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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성 살린 AMD기반 윈도 태블릿, MSI 블랙탭 W20 3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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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는 인텔과 더불어 x86계열 프로세서로 전 세계 PC 시장을 이끌어온 양대 기둥이다. 하지만 현재 한창 ‘뜨고 있는’ 시장인 태블릿 분야에선 영원한 맞수인 인텔과 마찬가지로 큰 존재감은 없는 편이다. 양사가 PC 시장을 놓고 자웅을 겨루는 사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은 ARM 계열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재편된 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특히 인텔과 AMD가 태블릿 시장에서 힘을 못 쓴 가장 큰 이유는 성능이 아닌 ‘소비전력’이었다. 배터리 전원에 의지하는 스마트 디바이스에서는 성능보다 긴 사용시간이 더 중요한데, ARM 계열 AP에 높은 소비전력으로 사용시간이 짧은 것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AMD와 인텔도 소비전력을 한자릿수 단위로 낮춘 모바일용 프로세서 개발을 마치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AMD는 ‘키비니’와 ‘테마시’를, 인텔은 ‘클로버트레일’에 이은 ‘베이트레일’을 내놓으며 추격에 나섰다.

 

▲ MSI 블랙탭 W20 3M

 

그나마 인텔의 클로버트레일이나 베이트레일을 채택한 태블릿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AMD CPU를 채택한 태블릿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MSI의 ‘블랙탭 W20 3M’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현재 시중에서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AMD CPU 탑재 윈도 태블릿이라는 희소성 때문이다.

 

보기 드문 AMD 기반 윈도 태블릿

 

MSI의 '블랙탭 W20 3M'은 AMD가 지난해 발표한 A4-1200 1GHz 듀얼코어 APU를 얹었다. 코드명 테마시(Temash)로 모바일 시장을 겨냥해 저전력에 초점을 맞춰 TDP(Thermal Design Power, 열 설계전력)가 3.95W에 불과하다. AMD의 모바일 프로세서 중에선 빼어난 수준이다.

 

다만 경쟁관계에 있는 인텔이나 ARM계열 프로세서에 비해 여전히 TDP가 높은 점이 걸림돌이다. 인텔의 클로버트레일 아톰 Z2760은 같은 듀얼코어에 TDP가 1.7W이며, ARM 계열 스냅드래곤 800은 쿼드코어임에도 불구하고 TDP가 2.5W다.

 

▲ 윈도 태블릿 중에서도 드물게 AMD APU와 SSD를 채택

 

정작 A4-1200의 프로세서 성능은 경쟁 제품들을 압도하기는 커녕 비슷하거나 약간 밀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CPU벤치마크닷넷에 따르면 성능 지수는 AMD A4-1200 655점, 인텔 아톰 Z2760 679점이다. 더군다나 인텔의 경우 TDP가 2W로 소비전력이 조금 늘었지만 성능이 2배 가까이 향상된 ‘베이트레일’까지 내놓은 상황이다.

 

그나마 경쟁사 제품 대비 압도적인 ‘내장그래픽’ 성능이 위안이다. AMD A4-1200 APU에 내장된 내장 그래픽인 라데온 HD 8180은 인텔의 내장 그래픽보다 한 수 위의 그래픽 성능을 자랑한다. 데스크톱과 노트북에 이어 태블릿에서도 인텔과 AMD의 특징이 그대로 묻어나는 셈이다.

 

▲지문인식 스캐너를 내장해 보안성도 갖췄다.

 

MSI 블랙탭 W20 3M은 APU 외에도 눈길을 끌 만한 특징이 많다. 우선 저장공간부터 남다르다. 요즘 나오는 8인치~11인치급 윈도 태블릿들은 보통 32∼64GB의 eMMC를 저장장치로 쓰는데 반해 이 제품은 mSATA 방식의 128GB SSD를 얹었다.

 

eMMC나 SSD 모두 플래시 메모리를 저장장치로 쓰지만 단가 절감을 위해 구조를 단순화시킨 eMMC에 비해 SSD의 속도가 훨씬 빠르다. 즉 MSI 블랙탭 W20 3M은 부팅 속도나 애플리케이션 실행속도 등에서 eMMC를 쓴 다른 윈도 태블릿에 비해 체감속도 등에서 좀 더 나은 면을 기대할 수 있다.

 

그 외에 메모리는 다른 제품들과 비슷한 2GB을 얹었지만 윈도8 64비트 버전을 탑재했다. 또 지문인식 스캐너를 내장해 비즈니스 노트북 수준의 보안성도 확보했다. 단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소비뿐만 아니라 생산성을 겸비한 비즈니스용 태블릿 PC로도 활용도를 제시하는 셈이다.

 

11인치급 광시야각 IPS 패널에 우수한 휴대성을 겸비

 

▲ 화면 크기에 비해 두께와 무게는 얇고 가벼운 편이다.

 

모바일 제품에 어울리는 휴대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블랙탭의 크기는 너비307.9mm, 길이 195.8mm에 두께 9.9mm, 무게는 688g(실측 무게는 675g)이다. 화면 크기는 11.6인치(29.46cm)로 꽤 큼직하지만 상대적으로 얇은 두께와 무게로 인해 실제 제품을 들어보면 더욱 얇고 가볍게 느껴진다.

 

▲ 10점 멀티터치를 지원하는 광시야각 IPS 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는 10점 멀티터치를 지원하는 IPS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IPS 패널답게 상하좌우 170도에 이르는 시원스러운 시야각을 기대할 수 있다. 11.6인치의 화면도 태블릿 기준으로 시원한 화면을 제공한다. 다만 해상도는 1366×768로 다소 아쉽다.

 

▲ 화상회의 및 채팅에 적당한 전면 200만화소 HD 웹캠

 

본체 앞면에는 200만 화소 HD 웹캠을 달아 화상채팅이나 영상회의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후면에는 따로 카메라가 없어 사진 및 영상촬영 용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무선랜(와이파이)은 802.11n을 지원하며, 블루투스는 4.0을 지원한다.

 

▲ 추가 용량 확장을 위한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

 

추가 용량은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통해 손쉽게 확장할 수 있다. 3G 또는 LTE 데이터통신을 위한 SIM 슬롯의 흔적도 남아있지만 국내 출시버전에서는 쓸 수 없게 막혀있다.

 

MSI 블랙탭 W20 3M은 휴대성을 고려해서인지 동급 제품에 하나씩은 있는 USB 포트가 없다. 대신 독자규격으로 디자인된 통합케이블을 통해 USB 주변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충전하면서 USB 장치를 쓸 수 있는 점은 장점이나, 전용 규격이라 분실하면 대처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차라리 OTG를 지원하는 마이크로 USB포트가 호환성이나 활용도 측면에서 낫지 않았을까 싶다.

 

▲ 주변기기 연결 및 충전은 전용 통합 케이블로만 가능

 

배터리 시간도 조금 아쉬운 편이다. MSI 블랙탭 W20 3M은 34.78Wh 용량의 2셀 배터리를 탑재했다. MSI에 따르면 스펙 상 동영상 재생 시 연속사용시간은 최장 6시간인데, 실제 사용 환경을 감안하면 동영상의 경우 약 4∼5시간 가량 쓸 수 있다고 보는 게 좋겠다.

 

▲ 강력한 내장 그래픽과 SSD로 쓸만한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결론적으로 MSI 블랙탭 W20 3M은 동급의 윈도 태블릿 기준으로 충분히 쓸만한 제품이다. 인텔의 베이트레일 제품 대비 성능은 조금 아쉽지만 어짜피 넷북급 성능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는 없다. 또 여전히 클로버트레일 기반 제품도 적지 않아 경쟁력은 충분히 있는 셈이다. 11인치급 화면 크기에 비해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도 장점이다. 배터리 사용시간이 약간 짧은 편이나 치명적인 수준까지는 아니다.

 

▲ 기본 구성으로 제공되는 전용 파우치

 

저장장치를 eMMC가 아닌 mSATA를 채택하고 64비트 윈도8과 지문 스캐너 등을 갖추는 등 경쟁 제품 대비 나름 장점도 있다. 다만 ‘테마시’ 프로세서가 막 나왔을 때 등장했더라면 엇비슷한 성능을 가진 클로버트레일 기반 제품들과 좀 더 좋은 조건에서 대결을 펼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MSI 블랙탭 W20 3M는 슬슬 기지개를 켜고 있는 윈도 태블릿 시장에서 보기 드문 AMD 기반 제품이자 또 다른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의가 있는 제품으로 볼 수 있다.

 

 

최용석 기자 rpch@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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