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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 개발사가 FPS 발로란트를 만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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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 개발사 라이엇게임즈가 FPS에 도전했다 (사진제공: 라이엇게임즈)
▲ 롤 개발사 라이엇게임즈가 FPS에 도전했다 (사진제공: 라이엇게임즈)

10여년 간 리그 오브 레전드 하나만 서비스 해 온 라이엇게임즈는 ‘원 히트 원더’ 개발사로 불렸다. 오죽하면 회사 이름에서 끝의 ‘s’를 빼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수 년 전부터 수많은 신작 프로토타입이 내부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그 중 지난 2월 초 공개테스트에 들어간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 이어, 프로젝트A로 알려졌던 FPS ‘발로란트’가 전격 공개됐다.

사실 라이엇게임즈 기존 이미지를 생각할 때 발로란트는 굉장히 이질적인 게임이다. 롤 세계관도 아니고, 기존 강점이었던 AOS나 판타지적 요소도 없다. 또한, 다른 장르 게임과는 달리 FPS의 경우 오랜 기간 쌓아 온 노하우가 특히 중요한 장르다. 이에 FPS 경험이 없는 라이엇이 과연 성공적인 게임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들었다.

이에 대한 해답은 발로란트 개발자들을 만나본 후 명확해졌다. 콜 오브 듀티나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 다수의 FPS를 만들어 온 베테랑 개발자들과 라이엇 고참 개발자들이 적절히 섞여, FPS 노하우와 라이엇 특유의 ‘플레이어 우선’ 정책을 융합시킨 것이 바로 발로란트가기 때문. 과연 발로란트는 어떻게 탄생했는지, 발로란트 개발 개발 총괄인 안나 던런(Anna Donlon)과 조 지글러(Joe Ziegler)를 만났다.

발로란 개발 총괄 조 지글러(좌)와 안나 던런(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발로란트 개발 총괄 조 지글러(좌)와 안나 던런(우) (사진: 게임메카 촬영)

롤 특유의 팀플레이 요소 전파 위해, FPS 만들었다

2010년부터 약 10년 간 라이엇게임즈에서 일해 온 고참 개발자 조 지글러는 발로란트 개발을 시작한 시점에 대해 회상했다. 조에 따르면, 라이엇게임즈는 이미 수 년 전부터 수많은 팀을 꾸려 다양한 신작을 구상하고, 프로토타입을 만들거나 폐기하는 과정을 계속하고 있었다. 조 역시 꾸준히 신작을 개발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발로란트의 전신인 ‘프로젝트 A’였다.

조는 신작 개발에 있어 장르보다는 신념을 우선시했다. 그는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이 멀티플레이 게임의 교과서적 존재라는 것을 느꼈다. 이에 우리는 팀원 간 협동 플레이를 중시하는 게임을 하나 더 만들고 싶었고, 마침 팀원 다수가 카운터 스트라이크나 레인보우 식스 등 전략 슈팅게임을 좋아했다”라며 “그래서 팀 플레이 기반 FPS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프로젝트 A다”고 설명했다.

조는 프로젝트 A를 통해 리그 오브 레전드의 매력을 다른 장르에도 전파하고자 했다. 그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팀 플레이 요소를 좋아할 만한 게이머 중 AOS 장르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존재한다. 우리는 그러한 장점들을 AOS가 아닌 타 장르에도 전파하고 싶었다” 라고 설명했다. 이는 라이엇게임즈가 발표한 신작들이 모두 각자 다른 장르(카드 게임, 액션 RPG, 대전격투 등)인 것에도 잘 나타나 있다.

트레이아크에서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10여년 간 개발하다 라이엇게임즈에 입사한 안나 던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트레이아크에서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10여년 간 개발하다 라이엇게임즈에 입사한 안나 던런 (사진: 게임메카 촬영)

프로젝트 A 개발은 10여 년 간 트레이아크에서 ‘콜 오브 듀티’ 시리즈 개발을 진행해 온 안나 던런의 합류로 급물살을 탔다. 2015년 중순 라이엇게임즈에 입사한 안나는 처음부터 슈팅 게임을 만들고자 한 것은 아니었지만, 마침 개발 초기 단계에 있던 프로젝트 A를 보고 많은 기대와 함께 합류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프로젝트 A는 조와 안나의 지휘 하에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팀을 꾸리고 개발에 착수했다.

베테랑 슈팅 게임 개발자인 안나는 라이엇게임즈가 만드는 FPS의 장점에 대해 진정성을 꼽았다. 안나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성공 원인에는 게임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직원들이 플레이어의 니즈를 파악하려는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진정성을 기반으로 다른 장르 게임들을 보면 아쉬운 점들이 보인다. 우리가 이런 게임을 만든다면 게이머들을 더 즐겁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FPS 장르 선택은 팀 플레이의 재미를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라는 설명 (사진제공: 라이엇게임즈)
▲ FPS 장르 선택은 팀 플레이의 재미를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라는 설명 (사진제공: 라이엇게임즈)

쉬운 게임은 절대 아니다

안나와 조를 포함한 발로란트 개발팀이 만들고자 한 것은 실력 기반의 전술 슈팅(Tactical Shooter)에 스타일리쉬함을 더한 게임이었다. 오버워치나 팀 포트리스처럼 캐릭터 능력이나 역할이 중시되는 게임보다는 위치 선정과 맵 장악에 초점을 맞춘 게임을 추구했고, 그러다 보니 발로란트의 게임성은 자연스레 고전 방식 FPS를 따라갔다.

실제로 작년 10월 롤 10주년 행사에서 프로젝트A 게임 화면이 처음 선보여졌을 때 많은 이들이 ‘롤버워치’라는 별명을 붙였다. 등장 캐릭터가 빠르게 맵을 이동하고, 맵에 벽을 쌓고, 표창을 날리는 모습 때문이었다. 그러나, 실제 발로란트는 하프라이프, 레인보우 식스, 콜 오브 듀티, 서든어택, 카운터 스트라이크, 크로스파이어 같은 정통 FPS에 더 가깝다. 조는 “발로란트는 실력이 우선되는 게임으로, 치명도가 높은 게임이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치명도란 한 게임에 목숨이 한 개씩 주어지고 캐릭터 체력이 높지 않아 템포가 빠르게 진행되는, 순간의 판단이 치명적 결과를 초래하는 것을 뜻한다.

작년 10월 롤 10주년 기념 행사에서 공개된 프로젝트 A는 얼핏 오버워치와 비슷한 느낌이 났다 (사진출처: 프로젝트A 소개 영상 갈무리)
▲ 작년 10월 롤 10주년 기념 행사에서 공개된 프로젝트 A는 얼핏 오버워치와 비슷한 느낌이 났다 (사진출처: 프로젝트 A 소개 영상 갈무리)

발로란트의 기본 플레이는 위에서 예로 든 고전적 FPS들과 흡사하다. 반자동 라이플, 저격총, 헤비 기관총, SMG 등 다양한 무게와 특성을 가진 무기를 자유롭게 장착하고, 헤드샷과 몸샷, 저격, 점프, 웅크리기, 점사 등 일반적인 FPS에서 사용되는 조작 요소가 그대로 들어 있다. 최근 게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대쉬 버튼도 없고, 심지어 수류탄도 따로 없기에 게임성만 따져 보면 90년대 후반 FPS의 느낌까지 난다.

다만, 위 게임들보다 조금 더 창의적인 플레이를 가능케 해 주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캐릭터(에이전트)다. 이들이 게임에 끼치는 영향은 팀 포트리스 2나 오버워치처럼 크지 않다. 신체 크기나 체력, 속도, 사용 무기, 히트박스 등 스펙이 모두 같으며, 단지 고유 스킬 4가지가 다를 뿐이다. 스킬 역시 적을 직접 죽이거나 농락하는 것 보다는 전투에서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즉 캐릭터가 아니라 특수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에 가깝다. 실제로 일부 궁극기가 아니면 적을 직접적으로 죽일 수 있는 스킬은 극히 제한돼 있다.

조는 “발로란트는 끊임없이 플레이어의 창의성을 자극한다. 스킬로 벽을 만드는 것처럼 창의적인 플레이가 많이 나올 것이다”라며 “다만 능력들은 상대방을 직접 처치하는 것 보다는 경기를 풀어나가기 위한 상황을 만들고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집중돼 있다. 기본은 FPS기 때문에 샷에 초점이 맞춰진다”라고 설명했다.

스킬 대부분은 적을 직접 죽이기 보다는 벽을 세우고, 도트 대미지 장판을 깔고, 시야를 가리는 등 보조적인 역할이 강하다 (사진출처: )
▲ 스킬 대부분은 적을 직접 죽이기 보다는 벽을 세우고, 도트 대미지 장판을 깔고, 시야를 가리는 등 보조적인 역할이 강하다 (사진출처: 프로젝트 A 소개 영상 갈무리)

그렇기에, 이 게임은 총을 잘 쏘지 못하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얼마든지 활약할 수 있는 오버워치나 팀 포트리스 2 등 캐릭터 조합 기반 FPS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띈다. 다만 조는 “총을 잘 쏘지 못한다면 이 게임을 100% 즐기는 것은 어렵겠지만, 전략적 사고를 바탕으로 상황 설계에 적합한 캐릭터를 활용해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 순 있다”라며 “전략적인 사람이 설계를 하고 총 잘 쏘는 사람이 마무리를 하는 등 역할분담이 있을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롤과 세계관은 다르지만 기본 정신은 이어진다

익히 알려진 대로, 발로란트는 ‘롤버워치’가 아니다. 게임성 뿐 아니라 실제 지구를 바탕으로 한 현대적 세계관에서도 리그 오브 레전드의 바탕이 되는 룬테라 세계관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발로란트가라는 이름에서 룬테라 내 대륙명이 떠오르긴 하지만, 철자가 다르므로 우연의 일치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로란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기본 정신을 공유한다. 대표적인 정신 중 하나가 깊이를 추구하는 게임성이다. 개발진이 “시간 보내는 게임이 아니라 열심히 연구하며 도전하게 만드는, 공부하고, 배우고, 연습해야 하는 게임”이라고 강조할 정도다. 이는 슈퍼 플레이어의 신들린 플레이를 통해 게임에 대한 흥미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와 닮았다.

발로란 개발 총괄 조 지글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발로란트 개발 총괄 조 지글러 (사진: 게임메카 촬영)

조는 최근 트렌드인 캐주얼한 길을 택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깊이 있는 정통 FPS를 택했냐는 질문에 대해 “오버워치가 강조하는 것은 능력이 확실히 구분된 캐릭터들이 조화를 이뤘을 때 팀의 능력과 승리 확률이 올라가는 것이다. 반면 발로란트는 협동도 중요하지만, 개인 능력에 따라 4 대 1 상황도 이겨낼 수 있는 역전의 순간을 통해 짜릿함과 승리감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라며 룬테라가 추구하는 깊이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플레이어 친화적인 운영 역시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이어받은 정신 중 하나다. 페이 투 윈 아이템이 전혀 없고 외형 꾸미기에 집중된 유료 상품을 판매한다거나, 커뮤니티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등의 정신이다. “발로란트는 플레이어와 같이 여행하고 진화하는 게임이다” 라는 안나의 말은 라이엇 특유의 운영 노하우가 발로란트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임을 짐작케 한다.

조는 마지막으로 “한국 플레이어들이 발로란트을 할 것에 대해 기대가 크다”라며 “한국은 워낙 경쟁적인 게이머들이 많고, e스포츠에 대해 유서가 깊은 나라다. 발로란트 역시 협동과 경쟁을 강조한 게임이니 많이 즐겨 주시길 바란다”라고 한국 유저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발로란트 에이전트들 (사진제공: 라이엇게임즈)
▲ 발로란트 에이전트들 (사진제공: 라이엇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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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란트 2020년 6월 2일
플랫폼
온라인
장르
FPS
제작사
라이엇게임즈
게임소개
발로란트는 라이엇게임즈가 선보이는 FPS로, 5 대 5 팀전을 메인으로 삼는다. 가상의 미래를 기반으로 한 지구를 무대로 한다.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닌 각국 캐릭터와 현대전을 연상시키는 각종 무기가 등장한다.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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