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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폐인의 길에 들어선 러프(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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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
왕초보 러프의 카멜롯 기행: ① 폐인의 길에 들어선 러프

필자가 세상에서 가장 증오했던 장르가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온라인 게임이다. 건드려보지도 않은 장르를 두고 폐인을 만드는 게임이네 어쩌네 하면서 이쪽 세계를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던 러프. 마치 헬스장 한번 가보지 않은 사람이 보디빌더 더러 무식한 근육맨이라고 무시하듯 온라인 게임은 ‘세상에서 제일 악랄한 폐인 제조기’라면서 필자는 무료한 일상을 일일 드라마로 연명하고 있었다. -_-;

그러나… 집에 가면 발 닦고 저녁 먹은 뒤 드라마 보고 잠을 청하던 바른 생활 사나이 러프의 일상을 180도 바꾸어놓은 게임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다크 오브 에이지 카멜롯! 이 저주의 온라인 게임(?)이 그 주인공이 될 줄이야…

▶이 놈을 접하기 전까진
▶드라마가 짱이었다 --;

때는 2002년 8월. 고된 업무를 마치고 주말드라마를 보며 한가로운 토요일을 보내려던 러프에게 드랙스터 기자가 선뜻 이상한 말을 건넸다.

“러프야… 너 온라인 게임 하나 해볼래?”

“싫은데요”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튀어나온 나의 대답에 드랙스터 기자는 적잖게 당황한 듯 했지만 예의 그 능글맞은 웃음을 띄우며 재촉하기 시작했다.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이라고… 이번에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 말야. 이거 혼자 못하는 게임이거덩. 내가 맥주 한잔 사 줄 테니까 다운 좀 받아보지? 같이하자 응?”

음… ‘닭’ 뭐라고? -_-; 어쨌든 어떤 작품이건 간에 온라인 세계와 단절을 선언하고 살던 나는 무슨 꼬임이든 넘어가지 않을 자신이 있었지만 참을 수 없는 맥주의 유혹은 이 저주의 게임 다운로드창에 마우스 커서를 들이밀고 있었다.

▶드랙스터 기자는 끊임없이 이렇게 유혹의 손길을…

“내가 처음에 하는 방법이랑 다 알려주고 아이템도 이것저것 밀어 줄 테니까 같이 좀 하자 응?”

“(오 다 밀어준다고? ^^) 아 재촉하지 말라니깐 -_-;”

드랙스터 기자가 슬며시 건넨 디아블로2가 지난 여름의 전부를 먹어버렸다는 악몽이 떠오르긴 했지만 어쨌든 거드름을 피우며 카멜롯의 다운로드창을 바라보고 있던 러프. 이것이 드라마를 그토록 좋아하던 드라마 폐인 러프를 진정한 폐인으로 거듭나게 할 악마의 손짓이 될 줄은 그때까지는 알 수가 없었다(무슨 마약 퇴치 캠페인의 체험수기 같다는 -_-;).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
왕초보 러프의 카멜롯 기행: ① 폐인의 길에 들어선 러프


카멜롯의 세계에 발을 내딛은 러프

물론 예상하고 있었지만 드랙스터 기자는 맥주 사준다던 약속을 까맣게 잊은 듯 화장실을 다녀오는 순간 가방과 함께 사라지고 없었다. 허무하게 당해버린 느낌이 없진 않았지만 나는 기왕에 뽑은 칼이니 무나 썰어보자며 맛보기 체험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이건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의 기행을 담당하고 있던 드랙스터 기자가 원고를 나에게 넘기기 위한 음흉한 수작이라는 것이 뻔히 보였지만 나는 게임을 한번만 맛보고 언인스톨 작업에 들어갈 결심을 굳게 먹고 있었다. 음흉한 계략에 넘어갈 내가 아니지… 음흐흐흐흐…

게임을 시작하자 3개의 렐름이 선택을 기다리며 화면에 나타났다. 무엇을 선택할까 한참을 망설이던 나는 아무래도 드랙스터 기자가 몸담고 있는 알비온 렐름을 선택해 보기로 했다. 사실 뽀대를 중시하던 나에게 히베르니아와 미드가드에 있던 캐릭터는 추남과 추녀로 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선택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히베와 미드의 유저에게 용서를 빈다. 나...난 인간이 좋단 말이다. -_-;
▶사실 난 뽀대가 좋아 ㅠ.ㅠ

이 게임은 이 세 개의 국가(렐름이라고 표현된다)에 속한 게이머들이 서로 다른 세계관에서 지내다가 일명 프론티어 존이라고 불리우는 전장에서 전투를 벌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뭐 내가 듣기로는 그랬다. 왕초보 러프가 뭘 알겠는가? ^^; 그냥 막연하게 자신이 속한 국가에 애정을 가져야 한다고… 이해하기 쉽게 이 세 개의 국가를 중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으로 표현하는게 마땅할 듯싶다. 그럼 프론티어존은 비무장 지대가 되는건가? -_-a

무슨 캐릭터를 선택할까 한참을 망설이던 나는 특이한 직업을 선택해 보기로 했다. 듣도보도 못한 민스트럴이라는… 노래하고 북치고 춤추면서 칼도 쓰는(-_-;) 그러한 직업이라고 하는데 사실 무조건 칼 들고 앞에 나가서 다구리를 치는 전사계열이 나에게 맞긴 하지만 어차피 한번 해보고 지우려고 마음을 먹었기에 그냥 이 직업을 선택해 보기로 했다. 내가 남자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노래하고 북치고 춤추는 캐릭터가 인상 드러운 남자가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키가 작고 아담한 여자 캐릭터를 선택하기로 했다. 물론 민스트럴은 로그라는 도둑넘 클래스(-_-;) 계열의 전직 직업이기 때문에 처음에 선택할 클래스는 로그가 될 수밖에 없었다.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
왕초보 러프의 카멜롯 기행: ① 폐인의 길에 들어선 러프


삽질의 끝은 어디인가?

춤추는 노래방 러프~ 민스트럴이 시작한 장소는 루드로우라는 마을이었다. 앞에 도둑넘처럼 생긴 로그 트레이너가 서 있었는데 인상이 하도 드러워서 나의 이쁜 민스트럴이 서 있을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됐다(아직 로그면서… -_-;). 이 게임을 시작했을 때 가이드 역할을 제공해주는 사람이 바로 해당 직업의 트레이너였지만 난 그게 뭔지 알 길이 없었기에 고개를 돌려 그냥 미지의 세상을 체험해보기로 했다.

▶각 직업이 시작한 장소 앞에는 트레이너가 5분 대기조로 나와있다

모든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겠다던 멜로우(드랙스터 기자)는 당연히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일단 지나가는 사람에게 이것저것을 물어보기로 결심하고 때마침 온통 번쩍거리는 은색 플레이트 갑옷을 입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 보기로 했다.

“저기요.. 몬스터는 어디서 잡아야하죠?”
“.........”

대답이 없었다.

“아 물론 내가 알아보고 접속해야 했지만 팁이라도 좀 알려주세영 ㅠ.ㅠ”
“.........”

▶당신말야 당신~!

그냥 앞만 보고 걸어갈 뿐이었다. 난 오기가 생겨서 은색 플레이트를 끝까지 쫓아가 보기로 했다.

“아 제가 좀 저렙이라고 무시하시나본데 -_-; 바쁘면 바쁘다고 말이라도 좀 하시죠”
“.........”

“이봐 은색 플레이트 너무 하는거 아니야? -_-+”
“.........”

약간 어이가 없긴 했지만 그 사람한테 기필고 대답을 들어야겠다는 오기 하나로 20분동안 은색 플레이트를 쫓던 러프. 뒤통수에서 아련하게 이런 말이 들려오는데…

“저 사람 지금 NPC 가드 붙잡고 모하는겨? 바보 아냐?”
“헉..”

어쩐지 남들은 다 뛰어다니는 와중에 느릿느릿하게 거만한 걸음을 하는가했더만... 그 넘은 가드 중에서도 이름을 가지고 있는 네임 NPC였던 것이다 -_-;; 다소 머쓱해진 난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마을 구석을 향해 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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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러프의 카멜롯 기행: ① 폐인의 길에 들어선 러프


삽질의 끝은 어디인가?

레벨 1짜리 민스트럴 캐릭터가 어디 갈 곳이 있겠는가? 해가 저문 와중에 산중턱까지 뛰어온 나는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쏜살같이 다시 마을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이 집 뒤져보고 저 집 뒤져보고 점프도 했다가 앉기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 뒤를 쫓아다니면서 마을을 수십바퀴 돌고 있다보니 멜로우가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뭐하냐?”
“......”
“야 어디야?”
“......”
“대답해 임마”
“......”

메시지 보내는 법을 몰라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ㅠ.ㅠ 이렇게 무식의 극을 달리는 상태에서 더 이상 게임을 진행할 수가 없다고 판단한 난 옆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에 마련된 가이드를 살펴보기로 했다.

일반 챗창 명령어 설명
귓속말 보내기 /t 아이디 할말
귓속말 왔을때 답변하기 r
접속인원 알아보기 /who 아이디
죽었을 때 바인드 포인트로 부활하기 /release, /rel
바인드 포인트에 바인드하기 /bind
종료하기 /q
도우미 찾기 /a
도우미에게 귓속말 보내기 /advice 아이디 할말
키보드 설정보기 /keyboard
외치기 /y 할말

▶근데 맨날 정월 대보름이냐?

어렵게 답장을 보낸 난 멜로우가 곧 루드로우 마을에 도착한다는 얘기를 듣고 길가에 보이는 돌댕이 옆에 앉아 하릴 없이 시간을 축내고 있었다. 아 그냥 드라마를 볼까? 동쪽에서 달이 뜨네? 비도 오는군 하면서 오만 잡생각을 다하던 중 누군가 안개비를 헤치고 저 멀리서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 사람이다!

오 사람이다! 난 인적하나 없는 길에 사람이 나타났다는 반가운 마음에 얼른 그 사람한테 달려가서 인사를 했다.

“하이룽~! 님도 저처럼 누구 기다리나보…
퍽!!”
“헉”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
왕초보 러프의 카멜롯 기행: ① 폐인의 길에 들어선 러프


삽질의 끝은 어디인가?

열심이 말을 치고 있던 와중에 그 사람이 날 때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론 이 게임이 언제부터 PK가 가능했단 말인가… 난 황당한 마음에 “이보세요!!”, “왜 때려!!”, “야 임마!!”를 남발하며 비명을 부르짖다가 결국 길바닥에 엎어져 버리고 말았다.

난 분한 마음에 누워버린 상태에서도 그놈의 몸차림과 이름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었다. “영 컷퍼스”라… 그렇단 말이지. 난 무방비 상태로 그 넘한테 당한 앙갚음을 하기 위해 ‘/rel' 명령어를 치고 다시 나의 고향 루드로우로 돌아왔다.

캐릭터가 죽었을 경우엔 어떻게?
캐릭터가 죽게되면 /rel 명령어를 이용하면 자신이 바인드해 두었던 장소로 돌아오게 된다. 물론 클래릭 클래스와 같이 부활 마법이 있는 캐릭터가 주위에 있다면 그 자리에서 죽은 캐릭터를 살릴 수도 있지만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 어쩔 수 없이 릴리즈를 하여 바인드 스톤으로 돌아와야만 한다.

레벨 5까지는 죽었을 경우에도 경험치를 잃지 않지만 6부터는 경험치가 조금씩 깎이게 된다. 동일 레벨에서 죽게 되는 횟수가 많을수록 경험치 손실이 커지게 된다는 점 유념하도록!

▶컥 죽어버렸다. 눈물을 머금고 /rel

▶바인드 스톤으로 돌아온다

바인드 스톤은 대부분의 마을이나 성, 다리 앞 등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설치되어 있다. 바인드 스톤에 바인드를 하기 위해서는 근처에서 /bind를 입력하면 된다.

마을에 돌아와보니 시뻘건 플레이트로 중무장한 멜로우가 바인드 스톤 앞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오 환상적인 뽀대… 내가 바란 것이 이런 것이야! 하면서 감탄을 하던 찰나 밴디트라는 녀석에게 죽었던 생각이 나 뽀대 중무장 멜로우에게 하소연을 했다.

▶멜로우의 등장!

“멜로멜로~ 저 PK 당했어요 흑흑흑 ㅠ.ㅠ”
“뭔소리?”
“몰라 그냥 지나가다가 인사하는데 맞아죽었엉 ㅠ.ㅠ 복수해줘~~”
“뭔 헛소리?”
“-_-;;;”

난 자초지종을 멜로우에게 설명하고 그 넘의 이름이 영 컷퍼스라는 사실을 수십번 말했다. 그러자 멜로우는 컷퍼스가 인간형 몬스터라는 사실과 함께 캐릭터가 가만히 있어도 공격하는 선공몹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데… 음 그런 사실이 있었다니 신기할 따름이었다(뭐가 신기하냐? -_-a).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
왕초보 러프의 카멜롯 기행: ① 폐인의 길에 들어선 러프


삽질의 끝은 어디인가?

멜로우는 제발 옷 좀 사 입으라며 인벤토리를 뒤져 3골드를 내게 전해줬다. 3골드 가지고 누구 코에 붙이냐!! 라고 대답하려는 내 생각은 상점에 붙은 가격표를 보고 쏙 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이건 실로 엄청난 거금이었던 것이다. 1렙에서 수백번을 죽어야 마련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자금 3골드!! 사실 고레벨에서 이런 돈이야 발에 밟히고 치이는 액수겠지만 나같이 저렙으로선 하늘에서 내려준 은총과 다름없었다.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의 금화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은 중세시대에 쓰였던 그대로의 주화 표기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쿠퍼(C)가 가장 낮은 단계라고 할 수 있으며 쿠퍼가 100개 모이면 1 실버(S)로, 실버가 100개 모이면 1 골드(G), 골드가 1000개 모이면 1 플레티넘(P), 플레티넘이 1000개 모이면 1 미스릴(M)이 된다.

장비를 맞추고 준비를 끝낸 러프. 컷퍼스에게 복수를 위해 멜로우가 가는 길을 쫄래쫄래 쫓아가기 시작했다. 사실 비도 오는 마당에 지도도 없고 사방이 트인 상태에선 손바닥 동네보듯 엄청난 속도로 달려가는 멜로우를 쫓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툭하면 길에서 떨어지고 엉뚱한 데로 가다가 몹한테서 도망 다니고 하는 러프를 본 멜로우는 스틱 명령어를 쓰라며 윽박질렀다. 스틱이 뭐야? -_-a

“응 스틱은 가까이 있는 사람한테 붙어서 그 사람이 움직이는 방향을 자동으로 쫓아가는거야”

“명령어는?”
“스틱! /stick"

오… 정말 신기하다. 멜로우를 클릭하고 /stick을 타이핑하자 앞에서 달리는 멜로우의 뒤를 바싹 쫓아가는 러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일단 컷퍼스가 있던 장소에 돌아오자 멜로우는 칼을 뽑고 공격모드에 들어가는데… 산 꼭대기에서 유유하게 길가를 산책하던 컷퍼스를 찍어보자 화면 우측하단에 있던 상태창에 왠 보라색 이름표가 나타났다.

“멜로님 저 색깔이 모예영?"
“응 몬스터의 레벨을 뜻하는 것이지”
“보라색 +++ 이면 센 건가?”
“센 정도가 아니라 한방에 원샷 당할수도 있어. 건들지 마라”
“네 -_-;;;”

몬스터 레벨을 구별하자!
▶보라돌이 -_-;

회색 ---
자신보다 현저히 낮은 레벨의 몬스터. 죽여도 경험치와 아이템을 얻지 못한다.
녹색 --
자신보다 낮은 레벨의 몬스터. 약간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으며 아이템 획득이 가능하다.
파란색 -
자신보다 한단게 낮은 레벨의 몬스터. 이상적인 상태라 할 수 있으며 수준 이상의 경험치 획득이 가능하다. 물론 아이템 획득도 가능하다.
노란색
자신과 동급 레벨의 몬스터. 그러나 자신의 장비가 나쁜 상태라면 상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주황색 +
1:1 로는 감당하기 힘든 상대. 그러나 상당히 높은 경험치를 보장한다. 대부분의 직업으로는 주황색 상대를 1:1로 상대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빨간색 ++
1:1로는 상대가 거의 불가능한 몬스터. 대부분 그룹 플레이에서 잡는 상대이니만큼 혼자서는 건드리지 않는 편이 좋다.
보라색 +++
레벨 측정이 불가능한 상대. 건들면 죽음만이 있을 뿐이다. 물론 그룹 플레이에서는 상대가 가능하긴 하지만 보라색 +++ 이상의 몬스터는 레벨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검증된 몬스터가 아니라면 건드리지 않는 편이 좋다.

상대의 레벨이 색깔별로 구별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게이머가 착용하는 장비 또한 이렇게 색깔별로 레벨이 표시된다. 따라서 자신에게 가장 이상적인 장비는 노란색이라고 할 수 있으며 대부분 주황색 정도까지는 소화가 가능하나 그 이상은 해당 장비의 기능을 제대로 나타낼 수 없다는 점을 주의하자.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
왕초보 러프의 카멜롯 기행: ① 폐인의 길에 들어선 러프


삽질의 끝은 어디인가?

멜로와 난 보라색 몹은 죽 둘러서 지나가기로 하고 산등성이를 넘자 아까 컷퍼스가 산 꼭대기에 장작불을 펴고 서성이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온통 보라색 보라돌이가 캠프 주위를 죽치고 있었던 장면을 보며 멜로우마저 복수를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복수해준다더니 허풍쟁이다. -_-;

어쨌든 러프는 멜로우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열렙모드에 들어가기로 했다. 멜로우는 레벨 20이 되어 명실상부하게 알비온의 늠름한 전사가 된 상태라 내가 잡고 있는 몹을 함께 칠 이유가 없었다. 레벨이 5 이상 차이 나는 상태에서는 파티를 맺어도 경험치 혜택이 없다나 뭐라나… 더군다나 이렇게 19이상의 레벨이 차이가 나면 둘 다 경험치에 엄청난 지장이 온다고 했다.

따라서 멜로우는 사냥을 하다가 위험에 처하게 되면 “멜로우님 멜로우님 저 좀 도와주세요. 지금 죽을 것만 같답니다. 54321, 54321”을 타이핑 할 때마다 도움을 준다는 당치도 않은 제안을 하게 된다. 음 레벨 20이라고 이거 너무 거만하게 구는거 아냐? -_-+ 하지만 경험치를 쌓고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겁을 상실하면서 마을 밖으로 밖으로 나가기 시작한 러프는 “멜로우님 멜로우님 저 좀 도와주세요. 지금 죽을 것만 같답니다. 54321, 54321”을 수십번 이상 타이핑 할 수밖에 없었다. 오타가 한자라도 나면 옆에서 누워도 본 척도 하지 않는 멜로우. 하드 트레이닝이라나 뭐라나 -_-;;

▶이 개미를 몇 마리를 잡아야하는겨?

이렇게 5시간 정도 하드 트레이닝을 거친 결과 전직이 가능한 레벨 5가 되었다. 뭐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스탯이 쌓이고 힘과 민첩성 등이 증가하긴 했지만 똑같은 허접데기 옷을 입고 있던 로그 입장으로서는 정체불명의 왕초보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난 로그 트레이너에게 한걸음에 달려가 전직을 시켜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러자 로그 트레이너는 뭐가 되고 싶냐며 나에게 직업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닌가? 인필트레이터, 스카우트, 민스트럴의 세 가지 선택사항이 있었지만 난 당연히 처음부터 북치고 장구치는 민스트럴을 하고 싶었기에 ‘민스트럴’을 선택했다. 그러자 로그 트레이너는 자신이 가르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다며 카멜롯 성에 있는 민스트럴 트레이너를 찾아가 보라고 한다. 그럼 처음부터 찾아가라고 할 것이지 왠… -_-;;;;;

난 카멜롯 성에서 전직을 하기 위해 멜로우를 졸라 북쪽으로 향했다. 몇 시간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녀본 결과 도로가 나 있는 곳은 비교적 몬스터가 적은 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어디서 뒤통수를 치는 몬스터가 등장할지 모를 일이지만 어쨌든 그냥 필드보다는 안전하기에 멜로우가 고집하는 지름길을 마다하고 난 극구 도로를 이용하기를 원했다. 뒤통수를 맞을 때마다 “멜로우님 멜로우님 저 좀 도와주세요. 지금 죽을 것만 같답니다. 54321, 54321”을 타이핑 할 순 없지 않은가?

카멜롯에 도착하자 그 엄청난 성의 위용을 보며 감격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루드로우 시골 촌구석에서 늑대랑 뱀만 잡던 시골 청년이 드디어 도시에 상경한 것이다!

▶흐미 여기가 서울이다요?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
왕초보 러프의 카멜롯 기행: ① 폐인의 길에 들어선 러프


삽질의 끝은 어디인가?

카멜롯 성에 들어가자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이 여기저기를 방황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뭐가 뭔지도 모르는 나에겐 누가 NPC고 사람인지 알 수가 없는 일이지만 어쨌든 민스트럴 트레이너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멜로우님. 민스트럴 트레이너가 어디 있죠?”
“난 암스맨 트레이너 밖에 몰라”
“-_-;;”

그렇다. 나중에야 알게 된 일이지만 40레벨이 넘는 사람들도 자신이 가지고 있던 직업의 트레이너 외에는 거의 알고 있는게 없었다. 멜로우와 난 그 때부터 미친 듯이 민스트럴 트레이너를 찾기 위한 방황을 시작한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붙잡고 물어보고 이 문 저문 들어가서 2층 3층을 뒤져봐도 민스트럴 트레이너를 찾을 수는 없었다. 이 넘이 밥 먹으러 간 것은 아닐까? 아니면 버그가 나서 투명인간이 된 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트레이너를 찾는 데에는 사냥하는 시간과 맞먹는 시간이 소비될 만큼 고난의 연속이었다.

순간 북을 들고 쏜살같이 눈앞을 스쳐지나가는 민스트럴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민스트럴은 이후에 ‘스피드송’이라는 스킬을 이용하여 다른 직업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지상을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이처럼 엄청난 속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민스트럴님! 트레이너가 어디…” 라는 말을 건네기도 전에 대부분의 민스트럴은 예의 그 빠른 속도로 눈앞을 휙! 하고 지나가 버리는 것이 아닌가? 멜로우와 난 아예 지나가는 길 한가운데에 서서 북을 들고 다니는 민스트럴이 지나갈 때까지 하염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아카데미를 옆에 두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러프

결국 잔잔한 걸음으로 지나다니는 민스트럴을 한명 발견할 수 있었고 그 지인에게 민스트럴 트레이너는 바로 우리가 자리 잡고 기다리던 통로의 뒤통수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민스트럴 트레이너 체포작전 2시간 만의 일이었다. -_-;

민스트럴 트레이너를 만나 드디어 스킬 포인트를 올리고 아카데미 소속의 “민스트럴”이 될 수 있었다. 눈물이 흘렀다. 왜냐고? 카멜롯 성에서 미아가 되어 트레이너를 찾던 시간이 떠올라서 -_-;

이제 나가는 문은 어떻게 찾아야 하나? 벌써부터 눈앞이 아득해지긴 했지만 앞으로 나에게 펼쳐질 민스트럴로서의 미래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폐인의 검은 손이 나를 죄어오는 사실도 눈치채지 못하고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의 원고가 내 머리 위로 떨어진 다는 사실도 모른 채 러프는 마냥 즐거운 여행을 앞에 두고 싱글벙글 바보 같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누가 막으랴~! 달리는 노래방 러프 민스트럴의 앞길을~!!!

▶영광의 그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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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게임소개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은 풀 3D 그래픽의 1인칭 온라인 롤플레잉이다. 화려한 3D 그래픽과 수준높은 게임성을 통해 온라인게임 특유의 몰입성을 강조했으며 현재 외국 온라인게임인기 순위에서 연일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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