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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드링크 ‘몬스터’가 게임계에서 상표권을 휘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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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소송의 원인이 된 '다크 디셉션: 몬스터 앤 모탈' (사진출처: 글로스틱 공식 홈페이지)
▲ 분쟁소송의 원인이 된 '다크 디셉션: 몬스터 앤 모탈' (사진출처: 에픽게임즈 공식 홈페이지)

코카콜라의 자회사, 에너지음료 브랜드 몬스터 에너지가 상표권 관련으로 게임사들과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분쟁소송 대상은 3인으로 구성된 인디게임 개발사 글로스틱 엔터테인먼트(이하 글로스틱)다.

글로스틱 대표 빈센트 리빙스는 지난 2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에너지음료 브랜드 몬스터 에너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사유는 글로스틱의 2020년 출시작 ‘다크 디셉션: 몬스터 앤 모탈’ 제목에 들어간 ‘몬스터’라는 단어가 몬스터 에너지의 상표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몬스터 에너지는 해당 주장과 함께 빈센트에게 ▲다크 디셉션: 몬스터 앤 모탈이라는 타이틀을 사용하게 해주는 대가로 다음 작품부터는 게임명에 monster와 그 변형체인 monsta, monsterous, monstrocity 등 비슷한 구성의 단어를 사용하지 말 것 ▲상품 또는 서비스 설명에 Beast 및 Unleash 혹은 이와 비슷한 단어를 사용하지 않을 것 ▲글로스틱의 상표와 디자인에 검은색 바탕에 녹색 혹은 흰색 로고를 사용하지 말 것 등의 조건을 걸었다. Beast와 Unleash는 몬스터 에너지의 홍보문구 Unleash the Beast!(괴물을 해방하라!)로 인해 내건 조건이다.

몬스터가 글로스틱에 제시한 조건 (사진출처: 빈센트 공식 트위터)
▲ 몬스터가 글로스틱에 제시한 조건 (사진출처: 글로스틱 공식 트위터)

빈센트는 이에 ▲앞으로 monster라는 단어를 게임명에 사용하지 않겠다 ▲현재 상표와 관련된 로고 및 폰트가 몬스터 에너지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한다 ▲몬스터가 가진 발톱 로고 혹은 디자인을 사용하지 않는 것에 동의한다 ▲몬스터 에너지 드링크 제품과 혼동할 수 있는 로고를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는 의견을 변호사를 통해 전했다고 밝혔지만, 몬스터 에너지 측으로부터 제안을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이번 상표권 분쟁이 가진 의문점은 크게 두 개다. 우선, 출시 후 3년이 지난 인디게임에 갑작스럽게 상표권 침해를 주장했으며, 조금의 타협안도 수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음으로는 두 상표가 존재하는 산업 부문이 다르기에 상표권을 침해한다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게임과 에너지음료는 완전히 다른 산업이며, 몬스터 에너지가 추구하고 만들어낸 게임 친화적 이미지만으로 이를 '유사 산업'이라 보기에도 어렵다. 이에 해외 커뮤니티와 게이머들은 “이는 대기업의 횡포”라며 목소리를 드높이고 있다.

몬스터는 이전부터 산업에 무관하게 다양한 회사와 상표권 분쟁을 이어나간 회사로 유명하다 (사진출처:
▲ 몬스터는 이전부터 산업에 무관하게 다양한 회사와 상표권 분쟁을 이어나간 회사로 유명하다 (사진출처: 글로스틱 대표 공식 트위터)

사실, 몬스터 에너지의 상표권 분쟁은 이전부터 유명했다. 유비소프트가 출시한 임모탈 피닉스 라이징의 이전 타이틀 ‘갓 앤드 몬스터’가 분쟁 대상이 된 이야기는 유명하다. 당시에도 몬스터 에너지는 ‘갓 앤드 몬스터’가 몬스터 에너지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현 상황과 매우 유사한 주장을 펼쳤다. 해당 분쟁은 유비소프트가 임모탈 피닉스 라이징으로 타이틀을 바꾸며 끝을 맺었다. 당시 유비소프트는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게임 개발 중 변화한 게임성과 비전을 전달하기 위해 제목을 바꿨다"고 전했다.

몬스터 에너지가 산업에 무관하게 내세우는 주장은 “디자인/키워드의 유사성으로 먼저 등록된 자사의 상표를 모방해 소비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이 우려된다”는 것으로, 해당 분쟁소송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개인 카페 ‘망고 몬스터’, PC 주변기기 판매기업 ‘매드캣츠 인터렉티브’와 소송전을 진행했으나 3심에서 패소한 전례가 있으며, 해외에서도 국산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 몬스터’나 애견 간식 ‘몬스터 불리 스틱’이 몬스터를 사용했다는 이유 등으로 소송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매드캣츠 인터렉티브와는 마크 디자인 문제로 소송이 이어졌으며 (사진출처: 양 사 공식 홈페이지)
▲ 매드캣츠 인터렉티브와는 마크 디자인 문제로 소송을 진행했으며 (사진출처: 양 사 공식 홈페이지)

미국 특허청에서는 국내 아이웨어 젠틀 몬스터와의 분쟁 소송이 확인됐다 (자료출처: 미국 특허청)
▲ 미국 특허청에서는 국내 아이웨어 젠틀 몬스터와의 분쟁 소송이 확인됐다 (자료출처: 미국 특허청)

한편, 빈센트는 “그 누구도 ‘몬스터’라는 단어를 소유할 수 없다”며, 이번 분쟁에 대한 법정 공방을 위해 ‘몬스터’가 들어간 게임을 진행하는 게임 스트리밍으로 모금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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