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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얼떨결에 탄생한 `아 쫌!` 길드(바스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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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티안을 시작한지 벌써 6개월이 지났다. 남들은 6개월이면 지존격인 레벨 70이상의 캐릭터하나 키우고 무료함을 달래고자 세컨 캐릭으로 아들내미 또는 딸내미하나 키운다던데...이건 어찌된건지 레벨 30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 것 아닌가? 솔직히 바스티안은 내게는 게임이 아니라 일이기 때문에 정을 붙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여느때처럼 기행을 위해 바스티안을 더블클릭하는 순간! 따르릉~울리는 핸드폰! 온라인 게임이라면 질색을 하던 친구가 꼬심에 넘어가 이제는 바스티안 폐인이 되어버린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야~ 바티아 서버에서 이거 한번 키워볼래?”
“무슨 소리야?”
“근데 너 아직도 레벨 30이냐? 지겨운 놈!”
“우씨~내가 너의 부주가 되란 말이야?”

앗! 캐릭터 하나도 키우기 힘든데 세컨 캐릭터를 키우는 부주가 되라니... 인간 오토마우스도 아니고 두개의 캐릭터를 어떻게 키운단 말인가? 단호히 거절을 하면서 전화기에 침이 튀어라 욕을 하려는 순간!

“이거 레벨50이고.. 여자워리어다. 장비도 다 맞춘거니까 열심히 해봐라”

▶쭉쭉빵빵 잘빠진 몸매에 수려한 외모

레벨50? 그것도 최고급 장비로 치장한 여자 워리어라고? 그동안 예쁜 여자워리어를 선택하지 않고 덩치만 큰 남자 워리어를 선택했을까 자학하고 있던터라 이 행운을 놓치기엔 너무나 아까웠다. 하지만 누군가의 부주가 된다는건 정말 싫었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마음에 드냐? 잘 키우고~ 나중에 모턴 2개만 줘라!”
“야호~^^”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친구놈은 바스티안에 빠져 주말이면 여자친구도 만나지 않고 눈이 빨개져라 아침까지 열렙을 했다고 한다. 때문에 여자친구가 헤어지는 압박이 들어왔다고 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젠 여자친구랑 둘이서 피씨방 커플석에 앉아 라면을 옆에 끼고 서로 먹여주며 주말을 보낸다고 한다. 덕분에 바스티안 월드의 지존격 존재로 클래스별 레벨 50이 넘는 캐릭터가 있으며 창고에는 모턴이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바스티안의 앵벌이 유저들은 친구의 캐릭터명이 뭘~까? 하고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절대 비밀에 부쳐달라는 압박이 있었기에 공개를 못하니 이해해 주시길....^^; 아무튼 이렇게 해서 일순간에 레벨 50의 여자워리어 ‘부활정령’의 주인이 되었고, 간략하게 새로운 캐릭터 ‘부활정령’을 소개하겠다.

쭉쭉빵빵 잘빠진 몸매에 수려한 외모까지 레벨 50에 최고급 무기를 착용한 동급최강의 캐릭터라 할 수 있다. 물론 더 좋은 아이템으로 치장을 한 유저도 있겠지만 레벨 30에서 갑자기 레벨 50으로....거기에 이렇게 좋은 아이템까지 너무나 기분좋은 나머지 어디로 사냥을 갈지 칠렐레 팔렐레 여기저기 뛰어다니다가 생각난 곳이 새로이 추가된 곳, 아툼바 던전!

“그래, 이정도면 아툼바 던전은 문제 없겠지^^”

자신감 만땅 충전! 더 이상 무서울 것 없다. 일단 아툼바 던전으로 떠나기로 했다. 던전이 완전 업데이트 되기전에 잠시 그곳을 다녀온 경험이 있지만 업데이트 후 그곳의 소문을 절대 듣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 던전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사전오기 홍수환 아저씨도 일곱 번 넘어져도 또 일어서는 왕눈이 개구리도 무릎을 조아렸다는 그 이름 찬란한 ‘부활정령’ 아닌가?

▶홍수환 아저씨도...

▶개구리 왕눈이도 부활정령 앞에서는^^

성큰 마운드에서 지하로 내려가자 아툼바 던전에 엄습해 오는 싸늘함은 뭐라 표현이 힘들지경이었다. 입구에서 서성이는 모두가 고렙티가 났지만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사냥터로 달려가는 다른 지역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얼마나 센 곳인지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수 밖에 없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곳의 몬스터는 쌔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최강의 몬스터이며 마법능력까지 갖춘 그들은 바스티안 최강의 몬스터 전사다. 던전 입구에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의욕만 가지고 어떤 몬스터든 모두 때려잡겠노라 했지만 그것은 역시 오산 중 가장 큰 오산이었다.

▶던전의 몬스터는 도망치지 못하게 얼린 후 다굴한다!

TIP- 던전! 몬스터부터 알고 들어가자!
던전을 지키고 있는 몬스터는 진정한 고렙 유저만을 위한 특수제작(?)한 몬스터로 캐릭터를 얼리고 방어력을 낮추는 등 마법공격을 사용한다. 또, 몬스터의 동족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왠만한 고수가 아닌 이상 홀로 사냥이 불가능할 정도다. 그래서 유행하는 것이 메이지와 워리어의 일심동체! 일심동체란? 두 캐릭터가 파티를 한 상태에서 메이지의 스톤 스킨을 이용하여 워리어의 방어력을 더욱 상승시켜 워리어가 몸빵을 하는동안 메이지의 마법기술을 이용하여 몬스터를 제거하는 방법을 말한다. 일심동체란 말처럼 두 캐릭터는 절대 떨어져 있으면 안되며 정확히 붙어있어야 가능하다.

▶신종 파티플레이! 일심동체!

최소 레벨 75 이상의 고렙들도 파티플레이로 명맥을 이어가는데 이제 갓 레벨 50이 된 ‘부활정령’에게는 도저히 무리였던 곳이었다. 그렇다고 싸나이 갑빠가 있쥐! 던전에 들어가자마자 죽은 것은 아니다.(앗! 부활정령은 여자지ㅡ.ㅡ;) 물론 한 마리 몬스터를 잡기 위해 포션을 무려 34개나 썼지만..... 그래도 경험치를 무려 900을 넘게 주기 때문에 돈많고 배짱 두둑한 유저라면 한번 도전해 볼만하다(그러다 레벨 다운돼도 전 책임 없습니다).

포션을 34개나 쓰면서 겨우 한 마리 ‘본 파이어릿 파이터‘를 제거했지만 그 후 아처의 냉기 공격에 당해 꼼짝 못하고 포션만 들입다 먹다가 캡틴은 그림자도 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부활포션이 있었지만 이름에 이름에 걸맞게 ’짜잔~‘하고 부활해야 할지 아니면 다시 마을로 부활해야 할지 차가운 던전 바닥에 누운채 고민하고 있는데 주변에 있던 일심동체커플이 한마디 했다.

“부활정령님? 레벨이 몇이세요?”
“50이요^^;”
“저렙이시네...여기 평균 레벨이 80이에요~”

저...저...저렙이라고? 그렇다! 레벨 50은 어디가서 명함도 못내미는 저렙인 것이었다. 물론 메디쿠나 마을에서 갓 태어나 찢어진 옷을 입고 한손에는 단검을 든체 마을앞에서 귀여운 몬스터와 즐거운 나날을 보내는 초저렙님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지만 서버중의 최강의 서버라 일컫는 1섭의 터줏대감들에게는 레벨 50은 이제 쬐~~끔 초보티를 벗은 것처럼 보인 것이다.

▶분수에 맞게 살자

그런데 갑자기 요즘 한창 리니지2에 빠져있는 음마교주는 온갖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역시 파티플레이를 하니까 레벨이 빨리 오르는구나! 쿠하하하” 다시 한번 사무실에 자신의 웃음소리를 던져 넣는 것 아닌가! 이번 기회에 아예 길드에 들어갈지 고민중이라면서 여러명의 파티원이 말하는 섬의 거미를 때려잡고 있는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를 질투와 부러움이 생겨났다.

그때였다. 뇌리를 스쳐가는 단 한마디, 길드! 그래 남들 파티플레이를 부러워 하지 말고 손수 길드를 창설하면 되는거였다. 그럼 여러명이서 파티 플레이도 즐길 수 있고 게임에 들어올때마다 반겨주는 사람도 있고 또, 장시간 레벨업을 하다보면 지겨움을 이기지 못하고 몬스터에게 말을 거는 정신병적인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것이었다. 사실~ 장시간 게임을 할때는 그 자체에 무료함을 달래고자 몬스터에게 말을 걸 때가 많았다. 하지만 어떤 말을 걸어봐도 들려오는 대답은 “어우엉~,꽤~엑!, 쿠헬~”

▶청소년 여러분! 장시간 게임을 하다보면 이런 후유증~

길드 창설을 위한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길드 창설을 위한 최소레벨 50에 창립자금 1천만 골드까지...하지만 정작 필요한 길드원을 구하기 힘들었다. 물론 마을에서 광고를 한다면 길드원을 쉽게 구할 수 있겠지만 나중에 길드가 랭크업을 하면 길드창고까지 공유하는 사이가 되는데 웬만큼 돈독한 사이가 아니라면 불신으로 인한 길드원간에 싸움까지 일어나는 수가 있으니 길드원 만큼은 아는 사람들 위주로 해야했다. 때문에 캐릭터를 넘겨준 친구에게 귓말을 보내 길드를 만들지 않겠냐고 물어보았다.

?친구역시 여자 친구와 길드 창설을 하려 했지만 길드원이 최소 10명 이상이어야 길드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포기했다고 한다. 역시 길드원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오프라인 모임에서도 즐거운 법! 역시 꼬임에 넘어가 폐인은 아니지만 음지에서 열심히 바스티안을 하고 있는 친구 두명에게 전화를 걸어 일단 다섯이서 길드를 창설하기로 했다. 하지만 길드 창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길드명! 우리가 길드명을 짓게 된다면 분명 자기 취향에 맞는 길드명이 나올게 뻔했다. 때문에 마을에 모인 다른 사람들에게 길드명을 공모하기로 했는데...

“길드명 공모합니다.”
“개만도 모턴!”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터보레이터 어때요? ㅜ.ㅜ;”
“깻잎으로 이마가려”

▶길드명을 정하기 위해 모인 길원들~

이렇게 쉽게 길드명을 짓지 못하고 장난 반, 농담 반으로 한참을 떠들며 고민하고 있는데 이제 갓 태어나 헐크가 입었을만한 너덜거리는 옷을 입고 나타난 [BLUEGUY]님이 여러사람이 모여있으니 뭐라도 건질 수 있는게 있을까 하고 아이템을 달라며 사정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짧은 점심시간에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눈치세례를 받으며 빨리 길드를 만들어야 했기에 일단 신경쓰지 않고 하던 얘기를 계속했다. 하지만 평소 화끈한 성격의 [영혼의 부활]이 귀찮았는지 아이템 하나를 건네주셨지만 이것 말고 다른것 하나 더 달라며 자꾸 재촉하는 것이었다. 그때였다~

“아~쫌! 저리로 가요>.<”
“아쫌? 얼~ 그거 괜찮은데... 강렬하고.. 좋아!”
“엇! 찬성! 찬성! 아쫌!”
“다들 찬성이신가요? 찬성 손드셈!”
“손..손..손....손이요~”

얼떨결에 아쫌! 길드는 이렇게 탄생되었다. 길드명을 정하고 길드 마크를 만들기 위해 디자인 감각을 한껏 살려 아쫌!길드에 가장 걸맞는 마크를 제작하였다. 아마 수없이 많은 길드마크중에 아쫌! 길드만이 쓸 수 마크가 아닐까?

▶아쫌! 길드 완성!

길드가 완성되자 길드마크를 확인한 길원들은 너무 귀엽다며 아쫌! 길드 파이팅을 외치며 서로들 인사를 나눴다. 몇몇 길드원은 나중에 길드말로 인사하겠다며 자리를 떠났고 [영혼의 부활]과 함께 길드창설 기념 사냥을 위해 코랄비치로 떠났다. 하지만 대부분 레벨이 40 이상이라 이곳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길드창설에 잠시 잊고 있었던 던전의 아픔이 생각났다. 아무리 던전 몬스터가 세다한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저희 이렇게 모였는데 던전 가볼래요?”
“ㅇㅋ! 던전 고~”
“근데 전 느므 저렙이라....”

▶코랄비치에서 길드 첫 사냥!

길드원 중에 가장 레벨이 낮은 [슈가베이비]님께서 연약한 말투로 저렙임을 지칭하며 “용망 있으면 갈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것이었다. 한명이라도 많으면 더 쉬우리라 생각되어 과감히 용망을 벗어던져 그녀에게 건냈다. 헉! 근데 이게 무슨일? 한참을 따라오던 [슈가베이비]가 용망을 뒤집어쓰고 쓰러져 있는 것 아닌가?

“저....죽었어요ㅠ.ㅠ”
“으미 아까운 용망~ 드라이 크리닝 맡겨야겠네”

마을로 부활한 [슈가베이비]를 뒤로하고 단 3명만 남아 던전으로 향하는데....길드 창설부터 예사롭지 않은 ‘아쫌!’길드의 던전 활약을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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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제우미디어
게임소개
'바스티안'은 '광활한 땅에서 사는 사람들'이란 제목의 MMORPG로. 인간들의 잃어버린 힘을 찾아 알리어스 대륙의 신들과 대항한다는 내용을 그린 게임이다. '바스티안'은 플레이어가 몬스터로 변신하여 게임을 진행...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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