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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듀얼 챔버 구조, 보고만 있어도 갖고싶어지는 케이스 커세어(Corsair) AIR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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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세어(Corsair)'의 하드웨에 따라다니는 단 하나의 단점은, 제품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꽤나 오랜 기간 그래왔다. 참신한 콘셉트와 훌륭한 품질, 깔끔한 마무리로 마니아들이 군침을 삼키게 만들지만, 구매를 선택하기 쉽지 않은 가격이 언제나 걸림돌이었다.

 

여타 브랜드·제품과 달리, 커세어는 항상 그 가치를 인정하고 의당 그만한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소비자만이 가질 수 있는 프리미엄이 존재한다. 그런 오만함에도 오늘날까지 커세어 브랜드가 굳건한 이유는, 그들의 제품이 지불하는 가격만큼의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브랜드 커세어는 그렇게 지켜져왔다.

 

 

■ 참신한 콘셉트, 듀얼 챔버 구조의 AIR 540

 

커세어의 제품을 사용해 본 소비자라면, 품질에 대한 이슈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느낄지도 모를 일이다. 적어도 커세어의 제품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기본기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였으니 말이다.

 

▲ 커세어(Corsair) AIR 540

 

이번에 살펴볼 커세어의 새 케이스 ‘AIR 540’ 역시 그렇다. 기본적인 품질에 대한 부분은 논외로 하자. 적어도 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브랜드가 이만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할 리 없으니까. 케이스에 제기되는 기본적인 문제에 관한 한 이 제품은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아도 좋다. 그러니 그 외의 부분을 이야기하자. AIR 540은 단순히 기본기를 논하기엔 둘러보고 감탄해야 할 부분이 매우 많은 제품이니 말이다.

 

 

▲ 전면 베젤

 

오랜 기간 케이스는 성격에 따르는 약간의 크기 차이만이 있었을 뿐, 고만고만한 제품 일색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 케이스가 동일한 위치에 메인보드를 장착하고, 동일한 위치에 드라이브를 장착했다. 이런 고정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구조 자체가 거의 동일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차별화하기 어려운 특징으로 나타났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케이스조차 그저 전면 베젤의 디자인 정도에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 생김새부터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커세어 AIR 540은 생김새부터가 완전히 다르다. 얼핏 보아서는 PC 케이스라고 느끼기 어려울 만큼 다르다. 가만히 살펴보면, PC 케이스로 필요한 구조는 모두 갖추고 있는데 왜 이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일까?

 

주된 이유는 이 케이스가 그간 케이스가 가져온 천편일률적인 ‘비율’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가로, 세로의 비율이 항상 일정했던 지금까지의 케이스와 달리 높이는 더 낮고, 전후 길이도 짧으며, 폭은 오히려 훨씬 넓다. 때문에 기존의 케이스를 생각하고 이 제품을 살펴보면, 시작부터 다른 콘셉트에 당황하기 마련이다.

 

▲ 전면 베젤

 

여타 케이스보다 월등히 넓은 전면 베젤부가 꽤나 이채롭다. 폭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좌측은 전체가 타공망 처리된 메쉬 구조를 가졌다. 기존의 케이스라면 전면 전체를 타공망 처리한 것과 같은 수준이므로 이를 통한 효과적인 발열의 제어라는 측면에선 최고의 효용성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우측엔 세로로 두 개가 장착되는 5.25인치 베이와 전원·리셋 스위치. 두 개의 USB 3.0 포트와 사운드 포트가 제공된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넓은 전면임에도 불구하고 군더더기를 최대한 배제한 인상. 고급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불필요한 모든 요소를 과감히 배제한 디자인은 마니아들로부터 높은 평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 상단 통풍 구조

 

전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메쉬 구조는 상단으로 계속된다. 뒷 장에서 추가적으로 살펴보겠지만, 후면에 위치한 거대한 쿨링팬까지를 포함하면 AIR 540은 좌측면 전체 공간을 원활한 공기순환에 할애하고 있는 셈이다.

 

▲ 후면

 

후면의 공간 대부분을 통풍을 위해 안배한 것을 볼 수 있다. 슬롯 가이드 외의 모든 부분을 공기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유도하기 위한 에어홀로 처리한 것. 이 외에 큼직한 쿨링팬도 하나 추가해 더 빠른 열 순환을 의도한 것도 확인된다. 

 

 

▲ 메인보드 장착부. 드라이브의 장착 공간이 없다

 

패널 전체를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투명 윈도우로 마감한 좌측 패널을 제거하면, 메인보드를 장착하는 내부 패널이 드러난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E-ATX 사이즈의 메인보드 하나를 겨우 설치할 공간밖에 할당돼 있지 않다. 메인보드를 설치하면 추가적인 드라이브 등을 설치할 공간이 전혀 확보되지 않는다.

 

다만, 최근 케이스에서 흔히 채용하는 깔끔한 선정리를 위한 홀을 메인보드 주위로 5개나 만들어 두었다. 덕분에 가장 가까운 위치의 홀을 통해 케이블을 반대편으로 넘길 수 있다. 좌측면의 창으로 복잡하게 얽힌 케이블을 보지 않아도 되는 점은 또 하나의 장점이라 할 만하다.

 

 

▲ 하단 핫스왑 베이

 

그나마 확인할 수 있는 베이라곤 하단에 2개를 제공하는 3.5·2.5인치 겸용 핫스왑 베이가 유일하다. 메인보드를 장착하는 부분에서 찾아볼 수 있는 드라이브 베이는 이 두 곳이 전부이다.

 

슬라이딩 가이드를 밀어 넣는 방식으로 구성된 베이는 HDD·SSD의 탈착에 매우 간편하다. 미리 전원과 SATA 케이블을 연결해두면, 이후에는 필요한 HDD나 2.5인치 HDD, 또는 SSD만을 가이드에 장착해 밀어 넣으면 바로 장착할 수 있다.

 

 

 ▲ 두 개의 140mm 전면 쿨링팬과 하나의 후면 쿨링팬

 

전면의 절반 이상을 메쉬 재질 통풍구로 처리한 것은 이 제품이 그만큼 시스템의 발열에 신경썼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내부를 살펴보면, 먼지의 유입을 차단하는 먼지필터와, 무려 140mm에 달하는 거대한 쿨링팬 두 개가 기본 장착돼 있다. 사용자에 따라 120mm 팬을 활용하고자 한다면, 장착할 수 있는 팬의 숫자는 3개로 늘어난다.

 

후면에도 140mm 크기의 쿨링팬이 장착돼 있다. 전면과 후면의 쿨링팬을 이용, 공기를 빠르게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풀이할 수 있는 부분. 여타 케이스와 달리, 메인보드 장착부에 별다른 드라이브를 설치할 필요가 없고, 하단의 HDD 베이까지 케이블은 반대편에서 연결하게 돼 있어 공간의 확보가 매우 용이하다. 덕분에 공기의 흐름에 방해 받을 일이 거의 없어 공랭을 이용한 오버클럭이나 발열이 높은 고사양 하드웨어 사용자들이 더욱 반길 만하다.

 

다수의 쿨링팬이 만들어내는 소음이 거슬릴까? AIR 540에는 높은 풍량에도 불구하고 극도로 조용한 동작소음을 가진 커세어 AF140 쿨링팬이 장착돼 있다. 덕분에 효과적인 방열과 정숙성 모두를 손에 넣었다.

 

 

■ 숨겨진 두 번째 챔버가 AIR 540의 포인트

 

지금까지 AIR 540을 살펴봤다면, “ODD는 어디에 달지?”, “2.5인치 베이가 없네” 하고 생각할지도 모를 일. 하지만 이는 모두 기우이다. 알고 보면, 이 케이스는 여타 미들타워 케이스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수준의 공간과 확장성을 제공한다.

 

▲ 두 번째 챔버가 AIR 540의 핵심!

 

우측 사이드 패널을 열면, 예상 외로 널찍한 공간이 드러난다. AIR 540의 폭이 여타 케이스보다 훨씬 넓은 이유도, 메인보드 장착부에 별다른 드라이브 베이가 없던 이유도 바로 이런 추가적인 공간이 마련돼 있기 때문.

 

우측의 공간은 SSD 등을 위한 2.5인치 베이, ODD 장착을 위한 5.25인치 베이, 파워서플라이, 그리고 반대편 메인보드 장착에 소요되는 각종 케이블을 정리하기 위한 공간이다.

 

 

 ▲ 5.25인치, 2.5인치 케이지

 

AIR 540은 현재 PC 트렌드를 기막히게 반영했다는 평을 받을 만하다. 점차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3.5인치 기반 HDD 베이의 숫자를 줄이고, 반대로 SSD 등 빈도가 늘고 있는 2.5인치 지원을 늘렸다.

 

두 번째 챔버의 후면에는 4개까지 장착할 수 있는 SSD 케이지가 제공된다. 간단하게 원터치로 드라이브를 장착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케이지 자체들 손쉽게 들어낼 수도 있다.

 

구조상 세로로 장착되는 5.25” 드라이브 역시 두 개를 장착할 수 있다. 최근 활용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PC의 구색을 갖추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장비가 바로 ODD. 전면 베젤에서 밀어 넣는 방식으로 장착되는 ODD 역시 별도 장비 없이 원터치로 손쉽게 장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메인보드의 장착 외에는 사용자가 드라이버질(?)을 할 필요가 전혀 없는 셈이다.

 

▲ 파워서플라이 장착부

 

파워서플라이는 SSD 케이지 아래쪽에 장착하게 된다. 파워서플라이가 장착되는 위치의 측면 패널에는 별도의 통풍구도 마련돼 있다. 파워서플라이의 동작으로 발생하는 열은 시스템 우측 하단의 통풍구를 통해 유입된 공기가 파워서플라이를 통과해 후면으로 빠져나가며 처리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파워서플라이의 발열은 시스템의 동작에 하등의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된다.

 

사용하는 파워서플라이의 종류와 길이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가변형 스탠드를 제공한다. 대출력 파워서플라이의 경우 일반적인 제품보다 길이가 긴 예가 흔한데, 마니아를 위한 제품답게 이런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모두 마친 느낌이다.

 

 

■ 써봐야 진가를 느낄 제품

 

남들과 다른 나만의 하드웨어는 모든 마니아들의 꿈과도 같다. 아쉽게도 그러한 제품은 시중에서 만나기 어렵거나, 행여 있다 해도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일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남들과 다른 독특한 제품에는 소비자들 역시 그만한 가치를 인정한다는 점일 것이다. 오늘 살펴보고 있는 커세어 AIR 540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초기 물량이 절판된 사례만 봐도 그렇다.

 

현재 이노베이션티뮤는 폭증하는 국내 수요를 맞추지 못해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형국이다. 무려 20만원에 육박하는 케이스가 제품이 없어 난리라니, 케이스라면 3만원도 아깝다는 시장의 분위기와는 분명 무언가 다른 요소가 작용하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AIR 540의 가장 독특한 점은 역시 두 개의 독립된 공간 활용의 미학이다. 메인보드가 장착되는 공간에 여타 기기의 장착을 최소화하고, 대부분의 케이블까지 반대편 공간을 활용하게 함으로써 더없이 깔끔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아울러 전·후면의 거대한 쿨링팬과, 전체를 할애한 에어홀을 통한 통풍은 최강의 하드웨어, 또는 오버클럭이 가미된 시스템의 발열을 말끔하게 해소할 만하다.

 

또한, 이런 구조는 측면을 투명 패널로 처리한 케이스의 진가를 느끼기에도 더없이 알맞다. 복잡한 배선이나 케이블이 좌측 공간에서 사라짐으로써 사이드패널을 통해 보여지는 내부가 한결 깔끔하고 정돈된 인상을 준다.

 

눈에 보이지 않는 두 번째 공간을 만들고, 복잡한 배선과 각종 드라이브의 설치를 이 공간에 할애함으로써 얻어진 유틸리티는 소비자가 먼저 알아보고 있다. 출시와 동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 역시 그간 케이스에 대해 소비자들이 가져왔던 불만을 이 제품, AIR 540이 기막히게 극복했기 때문이 아닐까?

 

 

여기에 흠잡을 곳 없는 수준의 마무리와 완성도는 커세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수준이다. 마니아들이 커세어에 바랄 품질은 분명 시중에서 판매되는 저렴한 제품들과는 다르다. 시장이 인식하는 기본 품질이 다르다면, 의당 해당 브랜드는 그만한 품질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흠잡을 곳을 찾기 힘들 만큼 완벽한 수준의 마무리가 가미된 AIR 540처럼 말이다.

 

지금껏 만나기 힘들었던 독특한 구조. 여기에 좌측면 전체를 투명한 패널로 처리해 나만의 PC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낼 여지를 주는 제품. 완벽한 마무리. 이런 긍정적인 요소들이 AIR 540에 녹아들어 있다.

 

좌측 패널의 투명창이 조금 얇아 보이는 느낌이 없지 않지만, 믿어도 좋을 만큼 충분히 튼튼한 소재를 사용했다고 하니 사용자들을 통해 검증받기를 기다려 보자.

 

오국환 기자 sadcafe@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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