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산업

[KGC] 천하를 품은 넥슨, 게임계 삼성이 되려면…

/ 1

 NEXON_20121008-001_ghey.jpg
▲ 게임업계가 직면한 현상, 바로 넥슨의 천하통일이다
 


최근 국내 게임산업은 격변의 시기를 맞았다. 글로벌 호황을 자랑하던 게임업계는 지난 2년간 정부의 삼중규제, 침체된 내수시장 등의 영향으로 바람 앞 등불처럼 불안해졌다. 그리고 이러한 위태로움은 엔씨소프트가 넥슨에 실질적으로 인수되면서 더욱 뚜렷해 졌다. 업계는 이제 명실공히 게임산업 꼭대기에 선 넥슨이란 기업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기로에 놓인 것이다.

중앙대학교 교수이자 사단법인 콘텐츠경영연구소 소장을 역임하고 있는 위정현 교수는 오늘(8일) 2012 한국국제게임컨퍼런스(이하 KGC2012)에서 ‘넥슨의 천하통일과 한국게임산업의 미래 전략’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위정현 교수는 넥슨의 엔씨소프트 인수는 이미 예견된 시나리오였으며, 자본력으로 경쟁하는 기업이 추구해야 할 마땅한 전략임을 이야기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일정한 수준 이상에 오르면 기술력보다는 자본력으로 승부하는 법칙을 따른다.

 NEXON_20121008-005_ghey.jpg
▲ 위정현 교수는 이제는 모두가 넥슨을 두고 고민해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

NEXON_20121008-002_ghey.jpg
▲ 넥슨의 기업 인수합병이 엔씨소프트에 이르며 정점을 찍었다

위 교수는 “국내 산업에서 넥슨이 자본력이라면, 엔씨소프트는 기술력으로 대표되는 회사였다”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술력은 자본에 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사 네오플을 인수하면서 규모와 자본을 기업의 승부 전략으로 내세우게 됐고, 지속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의 규모를 키워갔다. 그리고 엔씨소프트를 사실상 손에 거머쥔 넥슨이 업계 천하통일을 목전에 두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졌다.

 

전국시대 통일 위한 넥슨의 다음 행보는 한게임 인수?

NEXON_20121008-003_ghey.jpg
▲ 일본의 전국시대에 비유한다면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바로 넥슨이다

국내 게임산업은 1500년대 말 일본의 전국시대에 비유할 수 있다. 15세기 중반부터 사회적 정치적 내란의 시기를 겪은 일본의 전국통일을 일궈낸 장본인이 바로 도요토미 히데요시다. 위 교수는 이를 국내 게임업계에 대입해보면 도요토미는 넥슨, 기타 막부가 CJ E&M 넷마블, NHN 한게임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마치 도요토미의 천하통일 전까지 위 세 명의 영주가 히데요시의 영향력에 짓눌려 가신의 관계에 머물렀던 것처럼 지금 우리 게임업계가 부딪힌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위 교수는 넥슨의 다음 행보는 결국 한게임 인수가 되리라 전망했다. 한게임은 보드게임에 국한된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 지속해서 MMORPG 시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여기에 최근 사행성 이슈에 가로막혀 보드게임 매출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조직적 영향력도 약화된 상황이라 금방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넥슨은 인수를 노릴 것이고, 한게임도 이를 거부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천하통일의 목전에 선 넥슨, 국내 게임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이 되려면..

위정현 교수는 넥슨의 천하통일이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삼성의 위치로 올라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업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삼성이 사회, 정치, 경제 전반에서 아우르는 역할을 의미한다. 삼성이 가지고 있는 아킬레스건도 넥슨과 마찬가지로 독과점에 대한 문제였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삼성은 옳고 그름의 가치를 판단할 수 없는 기업이 됐다. 이는 삼성이라는 기업이 나라의 경제를 견인하는 조타수와 같은 위치에 섰기 때문이다.

위 교수는 넥슨이 게임업계에서 삼성의 위치에 오르려면 기업의 고유 기술력 강화와 혁신에 대한 CEO의 의지, 그리고 사회적인 대처능력을 갖추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전했다.

NEXON_20121008-004_ghey.jpg
▲ 삼성의 빛과 그림자는 분명 존재한다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기 위해선 개발력은 당연히 중요하다. 삼성이 스마트폰의 기술력을 쾌척하지 못했으면 지금의 삼성은 없었을 것처럼, 넥슨도 자사의 고유기술을 배양해야 한다.

또, 이러한 개발력을 갖추기 위해선 혁신이 필요하다. 혁신은 CEO의 의지에 크게 좌우된다. 위 교수는 삼성이 보여준 혁신의 일례로 잘 알려진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을 이야기했다. “자식과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는 그의 전언은 혁신에 대한 강력한 의지로 분석할 수 있다.

마지막은 산업을 이끄는 리더로 사회적 이슈에 대한 대처능력도 따져보아야 할 문제로 언급됐다.

위 교수는 게임산업을 악으로 보는 사회환경 속에서 침체된 개발자들의 창의력, 즉 모티베이션을 끌어낼 수 있는지, 또 폭력성에 대한 문제가 거론될 이에 대한 대처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문제가 제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넥슨이 이 모든 질문에서 긍정적인 결론이 도출된다면 삼성처럼 많은 제조업체를 끌고 가는 회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쪽에 가깝다면 넥슨은 미국의 공룡기업인 일렉트로닉 아츠(이하 EA)에 머무르게된다. 위 교수는 EA 역시 자타가 공인하는 글로벌 게임기업이지만, 혁신과는 거리가 먼 보수, 관료적인 기업이라 설명했다. 반(反) 혁신기업인 EA는 자신의 영역 이상을 넘어가지 않으며, 개발력보다는 자본력과 M&A로 기업 규모를 부풀린다. 이러한 기업은 IP를 이용하여 업계 경쟁력을 쟁취하고, 산업적인 기여에는 관심이 없는 기업이라는 것.

 

업계가 평가해야 할 때, 넥슨 국내 게임산업이 넘어야 할 성숙기인가 쇠퇴기인가

최근 2년간 게임에 대한 폭력성 이슈가 사회를 지배하면서 업계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져 있다. 위 교수는 우리 게임산업은 “허리(중소기업)가 존재하지 않고 다들 게임사업에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이는 산업이 현재 성숙기에서 쇠퇴기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기 때문이며, “넥슨의 천하통일은 산업의 성숙기에 나타나는 당연한 과정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이끌어야 침체된 국내 게임산업에 혁신을 일으킬 것인지 산업을 점검하고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연을 마무리지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만평동산
2018~2020
2015~2017
2011~2014
2006~2010
게임일정
202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