 하나라도 더 빼내는 것이다.

▲이런 시추에이션, 흔한 경우다

그 정보가 서로 일치한다면 다행이지만 말하는 이마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그녀는 위에서 말한 저 ‘가짜’일 확률이 크다. 혹은 가짜가 아니더라도 자신을 과장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니만큼 실제 이미지와 게임 내 이미지가 완전히 다를 가능성이 높다.

마치 스토킹이라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겠지만 이 바닥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믿을 수 없는 곳이다. 괜한 사람에게 열정을 보내다가 좌절하는 것보다는 이렇게라도 확인을 해보는 편이 좋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뒷조사를 할 것도 없이 그녀를 직접 만나보는 것이다. 둘 만의 자리가 부담스럽다면 길드모임이나 게임 행사 등을 최대한 이용해보자.

5단계 - 연애까지 알려줘야 해?

뒷조사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면 이제 당신은 솔로를 벗어나기 일보직전의 상황에 있다. 여기서부터는 필자가 도움을 줄 수 없는 영역이다. 마지막 한 걸음은 자신의 힘으로 걷도록 하자. 한 가지 조언을 해주자면 오프라인 연락처 확인은 필수라는 것! 기껏 좋은 관계를 만들어 두고선 게임 내에서 연락이 끊겨서 실패하는 솔로들을 필자는 지겨울 정도로 봐왔다.

▲이제 이런 일도 마음껏 해보자! 고지가 눈앞이다!


같은 취미를 갖는다는 것

게임에서 커플을 구한다. 어찌 보면 상당히 유치하고 우스운 발상일 수도 있다. 혹 누군가는 이런 식으로 말할지도 모른다. ‘오락하는 사람끼리 만나봐야 오락밖에 더 하겠느냐’고.

하지만 온라인게임은 이미 떳떳한 하나의 여가활동이자 생활공간이다. 그러한 여가활동을 즐기며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갚어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정도이상으로 집착하다가는 이 아저씨 꼴 난다

다가올 겨울이 걱정되는가? 자신의 취미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연인이 필요한가? 그렇다면 남는 시간을 이용해 온라인게임에서 솔로탈출의 꿈을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설령 솔로를 벗어날 수는 없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제 더 이상 이러지 말자! 당신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기사에 사용된 스크린샷의 출처 = 와우메카, 디씨 인사이드 밀리터리 갤러리, 해당 게임의 공식 홈페이지, karrin1017님, astalrote님, tonyjang님, bluebottles님의 네이버 블로그

참고로 본문에 등장하는 내용은 필자와 필자의 지인 C모씨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물론 그 결과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알아서 상상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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