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NPC들이 스토리 진행한다, '소양전' 데모 스팀 공개

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인터랙티브 어드벤처게임 '소양전(昭阳传)'의 데모 버전이 지난 5일 스팀을 통해 공개됐다. 이 게임은 AI 캐릭터들이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매번 다른 상호작용을 하고, 이를 통해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과 세계의 변화가 매번 달라지는 새로운 방식의 플레이를 구현하는 점이 특징이다.

'소양전'은 플레이어가 이세계로 전이되어 '조양국'의 황태자 '소경소'가 되고, 황제가 되어 올라 국정을 운영하며 다양한 AI 기반 NPC들과 소통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게임 내 모든 NPC는 AI 지능체로 구현되어 각자의 상황에 따라 매 턴 행동 계획을 수립하며, 이용자와의 상호작용에 따라 기억을 형성하고 매회 다른 플레이 경험을 선사한다.

이 게임의 가장 큰 차별점은 스토리텔링에 로그라이크적 요소를 반영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이 미리 짜인 대본과 제한된 분기점을 따랐다면, '소양전'은 모든 NPC의 대화와 분기 스토리가 AI에 의해 실시간으로 생성된다. 이용자의 선택과 행동에 따라 각기 다른 전개와 엔딩이 따라오는 것이다. 개발진은 이에 대해 '로그라이크' 요소를 게임 시스템이 아니라 스토리에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전쟁을 일으켜 적국을 물리치는 선택을 내릴 경우, 기존 게임들들에선 NPC들이 플레이어 선택과 상황에 맞춰 시나리오 라이터가 정해 놓은 대로 미리 정해진 행동을 한다. 그러나 '소양전'은 NPC들이 각자의 성격과 직위, 가문이 처한 상황, 플레이어와의 관계, 현 상황에 대한 판단 등을 각자 결정해 때에 맞는 행동을 한다. A라는 NPC는 호전적 성격으로 적극적으로 전쟁에 참여하지만, 가문의 상황이 조금 달라지고 다른 캐릭터들과 접점이 많이 생긴 상황에서는 다른 선택을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스토리 진행은 AI의 감독 하에 계속해서 무한히 확장된다.

'소양전' 개발팀은 '환생하여 AI로 게임을 만들다'는 AI 기술 기업 '원상(XVERSE)'의 산하 조직인 A.I X-팩터 플레이다. 원상은 텐센트 부총재를 역임했던 야오싱이 2021년 설립한 회사로, AI와 3D 기술 서비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다. 작년 출시한 AI 역할극 애플리케이션 '세이로(Saylo)'는 전 세계 3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대만과 홍콩 엔터테인먼트 무료 앱 순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개발팀은 '소양전'이 AI 에이전트 기술의 실제 시나리오 검증이자, 향후 AI와 3D 기술을 게임에 접목하기 위한 핵심 단계 중 하나라고 밝혔다. 현재는 어드벤처 기반 비주얼노벨 형태로 AI 기술을 게임에 접목한 초기 단계지만, 향후에는 'AI 결정'과 'AI 연출' 기술을 확장하여 오픈월드나 가상현실(VR) 게임에서도 AI 캐릭터들이 더욱 현실적인 삶을 영위하는 모습을 구현할 계획이다.

'소양전'은 이용자가 황제의 신분으로 국가의 경제와 외교 등 거시적인 방향을 지시하는 동시에, NPC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으며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복합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신의 시점'과 '1인칭 몰입'이 결합된 형태로, 기존 RPG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방대한 서사 규모를 AI를 통해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다.

'소양전' 데모 버전은 현재 스팀을 통해 플레이할 수 있으며, 정식 버전 출시일은 미정이다. 언어는 현재 중국어 간체만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