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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간 줄고 킬 많아졌다, 교전 위주로 바뀐 L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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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LCK 서머에 참가하는 10개 팀 (사진제공: 라이엇게임즈)

지난 5월 개최된 2020 미드 시즌 컵(이하 MSC)은 국내 롤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2018년 이후 지금까지 줄곧 세계 챔피언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 리그 LPL과 2018년 이후로 계속 도전자의 자리에 있는 한국 LCK와의 격차가 현격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LPL의 평균 경기력은 더욱 상승한 데 반해 LCK는 메타 분석부터 강점이라 불리던 운영까지 모두 한 수 퇴보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기에 LCK의 이번 2020 서머는 평소보다 더욱 중요한 시즌이다. 롤드컵 진출과 직결된 데다가 프랜차이즈 도입 직전 마지막 정규 시즌이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한화생명 e스포츠와 DRX의 경기를 끝으로 마무리된 1라운드에서는 MSC 이후 LCK 전체에 긍정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LCK는 서머 1라운드가 진행되는 동안 어떤식으로 바뀌었을까? (사진제공: 라이엇게임즈)
▲ LCK는 서머 1라운드가 진행되는 동안 어떤식으로 바뀌었을까? (사진제공: 라이엇게임즈)

더 이상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LCK

2020 MSC에서 느꼈던 LCK의 약점은 싸움에 약하다는 점이었다. LPL은 상대적으로 초반, 중반, 후반 할 것 없이 언제나 상대가 걸어오는 싸움에 능숙하게 대처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운영 또한 언제나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LCK는 이에 비해서 불리한 한타를 정면으로 돌파하기보단 기피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는 양 리그의 평균 경기 시간과 경기 평균 킬 수에서도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 서머 1R에선 LCK 팀 모두가 교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MSC에 출전했던 4팀(T1, 젠지, DRX, 담원) 외에도 모든 팀들이 실력 차이에 굴하지 않고 싸움을 피하지 않았으며, 게임 중간중간 소규모 난전이 자주 일어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 2020 LCK 스프링과 비교해보면 (사진출처: 게임스 오브 레전드 e스포츠 공식 홈페이지)

▲ 서머는 평균 경기 시간 최단, 최장 경기 시간은 줄고 평균 킬 수는 늘어나는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사진출처: 게임스 오브 레전드 e스포츠 공식 홈페이지)

▲ 2020 LPL 서머 보다 경기 시간이 짧아진 건 고무적인 일이다 (사진출처: 게임스 오브 레전드 e스포츠 공식 홈페이지)

이는 수치 자료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경기 시간이 이전에 비해 많이 짧아졌다고 평가받는 2020 스프링 시즌 LCK 평균 경기 시간은 33분 37초였으며, 경기당 평균 킬 수는 22킬이었다. 여기에 서머 시즌은 1R까지 평균 경기 시간은 32분 10초, 평균 킬 수는 23킬로 경기 시간은 더 줄고 킬 수도 높아졌다. 참고로 LPL 서머 시즌 1R 평균 경기 시간은 32분 27초, 평균 킬 수는 26킬이다. 킬 수는 아직 낮지만 경기 시간에서 처음으로 LPL보다 빨라졌다.  

이 같은 스타일의 변화는 MSC에 출전했던 4팀(T1, 젠지, DRX, 담원), 그중에서도 담원의 경기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담원은 지금까지 평균 20분대에 경기를 끝내고 있을 만큼 속도감 넘치는 경기를 이번 시즌 내내 펼쳐왔다. 경기 중에 벌어지는 실수나 손해를 교전을 통해서 메꾸고 있을 만큼 공격적으로 게임을 풀어나가고 있으며, 실제로 경기당 킬 수 또한 독보적으로 높다. 팬들 역시 담원을 필두로 한 LCK의 이 같은 변화를 환영하고 있는 추세다. 경기는 빨라지고 교전 횟수와 킬이 많아졌으니 보는 재미가 더해진 셈이다. 

▲ 변화의 중심에 서있다고 볼 수 있는 담원 (사진제공: 라이엇게임즈)

▲ 담원은 경기 시간은 제일 짧으면서 평균 킬수는 제일 높다 (사진출처: 게임스 오브 레전드 e스포츠 공식 홈페이지)

하위권 팀들의 성장과 메타 분석에 힘쓸 때

다만, 이렇게 교전 위주로 경기가 진행되다 보니 상위권과 하위권 팀 같의 실력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나게 됐다. 정확히는 최상위권의 4팀인 DRX, 담원, 젠지, T1과 나머지 6팀 간의 경기력 차이가 극명한 상황이다. 실제로 이번 1R에서는 45경기가 진행될 동안 전력이 약한 팀이 강한팀을 이기는 업셋이 단 두 경기밖에 일어나지 않았으며, 상위권 팀들이 약팀을 상대로 2 대 0 셧아웃을 하는 빈도는 더욱 늘어났다. 특히, 한화생명 e스포츠는 1R 전패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달성했을 정도다. 아직은 시기상조일 수 있으나 이 같은 격차가 프랜차이즈 도입을 앞둔 상태에서 리그 전반적인 질적 하락으로 연결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팀 다이나믹스는
▲ 팀 다이나믹스는 T1을 잡아내며 의미있는 업셋을 성공시켰다 (사진제공: 라이엇게임즈)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DRX는
▲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DRX는 KT에게 패배하며 업셋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사진제공: 라이엇게임즈)

더불어 전반적인 게임의 밸런스가 상체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보니 하체 밸런스, 특히나 원딜 챔피언의 밸런스가 좋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탑과 미드에선 현재 어떤 챔피언이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다양한 챔피언이 애용되고 있으며, 각 챔피언을 활용하는 전략과 대응법 등이 모두 연구된 상황이지만, 원딜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이번 1라운드에 등장한 챔피언은 총 96명이며 원딜 포지션 챔피언은 총 9명에 불과하다. 그중에서도 의미 있는 픽률을 보여준 챔피언은 아펠리오스와 바루스, 이즈리얼, 칼리스타가 전부이며, 가끔 애쉬가 상황에 따라 등장한다. 프로씬에서 5명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탑과 미드, 심지어는 바텀 등의 밸런스가 좋다 보니 밴 카드가 대부분 원딜에 투자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선수나 중계진은 물론 팬들도 경기에 어떤 원딜이 나올지 너무나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원딜 챔피언의 밴픽 양상은 대부분 이런식으로 고정된다 (사진출처: LCK 공식 유튜브)
▲ 원딜 챔피언의 밴픽 양상은 대부분 이런식으로 고정된다 (사진출처: LCK 공식 유튜브)

▲ POG(플레이 오브 더 게임) 선정 비율을 봐도 원딜이 부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출처: LCK 공식 유튜브)

이 부분은 단순히 개발진의 패치가 느린 것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원딜 메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가령 지난 MSC에서 국내 팀들은 오공과 이즈리얼같은 당시 주요 챔피언에 대한 분석과 대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문제가 된 바 있다. 분석관이나 코치진 입장에선 현재 좋지 않은 원딜 밸런스를 파훼할 방법을 하루빨리 고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바뀐 스타일을 체득해야 할 시기

종합해보면 현재 LCK는 LPL의 장점을 어느 정도 흡수하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아직은 그 과정에서 다양한 부작용도 함께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시즌 절반만 진행된 데다가 롤드컵까지는 아직 많은 일정이 남아있는 상태다. LCK가 좀 더 절치부심해서 국제전에서 다시 한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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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AOS
제작사
라이엇 게임즈
게임소개
'리그 오브 레전드'는 실시간 전투와 협동을 통한 팀플레이를 주요 콘텐츠로 내세운 AOS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100명이 넘는 챔피언 중 한 명을 골라서 다른 유저와 팀을 이루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전투 전에...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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