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2013] 인구 1%만 게임 접속, 성장력 무궁무진한 '아랍' 시장

▲ 18개 국가로 이루어진 아랍 지역권

18개 국가 3억 7천만 명의 인구가 합쳐진 중동 지역은 이제 중국, 남미, 인도에 이어 새로운 신흥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아랍권은 게임인구 대부분이 모바일/콘솔보다는 PC게임 이용층이 많은데다 선점 기업 또한 없어 잠재력 있는 시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오늘(25일) 삼성동 코엑스에 위치한 한국게임개발콘퍼런스(이하 KGC 2013)에서 굉장히 생소한 이름의 강연이 열렸다. 중동의 미디어그룹인 '게임파워7'의 파디 무자히드 CEO가 '아랍 온라인게임 시장, 던전 보상 그리고 몬스터'라는 주제로 무지할 정도로 정보가 없었던 아랍 게임시장에 대한 세션을 진행했다. 

파디 무자히드는 아랍 시장을 '던전'에 비유하며, 아랍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마치 초보 게이머가 처음 온라인게임을 시작하고 던전에 진입하듯이 아랍의 지리적인 특징을 비롯하여 사회와 경제, 정치, 종교, 문화에 대한 이해가 먼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은 중동 지역을 하나의 공통 국가처럼 여긴다. 물론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이슬람교 혹은 기독교를 주요 종교로 삼으며, 아랍어를 사용한다. 아랍인들은 종교에 굉장히 민감하고 문화나 정치적인 화제에 대해서도 섬세하다. 또, 이들 대부분 가정의 가치나 겸손한 문화를 지키는 것을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게임을 출시할 때 지역적 특색에 맞는 문화화(Culturalization)에 큰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중동은 18개 국가로 이루어져 저마다 천차만별의 문화적 경제적 지표를 보유하고 있다. 월드 뱅크에서 채택하는 경제 지표만 보아도 카타르나 UAE 등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에 속하기도 하지만, 수단이나 스리랑카 등은 가장 가난한 나라이기도 하다. 

아랍 지역의 인터넷 평균 접속률은 28% 정도나 이조차 국가별로 판이하게 다르다. 고속 인터넷 접속은 상당히 잘 구축되어 있지만, 대개 레이턴시가 높은 편이라 결국 속도가 느린 것과 비등하다. 국가 간 인터넷연결망이 구축되어 있지 않아 서로 다른 체계의 고속 인터넷을 사용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18개의 나라에서 서로 다른 정부 규제와 법, 통화(currency)나 통관법도 다르기 때문에, 게임을 출시해 수익을 벌더라도 잘못할 경우 수수료 등으로 거의 지급할 수도 있다.

또한, 온라인게임 서비스시 현지화에 대한 중요도가 가장 높은 시장이기도 하다. 현지화를 넘어 아랍에 맞는 문화화가 필요하다. 특히 종교와 같이 민감한 주제 때문에 문화화 작업은 필수다. 일반적으로 게임을 해외에 출시할 때 텍스트를 번역하는 수준에 그치지만 아랍어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텍스트를 다시 써야 한다. 예를 들어 할로윈 대신 아랍 경축일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개발자와 퍼블리셔의 밀착협업이 필요하다.

아랍 시장은 사실 공개된 수익성이나 시장 가치에 비해 굉장히 까다로운 시장으로 한국 게임사에게 크게 가치가 있는 시장은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다. 

▲ 게임파워7의 파디 무자히드 CEO

▲ 아랍 지역에 18개 국가는 모두 문화적 경제적으로 큰 차이가 난다

파디 무하히드 CEO 역시 아랍 시장의 잠재력에 대해 의문을 표할 수 있다는 점에 동조했다. 무자히드 CEO는 "처음 2007년 사업을 시작할 때 아랍 지역에 온라인게임에 대한 이해도는 전무한 수준이었다"며, "던전에서 싸우는 게임을 이해시키는데도 정말 오래 걸렸고, 이것이 여러 사람들이 함께 접속해서 싸우는 게임이라는 것을 인지시키는 것도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전 세계 온라인 인구의 게임 접속률을 보면 평균적으로 22%에 달하지만, 현재 아랍인은 1% 정도로 온라인게임에 대한 개념 자체도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그렇다면 나머지 21% 정도 성장력, 그리고 이천백만 명의 게이머가 존재하는 가능성있는 시장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