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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고용불안 끊어야 한다, 넥슨 집회에 600명 모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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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 앞에서 직원에 대한 고용안정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올해 초 불거진 매각 이슈 이후 넥슨은 안팎으로 흔들리고 있다. 이는 단지 회사의 문제가 아니다. 정상원 부사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회사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10년 가까이 준비해온 ‘페리아 연대기’를 비롯한 수많은 프로젝트가 접혔다. 상황이 이렇기에 직원 입장에서도 ‘나도 일자리를 잃는 것 아닌가’라는 불안감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불안감이 행동으로 이어졌다. 넥슨 앞에서 ‘고용안정 촉구’하는 집회가 열린 것이다.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는 9월 3일 넥슨 판교 사옥 앞에서 ‘고용안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게임업계에서 고용안정을 앞세워 노조에서 집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최 측 추산으로 현장에는 6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집회는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번 집회는 넥슨 노조 설립 1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직원에 대한 고용불안을 해소해줄 것을 요구하는 자리였다.

▲ 시작이 다가오며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대기열이 형성될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준비한 자리가 부족해서 주변에 서서 참여하는 사람도 많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넥슨 노조 김태효 사무장이 지난 1년 간 주요 활동을 소개하고, 넥슨 노조 배수찬 지회장, 홍종찬 수석 부지회장,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오세윤 지회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모든 참가자가 함께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할 것’을 주장하는 구호를 외치고, 노동가 ‘철의 노동자’를 함께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철의 노동자’는 영화 ‘파업전야’에서 노동자들이 권리를 찾기 위해 파업할 때 나오는 노래다.


▲ 고용불안 해소를 외치며 6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우선 넥슨 노조 김태효 사무장은 작년 9월 3일에 설립된 넥슨 노조가 지난 1년 간 활동한 주요 활동을 보고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노조 설립(2018년 9월 3일), 네오플 단체협약 체결(2019년 1월 30일), 넥슨코리아 단체협약 체결(2019년 3월 7일), 포괄임금제 폐지(2019년 8월 1일) 등이다. 이와 함께 강조한 부분은 소통채널 마련이다. 김 사무장은 “5월 2일 노조카페를 오픈하고, 오픈 채팅방을 마련해 노조 소식을 언제든지 찾아보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잇도록 했다. 소통채널을 통해 노동자 고충처리와 상시 상담을 진행하고 있고, 수시로 의견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 넥슨 노조 김태효 사무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어서 발언에 나선 넥슨 노조 홍종찬 수석부지회장은 세 가지 이유를 들어 고용안정이 왜 회사와 직원이 윈윈할 수 있는 길인지 설명했다. 첫 번째는 회사를 위한 전문기술을 확보하고 싶다면 고용안정이 필수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고용안정이 보장되어야 게임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바로잡을 수 있는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다. 마지막은 직원에게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있어야 혁신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 넥슨 노조 홍종찬 수석부지회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홍 수석부지회장은 “자동차 경주에서 헬멧, 안전복, 안전밸트가 없다면 어떤 선수가 과감한 플레이를 할 수 있겠나. 사고가 나도 죽지 않겠다는 확신이 있어야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자동차 경기에 나가는 선수처럼 게임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고용안정이라는 안전장치가 있어야 최대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이것이 곧 회사의 혁신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넥슨 노조 배수찬 지회장도 결의 발언에 나섰다. 배 지회장은 “정규직인데 면접을 다시 보고, 면접을 통과하지 못하면 일자리를 주지 않는 업종은 없다. 프로젝트 끝나면 면접 다시 보고, 거기서 떨어지면 일이 없어서 사실상의 대기발령이다. 이러한 패턴대로라면 신규 개발하는 분들은 몇 년에 한 번씩 대기발령이 오는 셈이다”라며 “일을 주지 않는 것만큼 자괴감이 드는 것은 없다. 널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상황을 혼자 버틸 수 있는 노동자는 없다”라고 말했다.

▲ 넥슨 노조 배수찬 지회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프로젝트 드랍, 전환배치, 권고사직으로 이어지는 고용불안의 악순환은 넥슨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집회에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SG길드’,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도 동참한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게임 및 IT업계 종사자들의 고용불안은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 각 노조를 상징하는 깃발도 자리하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고용안정을 촉구하는 각 노조의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도 걸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연대 발언에 나선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오세윤 지회장은 “우리는 네이버, 넥슨이라는 배에서 노를 젓고 있다. 갑판으로 올라가서 키를 잡고 방향을 제시할 권한은 경영진 소수만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배가 산으로 가면 방향을 제시한 경영진은 책임지지 않고 직원들에게 노를 열심히 젓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본인들은 좋은 배로 갈아타고 노를 저은 사람에게는 알아서 배를 찾아가라고 한다”라며 “이것이 넥슨, 스마일게이트, 네이버 자회사 라인프렌즈에서도 벌어지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오세윤 지회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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