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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종 간 경계 없어진 지 오래, 게임위 ‘별도 심의’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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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는 '퍼플'을 통해 '리니지2M'을 PC에도 제공할 예정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 시장에 점점 기종 간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 가장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모바일게임을 PC로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지난 7월에 X.D.글로벌은 ‘랑그릿사 모바일’ PC 버전을 공개한 바 있으며, 엔씨소프트 역시 자체 플랫폼 ‘퍼플’을 통해 ‘리니지2M’을 PC에서도 플레이 할 수 있게 제공할 예정이다. 모바일과 PC 간 경계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랑그릿사’와 ‘리니지2M’ PC 버전의 경우 자율심의와 맞물려 있다. 게임법에 따르면 구글, 애플 등 자율심의 사업자가 심의한 게임의 경우 등급을 바꿔야 할 정도로 내용이 변경되지 않았다면 다른 기종으로 출시될 때 따로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랑그릿사'가 이미 그랬고, ‘리니지2M’ 역시 구글과 애플이 모바일 버전을 자체 심의하고, PC 버전이 모바일과 내용이 동일하다면 따로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리니지2M’ PC 버전에 대해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리니지2M이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부터 심의를 받은 후, PC 버전으로 게임을 제공하고자 한다면 게임위에 이 사실을 먼저 알려야 한다”라며 “PC 버전이 등급분류를 받은 것과 달라지는 부분이 있는지,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면 등급을 바꿔야 할 정도인지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용이 달라지지 않았다면 ‘리니지2M’은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부터 심의를 받았기 때문에 PC 버전에 대한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 '랑그릿사' 역시 자율심의를 거쳤기 때문에 PC 버전은 따로 심의할 필요가 없다 (사진: 게임 공식 카페)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자율심의 사업자를 통한 게임에만 특혜가 주어지는 것이다. 자율심의 사업자를 통해 등급을 받은 게임은 내용만 같다면 별도 심의 없이 다른 플랫폼으로 낼 수 있지만, 게임위에서 등급을 받은 게임은 다른 기종으로 출시할 경우 기종 별 별도 심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즉, 자율심의 발 게임과 게임위 발 게임 사이에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자율심의 사업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과거엔 모바일 오픈마켓 위주였지만 작년에는 콘솔 대표라 할 수 있는 SIEK가 자율심의 사업자 자격을 얻었으며, PC게임 플랫폼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운영 중인 에픽게임즈도 자율심의 사업자 자격을 얻기 위해 준비 중이다. 모바일을 넘어 콘솔과 PC로 자율심의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 추세에 발맞추고 싶다면 ‘기종 별 심의’를 원칙으로 한 게임법도 빠르게 뜯어고쳐야 할 때다.

▲ '오버워치'의 경우 PC 버전 15세와 12세, PS4, Xbox One, 스위치 버전을 각각 심의받았다, 같은 게임인데 심의는 5번 받은 셈이다 (자료출처: 게임위 공식 홈페이지) 

연말 출격 앞둔 클라우드 게이밍, 게임위는 대안 마련 중

기종 간 경계가 무너지는 것은 PC와 모바일만이 아니다. 기종 구분이 사실상 무의미해지는 클라우드 게이밍이 올해 연말 한국에도 본격적으로 들어온다. 클라우드 게이밍의 핵심은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가 원하는 기기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서버에 설치된 게임을 기기로 불러와서 즐기는 방식이기 때문에 콘솔이나 PC 게임도 모바일로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

클라우드 게이밍이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 초반부터지만 기존에는 다소 실험적인 영역으로 분류됐다. 가장 큰 장애물은 용량이 큰 게임을 불러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 시간과 사용자 컨트롤을 게임에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과정에서 끊김이 심하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클라우드 게이밍이 날개를 펼친 기반은 5G 통신망이다. 올해부터 본격 상용화에 돌입한 5G는 용량이 큰 데이터를 손실 없이 보낼 수 있다. 5G와 함께라면 클라우드 게이밍도 보다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

클라우드 게이밍은 먼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 이동통신사 2곳에서 해외 파트너와 손을 잡고 올해 연말부터 클라우드 게이밍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MS와 손을 잡고 ‘엑스클라우드’를 출시하는 SK텔레콤과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를 10월부터 모든 이용자에게 개방할 예정인 LG유플러스가 대표적이다. 아울러 구글 역시 올해 11월에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 ‘스태디아’를 북미, 유럽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 SK텔레콤(상)과 LG유플러스(하) 모두 올해 연말에 클라우드 게이밍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제공: 각 이통사)

올해 연말부터 국내 게임 시장에도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는 시점에서 다시 생각해 볼 부분은 심의다. 앞서 말했듯이 게임법은 ‘기종 별 심의’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클라우드 게이밍은 기종 구분 없이 게임을 즐기는 것을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울러 클라우드 게이밍을 국내에 선보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가 아니다. 국내 3대 이통사와 네이버 앱 마켓을 통합한 원스토어가 자율심의 사업자 자격을 갖고 있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선보이는 ‘클라우드 게이밍’은 모바일게임 제공을 목적으로 한 원스토어와는 분리되기 때문에 원스토어가 가진 자율심의 자격을 바탕으로 각 이통사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아우르기에는 한계가 있다.

SK텔레콤이 선보일 ‘엑스클라우드’는 MS의 Xbox 게임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의 ‘지포스 나우’는 스팀과의 연동을 바탕으로 모바일에서도 스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을 앞세우고 있다. 현행 게임법에 따르면, 이들 클라우드 게임은 PC나 모바일, 콘솔 등에서 모두 플레이 할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 별로 각각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이는 기종에 상관 없이 모든 기기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게이밍의 특성을 반영치 않은 제도로, 과도한 심의 때문에 한국에 출시하는 게임이 줄어들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 '검은사막'처럼 심의를 받은 게임만 서비스되는 '클라우드 게이밍'은 시장에 매럭적이지 않을 수 있다 (사진제공: 펄어비스)

만약 ‘기종 별 심의’에 대한 국내법이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시작되고, PC나 Xbox 등에서 심의를 받은 게임들을 다른 기기에서 즐길 수 있게 된다면 '같은 게임이라도 기종에 따라 심의를 따로 받아야 한다’는 법을 위반하는 셈이 된다. 세계적 관심사로 떠오르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와 국내 게임법이 충돌하는 상황이 연이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해 연말로 다가온 클라우드 게이밍 시대에 대비하여 ‘기종 별 심의’를 기본으로 한 게임법도 교통정리를 해야 할 때가 코앞에 다가왔다. 이에 대해 게임위는 “관련 업계 의견을 수렴하여 올해 연말에 ‘클라우드 게이밍’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과연 시장 변화에 맞춰 게임법도 변화할 수 있을 지, 게임위의 빠른 결정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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