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0일, 약 10개월 간을 숨가쁘게 달려온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이 드디어 오는 8월 7일, 진행되는 결승전을 끝으로 대망의 막을 내린다. 현재 신한은행 프로리그는 정규 시즌을 모두 마감하고 1위로 결승에 직행할 KT의 상대를 가리기 위한 SK 텔레콤과 STX의 맞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내일인 7월 31일, 진행되는 양 팀간의 플레이오프를 통해 KT와 통합 우승컵을 놓고 싸울 진정한 경쟁상대가 결정된다.
이번 신한은행 프로리그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무엇보다 4라운드 시작 직전에 터진 승부조작 사건의 여파로 엔트리 공개 방식이 변경된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블리자드와의 지적재산권 협상 역시 차기 시즌의 원활한 진행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지난 2007년부터 3년간 대회를 지원한 ‘신한은행’이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떠나기 때문에 안정적인 신규 스폰서를 섭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꼭 부정적인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창단 후, 지속적인 부진을 면치 못했던 공군 에이스가 대회 후반부에 들어서 사상 최초로 2자리 수, 승수를 쌓은 성과를 냈다. 또한 08-09 시즌이 마감된 뒤 팀에 복귀한 하태기 감독의 영향으로 지난 시즌 9위에서 정규 시즌 4위까지 뛰어오른 MBC 게임의 약진 역시 주목할 만 하다.
KT, 최고 승수 타이 기록 세우며 1위 수성
▲ 정규 시즌 1위로 결승에 진출한 KT
그럼 우선 각 팀의 순위 및 12개 팀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정규 시즌 최종 순위에서 가장 눈 여겨 볼 점은 KT가 창단 이래 최고의 성적으로 거두며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09-10 전체 시즌, KT의 전적은 55전 38승 17패로 지난 08-09 시즌 SK 텔레콤이 세운 최고 승수와 타이를 기록했다. 특히, 1라운드와 위너스리그 방식으로 진행된 3라운드에서는 정규 리그에서 단 1경기만을 내준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한 SK 텔레콤은 이번 시즌에도 총 31승 24패로 3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에 안정적으로 진출했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MBC 게임을 물리치고 올라온 위메이드 폭스를 짜릿한 역전승으로 제압한 SK 텔레콤은 오는 주말, STX와 결승 진출을 위한 자웅을 겨루게 된다. SK 텔레콤은 지난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도 “광안리 자체를 우리 팀 빼고 아무도 가지 못하고 막고 싶다.”라며 결승을 향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한편, 공군 에이스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에도 최하위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공군 에이스는 이번 시즌에서 10승으로 창단 사상 최초로 2자리 수 승수를 기록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5라운드에 들어서는 민찬기, 박태민, 홍진호, 박영민 등의 선수들이 나란히 승률 50%를 기록하며 팀의 약진을 뒷받침했다. 비록 최하위 탈출은 실패했지만 후반부에 형성된 긍정적인 분위기는 차기 시즌 더욱 성장할 공군 에이스의 모습을 기대하게 한다.
반편 11위를 차지한 하이트의 경우에는 다소 상황이 좋지 않다. 승부조작 이슈로 인해 팀의 주력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며 준비되지 않은 ‘세대 교체’가 이뤄져 팀 전력이 상당히 손실되었기 때문이다. 유일한 에이스 카드, 신상문이 다승 랭킹 4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활약했지만 그 혼자서 팀을 높은 순위로 끌어올리는 것은 무리였다. 특히, 저그 주축 선수들이 2명이나 영구 제명 당해 마땅한 ‘저그 카드’가 없었다는 것이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하이트의 저그 종족 순위는 전체 12개 팀 중 11위다.
사상 첫 우승을 노리는 KT, 창단 최초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위메이드
▲ 위너스리그에서 맛 본 첫 우승의 기쁨! KT는 올해 통합 우승까지 노리고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4팀 중, 유독 눈길을 끄는 2팀이 있다. 바로 KT와 위메이드이다. 1위로 결승에 직행한 KT는 창단한 지, 10년이 넘는 기간 중에도 한 번도 정규 시즌 우승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한 KT가 이번에 결승에 진출하며 통합 우승의 갈등을 해소할 가장 좋은 기회를 잡은 것이다. 지난 위너스리그 결승에서 우정호, 이영호의 활약을 앞세워 첫 우승의 기쁨을 맛 본 KT는 올해 통합 우승컵까지 노리고 있다.
KT를 1위 자리로 올려놓은 가장 큰 공신은 역시 에이스인 이영호다. 현재 keSPA의 팀 공헌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영호는 올해도 총 57승으로 팀의 1위 진출을 견인했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한 하이트의 경우처럼, 에이스를 받쳐주는 카드가 없이 높은 순위를 기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KT는 2009년 상반기, 이영호와 함께 테란 라인을 받칠 카드 박지수를 영입하고 우정호, 김대엽이 포진된 프로토스 라인을 강화해 고질적인 원맨팀 이미지를 쇄신하고자 노력했다.
위너스리그 우승에 이어 광안리에서의 통합 우승을 노리고 있는 KT, 그러나 의도치 않게 그들의 우승을 위협하는 존재가 하나 있다. 바로 현재 공군 에이스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KT의 홍진호다. 그의 준우승 징크스가 팀에게도 영향을 미치는지, KT는 창단 10년이 넘은 시점에도 통합 우승을 단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이영호는 "우선 황신의 가호를 깨는 것이 목표다."라고 언급했다. 물론 농담이지만, 그만큼 KT 선수들이 '황신의 가호'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신경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 선수 전원이 고른 경기력을 선보이며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위메이드
지난 포스트시즌에서 SK 텔레콤에게 아쉽게 패한 위메이드 폭스, 그러나 그들에게도 역시 이번 시즌은 상당히 시사하는 의미가 컸다. 바로 창단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지난 08-09 시즌에서 11위로 거의 최하위나 마찬가지인 처참한 성적을 거둔 위메이드는 팀의 유망주이자 최연소 프로게이머 전태양을 본격적으로 에이스 카드로 내세우며 약한 테란 라인을 보강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여기에 이윤열, 전상욱 등의 올드 테란 선수들이 선전하며 팀 내 테란 라인의 중심을 잡고, 신노열과 이영한 등, 저그 종족들이 안정적인 승률로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또한 위메이드는 팀 내의 풍부한 테란 선수들을 실제 경기에서 아낌없이 사용해 강점을 부각시켰다. 부각 효과가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난 기간은 지난 4라운드였다. 종족 의무 출전제(3종족 모두를 경기에 무조건 출전시켜야 하는 규칙)가 폐지되어 다수의 테란 카드를 한 번에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4라운드 첫 경기였던 KT전, 지난 달에 벌어진 화승과의 경기에서 위메이드는 모든 엔트리를 테란으로 구성하는 독특한 기용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선수부터 감독까지, 영광의 100승 기록!
▲ 이영호 등, 총 11명의 선수들이 100승의 영광을 안았다
이번 09-10 시즌에서 총 11명의 선수들이 단체전 100승을 기록하는 영광을 안았다. 작년 12월, 이영호를 시작으로 이어진 선수들의 100승 릴레이는 SK 텔레콤의 김택용과 MBC 게임의 염보성에게까지 이어졌다.
특히 가장 먼저 100승을 달성한 이영호는 가장 짧은 기간 내에 가장 적은 수의 전적으로 100승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시즌 100승을 달성한 이제동이 가지고 있던 최연소 100승 달성 타이틀 역시 연령을 2살 가까이 줄이며 손에 넣었다. 또한 이영호는 이번 시즌 총 57승으로 3시즌 연속 다승왕 타이틀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올드 선수들인 이윤열과 오영종의 100승 달성 역시 큰 이슈로 떠올랐다. 임요환, 홍진호, 박정석과 함께 올드 프로게이머를 대표하는 4대 천왕으로 불리는 이윤열은 박정석에 이어 2번째로, 모든 선수 중에는 12번째로 100승 달성자 목록에 이름을 올렀다. 지난 5라운드에서 3연승을 기록하며 꾸준히 선전하고 있는 이윤열은 “100승 성공 자체가 경기에 대한 동기부여로 작용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대표적인 올드 선수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공군의 오영종이 이번 시즌에서 STX의 김구현을 제압하며 가장 마지막으로 100승 고지에 올랐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의 송병구와 STX의 김윤환과 김구현, 웅진의 윤용태, MBC 게임의 이재효, 하이트의 신상문이 이번 시즌 100승 기념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시즌에 총 2명의 100승 달성자를 낸 MBC 게임은 따로 축하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하태기 감독이 통산 7번째로 100승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난 08-09 시즌 팀을 떠난 하태기 감독은 이번 시즌에 다사 복귀해 부진의 늪에 빠져있던 팀을 정규 시즌 4위 자리로까지 끌어올렸다. 4라운드 공군 에이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하태기 감독은 100승 달성과 함께 팀을 5연패의 수렁에서 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올드들의 힘을 보여주마! - 공군 에이스의 막판 활약!
▲ 이번 시즌을 통해 고진감래를 맛 본 공군 에이스
프로리그는 모든 팀을 승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 방식과 한 경기 당, 최대 5명의 카드를 쓸 수 있는 한정적인 선수 기용 덕에 오랜 기간, 신예 선수들에 비해 비교적 전력이 좋지 않은 올드 선수들이 설 자리가 좁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올드 선수들이 가장 많이 포진되어 있는 공군 에이스의 경우,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공군의 팬들이 선수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이유는 이번 시즌 막판에 발휘된 ‘올드 선수들의 저력’을 맛보았기 때문이다.
공군 에이스는 시즌의 마지막 라운드, 5라운드에서 팀의 최대 연승 기록인 4연승을 달성했다. 또한 팀을 대표하는 저그, 홍진호는 강력한 상대인 김택용, 이제동, 김윤환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두며 9승을 달성했다. 특히 5라운드에서는 총 전적 4승 1패로, 80%라는 높은 승률을 유지했다. 또한 이번 시즌 공군에 입대한 민찬기 역시, 입단과 동시에 팀의 테란 에이스 자리를 따내는 활약으로 팀에게 2자리 수 승수 달성의 영광을 안겼다.
여기에 이번 시즌에서 100승을 달성한 오영종이 11승을 달성했으며 지난 시즌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박영민과 박태민 역시 고른 기량을 선보였다. 말 그대로 팀 전체의 전력이 이전보다 탄탄해진 것이다.
그러나 공군 에이스의 올해 행보가 탄탄대로였던 것만은 아니다. 공군 에이스에 소속되어 있던 선수 1명이 승부조작 사건에 휘말리며 공군은 때 아닌 ‘해체설’에 고충을 겪었다. 당시, 공군의 박대경 감독은 “우리 팀 계속 선수 뽑고 있고 다음 시즌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라며 해체설을 전면 부정했다.
실제로 ‘해체설’이 제기되고 있던 지난 6월에도 위메이드 폭스의 안기효가 최종 합격 통지를 받고 입대를 준비하고 있었으며, 지난 6월 삼성전자의 이성은과 MBC 게임의 박지호가 공군 에이스의 e스포츠병 모집에 지원했다. 이 중, 이성은은 지난 7월 22일 최종 합격 통지를 받아 오는 8얼 30일 공군의 새로운 선수로 입대한다. 기존 선수들의 부활과 함께 새로운 선수를 수혈 받은 공군의 차기 시즌 성적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한편 올드 선수들의 선전은 비단 공군에 한정되지 않았다. 위메이드의 이윤열과 전상욱, MBC 게임의 박지호 역시, 오랜 부진을 딛고 일어섰다. 특히 전상욱은 총 전적 14승 11패를 기록하며 팀의 테란 에이스 전태양을 든든히 받치는 백업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러한 긍정적인 분위기는 선수 본인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쳐 전상욱은 하나대투증권 MSL의 8강에 진출하는 등 개인리그에서도 오랜만에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하태기 감독의 매직, 팀을 춤추게 하다! - MBC 게임의 약진!
▲ 하태기 감독의 매직이 선수들을 춤추게 했다
지난 08-09 시즌을 9위로 마감하며 최하위권 신세를 면치 못한 MBC 게임, 그러나 이번 시즌 MBC 게임은 정규 시즌 4위로 뛰어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지난 위너스리그에는 결승전까지 진출하는 등, 놀랍도록 향상된 기량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 엄청난 약진의 뒤에는 다시 팀의 감독으로 복귀한 하태기 감독의 ‘매직’이 자리했다. 복귀한 직후부터 실질적인 성과를 낸 하태기 감독의 활약은 프로게이머 팀에서 ‘감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금 일깨웠다.
팀에 복귀한 하태기 감독이 발견한 가장 큰 문제점은 팀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팀 전체의 분위기가 성적을 좌우한다고 판단한 하태기 감독은 모든 선수들의 투지를 경기력 향상으로 이끄는 데에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 역시, 오랜 기간 팀을 지휘해온 하태기 감독의 뜻을 묵묵히 따랐다. 또한 각 선수들에게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도록 유도해 스스로가 경기에 동기부여를 하도록 이끌었다.
선수들의 연습 방식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 팀의 테란 라인을 책임지고 있는 이재호와 염보성이 자기 경기뿐만 아니라 다른 테란 선수들의 연습을 도우며 팀 전체의 기량 향상을 도모했다. 또한 저그 선수들은 상대 분석 및 실수/단점 보완을 위한 세미나를 여는 동시에, 자신의 빌드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등 함께 하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또한 프로토스 역시 실전과 같은 연습을 통해 실시간으로 각 선수의 보완점을 찾아주며 서로를 도왔다.
이러한 하태기 감독의 방침은 그대로 팀의 성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특히 지난 시즌 부진했던 팀의 에이스, 염보성과 고석현이 살아나며 팀 전체가 활기를 찾았다. 또한 오랜 기간 팀을 묵묵히 지킨 박지호 역시 마지막 5라운드에서 4연승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며 올드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켰다. 비록 4, 5라운드에서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번 시즌 선보인 MBC 게임과 하태기 감독의 매직은 팬들에게 큰 기대를 심어주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e스포츠에 휘몰아친 승부조작, 엔트리 예고제를 폐지시키다!
▲ 현재 공판 중인 승부조작 사건...결국 KeSPA는 그간 시행하고 있던 엔트리 예고제를 폐지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씁쓸했던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이번 시즌에서 가장 안 좋았던 소식은 단연 ‘승부조작’ 사건이었다. 특히 개인리그보다 프로리그에서 승부조작 사건이 더욱 빈번히 발생했기 때문에 KeSPA는 사건이 터진 직후인 4라운드부터 ‘엔트리 예고제(에이스 결정전을 제외한 전 세트의 엔트리를 사전에 공개하는 것)’를 폐지했다. 대회를 위해 마련한 제도가 도리어 칼이 되어 돌아온 상황이라 말할 수 있다.
엔트리 예고제가 폐지되며, 각 팀은 경기 진행 중, 실시간으로 출전할 선수의 이름을 공개했다. 또한 상대팀에게도 전 세트가 마무리된 직후, 쪽지에 선수의 이름을 적어 다음 상대를 알려주는 등 외부로 ‘엔트리 정보’가 새어나갈 수 있는 구멍을 막았다. 그러나 이미 승부조작 사건은 국내 e스포츠에 영원히 남을 상처를 안기고 말았다. 사전에 제도의 폐해를 막지 못하고, 사건이 터진 직후에야 수습에 나선 KeSPA의 대처 방식에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엔트리 예고제가 없어지며 상대적으로 이득을 가져간 팀들이 있었으니, 바로 위메이드와 CJ다. 이 두 팀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1군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포진되어 있을 뿐 아니라 각 종족의 승률 역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상대 선수를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승수를 챙길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이 2팀은 4, 5라운드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종족 의무 출전제가 동시에 없어지며 각 팀은 가장 자신 있는 종족으로 상대와 맞설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다. 이 기회를 가장 잘 활용한 팀이 바로 위메이드다. 위메이드는 팀의 풍부한 테란 라인을 활용해 한 경기에 모든 선수를 테란으로 구성하는 등의 독특한 기용 방식을 채택했다. 이러한 위메이드의 전략은 뜻대로 통해 상대적으로 전력 상 우위를 접했던 KT와 화승을 모두 격침하는데 성공했다.
e스포츠 지재권 협상, 차기 시즌 개최의 길은 뚫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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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블리자드와 KeSPA의 갈등
아직도 확실한 대안이
제시되지 않은 다소 갑갑한 상황이다
리그의 존속을 위협하는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블리자드와의 지적재산권 협상으로 인해 차기 시즌의 진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블리자드는 지난 5월 그래텍과 파트너쉽 계약을 맺으며, 국내 e스포츠에 대한 자사의 모든 권한을 맡겼다. 따라서 KeSPA와 각 게임 방송사는 앞으로 협상을 통해 서브 라이선스 권한을 획득해야 한다. 그러나 e스포츠의 지적재산권 협상은 유예 기간인 8월이 다되도록 진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은 지난 28일, KeSPA의 대표단 자격으로 지적재산권 협상에 직접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협상에 임하는 한콘진의 기본 입장은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블리자드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벌어질 협상 결과에 따라 차기 프로리그 진행 여부와 그 구체적인 일정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8월까지 남은 기간은 앞으로 1달, 그 안에 한콘진이 참여한 KeSPA의 협상단과 그래텍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조속하게 협상이 진행되어야 할 이유는 따로 있다. e스포츠의 경우, 타 스포츠에 비해 스토브기간(휴식기)가 상대적으로 짧다. 이러한 빠른 회전에 익숙해져 있는 팬들은 1달 이상 길어지는 협상 기간을 용납하지 못해, 자칫 리그 전체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하락할 위험성이 있다. 이는 차기 시즌을 승부조작, 지재권 이슈 등의 어두운 그림자를 떨칠 기회로 삼아야 할 관계자들에게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의 문제는 리그를 후원할 스폰서를 잡는 것이다. 언제 시작될 지도 모르는 대회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가며 자사의 IP를 홍보할 스폰서는 그 어디에도 없다. 따라서 차기 시즌 개최에 대한 확답을 마련해놓아야만 한다.
여기에 지난 3년 간 프로리그의 후원사로 자리한 신한은행이 떠나며 KeSPA는 안정적인 신규 스폰서를 섭외해야 한다는 어려운 입장에 처했다. 승부조작 이슈로 국내 e스포츠 전체에 다소 부정적인 인식이 박힌 현재, 스폰서 섭외 과정은 생각보다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화려한 결승전도 좋지만 탄탄한 내실을 다지는 것도 중요!
지금까지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 시즌을 돌아봤다. 10개월 간의 레이스를 마치고 가장 화려한 피날레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신한은행 프로리그, 그 화려함도 좋지만 차기 시즌을 위한 내실을 보다 탄탄하게 다지는 작업 역시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올드 게이머들의 선전 등, 좋은 이슈가 많았던 한 해지만 결국 팬들에게 가장 인상 깊게 남은 기억은 승부조작과 지재권 이슈로 인한 논란이 대부분이다. 이번 시즌에서 잃어버린 팬들의 신의를 회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철저한 준비로 차기 시즌에서 이미지 쇄신의 기회를 노려보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관계자 및 팬들 역시 아직 열정을 가지고 대회에 임하고 있는 대다수의 프로게이머를 향한 믿음까지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하루 빨리 차기 시즌에 대한 구체적인 방책을 마련해 선수들이 뛸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멋진 결승 무대를 위해 불철주야로 연습에 매진하고 있을 KT와 내일 있을 플레이오프 준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SK 텔레콤, STX의 선수 및 코칭스테프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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