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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타2, 한국 게임시장의 ‘스팀팩’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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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리즈컨과 독일 게임컨벤션쇼에서 '스타크래프트 2'의 시연버전이 일반 게이머를 대상으로 공개되면서 게임 내용에 대한 윤곽이 잡혀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스타크래프트 2'의 발매가 한국 시장에 끼칠 산업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게임메카는 '스타크래프트 2'의 발매가 한국 게임시장 미칠 영향에 대해 PC게임 유통업체와 PC방을 중심으로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5월 19일 ‘월드와이드인비테이셔널’에서 ‘스타크래프트 2’가 발표되면서 대한민국이 들썩거렸다. ‘스타크래프트’는 전세계 시장에서 팔린 950만장이 팔렸고 이중 450만장 이상이 국내시장에서 소비됐다(한빛소프트 집계). 적어도 게임에 있어서는 한국은 그야말로 ‘스타크래프트’의 나라인 셈이다. 블리자드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스타크래프트 2’를 발표하며 “(한국팬들의 성원을 생각하면) ‘스타크래프트 2’를 한국에서 발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타크래프트’가 발매된 1998년 이래로 한국의 게임시장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초고속 인터넷망 기반으로 한 온라인게임사업이 급속도로 성장했고, 게임은 청소년층의 일상에 중심에 자리잡았다. TV를 틀면 언제 어디서나 ‘스타크래프트’를 위시한 게임방송을 볼 수 있는 시대가 왔고 게임만 잘하면 억대연봉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스타크래프트’는 이미 10년이 다 된 게임이지만 (적어도 한국에서는)아직도 그 영향력은 막강하다. 여전히 패키지 게임 판매시장에서는 수위를 다투고 있고 PC방 점유율도 높다. 또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이미 어엿한 산업으로 대접 받으며 경제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를 주최, 후원하고 있는 신한은행의 경우, 2006년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시즌 1에 6억 원을 투자해 약 164억 원의 광고효과를 봤다(신한은행 자체 집계).

하지만 10년 이상 영향력을 행사해오던 ‘스타크래프트’도 최근 들어 기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관련 방송의 관심이 예전만하지 않고, PC방의 대세도 온라인 FPS게임 등 다른 게임으로 바뀌고 있다. 비유하자면 노후한 댐에 금이 가 물이 새는 격이다. 그리고 그 댐의 영향력은 한국 게임산업 전반에 걸쳐있다.                            

이런 시점에서 발표된 ‘스타크래프트 2’에 한국 게임업계가 지대한 관심을 쏟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 중에서도 패키지유통업체와 PC방은 ‘스타크래프트 2’의 발매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 2’는 한국 게임시장에 어떤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을까? 패키지 게임 유통업체와 PC방으로 중심으로 ‘스타크래프트 2’를 둘러싼 한국 게임업계의 ‘민심’을 읽어보았다.   

유통업체, “스타 2 판매로 덕 좀 보렵니다”

“스타 2 사러 용산에 많이 올 테니 다른 타이틀도 좀 팔리겠죠.”

블루인터렉티브 박준범 대표는 ‘스타크래프트 2’가 발매되면 다른 PC패키지게임 타이틀도 판매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크래프트 2’의 발매가 침체된 한국 패키지게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 박 대표의 생각이다. 블루인터렉티브는 주로 Ubi소프트의 게임타이틀을 국내에 유통시키는 업체다.

“예전에 카스(카운터스트라이크)나 하프(하프라이프) 발매할 때 만해도 초기물량을 5000장씩 찍어냈어요. 하프라이프는 재판 찍어서 누적으로 만 8000장 정도 유통시켰죠. 근데 지금은 2~3000장 찍고 끝이에요. 예전하고 비하면 1/4 정도로 축소된 거죠. 스타 2가 발매된다면 용산을 비롯한 패키지시장이 자극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한국에서 발매되는 패키지게임의 물량 중 95%는 용산 총판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나머지 5%는 인터넷 직판과 예약판매 물량. 즉 블루인터렉티브 같은 업체에서 게임을 발매해 용산 총판에 물량을 공급하면 이들이 전국적으로 다시 물량을 배분하는 식이다. 말하자면 용산이 한국에서 발매되는 패키지게임의 거점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2000년 대 초반을 지나면서 용산의 게임시장은 급격히 위축되었다는 것이 일선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용산의 게임상가 밀집지역의 상인들의 의견도 같았다.        

“지금 용산에 누가 게임 사러 옵니까? 특히 PC게임은 구색 맞추기 용이지요. 지금 중고등학생들 붙잡고 물어봐요. 용산에 게임 사러 한번이라도 온 친구들이 몇이나 있는지.”

“그나마 올해는 커맨드앤컨커 3나 좀 팔렸을까? 전국에 고작 몇 천 장 뿌리는데 용산에 직접 구매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하지만 이들 상인 역시 ‘스타크래프트 2’의 발매가 PC패키지게임 타이틀 판매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일단 시장에 손님이 몰릴테니 다른 PC패키지게임들도 덕을 좀 보겠죠. 칫솔 하나 사러 대형마트에 가도 결국 계산할 때는 한 10만원씩 계산하지 않습니까?”       

    

PC타이틀, 스타2에 묶여 동반 상승효과 기대

‘스타크래프트 2’의 발매는 소비자들을 시장으로 끌어당길 뿐만 아니라 PC게임 시장의 사이즈 자체를 키우는 역할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용산을 통해 나간 패키지는 PC방, 각 소매업소 그리고 이마트 등 대형업소로 분산배치 된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곳은 게임을 취급하는 대규모 쇼핑몰. 이마트, 교보문고, 백화점 등 대규모 쇼핑몰에는 대개 2~3군데의 고정 총판이 게임을 납품한다. 대형 쇼핑몰은 분기별로 납품할 게임을 선정하는데 이중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 같은 대작 타이틀은 항상 선정된다.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로 같은 인기 타이틀은 발매사에서 마진율을 높게 책정하기 때문에 오히려 총판은 손해를 보고 대형 쇼핑몰에 납품하는 경우가 많다. 게임 유통사의 한 관계자는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를)하나 팔 때마다 1000원씩 손해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쉽게 말하자면 총판 입장에서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는 ‘비싸게 구입해 싸게 넘겨야’하는 타이틀인 것이다.     

총판이 이런 손해를 만회하는 것은 고정 대작 타이틀(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외의 제품들. 특히 간간히 발매되는 ‘중박 타이틀’이 이들의 손실을 보전해준다. 때문에 총판입장에서는 ‘스타크래프트’가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다른 타이틀을 많이 구매해 팔아 손해를 메꿔야 한다.

용산과 대형마트를 거치는 한국의 게임유통 구조는 ‘스타크래프트 2’도 피해갈 수 없다. 한국내의 물류비용이 비싸 발매사의 직판(직접판매)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블루인터렉티브의 박준범 대표는 “(직판을 하면)1개를 팔 때 생기는 물류비용이 10개를 팔 때 얻을 수 있는 수익과 맞먹는다.”며 “따라서 국내게임유통의 대부분이 총판을 통한 간접판매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블리자드코리아가 직접 스타크래프트 2를 발매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라며 “LG와 EA에서 이미 패키지 유통을 경험한 한정원(현 블리자드코리아 대표) 대표가 총판이 아닌 직판을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 고 말했다. 현재 한국 ‘스타크래프트 2’의 발매 주체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누가 되더라도 유통과정은 마찬가지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결국 어떤 주체가 ‘스타크래프트 2’를 발매하던지 간에 거미줄처럼 엮여 서로 영향을 미치는 한국 특유의 유통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PC패키지게임 시장의 확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런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다. 반대의견의 핵심은 ‘그렇다곤 해도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 유통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한국 게임시장의 상황과 1990년대 후반 그리고 2000년대 초반의 상황은 다르다. (스타크래프트 2로 인해 판매상승효과를 기대하기에는) PC패키지 시장의 기반이 너무 약하다. 설혹 있다 해도 미미한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 대형 쇼핑몰에서 팔리고 있는 주얼 게임 CD들            

PC방, “매출이야 늘겠지만 순이익은 의문”

PC방 업주들 역시 ‘스타크래프트 2’를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반갑기는 한데 그만큼 걱정이 많다’는 것이 PC방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얼핏 생각하면 쌍수를 들고 ‘스타크래프트 2’를 환영해야 할 PC방 업주들이 무슨 까닭에서 ‘달갑지만은 않다’고 이야기하는 것일까.

PC방 업주들이 고민하는 부분은 바로 ‘스타크래프트 2’의 과금 방식. ‘스타크래프트’가 패키지만 사면 무한정 이용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스타크래프트 2’는 멀티플레이(배틀넷)에 대한 과금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블리자드 측은 지난 WWI와 블리즈컨을 통해 ‘스타크래프트 2’를 발표하며 배틀넷과 저작권에 대한 사용료 부문에 대해 ‘많은 아이디어가 있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로선 ‘돈을 받겠다’고 나선 것은 아니지만 멀티플레이에 대한 과금의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만약 실제로 배틀넷에 대한 과금이 진행된다면 일선 PC방들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PC방 업주들의 연합체 성격인 인터넷문화협회(이하 인문협)의 조영철 정책국장은 “이미 40%이상의 업소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PC방 업주들은 이미 상위게임사이트의 통합과금제에 고정적으로 수익의 상당부분을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지출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PC방 유지도 어려운 상황에서 ‘스타크래프트 2’의 배틀넷 과금은 PC방 경영에 큰 타격이 될 위험이 있다는 설명이다.

PC방과 블리자드의 얕은 신뢰도도 문제다. 인문협과 블리자드는 2004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과금수준과 ‘WOW PC방 계약 약관’을 사이에 두고 마찰을 빚었다. 당시 PC방 업계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타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요금수준과 탈퇴가 불가능한 ‘WOW 가맹점’ 약관조항을 두고 대립했었다. 당시 블리자드는 자사의 주장을 그대로 관찰 시킨 바 있다. 조영철 국장은 “과금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과금이 적정수준에서 부과 된다면 원활히 진행할 용의가 있다.”며 “하지만 이미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국내 서비스를 두고 블리자드와 마찰을 빛은 전례가 있어 블리자드를 전적으로 신뢰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스타크래프트 2’에 따른 지출비용이 얼마가 되느냐가 PC방 업계에서 고민하는 부분이다. 마포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한 모(45)씨는 “일단 매출 증대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쭉 이어지려면 PC방의 수입을 보전할 수 있도록 블리자드가 적정수준에서 과금정책을 진행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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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장르
RTS
제작사
블리자드
게임소개
'스타크래프트 2: 자유의 날개'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정식 후속작으로, 게임에 등장하는 세 종족 중 '테란'의 이야기를 담은 패키지다.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이후 이야기를 담았...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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