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치솟는 물가마냥 올라가는 온라인게임의 요구사항에 질려버린 경험이 있는가? 혹은 무의미하게 칼질만 하는 게임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적 있는가? 수없이 쏟아지는 온라인 게임에 질려서 게임 본래의 재미를 찾아보고 싶다면, 웹게임이 그 해결책이다. 웹게임은 높은 PC사양도 필요없고, 매달 꼬박꼬박 내야 하는 계정비나 아이템 구입비도 필요없다. 컴퓨터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기만 하면 된다.

▲웹게임 한다고 비싼 그래픽카드(HD 4870)를 살 필요는 없다. 내장 그래픽카드로도 충분하다.
웹게임은 말 그대로 웹상에서 진행되는 게임이다. 웹 페이지를 이용해서 구현되기 때문에 특별한 클라이언트가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웹게임은 컴퓨터의 사양을 타지 않는다.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라면 언제 어디서나 무리없이 즐길 수 있다. 회선의 대역폭을 많이 잡아먹는 것도 아니기에, 일하면서 딴짓(?) 하는 것도 가능하다.
웹게임의 시초, 아크메이지

▲MUD게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웹게임에 적응하는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웹게임은 모든 온라인 게임의 초기 단계인 ‘MUD(Multi User Dungeon)’ 게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다른 게임들이 그래픽적인 측면을 강조한 ‘MUG(Multi User Graphic)’ 게임으로 흘러간 반면, 웹게임은 MUD에서 시작된 단순함을 계속 유지해왔다. MUD 게임은 소수집단의 친목도모를 위해 소규모로 진행되었는데, 웹게임 역시 그런 특성을 지닌다. (개인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는 TRPG와도 비슷한 점이 많다)
그 예로, 웹게임은 개인이 해당 게임의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받아서 자신의 서버 계정에서 실행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진행하다 보니 유저층은 게임을 운영하는 사람과 그의 주변인 정도로 많지 않다. 사람이 많아도 곤란한 것이, 이용자가 많아지다 보면 서버에 무리가 와 계정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대형 서버를 잡고 크게 서비스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그런 경우는 상업적인 용도로 웹게임이 운용될 때를 말한다.

▲`아크메이지`의 팬들이 직접 운영하는 서버.
웹게임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게임은 마리텔레콤에서 서비스한 ‘아크메이지’다. ‘아크메이지’는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이지만, 실제 시간 15분마다 한 턴이 쌓여야 행동이 가능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플레이어는 시간이 지날때마다 쌓이는 턴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다른 유저들과 싸워야 한다. 하나의 행동을 하는데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이후의 웹게임에도 적용되었다.

▲웹게임이 이렇게 많은 동시접속자수를 자랑한 것은 `아크메이지`가 최초이자 마지막이다.
국내에서도 리니지와 포트리스2를 제치고 동시접속자수 1위를 꿰차기도 했던 ‘아크메이지’는 미국에서 1백25만달러의 광고 수익을 올려 웹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재 ‘아크메이지’는 마리텔레콤의 자금난으로 서비스가 중지되었지만, 해외 유저들이 직접 서버를 차려 지금도 ‘아크메이지’를 즐기고 있다.
여러 가지 웹게임들

▲FFA는 국내의 웹게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아크메이지’ 이후 나온 수많은 웹게임들은 각기 다른 장르로 분화해가며 자신만의 개성을 만들기 시작했다. 특히 일본 네티즌이 만든 웹게임 ‘FFA’(파이널 판타지 어드벤처)는 앞으로 소개할 게임들의 표본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국내에서 플레이된 웹게임들이 FFA의 시스템에서 많은 것들을 따왔기 때문이다
FFA의 수혜를 받은 게임 중 하나로 ‘건담 택틱스’(건택)가 있다. FFA에서 시작된, 수련을 통한 캐릭터 성장과 상대 플레이어와의 1:1 대결이라는 방식은 이 게임에서 캐릭터만 ‘건담’ 시리즈의 메카닉으로 바뀌어 그대로 적용되었다. 건담의 세계관을 그대로 사용한 만큼 다양한 메카닉에 탑승할 수도 있으며, 기체를 개조할 수도 있다. 애니메이션 ‘건담’ 시리즈와 게임 ‘슈퍼로봇대전’ 을 좋아한다면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굉장히 복잡해 보이지만, 한번 맛들이면 빠져나오기 힘들다.
‘아쿠에리안 에이지 파이터’(AAF) 는 일본의 미소녀 트레이딩 카드 게임 ‘아쿠에리안 에이지’의 일러스트를 가지고 만든 웹게임이다. 02년부터 서비스가 시작되었지만 지금도 많은 매니아들이 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AAF에는 직업마다 클래스라는 개념이 있고, 높은 클래스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능력치의 알맞은 배분이 필요하다. FFA의 ‘챔피언’ 이라는 개념은 여기에도 있어, 플레이어가 챔피언에 도전하여 그를 쓰러뜨리면 자신이 챔피언이 되어 더 많은 경험치와 자금을 얻을 수도 있다.

▲`건담 택틱스`와 `아쿠에리안 에이지 파이터`의 적절한 조합, 인택
‘건담 택틱스’의 전투 스타일에 AAF의 미소녀 일러스트를 결합하면 어떨까? ‘인택’ 은 ‘건담택틱스’ 같은 택틱스 계열의 웹게임이지만, 플레이어가 조종할 수 있는 것은 건담이 아니라 만화나 게임에 나오는 미소녀 캐릭터이다. 플레이어는 부스터를 통해 미소녀 기체를 뽑고, 이렇게 나온 기체를 교환하거나 앨범에 해당되는 기체를 모아서 더 좋은 기체를 가질 수도 있다. 또한 필살기나 크리티컬 히트시에 기체의 일러스트와는 다른 컷인과 특별 대사가 나오는 것도 인택만의 재미다.

▲소설 `은하영웅전설`을 웹게임으로 만든다면 이렇게 될까?
물론, 웹게임에는 건택이나 인택, AAF같은 개인적으로 운영되는 게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크메이지’ 처럼 기업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하는 웹게임도 있다. ‘오게임(O-game)’이 대표적인 예다. 독일 Gameforge에서 제작한 이 게임은 이전의 ‘아크메이지’를 우주로 확장한 느낌이다. 플레이어는 행성의 지도자가 되어 함대를 육성하여 다른 행성을 정복할 수 있다. 게임 플레이 자체는 무료이지만, 함대의 육성을 더 강하게 하기 위해서 추가적으로 돈을 지불할 수도 있다.
오게임의 특징은 플레이어가 접속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게임이 계속 진행된다는 점이다. (사실 이것은 웹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공통된 특징이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어느 때고 긴장을 놓지 못한 채로 계속 게임에 붙어있게 된다. 자고 일어나니 자신의 행성이 박살난 경험은, 오게임 플레이어들에게는 하나의 통과의례와도 같은 것이다.

▲정복하느냐, 아니면 정복당하느냐. 그것이 `부족전쟁` 이다.
한편 Gameforge의 ‘부족전쟁’은 ‘오게임’의 배경을 중세로 바꾼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플레이어는 ‘부족전쟁’에서 마을을 관리하는 영주가 되어 다른 마을을 약탈해가며 세력을 늘려야 한다. ‘오게임’과 다른 점을 찾아보자면, ‘부족전쟁’은 철저한 ‘적자생존’의 게임이라는 것이다. 처음 시작한 유저에게는 5일이라는 보호기간이 주어지지만, 그 보호기간이 끝나면 그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는다. 주변 마을과의 평화와 공존은 이 게임에 존재하지 않는다. 살기 위해서라도 남을 약탈하지 않으면 안되는 게임이 바로 부족전쟁이다.

▲플레이해보면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C게임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을 재미있게 한 사람이라면, ‘칠용전설’(더파이브인터랙티브)도 나쁘지 않다. 이미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칠용전설’은 베타 테스트와 신규서버 추가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부족전쟁’ 과 ‘오게임’ 의 입지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칠용전설’의 배경은 ‘부족전쟁’ 과 비슷하지만, 영웅을 고용하여 유니트와 함께 전쟁을 치르거나, 전투에서 영웅을 통해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과 비슷한 점이 많이 있다. 또한 MMORPG에서 볼 수 있었던 ‘퀘스트’도 존재하여 이를 통해 추가적인 경험치와 보상을 얻을 수도 있다.
웹게임이 재미있는 이유는?
앞서 소개한 게임 외에도, ‘장미전쟁’, ‘에타츠’, ‘글라디아투스’ 등 수많은 웹게임들이 인터넷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그리고 이것들 역시 하나같이 강력한 중독성을 자랑한다. 웹게임에 빠진 사람들은 식음을 전폐하고 게임에 매달리며, 다른 작업을 하면서도 웹게임을 놓지 않는다. 5분마다 게임을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잠도 최소한으로만 잔다. 웹게임의 재미는 어디서 나오는 것이길래, 이렇게 사람을 중독되게 만드는 걸까?
웹게임은 개발하기도 쉽고 즐기기도 쉽다. Perl, PHP, Java같은 웹 언어를 알고 있다면 아마추어도 웹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인터넷 상에서 자체적으로 구현되는 게임이다보니, 실행에 특별한 인증키나 클라이언트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컴퓨터의 사양이 낮아도 웹게임을 즐기는데는 무리가 없다. 인터넷만 되면 얼마든지 웹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기술적 문제만 해결된다면 휴대폰의 풀브라우징이나 무선인터넷을 이용해서 웹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능력치가 안오르면 성질이 뻗친다.
그리고 웹 게임은 필수적으로 반복 플레이와 꾸준한 접속을 요구한다. 앞서 소개한 아쿠에리안 에이지 파이터의 예를 들면, 레벨업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능력치가 올라가지는 않는다. (공렙) 결국 능력치 향상을 위해서는 계속 레벨업을 해야 한다. ‘건택’이나 ‘인택’같은 게임에서는 원하는 기체를 구하기 위해서 자금과 능력치의 ‘노가다’ 가 필요하다. 오게임은 또 어떤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게임에서 매번 상황을 점검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오게임의 플레이어들은 게임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웹게임 `에타츠`의 경우 게임 바로 옆에 채팅창이 있다.
큰 마음을 먹고 웹게임에서 벗어나고 싶더라도, 그것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은 또 있다. 웹게임은 웹 사이트에서 자체적으로 이뤄지다보니, 그 안에서 커뮤니티가 생기기 쉽다. 게임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여타 게임들의 커뮤니티와는 달리, 그 결속력은 비교할 수 없다. 아예 게임 옆에 채팅창을 달아두어 게임하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웹게임도 있을 정도다. 게임은 끊을 수 있다고 해도, 이들과 게임하면서 만들어진 인간관계까지 완벽히 끊기는 힘들지 않을까?
제발 중독되지 마세요!
물론 웹게임이 현재의 온라인게임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간간히 시간 남을 때, 온라인게임의 서버가 점검중일 때, 혹은 갑자기 온라인게임이 질릴 때 한번쯤 해볼만한 게임이 바로 웹게임이다. 하지만 그렇게 웹게임을 시작하게 되면, 어느새 다른 게임도 다 접어버리고 웹게임 하나에만 매달릴지도 모른다. 화려한 그래픽도, 사운드 효과도 없지만 게임 본연의 재미로 사람을 잡아끄는 것이 웹게임만의 매력이다.

▲EBS와 함께한 내 고교시절...
한 가지 충고하고 싶은 것은 앞서 설명했던 웹게임의 중독성이다. 필자 역시 ‘Endless Battle Satellite’(EBS) 라는 메카닉 웹게임을 하다가 잠과 성적을 날려버린 기억이 있다. 게임에서 아무리 습격당하더라도, 게임에서 랭킹 1위를 달성해도, 그것은 게임에 불과함을 명심해야 한다. 이 기사를 보고 웹게임에 손을 댔다가 그 길로 웹게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생길까봐 걱정이 된다. 장시간의 웹게임은 건강만 해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생활까지도 해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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