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오브탱크 8.6패치, 자주포 하향의 실체를 분석하다

지난 7월 5일, 월드오브탱크 국내 라이브 서버에 8.6패치가 적용됐다. 8.6패치로 인해 많은 신규 자주포가 추가되면서, 8티어가 최대였던 자주포 테크트리 역시 10티어로 확장됐다. 이와 함께 기존 자주포들의 성능, 티어값까지 변경되어 월드오브탱크의 자주포 테크트리에 커다란 변화가 불어닥쳤다. 현재 많은 유저들이 자주포의 하향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반대의 의견도 만만치않다. 과연 8.6패치가 자주포에 미친 영향이 무엇인지 파헤쳐보자.

조금만 움직여도 벌어지는 조준원, 포를 적중시키기 어렵다 

월드오브탱크의 자주포는 맵의 가장자리에서 반대편 끝까지 포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 강력한 주포를 바탕으로 원거리 화력 지원에 특화된 전차다. 대신 연사 속도가 느리고 명중률이 낮아 포탄 1발이 빗나갔을 때 부담이 크다. 

이런 와중에 8.6패치에서 자주포의 명중률을 더욱 떨어뜨리는 변경 사항이 적용됐다. 자주포의 주포 조준 분산도, 차체 회전시 조준원 분산도가 증가한 것이다. 이로써 주포를 정확히 겨냥해도 적중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게 됐고, 차체를 조금만 회전시켜도 조준원이 크게 벌어지기 때문에 이동하는 대상을 조준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이것 뿐만이 아니다. 전체적인 자주포의 포탄 속도가 감소하여, 빠르게 움직이는 경전차를 공격하기 어려워졌다. 더 느려진 포탄으로 움직이는 대상을 맞추려면 상대방의 움직임을 더 빠르게 예측해야 한다. 물론 자주포 유저들이 새로운 자주포 밸런스에 익숙해지면 감수할 수 있겠지만,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8.6패치 이후 많은 자주포들의 차체 회전시 조준원 분산도가 크게 증가했다

▲ 아무리 정확히 상대를 조준하려 해도, 조준원이 크면 적중시키기 어렵다

▲ 심지어 자주포의 탄속까지 감소했다

이동 중인 대상을 공격하려면 더 빠르게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해야 한다

하향 속의 상향? 사격 정확도 매커니즘 변경 

앞서 언급한 변경 사항으로 인해 자주포는 적중률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이를 조금이나마 보완할 수 있는 변경 사항도 8.6패치에 포함되어 있다. 사격 정확도 매커니즘이 변경되어 포탄이 조준원 중앙을 향해 날아갈 확률이 증가한 것이다. 즉, 정확히 상대가 조준원 내에 포착된다면 원하는 지점에 탄을 명중시킬 확률이 높아졌다. 이는 자주포를 포함한 월드오브탱크의 모든 전차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자주포는 다른 차종과 달리 조준원이 가장 차체가 큰 중전차보다도 크다. 게다가 8.6패치 이후 조준원 크기와 분산도가 증가했기 때문에 사격 정확도 증가만으로 명중률 하락폭을 완전히 보완할 수 없다. 하지만 8.6패치로 자주포 운용이 어려워진 가운데 긍정적인 소식임에는 틀림없다.

▲ 8.6패치로 포탄이 조준원 중심으로 날아갈 확률이 증가했다 

자주포의 명중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주포의 티어값 변경, 그 여파는?

8.6패치로 인해 기존 8티어가 한계였던 자주포 테크트리는 10티어까지 확장됐다. 이와 함께 공개 게임 매칭의 기준이 되는 '전투 티어'값도 다른 차종과 같은 수준으로 조절됐다. 패치 이전까지 자주포는 자신보다 더 높은 티어의 중전차, 중형전차, 구축전차를 상대해야 했다. 4티어 자주포들이 8탑방에 배정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전투 티어값이 조절되면서 이제 자주포도 자신의 티어와 걸맞는 전차와 전투를 벌인다.

실제로 8.6패치 이후 자주포가 최고 티어로 배정되는 공개 게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 8.6패치 이후, 자주포가 최고 티어인 공개 게임을 쉽게 볼 수 있다

8.6패치로 자주포의 명중률은 하락했지만 화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전투 티어값의 조절로 인해 이전보다 매칭되는 상대 전차의 티어가 낮아지면서, 자주포의 화력이 빛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제 더 이상 5티어 자주포가 엄청난 내구도를 자랑하는 9티어 중전차와 만나지 않는다. 반대로 5티어 자주포가 일격에 파괴할 수 있는 4티어 경전차와 매칭되는 경우는 자주 볼 수 있다. 8.6패치로 자주포 명중률에 악영향을 미치는 변경 사항이 적용되었으나, 이를 극복하고 자주포 운용에 익숙해진다면 변함없이 강력한 화력으로 전장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

글: 게임메카 김상진 기자 (에레하임, wzcs0044@gamemec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