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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표가 틀렸네,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구멍 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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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인증마크 (사진출처: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공식 홈페이지)

지난 1일 철회된 새 게임법 전부개정안은 발의 당시 게이머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가장 큰 부분은 확률형 아이템 법적규제를 빼고 게이머들의 공감을 사지 못한 게임업계 자율규제를 지원하는 것이었다.

게임업계 대표 자율규제인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는 ‘확률 정보 공개’를 핵심으로 한다. 어디까지나 '자율'규제이기 때문에 규칙을 어겼다고 해서 법적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게임사는 제대로 참여하지 않았다’라는 사실을 언론보도를 통해 대중에 발표하는 ‘미준수 게임 공표’가 유일한 페널티다. 그런데 이 공표 자체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자율규제가 시행된 지 6년째인데도 말이다.

같은 기구에서 발표한 보도자료와 결과보고서 내용이 다르다?

지난 11월 15일에 공개된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 공표’를 보자. 1차 보도자료와,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에 게시된 자율규제 모니터링 결과보고서에 있는 미준수 게임 목록을 비교하면 내용이 다르다. 두 자료는 분명 같은 기간에 동일한 기준으로 정리됐는데, 보도자료의 미준수 게임 수는 14개, 결과보고서의 미준수 게임 수는 15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더 차이가 크다. 결과보고서에 미준수 게임으로 발표된 슬레이어키우기, 삼국지 군웅전, 퍼즐 오브 Z는 1차 보도자료에 아예 빠졌다. 마찬가지로 보도자료의 미준수 게임으로 명시된 명일방주, 랑그릿사가 결과보고서에는 없다. 같은 기관에서 배포한 같은 모니터링 결과 자료임에도 서로 다른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이다.

▲ 11월 15일에 배포된 보도자료(좌)와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된 결과보고서(우), 파랑과 빨강 박스는 반대쪽에 없는 게임들이다 (자료제공: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이를 지적하자 기구에서는 11월 17일에 미준수 게임 목록을 정정한 2차 보도자료를 송부했다. 그런데 이 역시 앞서 이야기한 결과보고서와 내용이 다르다. 1차 자료에 없었던 슬레이어키우기가 추가됐을 뿐, 보도자료에 미준수 게임으로 발표된 명일방주와 랑그릿사는 결과보고서에 없고, 결과보고서에 있는 삼국지 군웅전과 퍼즐 오브 Z는 2차 보도자료에도 없다. 대체 어떤 게임이 자율규제를 지키지 않았는지 모를 지경이다.

이에 대해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에 재차 확인한 결과 17일에 배포된 2차 보도자료가 정확한 ‘미준수 게임 목록’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기구 측은 자료 작성 과정에서 모니터링 결과를 잘못 게재하는 오류가 있었고, 내부적으로 데이터 점검 과정을 정비해 다시는 이러한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12월 1일부터 강화된 자율규제, 믿을 만한가?

그러나, 기구 측 제공 자료에 오류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전에도 일부 게임이 자료에 담기지 않거나 보도자료에 표시되는 ‘누적공표횟수’ 수치가 잘못 표기됐던 경우가 종종 발견돼 정정요청을 했던 적이 몇 차례 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미준수 게임을 보도를 통해 대중에 알리는 것은 자율규제의 유일한 벌칙이다. 따라서 이 자료에 오류가 있다는 것은 칼을 잘못 휘두르고 있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미준수 게임 발표도 목록에서 빠진 게임이 기준에 맞춰 확률을 공개함으로써 제외된 것인지, 매출 순위 등이 낮아지며 모니터링 범위에서 벗어나서 빠진 것인지 등이 담겨 있지 않다. ‘미준수 게임 공표'가 벌칙으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꼼꼼하지 못한 절차와 구체적이지 못한 정보공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게임업계는 스스로 자율규제를 통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렇다면 그 결과를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자율규제는 매월 진행하는 모니터링 결과 발표 및 관리에서 허점이 여러 번 드러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가 주장하는 ‘자율규제로 문제 해소’는 설득력을 잃는다.

지난 1일부터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기존보다 강화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시행하겠다고 나섰다. 핵심은 기존에는 확률 공개 대상이 아니었던 유료와 무료를 결합한 아이템에 대해서도 확률을 공개하고, 소위 ‘뽑기(캡슐형)’ 아이템에 더해 강화와 합성도 개별 확률을 공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현재 시스템 하에서라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 기존 자율규제 주요 내용과 1일부터 시행된 강화된 자율규제 주요 내용 비교 (자료제공: 한국게임산업협회)

이에 대해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나현수 사무국장은 “기존에는 각 게임에 대한 히스토리를 추적하지 못하는 구조였기에 게임 단위로 모니터링 결과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둔 상황이다. 지난 1일부로 강화된 자율규제 강령에 맞춰 모니터링도 정비했고, 캡슐형, 강화, 합성 각 부분에 대한 확률 공개 여부를 별도로 알린다. 예를 들어 강화는 공개했는데 합성은 공개하지 않았다면, '강화는 준수, 합성은 미준수'로 표기된다. 아울러 게임 내 아이템 전체에 대한 확률을 공개하지 않았는지, 아니면 전체 중 일부만 발표하지 않았는지 등도 자료에 담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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