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열전 시리즈 오늘은 마리오의 동생인 루이지의 시간이다. 먼저 필자가 그동안 글을 쓰는 방향이 일반 유저분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 같아서 사과의 말씀을 드릴까 한다. 필자는 기사의 댓글들을 잘 살펴보지 않았으나 그 동안의 댓글들을 살펴 보니 호된 악플들이 꽤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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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뼈저린 반성
악플들을 보며 뼈저린 반성을 했고 자신을 자책했다. 왜 유저여러분의 눈높이에 맞춰서 글을 쓰지 못했는지, 보다 나은 재미로 메카유저 여러분을 섬기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반성을 하였으며 이번 기사부터는 90점 이상의 기사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한 선플들을 보며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저렇게 높은 수준의 유저들을 상대로는 누가 글을 써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오늘의 이 경험을 발판삼아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루이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파헤쳐보기 이전에 잠시 해외 작가의 말을 한번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조이스틱 네이션 Joystick Nation》의 저자 헤르츠(J.C. Herz)는 만약 「시민 케인」이 21세기에 태어났다면 죽기 전에 ‘로즈버드’라고 하지 않고 ‘마리오’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유머를 구사한 적이 있다. 1941년작「시민 케인」에서 주인공 찰스 케인은 죽어가며 ‘로즈버드’란 말을 남긴다. 여기서 ‘로즈버드’란 그의 불우한 어린 시절을 함께 하며 즐거움을 안겨주었던 낡은 썰매의 이름이다. 만약 19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라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찾지 않았을까? 그러나 여기서도 메인은 마리오일 뿐이다. 루이지는 단지 구석에서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서태지와 아이들’, ‘나미와 붐붐’, ‘현철과 벌떼들’에서의 위대한 탄생, 아이들, 붐붐, 벌떼들의 역할을 담당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날때부터 루이지는 2인자 캐릭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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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보니 측은한 루이지 캐릭터
루이지의 유래
루이지는 지금은 전설로 남겨진 그 게임인 'SUPER MARIO BROS'에 첫 출연하게 되었다. 그런데 왜 하필 이름이 루이지일까. 그 이름이 지어진 이유를 살펴보자. 먼저 닌텐도의 공식입장에 의하면 '마리오와 유사하니까 루이지라고 한다.’는 간단한 설명이 있다. 일본어로 類似(유사)는 '루이지'라고 읽기 때문에 꽤나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은 된다. 또한 루이지의 이름은 닌텐도의 미국법인(NOA)의 사원이 붙인 것이라는 설도 있으며 형인 마리오가 이탈리아계의 이름이기 때문에 이탈리아 남자이름 중 어감이 좋은 이름을 모색한 결과, 루이지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일설에 따르면 1953년 4월에 개봉된 프랑스 영화 ‘공포의 보수’(The Wages of Fear, 원제는 Le Salaire de la peur)에서 유래되었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공포의 보수’는 프랑스인 마리오(이브 몽탕 분)이 남아메리카인 루이지(폴코 룰리 분)를 포함한 3명의 동료와 함께, 거액의 보수를 대가로 니트로글리세린이 가득 들은 트럭을 운전하며 벌어지는 위험한 여정이 주된 내용인 비극적 결말의 영화다. 마리오의 유래는 앞선 기사에서 밝힌 바와 같이 창고에서 일하는 아저씨와 닮았다고 해서 그 아저씨의 이름을 땄다고 했다. 그러나 영화 ‘공포의 보수’를 참고한다면 그것 역시 흔들린다. 필자 개인의 생각으로는 닌텐도의 공식입장보다는 일설에 무게가 더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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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의 보수’ 왼쪽 콧수염이 마리오 오른쪽이 루이지
2인자와 서포터의 포지션
루이지는 다 아시다시피 마리오의 동생으로 설정되어 있다. 마리오의 분신과도 같은 이미지이지만 사실은 보조캐릭터에 가깝다. 기존 게임들에서 스포트라이트는 오직 마리오에게만 쏠려있었으며 곁다리, 사이드메뉴로 마리오의 활약을 주변에서 서포트하는 것이 루이지 캐릭터의 정체성에 가깝다. 2인자의 위치. 그것이 바로 루이지 캐릭터의 위치이자 현주소라 하겠다. 마치 인기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의 거성 박명수와 같은 포지션이 루이지의 한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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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보면 하찮은 캐릭터
루이지. 그 안습의 역사
루이지는 대체로 마리오와 비슷한 캐릭터였으나 어디까지나 보조를 면치 못했다. 게임 내에서의 위상은 마치 초창기 ‘스트리트파이터’에서 켄의 위치랄까. 상대편이 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르는 켄과도 같은 캐릭터였다. 한 마디로 언제든 여타의 캐릭터로 대체 가능한 존재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타 게임의 표지를 살펴봐도 루이지의 비중은 의외로 낮다. 아예 등장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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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오파티5’ ‘대난투’ 루이지의 모습은 어디에?
루이지의 설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애니메이션 ‘슈퍼마리오’를 주목해보자. 1992년 SBS에서 방영되던 애니메이션 ‘슈퍼마리오’는 당대의 미녀가수 조갑경이 주제가를 불렀던 것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는데 그 첫 소절은 ‘마리오~ 마리지~ 우리는 마리오 형제~ 말썽쟁이 친구들 천만의 말씀~’으로 시작되었다. 분명 본래 캐릭터의 이름은 루이지 인데 만화의 대상이 어린 아이들이라 그랬는지 ‘마리지’로 본의 아닌 개명을 하게 된다. 본래 이름도 쓰지 못한다니. 대굴욕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형 이름이 마로 시작하는데 동생이름이 루로 시작되면 아이들 받아들이기에 이상하겠다는 제작진의 배려(?)로 보인다. 당시 실사 마리오 역할에 김의환씨가 나왔고 마리지 역할에 김종국씨가 출연하였으며 이재은 씨도 출연했다. 필자는 이 때만 해도 이재은씨가 노랑머리 찍을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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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 때문에 루이지가 아닌 마리지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디 그뿐이랴 루이지의 굴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닌텐도 Wii의 발매일에 이벤트장에서 벌어진 일을 봐도 루이지의 처지는 말 그대로 안습. 그 자체이다. Wii의 런칭이벤트에 루이지가 등장하여 이벤트를 실시하고 사진을 찍어주며 첫 번째 고객에게 포장까지 해주는 등 닌텐도에 충성을 다 바치던 와중에 돌연 관계자들에게 붙들려 사라지고 마는 사건도 일어났다. 보도에 따르면 닌텐도와 이벤트장 두 곳 중 어느 쪽에서도 루이지를 부르지 않았는데 루이지 스스로 나타난 것이라 한다. 그런데도 주최측은 강제연행으로 맞섰다. 마리오였다면 이런 무차별 연행을 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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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초대받지 않은 손님’ 행여나 밉보일까 자원봉사하며 열심히 눈도장 찍는 루이지)
▲ (아래) 자막의 내용: 게임기 발매 이벤트에 난입 “형처럼 되고 싶었다.” 루이지 용의자(주거부정 · 자칭배관공원)
쥐구멍에도 볕들날?
이토록 고용불안과 푸대접에도 불구하고 루이지는 인동초같은 의지로 그 고난의 시기를 이겨낸다. 이러한 루이지에게 마침내 단독주연의 찬스가 오고야 마니 그 이름하야 바로 ‘루이지 맨션’. 닌텐도 64의 실패 이후 플레이스테이션2의 철권통치가 시작되었다. 이에 와신상담 절치부심하며 준비한 닌텐도의 게임큐브. 그 런칭타이틀에 닌텐도의 상징이자 아이콘인 마리오의 모습은 없었다. 마리오를 대신하여 잃어버린 왕가의 자존심을 되찾아올 대항마로 루이지가 낙점된 것이다. 그리하야 닌텐도 부흥의 대업을 등에 지고 나선 루이지와 그의 이름을 딴 ‘루이지맨션’은 꽤나 선전했지만 닌텐도는 다시는 그에게 단독주연의 찬스를 주지 않았다. 1년 후 나온 마리오 시리즈는 마리오 단독주연의 게임인 ‘슈퍼마리오 선샤인’이었다. 이후 마리오는 다시 닌텐도의 간판으로 돌아왔으며 루이지도 다시 마리오 보조역으로 돌아갔다. 마치 2인자 박명수가 메인MC로 나선 ‘두뇌왕 아인슈타인’이라던지 ‘지피지기’, ‘동안클럽’이 모두 조기종영된 것이 떠오른다. 사람이나 캐릭터 모두 맞는 위치가 있는 것인지 그 위치를 벗어난 경우엔 잠시 화제가 될 순 있지만 오래가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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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이지맨션’ 아아 꿈이런가 단독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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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마리오선샤인’ 찾아오자! 주연 주권
아무래도 루이지는 2인자로 태어나서 2인자로 끝까지 갈 운명인 듯 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게임 내의 형제 캐릭터(예를 들자면 솔리드&리퀴드, 단테&버질)는 카인과 아벨처럼 서로를 적대하며 싸우는 경우가 많았지만 마리오와 루이지는 그럴 일은 없으리라는 점이다. 그러나 종종 세상의 많은 2인자들과 보통사람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위해 그를 주인공으로 한 게임도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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