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남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말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시대다. 남성 못지 않게 여성도 게임 즐기는 시대인 것이다. 여성층을 타겟으로 한 게임이 출시될 정도니 말이다. 물론 현재도 여성 게이머 한 명에게 남성 게이머들이 몰려드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긴 하지만 말이다(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 않은가!).
오늘 ‘게임계 1%를 찾아서’에서 소개할 인물은 독특한 이력을 가진 여성 게이머 유경진 씨다. 왜냐고? 그녀가 매우 아름다운 여성 게이머라는 점 외에 이유가 더 필요할까(게임메카에선 그녀의 인터뷰를 놓고 취재 쟁탈전이 일어날 정도였다)! 물론 그녀는 미녀라는 점 이외에도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국내 코스튬 세계에선 공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유명인인이며, 인형 디자이너라는 다소 생소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 정도면 톡톡 튀는 여성 게이머라는 게임계 1%라는 말에 이의를 걸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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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반갑습니다! 바로 인터뷰로 들어가겠습니다. 최근 즐기고 있는 온라인 게임이 있나요?
유경진: 음~ 가장 최근에 즐겨본 게임은 ‘리니지’였어요. 처음에는 적당히 할만한 게임 없나 찾다가 적당히 시작했는데 막상 해보니 재미있더라구요. 특히 혈맹원들과 같이 노는 게 재미있었어요.
보통 회사일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쉬기 바쁜데 게임에 접속해서 혈맹원들과 세상사는 이야기도하고 취미 이야기도 하다 보면 피곤이 더 잘 풀리는 것 같아요. 요즘 게임들은 시스템이 복잡한 게임들이 많아서 여유롭게 수다 떨면서 게임하기 힘들더라구요. ‘리니지’는 게임이 단순한 편이여서 마우스 하나로 모두 조작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사냥하면서도 혈원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또 혈맹원들 연령층이 다양해 더 재미있었어요.
게임메카: 그렇군요. 그럼 처음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유경진: 전 호기심이 많아요. 뭔가 재미있어 보이는 게 있으면 꼭 해봐야 직성이 풀리거든요. 아. 친 오빠의 영향도 빼 놓을 수 없는 것 같아요. 한 살 위 오빠가 있는데, 어릴 때부터 함께 놀았어요. 그래서 무협지나 게임처럼 남자들이 주로 즐기는 문화도 섭렵(?)하게 됐죠. 어릴 땐 오빠 친구들이 저를 보고 신기해 하기도 했어요. 뭐~ 결론적으론 ‘재미있어 보여서’가 정답이겠네요.
게임메카: 얼마 전에 ‘미녀들의 톡톡 리니지 수다’라는 책 집필에 참여했는데,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야기 해주세요.
유경진: 이건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인데 해야 하나(ㅠ.ㅠ). 웃지 말고 들어주세요. ‘리니지’ 초보시절엔 항상 손가락이 뻐근했었어요. 게임 속 캐릭터가 몬스터를 공격할 때 마다 마우스를 마구 연타했거든요. 집에서 오빠가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곤 ‘야… 너 뭐해.’라면서 자동 공격방법을 알려줬는데, 얼굴이 새빨게질 수밖에 없었어요. 지금까지 계속 마우스 ‘다다다!’로 해온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고 해서요. 제 손가락한테 너무 미안했어요.
게임메카: 그렇다면 과거에 즐겼던 게임은 있으세요?
유경진: 고전 PC게임까지 하면 정말 여러 가지를 즐겼었어요. ‘페르시아의 왕자’, ‘인디아나 존스’, ‘고인돌’, ‘디아블로’, ‘디아블로2’ 등등요. 제일 재미있게 했던 게임은 ‘프린세스 메이커2’였어요. 처음 ‘프린세스 메이커2’를 플레이해봤던 때가 초등학생이었는데, 밤 늦게까지 즐길 정도였어요. 컴퓨터가 제 방에 있었거든요. 부모님께선 당연히 싫어하셨죠(^^;). 그래서 밤늦게 컴퓨터를 켜놔도 거실에 빛이 세지 않도록 컴퓨터 모니터를 이불로 덮고 그 안에서 들어가서 ‘프린세스 메이커2’를 하기도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어떻게 그랬을까’해요. 그리고 많지는 않지만 몇몇 온라인 게임도 즐겨봤어요.
게임메카: 올드 게이머시군요! 그런데 게임은 보통 남성들이 주로 즐기는 문화잖아요. 여성 게이머이기 때문에 주위에서 편견을 가지고 보았을 법도한데요.
유경진: 아마 여성게이머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일 거예요. ‘여자는 게임을 못한다.’라는 편견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 어떤 몬스터를 잡거나 그룹 PvP를 하기 위해 팀을 짠다고 했을 때, 여성 게이머는 전력 외 취급을 하는 것 같아요. ‘여자니까 게임을 못하겠지.’라고 생각하는 거죠. 반대로 게임 실력이 좋으면 ‘여자가 저 정도 실력이면 게임 진짜 빠져서 했나보다.’라고 생각하더군요. 솔직히 남성 게이머들하고 똑같은데 말이죠. 요즘은 여성 게이머도 많아져서 과거보단 나아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런 편견은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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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그렇죠. 어서 여성 게이머가 많아져야 하는데 말이죠(독자분들도 동감하실 겁니다). 그러고 보니 경진씨는 유명 코스어(coser 코스튬 플레이를 하는 사람) 이기도 하잖아요. 코스어 활동을 하면서 무언가 얻을 것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유경진: 많은 것이 있지만 코스튬 플레이를 통해 얻었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단지 계기가 되었을 뿐이죠. 현재 직업인 인형 디자이너나 친구들. 또 과거보다 유연해진 사고방식과 둥글둥글해진 성격, 자신감 등 코스튬 플레이가 계기가 되어서 저 자신이 더 나아졌다고 느낌점은 많아요. 하지만 코스튬 플레이가 나에게 준 것은 아니에요. 제가 다가간 것이죠. 어떤 문화든 배울 점이 있기도 하구요.
게임메카: 그럼 코스어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뭐예요?
유경진: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는걸 좋아했어요. 어머니께서 화가셔서 영향을 받은 것도 있구요. 만화나 게임 캐릭터를 그리는 것도 좋아했는데, 직접 만들고 싶더라구요. 실제로 만들어보니 재미도 있었구요.
처음엔 어머니께서 별로 좋아하시지 않으셨어요. 친구들과 잘 지내는 것은 좋지만 공부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셨거든요. 그런데 어머니 다이어리에서 코스튬 옷을 입은 제 사진을 발견했어요. 겉으로는 뭐라고 하셔도 속으론 응원해주고 계셨던 것 같아요. 지금은 코스튬 행사장에도 직접 오실 정도로 좋아하세요. 잘 찍힌 사진을 모아서 드리기도 해요.
게임메카: 어머님께서 멋있으시네요. 아직 국내에서 코스튬 문화는 마이너(minor)한 문화잖아요. 이 기회에 ‘코스튬에 대한 이런 편견 잘못됐어요.’라고 한 마디 하신다면?
유경진: ‘코스튬하는 사람들은 다른 문화와는 단절된 채 코스튬밖에 모른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흔히 이야기하는 꽉 막힌 베타적인 문화라고 생각하는 거죠. 물론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인 생각으론 양적인 발전에 비해 질적인 발전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흔히 이야기 하는 ‘키덜트(Kid + Adult)’가 많은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분명히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떤 문화든 빛과 어둠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모두를 싸잡아서 일반화시키지 않았으면 해요. 그리고 코스튬을 즐기는 우리 역시 앞으로 보다 더 나은 문화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메카: 코스튬 경력이 오래되신 만큼 다양한 코스튬을 해오셨을 텐데, 어떤 캐릭터를 선호하세요?
유경진: 솔직히 온라인 게임 캐릭터를 선호하진 않아요. RPG처럼 캐릭터 개성이 드러나는 코스튬을 선호해요. 자기 주장이 강하고 개성이 뚜렷하게 드려나는 캐릭터를 좋아하거든요. 온라인 캐릭터는 말 그대로 자기 자신이잖아요. 솔직히 코스튬을 했을 때 감흥이 덜 한 것 같아요. 하지만 성격이 부여되어 있는 캐릭터는 애정이 생긴다고 할까요? ‘확실히 코스튬을 하고 있다.’라는 느낌이 들어요.
게임메카: RPG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공감하는 바 입니다. 그럼 코스튬 이외엔 어떤 취미활동을 즐기세요.
유경진: 여러 가지를 즐겨요. 호기심이 많아서 인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기웃거리거든요. 예전부터 해오던 취미는 뮤지컬 관람과 독서예요. 중학교 선생님께서 독서 클럽을 운영해오고 계신데 지금까지도 그곳에서 활동하고 있답니다. 또 영화나 음악도 좋아하고 최근에는 재즈댄스를 배우러 다니고 있습니다. 너무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여가시간은 항상 부족하게 느껴져요.
게임메카: 그러고 보니 인형디자이너이신데,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요?
유경진: 인형디자이너가 하는 일요? 흔한 직업이 아니다 보니 다소 생소하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아요 ^^.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사람이랑 비슷해요. 사람도 헤어 디자이너가 있고 의상 디자이너가 있잖아요. 인형 디자이너는 인형의 형태(크기, 외형)와 헤어, 의상까지 전반에 걸쳐 디자인하는 직업이예요. 저는 주로 의상과 헤어 모양을 디자인해요. 역시나 인형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작업이죠. 사람도 헤어 스타일이나 의상에 따라서 완전히 달라 보이기도 하잖아요. 요즘에는 인형 헤어나 의상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컨셉도 디자인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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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진 씨가 전체적인 디자인을 담당한 강아지 인형(좌)과 의상 디자인을 담당한 여성 인형(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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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정말 사람이랑 비슷하네요. 상당히 독특한 직업인데 어떻게 인형 디자이너가 되셨어요?
유경진: 계기는 코스튬이었어요. 모 대학에서 전문화 계획의 일환으로 공개 인형디자인 페스티벌을 개최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지금 다니는 회사에 스카우트됐어요(조금 거창하게 이야기하면요 ^^). 코스튬을 하면서 의상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고 또 즐겼던 터라 흔쾌히 받아 들였어요. ‘즐기며 일할 수 있는’ 직장을 가지게 되어서 행복하답니다.
게임메카: 취재에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서 유경진 씨의 코스튬 사진 몇 장을 공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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