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는 있으나 마나?
하루에
레벨 1씩은 아니더라도 하루에 한시간씩 또는 경험치 10%씩 착실하게 올리는 음마교주는
오늘도 여념없이 엘프마을 근처를 돌아다니다 지하요새를 한번 내려가보기로 했다.
어차피 받은 퀘스트도 있고 안가본 던전이라는데 의의를 두고 지도상에 나와있는
지하요새를 향해 달려갔는데...
제한된 1시간(메칸더 V도 아니고 울트라 맨도 아닌데...)이 지나도록 입구를 못찾고 있는 나를 발견했을 때 왠지 불길한 느낌이 팍팍 느는 것이었다. 분명히 지도상에는 지하요새라고 되어있는데 요새는 산 꼭대기에 있고 벼랑을 타고 올라가도 들어가는 입구는 눈에 보이질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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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상에는 분명히 여긴데... |
▶왜 산 꼭대기일까? |
그렇다고 잘못 찾아 왔냐면 지도상에는 분명 지하요새 위에 있다고 나와있고 헤드폰을 통해 들리는 전투 소리는 분명 이 장소가 지하요새라는 것을 분명히 해주 는 증거였다. 그렇다면 내가 있는 곳은 어디며 또 가야할 곳은 어디인가? 마침 고레벨로 보이는 캐릭터가 나와 같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이 근처 어딘가에 입구가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초보처럼 보일지 모른다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슬쩍 물어봤다.
“저기... 여기서 지하요새 들어가려면...”
“님,
입구가 어딘지 아세요?”
“...”
“...”
거의 동시에 서로 채팅창에 써놓은 글은 그 내용은 다르지만 의미는 같았던 것이다. 한마디로 둘다 던전이 어디인지 모른다는 것. 그런데 옆자리에서 플레이하던 싸미는 레벨 10임에도 불구하고 던전에서 노는 것이 아닌가. 분명히 지도가 잘못된 것이 아니면 우리가 바보라는 소리인데 난 바보가 아니므로 지도가 잘못되었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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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에서 놀고 잇는 싸미 |
▶위치좀 알려주셈~ |
“싸미~ 입구가 어디야~”
“누구셈?
ㅋㅋ”
“...”
“7000
아데나와 몸빵 1시간 약속하면 알려주지롱~”
“치...치사한
녀석! 절대로 협상 하지 않겠다”
그러나 어느새 내 인벤토리에서는 7000 아데나가 빠져나가 있었으며 제한시간 1시간동안 신나게 드라이어드와 불곰에게 얻어맞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있었다.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고 나서야 던전 입구를 알 수 있었으니 그 위치는 바로 지하요새에서 쭈~욱 떨어진 세계수 근처(미니맵 상)에 있었다. 으으~ 이러니 찾을 수가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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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입구는 여기다! |
던전안의 먹고 먹히는 자리싸움
간신히
던전안으로 들어가 퀘스트를 해볼까~ 하고 근처에 몬스터를 공격하니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드는 것이 아닌가.
“여기 우리가 자리 잡았어요”
“그래서요?”
“그러니까
다른데로 가요”
“...”
말로만 듣고 글로만 보던 자리잡기를 직접 당하니 정말 어이없었다. 개발사에 돈주고 임대한 것도 아니면서 우리자리라는 개념이 있다는 것은 참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평소 내 생각이었지만 계속 그 자리에서 퀘스트를 하자니 노려보는 눈초리가 무섭기 그지없었던 것. ‘X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라는 속담처럼(속담 맞나?) 내쪽에서 무시하고 던전 안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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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숙이 들어가서 해골 아저씨를 만나자~ |
그러나 그 안은 더욱 가관 이었다. 퀘스트를 위해 혼자서 자리잡고 자기 자리니까 비켜달라는 것은 어느정도 이해하겠지만 좁은 던전에서 몇몇이 자리를 독차지한다는 것 그리고 퀘스트를 위해서가 아닌 아데나와 경험치를 벌기 위해서 자리를 독점하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 자리잡기도 나름대로 약육강식의 법칙이 존재했으니...
“여기 제자리니까 비켜주세요”
“지금
엠탐중이신거 같으니 그동안 할께요”
“그럼 서로
번갈아 가면서 해요”
겨우 마음씨 좋은 게이머를 만나 파티는 아니지만 서로 번갈아가며 퀘스트를 진행하는데 어디선가 우르르 몰려오는 8명 풀파티가 있었고 그들은 조직적으로 자리를 강탈하고 있었다. 그것도 거의 말도 안되는 어거지를 써가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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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자리 차지하는 사람 |
“여기 우리 작업장이니 딴데 가서 해요”
“작업장?
무슨 소리를... 여기서 30분 동안 우리가 사냥하고 있었는데...”
“그러니까
여기는 작업장이라니까!”
“...”
여기서도 맞짱 뜨자니 작업장 운운하는 사람들의 동료들이 조금 무서워지기 시작했고 이들은 이미 카오가 되는 것도 두려워할 이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미 던전안은 게이머와 몬스터의 먹고 먹히는 싸움이 아니라 서로 자리를 차지하고 빼앗는 게이머간의 싸움이 살벌하게 벌어지고 있는 장소가 되어버렸다. 내 고레벨이 되어 혈맹을 키우면 반드시 척살단을 조직하리라! 굳게 다짐하는 순간이었다(이미 아이디 다 적어놨음 ㅋㅋㅋ).
본토를 떠나 말하는 섬으로 가자
클로즈
베타테스트 1기생(클로즈 테스터들은 왠지 기수를 따진다)이었던 음마교주. 당시
다크엘프를 키우면서 익혔던 캐릭터 성장법은 클로즈 테스터들에게 공식화되었던
말섬에서 전직 전까지 장비 맞추고 레벨 올리는 방법을 기억해냈다.
▶클로즈 시절 키우던 다크 엘프 |
게다가 러프러프도 말섬에서 18레벨까지 단숨에 키운 사례를 보면 이 법칙은 아직까지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던전에서 당한 어이없는 일도 기억에서 지워버릴 겸 말섬으로 가기로 결심해버렸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그 즉시 글루딘 마을로 출발~
말섬으로 떠나는 정기선은 글루딘마을 선착장에서 출발하니 엘프마을을 기준으로 하면 동북쪽 끝에서 서남족 끝까지 대각선으로 횡단을 하는 엄청난 길이다. 물론 텔레포트를 하면 금방이겠지만 그 비용이 만만치 않게 소모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결코 텔레포트 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음마교주는 러프러프한테 당해버리고 말았는데...
“에이~ 뭐하러 뛰어가남? 중간에 귀환주문서 쓰면 가까운 마을로
가는데~”
“오오! 텔레포트 비용보다 싸면서 금방 가겠군!!!”
바로 그랬다. 중립지역에서 귀환주문서를 쓰면 글루디오 마을로 갈 수 있고 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글루딘 마을까지 금방이라는 것은 조금만 생각하면 당연한 이치였다. 문제는 어디에서 귀환주문서를 써야 하는가 하는 문제인데... 자칫 잘못하면 원점으로 되돌아간다는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동시에 입는다는 치명타가 존재하는 것이다.
"음... 그 지역이 중간 지역이니까 귀환 쓰셈~“
“정말
여기서 사용하면 되는거지? 믿어도 되나?”
“이런 나를 못믿어요? 섭섭하네”
그렇게 믿어달라니 신나게 달리다 러프러프가 말한 지점에서 귀환주문서를 사용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엘프 마을로 귀환. 우어어어어~ 이 어찌된 일인가! 러프러프의 실수란 말인가? 아니면 의도된 미필적 고의에 의한 강제귀환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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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주문서 발동! |
▶여..여기는 어디냐!!! |
“ㅋㅋ 당했지롱~”
“... 왜! 어째서! WHY! 何!!!!!”
“지난번에
내가 본토갈 때 바다에 빠져서 뛰어 가려니까 귀한 쓰라면서용~”
“...”
한마디로 러프러프에게 당해버린 것이다. 지난번에 조금 놀렸다고 이렇게 복수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으~ 이놈 나중에 홀딱 벗겨버릴 테다. 어쨌든 천신만고 끝에 글루디오 마을을 지나 글루딘 항에 도착해 배타고 말섬에 도착했다. 그러나 말섬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달라진 말섬과 유령선이 된 정기선
지금은
클로즈 베타가 아닌 오픈 베타테스트다. 당연한 말이라고? 당연한 말이지만 클로즈
베타테스터였던 나에게 말섬은 사람도 없고 좁은 지역에 다양한 몬스터가 등장하며
던전도 있는 그야말로 렙업의 최적지라는 기억뿐이 없다. 그런데 오픈 베타테스트인
지금의 말섬은 사람은 바글바글 거리고 좁은 지역에 수많은 사람이 몰리다 보니 사냥하기도
힘들고 던전에는 여전히 자리잡기 놀이(?)하는 사람들로 가득찬 혼란의 섬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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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의 섬으로 변해버린 말섬 |
물가도 어이없이 비싸서 본토에서는 16,000 아데나 정도에 팔리는 붉은노을의 검이 무려 22,000 아데나에 팔리고 각종 필수품도 대략 2,000 아데나 정도 비싼값에 사고파는 모습을 보고 말았다. 이러다가는 렙업, 아덴업은 커녕 있는 돈 다 쓰고 레벨업은 전혀 할 수 없는 지경이 될 것은 자명한 일. 결국 말섬에 온지 1시간 만에 본토 귀환을 감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꺼림칙한 기분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있더니만 결국 사고는 터지고 말았다. 말섬에서 본토로 가기 위해 ‘말섬발-글루딘 행’ 배표를 분명히 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을 기다려 승선한 정기선이 출발하자 강제로 워프시켜버리는 것이 아닌가.
‘배표를 구입하지 않으면 승선할 수 없습니다’
라는 메시지를 보는 순간 앞이 깜깜해졌다. 무려 40분이나 배를 기다렸는데 이게 무슨 낭패인가. 내가 실수했나보지 하고 이번엔 배표 구입 후 확인까지 하고 또 40분동안 배를 기다렸다. 그러나 배를 타고 나서 막 출발하려는 순간 ‘저주서버 2서버’의 강력한 공격이 시작되었으니 바로 ‘서버다운’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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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배가 도착! |
▶서버다운 이후의 절규 |
나뿐만이 아닌 배를 기다리던 많은 사람들이 분노와 함께 왜 저주서버에서 플레이하게 되었는지 한탄을 하기 시작했고 몇몇 게이머는 배를 기다릴 바에 뛰어가겠다며 다이빙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들이 깜빡한 사실이 있었으니 바로 지금은 서버가 한참 혼잡할 시간이라는 것. 자칫 잘못해서 접속을 끊는다면 어떤일이 벌어질지 생각해보면 배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현명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때마침 항구 주변에 있던 사람들 중 글루딘 마을에서 배를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리저리 귓말을 주고 받더니 그나마 다행스런 소식을 전해주는 것이 아닌가.
“배 지금 글루딘에서 출발했다는 군요”
방금 말섬에 도착한 배가 서버다운한지 1분도 안돼서 글루딘에 가있다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설마 정기선은 유령선이란 말인가? 생각해보니 정기선에는 뭔가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이 틀림없다.
분명히 표파는 아저씨는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를 움직이는 NPC는 없다는 것부터 수상했다. 배를 조종하는 키는 있지만 배가 움직이는 동안에는 그 어떤 NPC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배는 스스로 잘 가는 것이 이 배가 유령선이라는 증거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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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를 조종하는 사람이 없다 |
또한 배위에서 가만히 있지 않고 장난이라도 치면 그 즉시 배에서 사라져버리는 사람들 즉 ‘정기선 승객 행방불명’ 사건은 바로 증거 2호로 채택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 된다. 그리고 이번에 행방불명 사건중 대박이 터지고 말았으니 “집단 행방불명” 사건이 그것이다. 나 음마교주가 직접 체험한 일이기도 하다.
집단 행방불명 사건의 전모
음마교주가
2번이나 배를 놓치고 나서 기분이 별로 안좋을 때 벌이진 일이다. 신경이
곤두서서 배에 승선한 뒤에도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 앞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을 때 눈에 들어온 것이 있으니 바로 키를 조작하는 NPC가 없다는
것이다. 배를 조종하지도 않는데 배는 움직이니 이것이 유령선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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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분명히 앞에 있었는데... |
“정기선은 유령선인가?”
라고 말하는 순간 사건은 일어났으니 순간 배가 멈칫하고 갑자기 앞좌석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바다로 밀리는 것이 아닌가! 이전에 싸미가 타이타닉 놀이를 하던 자리에는 3명이나 전망 좋다고 앉아있었고 선수 부분에는 음마교주를 포함해 4명정도가 앉아있었다. 바다로 밀리는 것을 느낀 순간 화면이 멈추더니(랙...) 같이 있던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나혼자 배 중간 끝부분에 걸려있는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중간에 있던 사람들은 아무 이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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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끝에 걸려버린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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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마님~ 조심해요~”
“음마님~ 일어나면 바다에 빠지니까 가만히
계세요~”
정말 위태위태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더 위태위태했던 사람이 있었으니 맨앞 미스트 부분에 앉아있던 ‘자유나이트’였다. 미스트 부분에 앉아있던 3명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캐릭터로 무려 공중부양의 힘을 빌어 배에 붙어있는 것이 아닌가. 이 행운의 사나이는 글루딘 항이 보일때까지 공중에 떠있다가 항구가 보이는 지점에 도달하자 한마디를 남기고 바다에 스스로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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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있던 사람들은 |
▶모두 사라지고 |
▶자유나이트만 공중부양 |
“즐린~” 이라고... 보통 배로 이동할 때 바다에 빠지는 사람의 비율은 1회당 1~2명 정도지만 이번에는 무려 6명이 집단으로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배 밑으로 빠져서 배에 끌려 다닌 사람도 있다고 하니 한여름 밤의 괴기스러운 사건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PS. 그래픽 카드가 좋아서 픽셀 쉐이더를 적용할 수 있는 게이머라면 배에 탄 뒤 바다속을 자세히 살펴보기 바란다. 그러면 많은 수의 사람들이 바다를 가로지르는 장관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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