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게임속 개(犬)에 대한 단상

/ 2

글: 프리라이터 이홍규

게임 속 개(犬)에 대한 단상
개. 12간지의 11번째 영물이자 충절의 상징으로 여기지고 있는 개는 인간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다. 애완동물 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으며, 마약탐지나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개’는 상스러운 언어의 필두로 군림하고 있다. 게임 속에서도 개는 때로는 친구로, 때로는 경외의 대상으로, 또는 공포의 상징으로 다양하게 등장한다. 2006년 ‘개’의 해를 맞아 게임 속에 등장하는 개는 어떠한 모습인지 살펴보자.

▲ 병술년 개의 해. 게임속 등장한 다양한 개들의 모습을 살펴보자

인간을 지켜주는 게임속 충견
앞서 언급했듯이 개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성품가운데 하나가 바로 주인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심이다. 배신, 배반을 일삼는 인간들을 부끄럽게 하는 게임속 견공을 꼽아보았다. 그 첫번째 견공은 장장 600Km의 머나먼 길을 되짚어 옛 주인에게 돌아간 충견이 있었으니, 한 때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백구 되시겠다.

▲ 한국형 충견의 대표 하얀마음 백구, 흥행에서도 성공 `짱구`와 함께 캐주얼게임 돌풍을 가져온 개

그리고 이 감동적인 이야기를 모티브로 제작된 게임이 바로 하얀 마음 백구다. 백구는 `도꾸`, `황구` 등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개이름(?) 중 하나로 꼽힐 만큼 흔한 이름으로써 주로 노인들이 많이 사는 농촌 등지에 서식하고 있다. 사료보다는 사람이 먹다 남긴 잔반을 주식으로 하는 털이 하얀 개를 말한다. 일상적으로 진돗개로 알고 있지만 백구이 9할이 똥개, 혹은 잡견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때 CF,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개된 백구는 게임속 충견의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 하얀마음 백구 3에서는 쌩뚱맞게 시베리안 허스키가 등장한다. 좀 인기 있으니까 시리즈물을 마구 뽑아내는 관행이 이렇게 국적불명의 백구를 만들어 놨다

게임속 충견의 또 하나의 대명사는 캡콤의 공포게임 디멘토의 충견 ‘휴이’다. 이 개는 주인공 피오나에게 구원을 받은 후 언제나 그녀를 지키는 기사이자 친구역할을 한다. 특히 피오나에게 접근하는 육중한 몬스터를 맨몸으로 막아내는 장면에서는 용맹함과 더불어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충견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제 목숨 연명하기에 급급해 애인이고 가족이고 나 몰라라 외면하는 비열한 인간들에 비하면 이 얼마나 아름답고 감동적인 충성심인가?

▲ 디멘토에서 주인공 피오나가 위험을 해쳐나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그녀의 충견 휴이 때문이다. 이 정도면 개 키울만 하지 않는가?

인간 이상의 경외의 대상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의 많은 신화나 설화에서 개는 신적인 존재로 묘사되곤 한다. 그만큼 개는 인간과 가까운 위치에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경외의 대상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게임에서도 인간이 따를 수 없는 신의 경지에 이른 개들을 흔히 볼 수 있다.

▲ 데빌메이크라이 3에서 막강한 위력을 자랑하는 지옥의 개 켈베로스. 입구를 막고 주인공이 들어가지 못하게 버티고 있다

대표적인 개로는 지옥문을 지키는 3두견 켈베로스. 데빌 메이 크라이 3에 나오는 3두견 켈베로스는 보스급 캐릭터로 등장해 거대한 위용을 뽐내며 주인공 단테를 압박한다. 갓 오브 워에도 켈베로스가 등장한다. 처음엔 조그마한 강아지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시간을 끌게 되면 머리가 3개인 켈베로스의 형상으로 변한다.

이보다 더 확실한 ‘견신’이 등장하는 게임이 바로 오오가미다. 오오가미는 마치 수묵화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그래픽으로 발매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게임에는 일본의 태양신인 아마테라스가 개의 형상으로 등장한다. 견신으로써 일본 신화에 나오는 신비한 에피소드들을 풀어 나간다.

▲ 수묵화 풍의 독특한 그래픽으로 유명한 오오가미에는 일본이 태양신 아마테라스가 개의 형상으로 등장한다

신이 아니어도 인간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개도 있다.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MDK2에 나오는 다리 6개 달린 개 맥스. 인간인 플루크 호킨스 박사와 짝을 이뤄 악당을 쳐부수는 이 개는 박사라는 칭호를 달고 있기는 하지만 다소 맹한 호킨스와는 전혀 다르게 영리하고 못하는 것이 없는 만능 개로 등장한다. 이쯤이면 인간 이상의 초월적인 개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 MDK2에 등장하는 다리 6개 달린 개 맥스. 생김새와는 달리 주인공 못지 않은 활약상을 보여준다. 이쯤이면 개가 사람보다 낫다라는 말을 들을만하다

인간의 보호를 받는 애완용 개

개를 오래 키워 본 사람이라면 이런 소리를 하거나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저건 개가 아니고 사람이다!!”

물론 개를 오래 키우면 어느 날 사람처럼 두발로 벌떡 서서 걸어 다닌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개가 사람만큼 영악해 진다는 소리다. 이렇듯 게임 속에서도 사람을 가지고 노는 경지에 오른 개들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NDS의 닌텐독스가 대표적인 케이스. 닌텐독스는 그 이름처럼 개를 키우는 게임이다. 한때 NDS의 기대작 1순위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지금은 인기가 주춤한 상태다.

▲ 본격 개사육 노가다 게임 닌텐독스

유저는 마치 다마고치처럼 강아지를 위해 먹이고 쓰다듬어주고, 사랑해 주어야한다. 만약 굶기거나 조금만 신경 쓰지 않는다면 건방지게도 가출까지 감행한다. 이놈은 결코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하지 않고 언제나 주인의 손으로 해 주어야 한다. 그렇다고 실제 애완견처럼 팰 수도 없으니 짜증날 노릇이다.

▲ 이놈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허구언날 먹고, 싸고, 삐지는 일 뿐이다. 진짜 개만도 못한 것들이다!!

온라인게임 ‘도그미’ 또한 닌텐독스와 비슷하다. 여러 종류의 개를 분양받아 키우는 것이 게임의 목표. 이놈들 역시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가출은 물론 죽어버리기까지 한다. 더욱이 솔로인 유저들의 염장을 지르는 요소가 있으니 다른 개와 교미를 시켜 새끼를 낳게 해야 한다. 이제는 게임에서 개의 연애생활까지 챙겨야 한다는 점은 솔로인 필자를 분노케 했다.

▲ 온라인게임 도그미. 개똥 치우는 것은 물론 교미까지 시켜줘야 한다. 게임하는데까지 꼭 저래야 하나? 꽃피는 복날이 기다려지게 하는 게임

때로는 공포의 대상으로
지난해에는 유독 개의 공격을 받아 피해를 입은 사건이 많았다. 특히 싸움을 목적으로 길러진 투견들은 우리 생활 주변에 방치되어 있는 ‘맹수’와도 같다. 게임 속에서도 개는 왠만한 몬스터 못지 않게 `공포의 대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특히 이들이 우리와 가장 가까운 존재라는 점은 공포를 배가시키는 요소다.

▲ 바이오하자드 좀비견, 이 녀석의 등장신이야 말로 게임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 중 하나로 회자되곤 한다

사일런트 힐에 등장하는 얼굴 없는 개가 대표적이다.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등장하는 이 개는 분명 소름끼치는 존재임에 틀림없다. 또 게이머들은 게임속에 등장한 개중 가장 무서운 개로 바이오 하자드의 좀비견을 뽑는다. 좁은 통로를 뛰어갈 때 갑자기 창을 깨고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2004년 11월 23일
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블리자드
게임소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토대로 개발된 온라인게임이다. '워크래프트 3: 프로즌 쓰론'의 4년이 지난 후를 배경으로 삼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플레이어는 얼라이언스와 호드, 두 진... 자세히
게임잡지
2005년 3월호
2005년 2월호
2004년 12월호
2004년 11월호
2004년 10월호
게임일정
202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