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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셧다운제 폐지? 폐지 아니라 '선택적 셧다운 전환'이다

청와대 셧다운제 폐지 결정에 대한 뉴스보도들 (자료출처: 네이버)
▲ 청와대 셧다운제 폐지 결정에 대한 뉴스보도들 (자료출처: 네이버)

23일 저녁, 주요 일간지들에서 '청와대 셧다운제 폐지 결정' 보도가 일제히 나갔다. 출처는 23일 진행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청와대 이호승 정책실장이 "이번 주까지 부처 간 게임 셧다운제를 폐지할 것"이라고 발언한 데 기인한다.

일단 워딩만 살펴보면 '폐지'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긴 하다. 그러나, 뒤에 덧붙인 말을 살펴보면 폐지보다는 전환이라는 표현이 맞다. 이호승 정책실장은 "게임 셧다운제는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었으며, 청소년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던 것도 알고 있다"며 "대신 과몰입 예방조치를 붙이면서 시간선택제 쪽으로,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는 쪽으로 전환하는 검토를 마쳤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한 시간선택제란 흔히 말하는 '선택적 셧다운제'를 의미한다. 즉, 셧다운제 폐지가 아니라 강제적에서 선택적으로 전환이다.

강제적 셧다운제는 여가부가 주무부서로, 대한민국의 만 18세 미만 청소년 모두에게 자정(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일괄 적용된다. 반면 선택적 셧다운제는 문체부가 주무부서이며, 청소년과 보호자가 원하는 시간대를 지정해 게임 사용을 막는 법안이다. 현재는 강제적 셧다운제를 기본 적용하되, 연매출 300억 원이나 상시 근로자 수 300인 이상 업체에는 선택적 셧다운제도 추가로 시행하게끔 하고 있었다.

이번 청와대 정책실장의 발언은 선택적 셧다운제를 강제적 셧다운제의 대체제로 삼겠다는 것이다. 적용 분야를 어디까지 확대할 지는 최종 발표 후에야 알 수 있겠지만, 적어도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모든 청소년의 게임 접속이 금지되는 현 상황은 사라지며, 부모 등 법정 보호자와 청소년 본인이 사용 금지 시간대를 정해 게임사에 요청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야간 게임 사용을 제한받던 청소년 게이머 입장에서는 '셧다운제 폐지'라는 표현이 들어맞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업계 전반적으로 보면 마냥 폐지라는 표현을 쓸 수 없다. 기업 입장에선 강제적 셧다운제가 없어지더라도 선택적 셧다운제를 위해 기존 시스템을 그대로 남겨 둬야 한다. 회원가입 시 가입자의 실명과 연령 확인, 법정대리인의 동의 확보가 필요하며, 그에 따른 차단과 연령등급 및 결제 정보 고지, 매 시간마다 게임이용 경과시간 정보 제공 시스템과 인력을 유지해야 한다. 더불어 새로 국내에 진입하는 외국 기업 입장에서는 여전히 국내법에 맞춰 셧다운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부담을 그대로 지니게 된다.

이번에 셧다운제 폐지 논란을 불러일으킨 마인크래프트 청소년이용불가 판정 사태가 외국 기업(MS)의 셧다운제 부담에서 촉발된 것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번 결정은 근본적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 실제로 한국에만 별도의 규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워 아예 청소년 가입을 막아버린 소니나 MS, 닌텐도 등 콘솔 사업자들에게는 강제적→선택적 변화가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따라서 제 2, 제 3의 마인크래프트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물론 현재 발표된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만 해도 청소년들의 기본권 향상을 도모하는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 하다. 그러나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선택적 셧다운제도 함께 폐지해야 한다. 앞서 게임메카는 이와 같은 입장과 함께 선택적 셧다운 실행법을 게임사 재량에 맡기자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물론 정부 입장에서 지난 10여년 간 진행됐던 셧다운제를 일거에 거두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겠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선택적 셧다운제까지 폐지 혹은 완화하는 방향을 추가 검토해 봐야 할 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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