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다른 무언가가 그에겐 존재한다.’
‘남들과 다른 정신세계도 그에겐 존재한다.’
‘남들보다 독특하게 튀는 모습도 그에겐 존재한다.’
우리는 이런 이들을 가리켜 게임 계의 1%라 칭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남들과 다르게 엉뚱하거나 유별난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게임 계에서는 이러한 ‘1%’에 속하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한다. 이들은 주위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손가락질(?)을 받기도 한다.
게임메카는 게임 계에서 종횡무진 중인 1%의 인물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그 첫 타자로는 영화계의 영원한 ‘마이너스의 손’ 우베 볼 감독이 선정됐다.
‘하우스 오브 더 데드’, ‘얼론 인 더 다크’, ‘블러드레인’, ‘포스탈’. 게이머라면 누구나 한 번은 들어본 유명 게임이다. 그러나 필자가 나열한 목록은 게임타이틀이 아닌 영화의 제목이다.
제목만 봤을 때는 모두 엄청난 흥행은 물론,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충분히 차지하고 있을 듯하다. 그러나 위 영화들은 어처구니 없게도 대중과 평론가 사이에서 엄청난 졸작 영화로 평가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영화를 제작한 감독은 과연 누굴까?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바로 명작 게임을 순식간에 졸작 영화로 둔갑시키는 센스의 소유자 우베 볼을 말이다.

▲ 'Uwe Boll'이라 쓰고 '우베 볼'이라 읽는다
우베 볼은 많은 안티 팬의 소유자로 유명하다. 해외에서는 그는 ‘볼사마(Senior Bollo)’, ‘막장의 본좌(The Master of Error)’ 등으로 부르고 있다. 특히 저 예산으로 게임 영화를 제작해 전 세계 영화 팬들은 물론 게이머들에게까지 끝없이 비난 받고 있다.
그럼에도 우베 볼은 꿋꿋이 게임 라이선스를 취득해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욕을 먹어가면서 계속 영화를 제작해내는 그도 분명 보통 인물은 아닌 듯 하다.
Part 1. 우베 볼, 도대체 그는 누구인가?
우베 볼의 영화만을 보면 분명 무지한 인물로 판단된다. 그러나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우베 볼은 독일태생으로 퀼른대학교 문학박사를 지낸 엘리트 출신이다. 또 전직 세미 프로복서라는 독특한 이력도 지녔다.

▲ 알고보면 엘리트 출신
하지만 이러한 경력도 게임을 영화로 만드는 데는 도움을 주지 않는가 보다. 우베 볼은 명작 게임들을 소재로 했음에도 원작을 무시하는 영화로 악명이 자자하다. 오죽하면 해외 네티즌 13,327명이 우베 볼의 영화 감독을 저지하는 서명운동에도 참여했다.
또 한 해외 네티즌은 그를 향해 “엉터리 영화를 만드는 감독을 절대 살려둘 수 없다”며 살해 협박까지 했다.
그는 ‘하우스 오브 더 데드’, ‘얼론 인 더 다크’, ‘블러드 레인’ 등 총 6편 정도의 게임 영화를 제작했다. 특히 ‘얼론 인 더 다크’는 크리스챤 슬레이어, 타라 레이드 같은 유명 배우가 주연을 맡아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블러드 레인’도 ‘터미네이터3’의 섹시 여배우 클레어 데인즈가 등장하는 등 캐스팅도 수준급이다.

▲ 우베 볼과 함께 영화 촬영 중인 타라 레이드
하지만 원작에 못 미치는 엉터리 제작 때문인지 우베 볼의 영화를 감상한 대중의 반응은 심상치 않았고, 미국 영화 평론가들은 근래 보기 드문 최악의 혹평으로 그의 영화들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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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베 볼의 주옥 같은 멘트 1. |
Part 2. 악평, 안티 팬은 우베 볼에게 없어서 안될 존재
이러한 평론가들의 악평과 수많은 안티 팬은 오히려 우베 볼을 세계적 유명인사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만약 이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우베 볼을 단지 ‘B급 영화 감독’으로 기억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베 볼의 영화를 평론한 평론가들의 의견은 노골적인 비난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그의 영화는 어처구니 없는 연출력을 보여줬고 원작의 명예도 크게 훼손했다.
해외 평론가들은 “비디오 대여점에서 눈을 감고 아무 영화나 집어도 우베 볼의 영화보다는 나을 것이다”고 말하기도하고, “어줍잖은 배우들의 연기와 편집 때문에 곧바로 비디오로 출시해도 시원찮을 판인데 개봉까지 하다니!”라며 우베 볼을 비아냥거렸다.
‘메탈 기어 솔리드’의 아버지 코지마 히데오도 우베 볼이 자신의 게임을 영화화 하고 싶어 한다고 발표하자 “어째서 우베 볼이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설령 메탈 기어 솔리드를 영화화 한다고 하더라도 절대 그와 손잡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일축했다.

▲ 점잖기로 소문난 히데오 코지마 마저..
그러면 우베 볼이 자신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악평을 듣고도 가만히 있었을까? 물론 아니다. 우베 볼은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되려 “네가 한 번 영화 만들어봐!”라고 큰소리치며 이에 대응했다.
심지어 그는 “나에 대해 비평하려면 먼저 나를 때려 눕힌 뒤 해라”며 비평가 5명과 스페인서 복싱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물론 승리는 전직 세미 프로 복서인 우베 볼에게 돌아갔다.

▲ 복서 시절 때의 실력을 여김없이 발휘했다
우베 볼의 주옥 같은 멘트 2. |
Part 3. 그의 영화는 정말 형편없을까?
그럼 도대체 우베 볼이 제작한 영화는 어떻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비평하고 비난하는 것일까? 필자는 그의 영화 중 가장 유명한 ‘하우스 오브 더 데드’를 어렵게 구해 시청해 봤다.
‘하우스 오브 더 데드’는 세가의 호러 FPS 게임으로 FPS의 공포감을 최대한 끌어올린 작품으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호평 받았다.

위 스크린샷은 게임 화면이 아니다. 원작에 너무나도 충실한 나머지 게임에 등장하는 3D 좀비가 영화에도 간간히 출연한다. 또 다른 장면을 살펴보자.
영화 초반 주인공들은 그저 파티를 즐기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그러나 총을 집어 들자 다들 눈빛이 변한다. 특수 훈련 없이도 쏘는 곳마다 백발백중. 좀비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기 시작한다.

▲ 대학생을 위해 세가가 준비한 파티??

▲ 총을 들기가 무섭게 매트릭스 액션을 선사하는 평범한 대학생들
아래 여성은 좀비가 등장하자 무서움에 졸도할 뻔한 여성이다. 하지만 좀비와 맞닥뜨리자 숨겨둔 쿵푸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어떤 여성은 마지막 보스와 칼싸움도 한다.

▲ 이런 무술 쯤은 평범한 대학생에겐 기본인거다

▲ 칼 놀림도 수준급
등장하는 좀비들도 압권이다. 전생에 닌자 학원을 다녔는지 좀비가 됐음에도 몸놀림은 수준급이다. 자신의 키를 훌쩍 넘는 울타리를 단 번에 뛰어넘고 구르기, 덤블링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수영실력도 수준급이다.

▲ 몸놀림이 상당히 유연한 좀비들, 덤블링도 문제없다
우베 볼의 주옥 같은 멘트 3. |
After.
‘하우스 오브 더 데드’를 감상한 필자는 착잡한 마음에 담배를 한 대 물었다. 아마 제작한 영화마다 쓴 소리만 들어야 했던 우베 볼의 심정도 이러했으리라.
하지만 우리는 우베 볼에게서 심형래 감독이나 피터 잭슨 감독의 모습을 살짝 엿 볼 수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심형래 감독은 ‘영구와 땡칠이 시리즈’ 영화를 오랫동안 제작해왔다. 몇몇 영화인들 눈에는 개그맨 출신이 영화를 제작한다는 점에서 심형래 감독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의 최신작 ‘디 워’에 대해서도 국내 평론가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디 워’는 내용이 어떻든 한국영화 사상 최대 규모로 미국에서 개봉한다. 해외 배급사들은 국산 CG기술에 크게 놀라며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일축했다.

▲ 하우스 오브 더 데드의 그럴싸한 영화 포스터
피터 잭슨도 마찬가지다. 그는 ‘고무인간의 최후’부터 시작해 ‘데드 얼라이브’ 등 B급 블랙코미디 영화만을 고집했다. 영원한 B급 영화 감독으로 남을 것 같았던 그가 결국 ‘반지의 제왕’의 감독을 맡아 명성을 떨쳤고 최고의 감독으로 칭송 받고 있다.
우베 볼은 내놓는 영화마다 온갖 악평과 저조한 흥행 성적을 자랑했다. 그럼에도 ‘던전시즈’, ‘포스탈’, ‘블러드레인2’ 등 이름있는 명작 게임 라이선스를 계속해서 취득하며 영화로 제작한다.

▲ 영화 '던전시즈:왕의 이름으로' 포스터. 낯익은 배우들이 보인다
악명이 높은 우베 볼 감독이지만 그의 캐스팅은 할리우드에서 알아주는 배우들로 가득하다. 또 그는 자신을 욕하는 비평가에게 반론의 메일을 보내거나 직접 전화를 하는 등 자신감 넘치는 당당함도 보여준다. 게임의 매력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리고자 소신껏 게임 영화도 제작한다.
이러한 우베 볼의 소신과 열정은 심형래, 피터 잭슨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 큰 결실을 맺을 것이다.
남들이 뭐라 하던 자신이 선택한 길을 꿋꿋이 걸어가는 외길 인생 우베 볼. 그는 게임으로 영화를 만드는 게임계의 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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