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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 말거나 스테이션 - 게임 제목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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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의 말 : 아래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실제 존재하지도 않거니와 비슷한 사람도 아직 못 봤으니 크게 신경 쓰지 맙시다... 쩝. (ㅡ_ㅡ;)

MC 유:  안녕하십니까~! 게임관련 호박씨, 아니 비하인드 스토리 전문토크 쇼~! ‘믿거나 말거나’ 스테이션의 MC 유~ 입니다. 네~ 오늘 첫 시간을 맞아 야심차게 준비한 주제는 바로 게임의 제목입니다

▲ 데굴데굴 쫀득쫀득 괴혼... 상당히 쫀득쫀득(?)했던 게임 제목

MC 유 : 자~ 그럼 오늘 주제 게임제목에 대해 말씀 나누실 분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우선 지난 10년 동안 각종 게임전문매체들을 두루 섭렵하면서 게임에 대한 전문지식을 마구 뽐내신 일명 지식 쏭~! 송봉미 게임평론가 모셨고요, 또 이번 게임 제목 편에 도움 말씀을 주시기 위해! 해외 유명 게임들의 이름을 전문으로 지어주셨다고 주장하시는 유명 작명가! 노신뢰 씨! 자리하셨습니다.

노신뢰, 송봉미 : 안녕하세요~

MC 유 : 자~! 그럼 지금부터 게임제목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그런데 노신뢰 씨? 해외유명 게임제목들에 대해 개발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요? 그 이야기부터 해주시죠.

1. 파이널 판타지

노신뢰 : 음~ 좋아. 좋아. 나 노신뢰, 게임 제목도 많이 지었지~. 원래 사람이름 짓는 가게를 하고 있었는데, 언제였더라. 맞아, 아주 오래전에 한 저패니즈~ 그러니까 니폰 휴먼이 와서 게임 제목을 지어야겠는데 뭐 좋은 제목이 없냐고 묻더라고~ 귀찮게. 그래서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그랬더니 땅 말고 게임이름 좀 지어달라고 졸라대는 거야

 ▲ 이 섬의 이름은 자랑스러운 독도

 여하튼, 그래서 내가 무슨 게임이냐 그랬더니 비디오 RPG 게임이라고 그래. 그래서 그런 거 모르겠고 내용이 뭐냐고 하니까 판타지 게임이라고 하는 거야. 그런데 그 니폰 휴먼이 갑자기 울면서 이거 정말 이름 잘 지어야 한다고, 마지막 남은 돈 탈탈 털어 만든 거라고 자기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질질 짜는 거야. 그래서 내가 그럼 파이널 호프라고 하면 되겠네. 그랬더니 호프집 이름 같다고 툴툴대면서 가버리데. 그런데 얼마 뒤에 들어보니 파이널 판타지라고 이름을 지었더라고. 파이널 호프가 더 당기는데 말야.

▲ 도대체 언제가 파이널 판타지인거냐? 벌써 12번째란 말이다.

송봉미 : 참나~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하는 거에요! 나~ 게임계 지식 쏭~! 송봉미가 지난 10년간 게임계에 몸담으면서 아는 바에 의하면 말이죠~! 지금으로부터 어언 20여 년 전에 일본에서 스퀘어라는 작은 게임회사가 부도일보직전에 몰렸을 때 사카구치 히로노부라는 개발자가 ‘마지막 모든 것’을 걸겠다며 만든 게임이 바로 파이널 판타지라고 해요!

 뭐~ 당시 일본을 지배하고 있던 RPG게임 ‘드래곤 퀘스트’의 아류작이라는 오명을 듣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파이널 판타지 1편의 수입은 쏠쏠해서 회사를 부도 직전에서 살렸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파이널 판타지는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점차 인기몰이를 하기 시작했고~! 결국 7편에 이르러서는 당시 수준으로는 놀라울 정도의 게임 그래픽을 선보이면서 전 세계에 파이널 판타지라는 게임을 알리게 되었죠.

 ▲ 세계를 놀라게 했던 게임 파이널 판타지 7  

▲ 약간은 다른 의미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영화 파이널 판타지

이 영화의 결과는 여주인공의 표정만큼이나 심각(?)했다.

승승장구를 거듭하던 사가쿠치 히로노부씨는 그러나 너무나 들뜬 나머지 2000년 회사 돈을 몽땅 들어부어 영화 ‘파이널 판타지’를 선보이지만 흥행에 참패하고, 결국 그는 모든 책임을 지고 스퀘어를 떠났다고 해요. 진정한 ‘파이널 판타지’가 되고만 거죠. 뭐~  어쨌든 지금은 엑스박스360 진영으로 옮겨가 다른 게임을 개발한다는 소문이던데, 여하튼 사람은 잘나갈 때 조심 또 조심,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야 한다니깐요~!

 ▲ 스펀지처럼 유명 개발사와 개발자를 흡수하고 있는 XBOX360

MC 유 : 지금 하신 말씀 진짭니까?

송봉미 : 아니~ 지금 날 의심하는 거에요? 어머어머~! 기분 나뻐. 게임계 지식 쏭~! 이 송봉미가 지난 10년간 게임계를 전전하며 주워... 아니 극비리에 입수한 정보를 지금 의심하는 거예요? !!!!!

MC 유 : 아하하. 제가 아닙니다. 진정하세요, 진정. 그럼. 다음 제목으로 넘어가 볼까요? 다음은 PC 게임계의 살아있는 전설, 스타 크래프트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이번에도 노신뢰씨가?

2. 스타크래프트 & 워크래프트

노신뢰 : 흠흠~ 그것도 내가 지어줬어. 진짜야~! 그러니까 그게 말이지. 그 니폰 휴먼이 다녀가고 한참 후에 이번엔 웬 허여멀건 한 아메리칸 휴먼들이 찾아 왔더라구. 그래서 내가 물었지. 내가 좀 영어가 되거든.  

 아유 파이널 투? (너도 망하기 일보직전이냐?) 그랬더니 손사래를 치면서 이러더군. 두유 노우 워크래프트? (워크래프트를 아세요?) 알다마다~! 내가 영어 좀 되잖아 ‘워크 래프트’ “왼쪽으로 걸어라 아냐” 그래서 열심히 옆으로 걸어갔는데 말이지~

▲ 제목만큼이나 스타가 되어버린 게임

송봉미 :아우~! 정말 무슨 소리하는 거에요~! 짜증나 정말! 워크래프트는 미국의 대박 게임회사 블리자드가 스타그래프트 이전에 만든 게임이잖아요. 도대체 저 인간은 여기 어떻게 나온 거에요?

어쨌든~ 항간에는 워크래프트가 전쟁기술이니 전투선이니 하는 얘기도 있고 또 스타크래프트는 우주전쟁이니, 아니면 우주선이니 하는 의견이 분분한데 정확한 뜻은 둘째치더라도 이 두게임을 만든 블리자드의 제작진들은 보드게임 ‘워해머’의 골수팬이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게임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은 보드 게임 워해머와 닮은 구석이 많고 심지어 제목도 워해머에서 ‘워’를 따와 워크래프트라고 지은 것이 아니냐 하는 ‘설’도 있죠.

흠흠. 뭐 스타크래프트의 저그 종족도 워해머에 나오는 타이라니드 종족과 설정이 비슷하다고 하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죠? 어쨌든 워크래프트의 대성공 이후 새로운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는 마케팅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블리자드 측에서는 게임 제목을 워크래프트와 비슷한 스타크래프트라고 지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우주을 배경으로 하는 워크래프트 같은 게임”이다라는 거죠. 뭐. 

▲ 이것이 워해머 보드게임?

▲ 저그 종족의 모태가 되었다는 워해머의 타이라니드 종족

MC 유 : 그거... 누구 추측인가요?

송봉미 : 당연히, 제 추측이죠! 게임계에서 10년을 버텨오면서 여러 가지 정보를 취합한 후 내린 이 송봉미의 고감각 퍼펙트 추측이죠!

MC 유 : 그…, 그렇군요. ㅡㅡ; 그럼 이번에는 다른 게임 제목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요.

요새 화제를 뿌리고 있는 MMORPG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어떨까요?

3. 그라나도 에스파다

노신뢰 : ...흠흠.

송봉미 : 흥. 아니 노신뢰씨 왜 아무말씀도 안하세요? 그럼 이번에는 제가 먼저 얘기 할까요? 그라나도 에스파다라는 게임 제목은 그라나도 에스파다란 신대륙을 발견한 ‘질베르토 그라나도’와 ‘페루초 에스파다’ 두 사람의 이름을 따서 지은 신대륙의 이름이라고 해요. 모든 것이 낯설고 신비스러운 대륙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주인공이 될 수 있는 MMORPG라는 것이죠.

▲ 다분히 한국적이지 않은 게임의 제목과 캐릭터들

아무래도 포화상태에 이른 MMORPG 시장에서 새로운 대륙이라는 설정을 통해 정형화된 틀에 맞춘 기존 MMORPG와는 다른 MMORPG라는 걸 부각시키려는 심오한 뜻이 게임제목에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해요. 참~! 제가 게임 제목을 분류해 보았는데요, 게임 제목들은 크게 세 종류로 구분할 수 가 있더군요. 한번 들어보실래요?

  

4. 송봉미의 게임제목 분류

1) 캐릭터나 게임 속 사물을 지칭하는 제목

가장 흔한 게임 제목의 종류가 아닐까 하는데요, 예를 들면 게임 속 주인공을 제목으로 내세운 페르시아의 왕자, 이코, 그리고 게임 속 사물을 제목으로 내세운 드래곤 볼, 레인보우 식스 (게임 속 대 테러 부대 이름), 라쳇 & 클랭크, 디아블로 등을 들 수 있네요.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이기 때문에 그 게임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부류죠.

▲ 이렇게 커도 미인으로 보일까?

▲ 갈수록 고생이 태산인 페르시아의 왕자

2) 게임 속 핵심 시스템을 표현하는 제목

이것 역시 나름대로 수많은 게임 제목들에 쓰이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혈맹 시스템이 게임의 중요 시스템인 ‘리니지(혈맹)’,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워크래프트를 드넓은 MMORPG로 확장시켰다는 의미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삼국지 장수들의 일기당천 활약을 보여주고자 한 ‘진삼국무쌍’, 자유로운 길거리 농구 게임을 표방한 ‘프리스타일’등이 이 부류죠. 제목만 보면 대략 이 게임이 어떤 부류의 어떤 특징이 있는 게임인지 알 수 있게 만드는 장점을 가졌다고나 할까요?

▲ 극악 패륜가문 이야기 철권...

▲ 택틱스란 바로 이런 것

3) 게임 속 스토리를 지칭하는 제목

이건 게임의 스토리를 다 즐겨야만 이해가 가는 제목인데요, 예를 들면 넥슨의 제라는 환상의 세계 아카이아의 패권을 노리는 네 개의 ‘가든’이라 불리는 비밀 조직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그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고대어 ‘제라’로써 제라의 의미를 알려면 게임을 해봐라...라는 식이죠. 이는 심리 스릴러 게임 ‘인디고 프로페시’에도 적용되는데요, 갑작스런 살인사건으로 시작되는 이 게임은 과거와 미래를 알 수 있는 전설의 아이 ‘인디고’와 관련된 미스터리를 푸는 내용으로 게임을 해봐야 과연 게임의 제목인 인디고 프로페시 (즉 인디고의 예언)가 무엇인지 알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 제라, 정말 게임을 해보면 알 수 있을까?

▲ 드라마 24와 비슷한 화면 구성

 

 5. 다른 제목, 같은 게임?

MC 유 : 오~ 역시 10년 경력의 게임평론가 답습니다. 지식 쏭~ 송봉미씨. 그건 그렇고 요새 게임 제목을 바꿔서 등장하는 게임들이 많던데, 이것에 대해서는 두 분 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노신뢰 : 뭐, 나야~ 개명 상담은 대환영이지. 맘에 안들면 바꾸는 거지 뭘 어떻게 생각해~! 이봐 미스 송 아니, 지식 쏭! 봉미씨. 지금 이름이 마음에 안들면 말하라구~ 내가 싸게 받고 후딱 바꿔줄께~! 10번 바꾸면 한번은 그냥 공짜로 해준다니까~! 

송봉미 : 되써요! 전 제 이름이 마음에 든다고요. 송봉미! 바꿀 일 없으니 신경 끄세욧! 그리고 게임 제목이 바뀌는 부분은 말이죠~. 이름이라는 사람의 경우 그 사람의 정체성을 결정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거잖아요.

▲ 원래 이름보다 대폭 줄어든 모 게임

▲ 특징적인 게임 시스템을 먼저 선보이고도

 이름을 바꿔야만 했던 모 게임

게임 역시 이름이 가지는 정체성이나 의미는 사람 이름과 다를 바 없다고 봐요.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사 내에서도 이름 짓기에 실패했다고 자인하는 의미이기도 하고 또 게임 팬들을 혼란시키는 사태를 유발하기도 하겠죠. 게다가 처음의 이름을 게이머들에게 알리기 위해 들었던 마케팅 비용은 모두 날아가 버리고 새로이 다시 마케팅 비용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인데, 처음에 이름을 잘 지었다면 그만큼의 비용을 게임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고요.

물론 나름대로 절박한 이유가 있어서 게임 제목을 바꾸는 것이겠지만... 한편으로는 게임이 재미있다면 제목에 연연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제목이 형편없어도 재미있는 게임이라면 사람들은 얼마든지 즐겨서 할테니까 말이죠.

이름보다 중요한 건 그 이름을 가진 사람과  게임의 본 모습이 아닐까?

흔히 역사상 최악의 게임이라 부르는 그 분(?)

 6. 믿거나 말거나 스테이션 마무리

MC 유 :네~ 그렇습니다. 게임의 얼굴과도 같은 게임의 제목들. 정말 중요하겠죠. 나름대로의 탄생 배경을 가진 게임 제목들,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을 텐데요. 하지만 아직까지 게임 제목에 걸맞지 않는 게임들도 많은 실정이죠. 어서 빨리 모든 게임들이 각자의 이름에 걸 맞는 게임성을 가져서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해보고 실망하지 않는 즐겁고 유쾌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믿거나 말거나 스테이션의 ‘MC 유’였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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