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의 150억 ‘쿠키런’ 투자, 공격적 마케팅 전략이었다

오늘(23일) 카카오 인기 러너게임 ‘쿠키런’에는 새로운 이벤트로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엔터)의 최신작 ‘포코팡’ 프로모션이 시작됐다. ‘쿠키런’ 플레이어가 ‘포코팡’을 새롭게 설치, 플레이한 경우 ‘쿠키런’의 게임 화폐인 크리스탈 30개를 무료 증정하는 것인데 모바일게임 업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크로스 프로모션 전략이다.

지난 21일, NHN엔터는 데브시스터즈의 지분 22%를 인수했다. 초기 엔젤투자도 아니고 이미 국내 모바일게임 상위에 오른 회사에 NHN엔터가 거액을 투자하게 된 이유는 성장성도 있었겠지만, ‘쿠키런’을 또 다른 게임 플랫폼으로 이용하는 크로스 프로모션이 주요 목적이었다.

당시 NHN엔터는 지분 인수 목적에 대해 “향후 공동 마케팅이나 게임 공동 개발 등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양사 모두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오늘 ‘포코팡’이 ‘쿠키런’과의 크로스 프로모션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이다.

‘크로스 프로모션’이란 최근 모바일게임 업계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게임을 마케팅하는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에 히트한 대표 타이틀을 활용하여 차기작 프로모션에 이용하는 것. 대표작의 게임 머니 혹은 아이템을 경품으로 내세우고, 대표작이 보유하고 있는 넓은 이용자층이 자발적으로 다음 제품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 낸다. 

크로스 프로모션의 성공적인 예로 꼽히는 회사는 단연 CJ E&M 넷마블(이하 넷마블)과 위메이드다. 위메이드는  ‘윈드러너’, 넷마블은 ‘모두의마블’을 이용하여 초반 시장 장악력이 부족한 신작 알리기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몬스터길들이기’가 처음 론칭할 때 ‘모두의마블’ 유저가 ‘몬스터길들이기’를 설치하고 기본 레벨 이상 오르면 ‘모두의마블’ 캐시를 증정하는 식이다.

그동안 NHN엔터는 카카오 게임에서 이루어지는 크로스 프로모션 유행에서 한걸음 뒤에 있는 입장이었다. 카카오 게임 수도 적은데다 상위권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는 게임 수도 많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데브시스터즈 인수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NHN엔터 관계자는 “데브시스터즈 인수가 기본적으로 성립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쿠키런’을 새로운 모바일게임 플랫폼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라며, “시장에 수많은 마케팅 전략이나 수단이 많이 있지만 ‘쿠키런’이 보유하고 있는 일일액티브유저 200만 명이 훨씬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쿠키런’은 기존 앱스토어를 통해 출시돼 전 세계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던 ‘오븐 브레이크’를 국내사정에 맞게 재구성한 게임이다. 출시부터 지금까지 1,200만 명의 가입자 수를 축적하며, 지난 9월에는 출시 5개월 만에 매출 300억 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쉬운 조작법과 귀여운 쿠키 캐릭터로 남녀노소 넓은 유저풀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포코팡’은 출시 전부터 동일 장르 부동의 1위인 ‘애니팡’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성공적으로 국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지 관심을 끌었다. ‘쿠키런’이 NHN엔터의 승부수로 일선에 나서 ‘포코팡’을 애니팡 이상의 고지로 상승시키고 이후 행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